PC의 보급이 증가하면서 그 활용을 위한 사람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구입의 현명한 선택법은 무엇인가?
따르르릉. "저, 워드프로세서에 대해서 물어 볼 게 있는데요…" "예, 말씀하십시오." "제가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려고 하는데요, 어떤 것이 가장 좋은가요?" 필자는 프로그램 전문지 기자로 일하는 관계로 이와 비슷한 전화를 하루에도 여러번 받고 있다. 그들은 PC에 관련된 가지각색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말하고 그 해결책을 얻기를 바란다. 다행히 간단한 문제라면 몇분간의 전화로 기분좋게 해결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 또 지방에 있는 독자로부터의 애절한 편지도 많아 국내에서도 이제 PC가 자리를 잡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일하는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은 PC를 잘 활용하는 사람보다는 활용에 어려움을 겪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문제가 소프트웨어로부터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PC의 활용이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PC의 소프트웨어, 과연 무엇인가?
컴퓨터가 만들어졌던 초기에는 사용자가 컴퓨터의 부품과 그 구조에 대하여 잘 알아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래서 컴퓨터를 구성하는 실제적인 부품들을 하드웨어(hardware)라고 불렀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서 컴퓨터에게 일을 시키려면 하드웨어가 아닌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했는데 이와 같이 하드웨어가 아닌 모든 것을 소프트웨어(software)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란 단어는 매우 광범위한 뜻을 가지게 되었는데 일반적으로 PC에서 말하는 소프트웨어란 소프트웨어 패키지(software package)를 가리키는 말이다.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쉽게 풀이하면 사용자를 위해 특정한 일을 수행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패키지는 그것이 수행하는 특정한 일에 따라서 크게 시스팀 소프트웨어(system software)와 응용 소프트웨어(application software)로 나뉘어진다. 시스팀소프트웨어는 컴퓨터 자체의 기능을 도와주는 일을 하는 것이며, 응용소프트웨어는 우리들이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것, 즉 사용자가 원하는 일을 수행하거나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말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PC를 사용하기 시작하고 있고 또 그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컴퓨터가 빠르고 정확하며 복잡한 일을 간단하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면 대부분 한두개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대형 컴퓨터와는 달리 PC는 여러가지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어서 처음에는 다른 종류의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잘 모르더라도 곧 여러 가지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사용하고 싶어질 것이다. 따라서 PC에서 사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어떤 것이 있고 그것이 무엇을 하는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PC용 소프트웨어는 크게 문서작성 프로그램, 자료처리 프로그램, 숫자처리 프로그램, 교육용 프로그램, 오락용 프로그램 등으로 나눌 수 있으나 다른 특수한 용도를 위하여 제작된 것도 많다.
문서처리 프로그램
워드프로세서(word processor)라고 불리우는 종류의 소프트웨어는 PC의 구입목적이 이것을 위해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다. PC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게임을 하거나 회계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나 무엇인가를 쓴다. 글을 쓰는 일에는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글을 쓰는데 따르는 문제는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과 종이에 적힌 것이 다르다는데 있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게 되면 종이에 연필을 사용하는 것과는 달리 마음 먹는대로 고칠 수 있고, 완성되면 디스크에 저장하고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면 작성했던 글을 고치기 쉬울뿐만 아니라 글을 쓰기도 쉽다. 그것은 변경이 쉽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다른 분위기때문인지도 모르나 하여튼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훨씬 글쓰기가 쉽다고 한다.
또한 최종적인 결과도 보기가 좋다. 연필을 사용하거나 타자기를 사용할 때는 틀렸거나 마음에 들지 않아도 다시 쓰거나 치기가 귀찮아서 갈등을 느꼈지만, 워드프로세서는 내용을 고치고 다시 프린트해주고 그러면서도 늦지 않게 해준다.
국내의 사정은 많은 워드프로세서를 놓고 고르는 행복을 주지는 않는다. 8비트 PC에서는 하나나 두개 정도의 워드프로세서가 있을 뿐이니까. 다만 16비트PC에서는 8비트PC보다 다소 나은 상황이고 앞으로 좋은 제품들이 많이 나올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워드프로세서를 고를 것인가? 모든 소프트웨어가 그렇지만 강력한 기능과 사용하기 쉬운 장점을 모두 갖춘 워드프로세서는 찾기 힘들다. 강력한 기능과 사용하기 쉬운 장점을 모두 갖춘 소프트웨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바쳐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문서를 작성하거나 긴 보고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대로 된 워드프로세서가 필요할 것이다. 반면에 간단한 메모나 편지를 쓰는 정도의 작업에는 간편한 것이 적당할 것이다.
현재 컴퓨터 제조업체들은 자사의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 정도는 준비하여 보급하고 있다. 대부분 20만원을 호가하지만 컴퓨터를 구입하면 대리점에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제조업체가 공급하는 워드프로세서는 자사의 컴퓨터에서만 수행되도록 만든 경우가 많은데 팔란티어 소프트웨어에서 나온 팔란티어 워드프로세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러 기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이다.
자료처리 프로그램
자료처리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예는 데이타베이스(database)프로그램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이다. 현대를 정보화 사회라고 하는데 현대사회에서는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필요한데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타베이스는 원하는 자료를 검색하고 추출하고 분류할 수 있다.
워드프로세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것이 좀 있지만 국내의 실정에 맞게 개발된 데이타베이스는 거의 없다. 단지 외국에서 제작된 소프트웨어를 한글처리가 가능하도록 수정한 것이 대부분이다. 있다면 엘렉슨에서 개발된 오아시스라는 업무용 데이타베이스가 있는 정도이다. 외제 데이타베이스로는 단연 dBASE 시리즈가 많이 사용된다.
수치처리 프로그램
컴퓨터를 업무용으로 사용한다면 금전의 계산에 이용되는 스프레드시트(spreadsheet)나 회계관리 프로그램, 또한 통계처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스프레드시트는 원래 경리사원을 위해 만들었던 것으로 가로 세로로 된 빈칸에 숫자와 공식을 입력하면 그 계산을 자동으로 해주는 소프트웨어이다. 이것을 이용하여 일련의 계산식을 만들면 데이타나 식을 바꾼 재계산이 매우 편리해진다. 따라서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하면 수치에 관계된 분석작업이 가능한데 이것은 기획과 영업업무에 잘 활용 될 수 있다. 스프레드시트에서는 국내에서 개발된 제품은 없으며 대부분 미국의 로터스사에서 나온 로터스 Ⅰ, Ⅱ, Ⅲ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스프레드시트는 회계처리와 같은 복잡한 일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회계에 사용하기 위하여 제작된 회계관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사실 스프레드시트와 같이 일반적인 수치처리를 위한 소프트웨어는 컴퓨터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사용하기 어려우며 더우기 회계처리와 같이 그 결과가 중요한 업무에는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
회계관리 프로그램은 그 성격상 값이 비싸다. 국내의 경우 업무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회계관리 프로그램을 일반화된 패키지로 판매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업무가 비교적 정형화된 의료보험업무, 학사업무, 관세환급 업무용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판매된다. 회계관리 프로그램의 경우 외국의 것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자체개발하거나 아니면 소프트웨어하우스에 용역을 주어 개발해야 한다.
스프레드시트나 회계관리 프로그램에 비해서 통계처리 프로그램은 특수한 용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제작되어 판매되는 것은 거의 없고 학문적인 용도로 사용되므로 외국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대형 컴퓨터에서 사용하던 SPSS라는 통계용 패키지와 최근에 나온 SAS라는 패키지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패키지를 이용하여 사용자가 요구하는 통계처리를 대행해주는 곳도 많이 운영되고 있다.
교육용 프로그램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용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국민학교나 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용 프로그램의 대상범위는 매우 넓다. 예를 들어 애플 컴퓨터에서는 Typing Master, IBM-PC 에서는 Typing Tutor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타자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국내의 학습용 프로그램으로는 국민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영어와 수학 그리고 기타 과목을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 애플과 MSX, SPC-1000용으로 나와 있는데 녹음기를 컴퓨터에 붙이거나 저장된 녹음기를 이용하여 테이프를 들으면서 컴퓨터가 보여주는 화면을 보며 배우는 영어회화 학습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효과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습용 프로그램이 부족하며 컴퓨터를 이용한 보다 다양한 교육용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외국의 경우 유아용 교육용 프로그램, 타자교육 프로그램, 속독법 훈련 프로그램, 단어암기 훈련 프로그램, 각종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가 제공되고 있다.
오락용 프로그램
PC가 처음으로 만들어졌을 때부터 게임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집중력이 약한 어린 학생들은 게임 프로그램을 짜면서 컴퓨터를 배우기도 한다. 그러나 사무실에서 게임을 한다거나 공부를 해야 할 학생들이 게임에 빠져 학업을 소홀히 하는 등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게임은 주로 8비트 컴퓨터인 애플, MSX, SPC-1000용으로 공급되는데 애플용 게임은 미국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고, MSX와 SPC-1000용 게임은 일본의 것을 옮겨 제작한 것이 대부분이다. MSX와 SPC-1000용 게임의 경우 오락실에 있는 것과 똑같은 것도 많아 학생들이 애용하는데 테이프는 2천~5천원 정도이다.
무엇을 고려해야 하나
다음의 사항들은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일반적인 가이드 들이다. 이 사항들을 잘 읽어 보고 따른다면 큰 실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이 필요한지 확실하게 알아두라.
트럭이 필요한데 자전거를 사도 안될 것이고 승용차로 충분한데 비행기를 산다면 그 또한 후회할 일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무언지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구입을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라도 약점은 있기 마련이며 평판이 나쁜 소프트웨어라도 잘 사용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미래의 일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컴퓨터를 사용해본 많은 사람들은 말하기를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많은 기능을 필요로 하게 된다고 한다. 그것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 해당되는데 만약 현재 2천명분의 데이타 처리를 하는 경우라면 일년정도 지나면 4천명분의 데이타 처리능력으로도 모자랄 지경이 된다.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이해하라.
그것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할 수 없는가? 그것들 중에 당신이 꼭 필요한 그것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없어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
●사용하기 쉬운 것이 좋다.
아무리 많은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라도 배우기 어렵고 사용하기 어렵다면 적은 기능을 가졌어도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편리한 것보다 못할 것이다.
●현재의 장비로도 사용할 수 있는가?
구입하려는 소프트웨어가 현재 당신이 가지고 있는 장비로도 이용될 수 있는가? 추가적인 장비를 구입해야 한다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 현재의 장비로도 사용될 수는 있지만 매우 불편하여 비싼 주변기기를 나중에 구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처음부터 잘 확인하는 것이 현명하다.
●누가 사용할 것인가?
당신 혼자 사용할 것인가? 모든 사람이 사용해야 할 것인가? 그렇다면 데이타의 보안조치는 어느 정도까지 필요한가? 뜻밖에도 이런 중요한 사항을 생각하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제품과 비교하라.
마음에 드는 소프트웨어가 있더라도 그것을 구입하기 전에 다른 것과 비교해보라. 모든 면에서 우수한 것은 없으므로 비교해서 당신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골라라.
●매뉴얼도 소프트웨어의 한 부분이다.
매뉴얼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것이다. 매뉴얼을 잘 읽어보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없겠는지 살펴보라. 매뉴얼에 없는 내용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사용해보라.
그것이 어떤 소프트웨어이건 충분한 데이타를 가지고 충분하게 시험해보아야 한다. 만약 워드프로세서를 테스트한다면 몇줄을 입력하고 복사를 반복해서 데이타를 크게 만들어 놓고 각종 기능을 테스트해보라. 다른 소프트웨어에서도 이런 식으로 검사하라.
●아프터서비스를 철저하게 확인하라.
구입하기 전의 철저한 사용교육이 구입하고 나면 1시간짜리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많다. 누가 교육을 해줄 것인가? 그는 그 소프트웨어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인가? 어떤 방법으로 교육을 할 것인가? 사용에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전화로 알아볼 수는 있는가?
여기에서 나열한 정도로 세심하게 소프트웨어를 고른다면 2개에서 3개 정도의 소프트웨어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값을 비교하라. 만일 그래도 결정할 수 없다면 이름이 좋은 것을 고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