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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의 혁명-제4세대의 식품이란? 최상의 것을 값싸게 구하는 시대

"갈비를 좋아하지만 질겨서 문제라구요? 예, 여기 갈아서 연하게 만들어논 갈비가 있읍니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제4세대'의 식품이 유행하고 있다. 미니야채의 출현, 잊혀진 식용작물의 부활등으로 프랑스 식품시장에 공세를 취하고 있는 이 새로운 식품은 프랑스인의 식생활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인이 전통적인 식도락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토마토를 좋아하신다구요? 연중 무휴로 토마토를 공급해드리죠. 꽃상치의 쓴맛을 싫어하신다구요? 그렇다면 새로운 꽃상치를 골라보시죠. 고기수프보다 스테이크를 더 좋아하신다구요? 값싼 고기부터 안심에 이르기까지 여기 다 구비하고 있읍니다. 매우 바쁘시다구요? 스낵 혹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음식점이 즐비하게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하여 식품농업은 최첨단의 연구분야가 되었으며 매우 활발하게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는 산업으로 등장했다.

 

만들어낸 동·식물들
 

축산물이건 농작물이건 간에 이제 모든 산물이 보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빨리 보다 크게 사육되거나 재배된다.
 

60년대만 해도 병아리의 사육기간이 1백10일이었던 것이 이제는 60일로 단축되었고 그 무게도 1kg 더 나가게 되었다. 또한 보다 근육이 많고 지방이 적은 돼지의 품종을 개발하였고 곧 갈비뼈가 두개 더 있는 돼지도 나올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스테이크나 불고기용으로 엉덩이 살이 기형적으로 발달된 소의 품종도 개발돼 공급되고 있다. 꽃상치나 토마토도 이제부터는 밭고랑에 특별처리된 영양액을 흘려보내 그 뿌리가 이 용액을 흡수할수 있도록 되어있다. 또 새로운 강낭콩이 나와 식탁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강낭콩은 기장이 35cm에 이르는 초대형으로서 주부들의 일손과 낭비를 덜어줄 것이다.
 

전세계의 연구실험실에서 식물의 자연적인 방어본능을 자극하기 위한 유전인자 조작이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각종의 살충제와 살균제가 쏟아져 나온다. 또한 식물의 질소에 붙어사는 박테리아에 주목한 결과 그 식물을 살찌우는 비결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곧 단백질의 수정에 의한 접종 덕택에 암퇘지의 젖으로 새끼에게 예방접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식품을 마치 원유를 처리하듯
 

제4세대의 식품공학이 도전하는 또하나의 변혁은 식물(食物)의 수명연장이다. 냉동법과 공기통제법에 이어 등장한 이온처리법은 아직도 몇가지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이미 양파, 양념, 탈수야채에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이온처리법은 매우 소량의 감마선을 쏘여 식물을 살균하는 현대 첨단기술의 산물이다.
 

프랑스의 국립농업연구소(Inra)에서 개발하여 내어놓은 초여과(超濾過)기법은 우유공장에 변혁을 가져다 주었다. 이제 우유공장은 명실상부한 정유소(精乳所)가 되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원유(原乳)의 모든 부산물을 해체하여 그 가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석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유에도 분해, '크래킹'(Cracking)이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크래킹 기법은 비단 우유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곡물이나 완두콩, 잠두콩과 같은 단백질 효소식품에도 널리 사용된다. 예컨대 옥수수 녹말을 추출하여 이 녹말로 보다 우수하고 제당에 알맞는 식용설탕을 만든다.
 

낭트에 있는 해양개발연구소 부설 실험실에서도 크래킹-이번에는 생선의 크래킹-에 열중이다. 이를테면 대구, 정어리 등 지방질이 많아 사람들이 싫어 하는 생선에서 단백질을 뽑아내는 일이다. 실험실에서는 생선의 껍질을 벗기고 각각의 다양한 영양가에 따라 단백질을 분리하고, 그것들의 시장가치를 연구하고 있다. 생선을 갈아 만든 생선즙을 세척, 건조, 여과, 원심분리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 특정한 단백질만을 추출해낸다. 그리고나서 이것을 가늘게 잘라 일정한 틀에 맞추어 주조(鑄造)하고, 익혀서, 여기에 항료를 가미하여 막대모양의 게맛살이나 고리모양의 조개맛살을 만든다.
 

동물의 70%를 차지하는 낮은 부위의 고기는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다만 석쇠구이용으로 이용되는데 이것을 생선과 같은 방식으로 가공하면 햄버거나 기타의 크로켓으로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부위의 고기를 완전히 갈아만든 고기반죽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에 맞게 갈비 혹은 불고기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한다.

 

진공에서 구워낸 식품들
 

진공에서 구워낸 식품들

 

과학기술의 발전 덕분에 가공식품의 비중은 해마다 늘어나 60년에는 가공식품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섰고 오늘날에는 83%에 달하게 되었다. 이 83%의 가공식품 중에 5분의1이 새로 개발된 식품이다.
 

식품의 보존법과 급속냉동법이 발전된 결과 진공속에서 구워낸 식품이라는 획기적인 새로운 식품세대가 곧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식품은 완전히 가공된 것으로 보통 냉장고에 약 21일간 완벽한 상태로 보존할 수 있다. 수분이나 향료의 소실이라든지 지방분의 감소가 일체 없으며 또한 어떠한 부가물도 생기지 않는다. 이 식품은 감미롭고 향료가 첨부되었을 뿐 아니라 가볍기도 하다.
 

이 식품은 60도의 진공상태에서 포장된 채로-부분적으로 포장되거나 전체포장이 된 상태로- 증기로 구워지며 그 다음에는 급속냉각으로 처리된다.
 

식품의 전문연구협회인 Gira 의 연구소장인 '자크 벨레'는 현대는 시간이 돈보다 더 소중하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식품의 출연배경을 설명한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9시간이나 더 노동한다. 그러므로 여성은 식사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가능한한 줄이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진공에서 구워냈거나 공기통제법으로 보존되고 냉장되는 식품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제4세대의 야채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품목이다. 제4세대라는 호칭은 식품공학 발전의 3가지 단계, 즉 무가공 식품, 보존식품, 냉동식품 다음에 나온 식품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 4단계에 사용되는 기법중에 공기통제법은 과일을 수확한 후 저장하는 데 이미 사용된 바 있다. 오늘날에는 샐러드가 봉지로 포장되어 나오는가 하면 무우, 홍당무, 배추, 셀러리 등의 야채가 미리 껍질이 벗겨지고, 말끔히 세척되고, 잘리거나 즙으로 갈려 공기통제법에 의해 포장된 상태에서 4℃에서 보존된다. 그러므로 이제 그것을 꺼내어 양념만 하면 요리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은 10~14일간 보존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야채의 신선한 맛을 보존하는 방법 이외에도 고기를 진공에서 구워내 그 맛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방법도 개발되어 올여름에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포장법 역시 다양하게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다. 팩에 담긴 우유, 얇은 비닐에 포장된 치즈, 튜브에 담긴 마늘 등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종려나무 열매도 완전히 건조되어 80년대의 소비자에게 인기품목으로 부활된 식품이다. 이 품목의 시장개척에 주력한 협회에서는 해마다 이 식품이 20%~30%로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식품의 분화는 본질적으로 바쁜 현대인의 영양에 기여하기 위한 것으로서 원래는 노동일에만 이용되었고 주말에는 좀더 성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이제까지의 추세였다. 그러나 이제는 푸짐한 재래식의 요리 대신에 미리 완벽하게 준비된 새로운 식품들을 요리사가 제나름대로 조합하여 요리하는 풍토로 점차 바뀌어간다. 또한 식품산업의 발달로 각종의 서비스가 개발되어 요리에 소요되는 시간도 이전의 3분의1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요리 자체에서 아직도 자신의 취향을 반영할 여지는 있다.

198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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