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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입체영상의 실현 홀로그래피란 무엇인가

레이저를 이용, 입체상을 만들어내는 홀로그래피. 실생활의 분야에까지 은연중에 침투한 이 기술은 응용영역을 더욱 확대해나가고 있다.
 

제 3차 세계대전의 가상 시나리오 중 일부. 적의 동향을 탐지하던 최신예 정찰기 SR-71 한대가 갑자기 적의 비행편대에 의하여 포위되었다. 조종사는 즉시 구출신호를 본부에 송출하였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다. 본부의 레이다망에는 자기편의 정찰기만 잡힐뿐 적기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대로 귀환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정찰기는 적군의 방향으로 사라져 버린다. 적의 비행편대에 포위된 정찰기조종사는 본부를 원망한 채, 적기의 유도에 따라 적의 비행장에 착륙 포로가 되어버렸다.
 

정찰기를 포위한 비행편대는 실물이 아니라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입체영상. 허깨비에 홀려 스스로 적의 소굴에 들어간 것이다.
 

85년도 일본 츠쿠바박람회의 마쓰시타전시관. 고대 병사 하나가 허공에 뜬 채 전시되어 있다. 실물인 양 착각하고 손을 뻗어 만져보아도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홀로그래피를 이용한 입체영상 기술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나 카메라에도 사용
 

우리 생활주변에서도 홀로그래피 응용품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자카드 국민카드 등 일부 크레디트카드의 오른쪽에는 조그만 은색의 실(seal)이 붙어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비둘기가 나는 모습이 나타나고 갑자기 지구모습이 떠올려져 보이기도 한다. 이 은색의 실을 홀로그램실이라고 한다.
 

이러한 홀로그램실은 점점 그 활용범위가 넓어져가고 있다. 크레디트카드의 경우 카드의 위조를 막기 위해 사용했지만 광고장식용으로 홀로그램스티커, 홀로그램 연하장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달러화도 홀로그래피 처리할 예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카메라에도 있다. 캐논 8mm카메라에는 필름을 다 쓸 무렵이면 파인더 풍경에 'END'이라는 글자가 커다랗게 겹쳐져 떠올려진다.
 

홀로그래피 응용이 가장 활발한 것은 전시용홀로그래피. 특히 실물을 갖다놓기 힘든 경우의 예술품전시회에 많이 응용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물체를 본다는 것은 물체에 반사돼 나오는 빛의 파동의 파장(색), 진폭(강도 명암)뿐만 아니라 빛의 위상(파동이 시간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 하는 것)을 감지하는 것이다. 물체로부터 날아오는 빛의 파동을 완전하게 기록하여 재생할 수 있다면 실물에 가까운 허상을 볼 수 있다. 홀로그래피의 기본원리도 마찬가지다. 물체로부터 날아오는 빛의 파동을 홀로그래피용 사진건판에 기록했다가 나중에 레이저장치를 이용하여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다.
 

일반 사진은 빛이 가지고 있는 파동의 파장과 진폭만을 재생하지만 홀로그래피는 파동의 위상정보까지를 재생하기 때문에 입체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들어 성냥갑의 측면에서 반사돼 오는 빛은 정면에서 날아오는 빛에 비해 파장, 진폭만이 아니라 위상도 다르다. 그러나 성냥상자를 찍은 사진에는 정면에서나 측면에서나 빛의 위상은 변함이 없다. 그런 까닭에 평면적으로 보일뿐이다.
 

완전한 입체상을 보기 위해서는 원래의 물체에서 날아온 빛과 똑같은 위상으로 가공할 필요가 있다. 적당한 빛을 투과시키거나 반사시킴으로써 원래의 물체에서 반사돼 나오는 빛과 동일한 파동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바로 홀로그래피기술이다.
 

홀로그래피는 많은 일반인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며, 전문가들에게는 레이저의 응용범위를 넓혀준 흥미로운 분야이다. 홀로그래피(holography)는 완전한(holo) 그림(graphy)이라는 희랍어원에 찾을 수 있듯이 물체의 완전한 정보, 파장 진폭정보뿐 아니라 위상정보를 포함하는 정보기록방법으로 1948년 런던대학교의 '데니스 게이보'(Dennis Gabor)에 의해 발견되었다.
 

게이보 교수는 물체의 모든 정보를 기록할 수 있으면 이 기록으로부터 다시 높은 해상력의 재생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물체의 위상정보까지 기록하기 위해 '코히런트배경'(coherent background)을 도입하였고, 코히런트 배경의 기준파와 물체로부터 회절되는 물체파와 간섭하면 위상정보가 기록될 수 있음을 제안하였고 수은 등을 사용하여 실험하였다.
 

이 기록을 홀로그램이라고 하고 이 홀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시 물체의 상을 재생시키는 과정까지를 홀로그래피라고 하게 되었다.

 

레이저의 출현으로 새로운 전환
 

그러나 그 당시의 홀로그래피는 레이저와 같이 가(可)간섭성이 좋은 광원으로 실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복원된 재생상에 잡음이 심하고, 투과형 물체만이 홀로그램 제작이 가능하였다. 특히 기준파가 광축에 평행하기 때문에 상이 재생될 때 재생상의 복소공액상이 겹쳐서 관측된다는 단점들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들로 인하여 홀로그래피는 별로 빛을 못보고 있었다. 그러나 1960년대 초에 레이저가 출현함으로써 게이보 교수의 홀로그래피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였다.
 

그동안 홀로그래피는 많은 발전을 거듭, 많은 분야에서 실용화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여기서는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고 홀로그래피의 종류 및 기록매질의 종류 그리고 응용면을 살펴본 후,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하고자 한다.
 

먼저 홀로그래피의 원리를 살펴보면 (그림1)과 같다. (그림1)의 (ㄱ)에서 보듯이 레이저 광속을 확대하여 일부는 코히런트 배경인 기준파가 되도록 거울로 진행하고, 나머지 광속은 기록하고자 하는 물체를 조명하게 된다. 물체에서 반사된 물체파와 거울에서 반사된 기준파는 사진건판(필름)과 같은 기록매질에 조명되어서 홀로그램을 형성하게 된다.
 

(그림1) 홀로그래피의 원리

 

이렇게 형성된 홀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시 원래 물체상을 재현하고자 할 때에는 (그림1)의 (ㄴ)과 같이 홀로그램을 만들때 사용한 레이저 광속인 기준파를 홀로그램에 비추고 물체가 있었던 반대쪽에서 홀로그램을 보면 물체의 영상이 재생되어 원래 위치에서 관찰이 된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3차원 홀로그램은 관찰자의 시선을 변경함에 따라 재생상의 형태가 달라보인다(크레디트 카드와 내셔날 지오그래피 표지). 이것은 물체의 위치에 따라서 파장, 진폭 및 위상정보가 한꺼번에 홀로그램에 기록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제작된 홀로그램들은 일반적으로 명암(진폭)만을 기록하여 정보(물체상)를 저장하는 사진술에 비해 여러가지 특이한 장점들이 있다. 이들 장점들이 곧 홀로그래피의 정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상정보를 기록
 

홀로그래피의 특징은 크게 입체상의 기록과 재생, 리던던시(redundancy), 다중기록, 광학상 처리, 깊은 촛점 심도 등으로 볼 수 있다. 홀로그램은 물체상의 진폭만을 기록하는 재래의 사진술과는 달리 물체상의 진폭과 위상을 한꺼번에 기록하여 다시 재생시키므로 원래의 물체상의 파면과 완전히 똑같은 입체상을 재생시킬 수 있다.
 

그리고 홀로그램상의 정보들은 공간적으로 서로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홀로그램의 일부가 손실되었다 하더라도 나머지 부분에서 없어진 부분의 정보를 유출하여 훌륭하게 원래의 물체상을 재생할 수 있는데 이를 리던던시라 한다. 홀로그램만이 갖는 특징중의 특징이 된다.
 

이것은 결국 홀로그램 상에서 생긴 흠이나 먼지 등에 의한 틀린 정보를 원래의 정보와 완전히 분리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앞의 홀로그래피 원리에서 간단히 설명하였듯이 기준파의 동일 조건(같은 주파수, 같은 입사 각도, 같은 빛의 세기 등) 하에서 재생상이 원래의 물체상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기준파의 조건을 바꾸면 다른 물체상들을 하나의 기록매질에다가 한꺼번에 기록할 수 있고, 각각의 조건에 맞는 기준파를 조명하면 하나의 기록매질에서 여러개의 물체상을 재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특성들을 갖는 홀로그램의 종류를 알아 보면 다음과 같이 나눌 수가 있다. 첫째로 기록매질에 도달하는 물체파의 회절형태에 따라 프레넬(Fresnel) 홀로그램, 프라운호퍼(Fraunhofer) 홀로그램, 푸리에 홀로그램이 있다.
 

프레넬 홀로그램은 '라이스'박사와 '우파르닉스'박사에 의하여 개발된 홀로그램으로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이다. 이 방식은 기준파와 물체파가 서로 다른 광축상에 있기 때문에 취급이 용이하고 재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면에 '게이보'교수에 의한 프라운호퍼 홀로그램은 같은 광축 상에서 물체파와 기준파가 서로 겹치기 때문에 재생상이 뚜렷하지 않다. 그리고 푸리에 홀로그램은 렌즈의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기능을 이용한 것으로서 광학상 처리에 유용하게 이용된다.
 

둘째로 기록매질의 두께에 따라서 평면 홀로그램과 부피 홀로그램으로 분류되는데, 평면 홀로그램은 기록매질의 두께가 간섭무늬의 간격에 비하여 비교적 작고, 부피 홀로그램은 기록매질의 두께가 간섭무늬 간격보다 훨씬 크다. 이는 평면 홀로그램에 비해서 정보 저장량이 더 크다. 세째로 기록매질에 기록하는 방법에 따라서 진폭 홀로그램과 위상 홀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보통의 경우 평면 홀로그램은 진폭 홀로그램과 위상 홀로그램 두 가지로 다 사용하며, 부피 홀로그램은 위상 홀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네째로 재생방식에 따라서 투과형 홀로그램과 반사형 홀로그램으로 분류한다. 투과형 홀로그램은 재생상을 만들기 위하여 회절된 광속이 기록매질을 관통할 경우이고, 반사형 홀로그램은 회절된 광속이 기록매질을 통과하지 않고 기록매질에서 반사되는 경우이다.
 

다섯째로 기록하는 광원의 종류에 따라서 음파를 사용하는 음향홀로그램, 광파를 사용하는 광홀로그램, 전파를 사용하는 전파홀로그램이 있다. 그리고 끝으로 사용하는 장치에 따라서 광학계(렌즈, 필름, 프리즘, 레이저등)만을 사용하는 광학홀로그램, 광학계 대신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컴퓨터홀로그램 및 광학계와 컴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hybrid)홀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다.

 

고밀도 정보기록도 가능
 

그러면 도대체 홀로그래피는 실제로 우리 생활에서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가? 앞서 열거한 홀로그래피의 뛰어난 특성들과 기록매질의 특이함 때문에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서 홀로그래피는 널리 응용되고 있다.
 

이에는 디지틀 정보기록, 2차원과 3차원 디스플레이, 홀로그래피 간섭계, 유형인식을 비롯한 상처리 등이 있다. 홀로그래피에 의한 디지틀 정보기록은(그림2)와 같이 하는 것으로 (ㄱ)은 정보의 기록, (ㄴ)은 정보의 재생을 나타낸다. 1㎤당 10억비트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홀로그래피 방법에 의한 정보기록은 홀로그래피의 특징인 리던던시에 의하여 기록매질의 흠이나 먼지 등으로 인한 정보의 손실이 없게 된다. 또한 정보기록 및 정보처리 시간이 ${10}^{-4}$초 정도로 짧기 때문에 응용범위가 더욱더 확대되고 있으며, 애널로그 정보도 충분히 기록할 수가 있다.
 

(그림2) 홀로그래피 기술을 이용한 정보의 기록 및 재생

 

즉 문서나 신문, 역사적 문화재 등의 장기 기록 보존으로부터 일상생활의 컴퓨터디스크, TV용 비디오디스크 등에 응용되고 있으며, 현재에는 광컴퓨터용 메리리 칩으로의 응용이 연구되고 있다.
 

2차원과 3차원 디스플레이란 홀로그래피의 특성중 입체상의 기록 및 재생 성질을 이용하는 것으로 현재에는 단순히 입체상을 기록하고 저장하는데 사용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입체영화에 사용될 전망이다. 이것의 원리는 연속적으로 홀로그램을 기록한 후, 이 연속 홀로그램에 기준파를 비추면서 이 홀로그램을 이동만 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재래식 영사기에서 처럼 셔터를 비롯한 여러가지 장치가 필요없으며, 입체상을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각의 움직임을 관측
 

현재에 널리 사용되는 응용은 홀로그래피 간섭계로써 물체의 정밀측정이 가능하며 물체의 변형측정 및 진동해석이 가능하다.
 

일본 교토대학 방재연구소에서 개발된 홀로그래피에 의한 지각변동 관측시스팀도 이의 응용이다. 홀로그래피는 예민한 만큼 잡음에 약하다.

온도변화에 의한 피사체의 변형이나 소음에 의한 진동은 치명적이다. 홀로그래피를 이용, 터널벽의 미미한 움직임을 연속 감시하는 것이다.
 

지각변동 관측 시스팀^터널벽에 미세한 진동을 홀로그래피 기술을 이용하여 감지, 지각변동을 알아낸다.

 

예컨대 터널벽은 달의인력으로 인해 바닷물과 똑같이 하루에 1~2회, 2마이크론 정도의 진폭으로 요동친다. 그러한 움직임을 포착하는 것이 바로 이 시스팀이다.
 

홀로그래피에 의한 관측의 장점은 길이 기준의 '자'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 자체의 변형에 의한 잡음의 염려가 없다는 것과 하나의 장치로 3차원적인 움직임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만'에 따른 지각의 움직임이 한층 엄밀하게 파악돼진다면 지구구조의 성질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간만 이외에 지각의 뒤틀림 등의 변동이 발견되었을 때에는 그것을 감지함으로써 지진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홀로그래피 간섭계는 앞으로도 무한한 응용성 및 발전성이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응용은 유형인식을 비롯한 상처리 기술에 홀로그래피를 이용하는 것으로서 주로 푸리에 홀로그램이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예로서는 원하는 글자나 형태만을 수많은 입력상에서 쉽고 빠르게 확인시켜주는 유형인식(pattern recognition), 비슷한 두가지 입력상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사용하는 상빼기(image substraction), 흔들리거나 촛점이 흐린 상을 정상적으로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상회복(image deblurring) 등이 있다.
 

이 분야는 현재 인공위성을 이용한 원격탐사, 광섬유를 이용한 정보전송, 미사일 추적시스팀 등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일반 정보기록 수단들에 비하여 독특한 장점들을 지닌 홀로그래피는 20년 전부터 수많은 분야에서 널리 응용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과히 널리 이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 전부터는 각 연구소, 대학 및 일반 기업체 등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체 연구소에서는 컴퓨터 디스크, 홀로그램 아이디(ID)카드, 레이저프린터용 스캐너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원 한국표준연구소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등에서는 가역성 기록매질을 이용한 광컴퓨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더불어 서울대학교 영남대학교 연세대학교 등의 각 대학들에서도 독자적으로 홀로그램용 기록매질의 개발 및 응용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우리나라의 홀로그래피 개발 및 응용은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홀로그래피가 처음 출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만큼의 응용을 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제2의 도약이 있을 것이다.

1987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조재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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