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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네트워크 개인끼리 정보를 교환한다

개인용 컴퓨터가 서로 통신이 가능하게 되면 그 능력은 배가 된다. 사업하는 아버지를 가진 한 대학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PC 네트워크 시대의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조그만 무역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L씨의 집안은 그 어느집보다도 컴퓨터의 다양한 재능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경영학과에 새로 입학한 큰 아들의 요구로 사 들여온 컴퓨터에 대해 L씨는 처음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못하고 그저 아이들 장난감으로 생각해 왔다. 컴퓨터로 오락을 즐긴다면서 하루종일 '삑' 소리를 내는 통에 신경을 곤두서게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의식을 바꾸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 가계부가 컴퓨터에 의해 정리된 것을 보고부터였다. 컴퓨터로 게임이나 즐기는 줄 알았던 아들이 컴퓨터 학원을 다니면서 만들어 낸 최초의 작품이라며, 기억 장치라고 하는 '디스켓'에 몇 개월간의 가계부를 기록한 내용과 1년간 가계의 수지를 나타내는 그래프를 그려내며 제법 뽐을 내었다.

L씨는 아들로부터 컴퓨터에 대해 설명을 곁들여 듣게 되었다. 컴퓨터는 몸체에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명령어를 결합시킨 프로그램이 동작되었을 때, 그 기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인간의 사고에 의해 생산되는 만큼 인간생활에 필요로 하는, 불편을 덜기 위한 일을 얼마든지 소프트웨어로 개발하여 컴퓨터가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 미리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디스켓' 이라고 하는 보조기억장치에 보관시켜 판매되고 있다는 점과 컴퓨터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필요에 맞는 소프트웨어의 선택 구입은 더욱 중요하다는 점등을 알게 되었다.

L씨는 회사 사무실의 좁은 공간에 쌓여지고 있는 각종 자료들을 아들이 이야기하는 이 컴퓨터에 의해 관리하는 방법이 없을까하는 궁리를 하게 되었다.

아들은 L씨의 마음을 알았다는 듯이 거래선의 고객관리자료를 디스켓에 정리보관시키고 필요한 자료를 찾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L씨는 이 컴퓨터가 숨은 안쉬더라도 웬만한 비서역은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거리의 장벽을 허문다

L씨의 아들인 M군은 컴퓨터 하드웨어에서 발생되는 장애로 당황되는 경우를 가끔씩 경험하곤 하였지만, 이러한 문제에 대해 문의할 만한 상대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또 부품을 교체한다거나 용량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상의한다거나 신상품개발에 관한 정보를 얻어내는데 제약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문제로 고민하는 개인용컴퓨터를 보유한 취미가들끼리 동호인회를 구성하여 정기적인 모임도 즐기면서 서로의 고민거리를 토로하여 동호인간에 해결점을 찾아 나가는 한편, 신상품을 소개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많은 대학에서 PC동호인회를 구성하여 PC를 공동운영하고 각기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품평을 통해 개발 및 컴퓨터이용기술을 익혀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M군도 참여하여 열심히 활동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은 그 범위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원거리에서 발생되는 새로운 소식을 전해 듣기가 어려웠다.

M군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 동호인회와 정보를 나누는 방법을 상상해 보았다. 활동영역이 넓어지면 보다 많은 정보와 접할 수 있지만, 문제는 동호인간 거리의 장벽이었다. 좋은 정보를 갖고 있다하더라도 서로 만나지 않으면 전달이 곤란하며, 특히 소프트웨어의 신상품을 교환할 경우 반드시 추가적으로 빈 디스켓을 소비하여야 하였다.

모든 소프트웨어를 동호인 개인마다 동일하게 디스켓에 보관한다는 것은 낭비가 아닐 수 없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한 동호인이 입수하였을 때 다른 동호인이 이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다른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동호인이 갖고 있는 PC가 사람과 사람이 전화망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PC끼리 통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뿐이다. 이렇게 되면 원거리에 있는 동호인간에도 서로 필요한 상대자와 연결하여 소개하고 싶은 정보를 즉시 교환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없는 소프트웨어라 할지라도 다른 동호인의 컴퓨터와 연결하여 필요한 소프트웨어만 꺼내쓸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한 컴퓨터에서 필요로 하는 자료를 다른 컴퓨터와 연결하여 처리토록 하고 그 결과만 가져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데이타통신시대
 

(그림 1) 특정통신회선을 이용한 데이타통신


컴퓨터와 컴퓨터가 서로 통신선로를 통해 연결하여 자료를 교환하는 개념은 이미 '데이타통신'이라는 용어로 일반화 되어 있으며 사람간의 대화를 위해 전화망이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컴퓨터간의 대화를 위해 필요로 되는 데이타 통신망도 이미 세계 각국에서 건설되어 운영되고 있다.

일반단말기에서부터 대형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누구든지 컴퓨터기기를 이 망에 접속하여 두면 서로 상대방을 호출하여 컴퓨터간 통신을 이룰 수 있다.

컴퓨터로 데이타통신을 위해 선택이 가능한 통신선로는 특정통신회선, 정보교환회선, 일반교환회선 그리고 가입전화회선 등이 있다.

특정통신회선은 특정한 두 지점간 필요한 속도로 통신이 가능한 회선을 전용한 것이다. 이 서비스는 거리별 속도별 월정액으로 고가인 반면, 장시간 다량의 데이타통신이 요구되는 지점간에 유리한 서비스이다. 양측 컴퓨터앞에는 속도가 같은 모뎀을 필요로 한다(그림1).

정보교환회선은 국내 유일의 공중정보 통신망인 DACOM-NET와 필요한 속도로 통신이 가능한 회선을 물리적으로 접속시킨 것이다(그림2). 이 서비스는 거리와 무관한 속도별 도수종량제로 중 소량의 데이타통신에 유리한 서비스이다.

컴퓨터앞의 모뎀은 속도가 같지 않아도 된다.

일반교환회선은 가입전화망의 전자식교환기와 컴퓨터를 데이타통신만을 목적으로 접속시킨 회선이다(그림3). 이 회선서비스는 가입전화의 요금과 같이 거리별 도수 종량제로 소량의 데이타통신에 유리한 서비스이다.

가입전화회선은 전화기가 설치된 기존선로를 데이타통신용으로 혼용하는 회선이다(그림4). 이때 데이타통신을 위한 추가비용은 발생하지 않으며 요금은 전화도수료와 일치한다.


(그림 2) 정보교환회선을 이용한 데이타통신


PC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그림 3) 일반교환회선을 이용한 데이타통신


데이타통신망에 접속되어 있는 컴퓨터중에는 컴퓨터가 갖는 기능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업자들도 있다.

즉 주위에서 발생되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컴퓨터에 수록시켜 놓고 정리된 정보를 판매하는 데이타뱅크업, 컴퓨터이용이나 소프트웨어개발수준이 부족한 사람에게 데이타의 처리를 대신해 주는 정보처리업, 컴퓨터간의 신뢰성 있는 통신을 유지시켜 주는 정보전송업 등 소위 정보통신서비스가 개발되어 PC하나만 가지고도 서비스제공자의 컴퓨터를 연결하여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수 있다.

이러한 정보통신서비스의 이용이 절실한 사람중의 하나가 바로 L씨이다.

L씨는 아들에게서 받은 설명을 토대로 포터블PC를 구입하여 자신의 사무실에 쌓이고 있는 주요자료를 PC로 관리토록함으로써 불필요한 서류사용을 억제하는데 성공하였으며, 상황판단에 필요한 통계자료를 쉽게 얻어 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L씨가 정보통신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L씨는 국제무대를 바삐 움직이는 가운데 수많은 경쟁상대와 사업적 경합을 벌기 위한 정보의 수집과, 일정치 못한 자신의 위치와 관계없이 업무연락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였다.

L씨는 데이타뱅크를 이용해서 공개입찰 이전에 경쟁회사에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여 철저히 분석함과 아울러 이동중에도 업무연락관계유지가 가능한 전자사서함서비스를 통해 본사와의 신속한 협조로 지원을 받음으로써 몇개의 입찰건을 성공시키는 개가를 올렸다.

L씨가 휴대하고 다니는 PC 하나는 정보통신서비스와 결합됨으로써, 이동용 기획실이 되고, 텔렉스실이 되고, 자료실로서의 역할을 해내고있는 것이다.
 

(그림 4) 가입전화회선을 이용한 데이타통신


PC통신의 한글화

M군은 전국의 PC동호인회원들과 데이타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면서 또다른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그것은 M군이 가지고 있는 개인용컴퓨터의 통신용 소프트웨어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과 서로 다른 개인용컴퓨터보유자와 통신을 할 때 한글로 통신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M군은 컴퓨터를 판매한 업자에게 해결책을 요구하였으나 해결점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M군의 활동은 동일한 PC를 가지고 있는 상대자들로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이와같은 문제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을 코드화하는 과정에서 컴퓨터제조회사마다 각기 다른 코드값을 갖고 있어 PC간 데이타 호환성이 없기 때문이다. 주요선진국들은 자국언어의 국가및 국제표준코드를 등록하여 모든 컴퓨터제조업체가 이를 따르도록 되어 있으므로, 서로 다른 제조회사에서 생산한 PC간의 통신에 별문제가 없으나 우리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몇년전 한국과학기술원은 7비트 한글코드의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으나 일반화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16비트 한글 코드의 추세에 따라 표준안 제정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므로 PC와 PC간에 한글로 통신을 하거나 한글로 서비스되는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때는 통신 상대자의 한글코드체계를 분명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PC를 결정해야 하는 점을 잊지 말아야 겠다.

개인의 사회활동영역이 넓어지고 생활이 다양해지는 만큼 정보의 재생산속도와 생산능력은 폭주하는반면, 인간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형태로 가공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 되었다. 또 이제는 정보를 관리하지 않고 경쟁에서 이겨나간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가 갖는 가공 처리 기억 기능은 정보의 관리를 맡는 도구로서 강조되어가고 있으며, 이 기능이 통신기능과 결합함으로써 정보의 유통이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한층 낮게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한글통신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상태로 유지됨으로써 정보유통의 장애가 되고 있다.

한글표준화가 완전히 뿌리를 내리고 한글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가 문제없이 다른 컴퓨터간에 유통이 될 때, 우리나라 정보통신시장의 빠른 발전과 컴퓨터와 통신이 조합된 정보화사회가 다가 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표 1) 정보통신서비스의 예
 

198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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