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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규모 1조원의 전매사업 뒷받침 한국 인삼연초 연구소

국산담배는 과연 국내외에서 불붙은 양담배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지? 또 중공 미국의 덤핑공세로 위축되어가는 고려인삼의 활로는 어떻게 모색 되고 있는가?

인삼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옛날부터 재배해온 약효능이 뛰어난 특산품이고 담배는 유해론이 극성이지만 어쨌든 1천만인구가 널리 애용하고 있는 기호품이다. 그런 인삼과 담배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재배·제조방법을 연구개발하는 곳이 한국인삼연초연구소(소장 이종화·농학박사)이다.

충남 대전시 중구 신성동 대덕연구단지에 연건평 6천5백여평(3층)으로 서 있는 연구소는 인삼연구와 담배연구의 두 분야로 크게 나누어져 있다.

인삼연구분야는 인삼의 재배법개선 품질개량 영양관리 병충해방제 성분분석 신제품개발 약리효능 등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담배연구분야도 재배법 개선에서부터 신품종육성 건조방법과 설비개선 토양비료 병충해방제 잎배합 끽연위생첨가제 개발 신제품개발등 다각적인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제생산제조에 적용되고 있다.

2백명 연구인력과 연간 70억 예산규모

인삼연초연구소는 연간 1조2천억~1조6천억원(83~86년)에 이르는 전매세입을 올리는 인삼담배전매사업을 뒷받침하는 시험연구기관이다 그만큼 연구인력도 많고 사업예산 규모도 방대하다.

유전생리 인삼효능 화학등 분야의 연구직 1백98명(박사54명 석사1백22명)과 제조와 연구지원부문의 기술직85명, 행정직67명 그리고 이를 통괄하는 임원2명등 모두 3백52명이 일하고 있다. 자산 총규모는 1백94억6천여만원에 1천1백46대나 되는 각종 시험기기를 갖추고 있다.

연간 예산도 70억5천여만원(87년)이나 되며 그중 14억1천여만원이 과제연구비 수탁연구비 특수사업비등 연구부문에 쓰인다. 그만큼 이 연구소에 과제도 많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겁습니다. 외제담배에 비해 손색이 없는 품질이 우수한 담배를 만들어 내는 것과 중공을 비롯한 인삼 대량 생산국에 대항하기 위해 우수한 인삼가공제품을 개발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신장시키도록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수입개방으로 외제 담배가 마구 밀려 들어오고 중공등 몇나라가 인삼을 덤핑수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종화소장은 이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애쓴 성과로 질이 우수한 새 담배를 내놓게 되었고 인삼제품개발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4월 하순경에 선보일 '서울'과' 솔골든라이트', 6월에 나올 '888'이 새로 개발된 담배다.

새 담배에는 담배제조부 연구팀이 최근에 개발한 탄소흡착제가 든 3중필터와 아미노산 반응에 의해 구수한 맛을 내는 향료 리액션 플레버가 들어있어 종전의 담배보다 훨씬 순하면서 구수하고 감칠 맛이 돈다는 것이다.

담배의 맛은 거의 향료가 좌우한다. 천연과 인공의 단향을 합성해 담배에 첨가되는 1차 향료와 2차 향료가 담배의 질과 맛을 가름하는 것이다.
향료연구진은 이때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버지니아 케이싱' '오리엔탈 케이싱' '스템 케이싱'등 1차 향료를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차향료개발은 아직도 연구중으로 어려운 고비를 겪고 있다. 특히 그중 솔 담배에 들어가는 '2Q'향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조성실험이 집중적으로 추진되고있다.

"향료기술은 선진국에서 절대로 공개하지 않아 우리 스스로 개발해야 합니다. 현재 단향5백여종을 비롯하여 향료재료만 4천8백여종을 확보해놓고 이것을 기본으로 분석합성실험을 거듭하면서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읍니다. 그동안 수입향료의 상당부분이 국산화되었고 멀지 않아 양담배에 첨가되는것보다 훨씬 우수한 향료를 우리손으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향료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양광규박사(화학부 제1연구실장)는 연구진의 실력과 노력이 기필코 결실을 보게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좋은 담배를 생산하는데는 잎담배재배와 가공기술의 개량도 중요한 문제다. 담배의 질과 원가가 여기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잎담배 재배농가의 수익도 이와 직결된다.

담배제조부 연구팀은 최근에 주맥팽화기를 개발, 국제 특허를 받아 연간 74억원의 원가절감효과를 보았다.

담배제조과정에서 버리던 잎담배주맥(담배속에 가끔 끼어들어가 말썽이던 잎줄거리)을 열역학적 방법으로 쪄서 부풀려 씀으로써 담배의 맛도 더욱 좋아지게 한 것이다.

연구소에는 담배를 시험제조하는 마이크로플랜트 시스팀이 있다. 실험과정을 거쳐 대량생산 하기전엔 원료잎담배를 실제 제품처럼 생산하는 축소판 공정이다. 이 과정에서 연구실험결과를 최종 점검하면서 실험생산해보는 것이다. 이 단계를 거쳐 최종 생산단계에 들어간다. 실험연구에 앞서는 단계는 수원을 비롯한 증평, 음성, 전주, 대구의 경작시험장에서의 경작연구이다.
 

인삼성분의 이화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성분분석실


메이드 인 코리아로 각광받는 인삼개발

경작시험장에서는 최근 잎담배의 고질인 잎마름병에 특히 강한 황색종 KF103과 버어리종KB101을 육성해냈다. 연구진은 이로써 연초경작용 농기계와 비료를 개량한 케이스와 함께 생산성을 높이고 일손과 경비를 덜어줘 농가의 환영을 크게 받았다.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어온 약효가 뛰어난 두릅나무과의 다년초 인삼(ginseng/panaxginseng)에 대한 육종과 재배연구도 이 연구소의 중요과제다.

인삼에는 여러가지 효능을 가진 사포닌성분 이외에도 항암효과가 있는 폴리아세틸렌계 화합물과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작용 물질인 페놀계화합물, 진통작용을 하는 피넨성분, 항균 소염효과가 있는 오시멘 성분 등이 있다하여 널리 애용되고 외국에도 수출되어 호평을 받고 있다.

연구소에서는 이 인삼의 약리 효능을 지금까지 밝혀진것 보다 더 명백히 현대과학적으로 밝히고 건강식품과 생약제가 보완된 복합제품으로 개발하려고 연구중이다. 이런 연구를 광범위하게 촉진하기 위해 4년마다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세계각국의 과학자들이 인삼의 약리효능 규명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진은 특히 우리나라인삼수출(85년1억2천7백만 달러)이 아시아 79% 유럽 10% 미국 9%기타2%로 편중되어 있는 것을 극복하고 전세계에 고루 수출되도록 제품을 각지역별 기호에 맞도록 살리는 제조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연구개발을 위하여 개스크로마토그래피, 매스 스펙트로미터 등 고가의 최신 정말 성분 분석기기까지 동원하고 있다.

연구실에서 한창 실험에 열중하고 있던 김만욱박사(인삼효능부 제3 연구실장)는

"옛날 부터 알려진 인삼의 경험적 효능을 현대 과학의 방법으로 밝혀 그 효능을 최대한으로 극대화하도록 하려는 것이 우리의 임무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인삼이 좋은 약재와 가공건강식품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재배를 잘 해야된다. 그 재배가 까다롭고 어렵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병해를 막기위해 화학약품을 쓰기도 어렵다. 그래서 뿌리썪음병을 막기 위한 무공해 농약 개발을 비롯, 신재배방법개발도 중요과제다. 이렇게 생산되어도 중공을 비롯한 대량생산국의 덤핑수출을 막기위해서는 다양한 가공신제품개발이 필요하다. 최근엔 연질캡슐제와 트로치형의 홍삼활력정을 실용화하였고 88올림픽을 앞두고 드링크제 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또 최근 각광을 받고있는 유전공학기법을 이용한 유효성분추출 제품화 연구도 한창 진행중이다.

"우리연구소연구원의 역량은 어느 연구소의 수준에도 뒤떨어지지 않는데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문제를 비롯한 지원체제가 미흡하여 활기있는 연구분위기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읍니다. 그 때문에 행여 맡은 과제를 다하지 못할까 두렵기도 합니다."
기술정보실의 김정화 책임연구원은 연구원 모두의 아쉬움과 책임감을 대변하듯 조용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연구소 전경
 

198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경 기자
  • 사진

    허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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