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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을 암기과목으로 생각한다면 흥미는 물론 좋은 성적도 기대할 수 없다.

매년 고등 학생들에게 생물 과목이 다른 과학 과목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십중팔구 암기하는 과목이라고 대답한다.

먼저 이러한 인식을 고치지 않고서는 고등학교 생물 공부에 흥미를 붙일 수가 없고 또한 좋은 성적을 기대할수도 없다. 더우기 최근에는 분자 생물학 유전 공학 등 생명 현상에 대한 새로운 내용들이 중요시되므로 암기만으로는 생물학에 흥미를 느낄 수 없음은 명백하다. 그러면 생물 공부를 쉽고 재미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관련 서적 많이 읽어야

무엇보다도 수준에 맞는 생물관계 서적을 많이 읽어야 한다. 먼저 생명 과학의 지식이 탐구적 방법으로 추출된 결론들임을 인식하고 학습에 들어가자. 그러면 세부적이고 지엽적인 내용에 매달리지 않고 탐구 대상으로부터 객관성 있는 내용을 추출해 내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세는 생물 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 과목에 대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매우 바람직한 태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생물학의 뒷얘기' '비이글호 항해기'등과 같은 고교생의 수준에 맞는 과학 관계 서적을 많이 읽기를 권장하고 싶다.

다음에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학 학습을 위한 기본적인 개념이란 뒤따르는 학습에 필수적이고 응용력이 많은 개념들을 가리킨다. 따라서 교과서에 게재된 중요한 개념들이 종적 횡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관성을 파악하고 내용의 흐름을 이해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혈액이나 배설에 의한 내부 환경의 조절은 '조절과 항상성' 단원과 연관이 되며 영양소를 공부하였으면 이는 '원형질의 구성 물질'과 연관이 된다. 또 혈액에 의한 O₂와 CO₂의 운반 기구는 호흡에서 다루어진다. 이러한 내용들을 단편적으로 알고 연관시키지 못한다면 내용의 체계적인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하여, 생물과목이 암기할 것이 많고 매우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되기 쉽다.

학습 활동이 탐구 과정의 단계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하자. 탐구 대상을 찾아내어 그것으로 부터 객관성 있는 내용의 추출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으로 가설을 설정해야 한다. 다음에 그 가설에 맞추어서 과제를 해결하여 탐구 대상에서 추출된 객관성 있는 내용을 정립해야 한다. 다음은 사람의 색맹 유전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공부하는 예를 제시한 것이다.

학습내용 사람의 색맹 유전

사람의 색맹 유전자는 성 염색체인 X염색체에 존재하고 반성(伴性)유전을 한다. 그림에서와 같이 아버지는 정상이고 어머니가 색맹이면 그 자식들 중 아들은 모두 색맹이고 딸은 모두 정상이나 색맹 유전자를 갖고 있다.

위의 내용을 탐구 과정의 단계에 따라 생각하며 공부해 보기로 하자.

<;1단계>; 사람의 색맹 유전시 나타날 수 있는 유전자형을 밝혀보자.
정상인 성 염색체는 X, Y두 종류이고 색맹 유전자가 존재하는 X염색체를 X˚로 표시하면 이 3유전자에 의해 다양하게 형질이 발현될 것이다. 그러면 있을 수 있는 유전자 조합은 XY, X˚Y, XX, X X˚, X˚ X˚일 것이다.

<;2단계>; X˚와 Y염색체와의 관계는 어떠할까?
Y염색체에는 X˚에 대하여 대응되는 색맹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으므로 X˚와 조합을 이룰 경우 그 형질은 발현될 것이다.

<;3단계>;X와 X˚와의 우열의 관계는 어떠할까?
아버지는 정상인 것을 보아 유전자형이 XY이고 어머니는 색맹이므로 X˚가 우성이면 X˚X이거나 우·열에 관계없이 X˚ X˚일 것이다. 먼저 X˚가 우성이라고 가정하면 X˚X와 XY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유전자 조합은 X X˚, XX, X˚Y, XY와 같이 나타나 아들에게도 정상이 태어나므로 주어진 학습내용의 그림과 일치하기 않게 된다. 또한 X˚가 X에 대하여 열성이라면 어머니의 유전자형은 X˚ X˚일 수 밖에 없다. 그러면 X˚ X˚와 XY사이에서 태어날 수 있는 유전자 조합은 X˚Y, X X˚일 것이다. 즉 아들은 색맹이고 딸은 정상이나 색맹 유전자를 갖게되므로 주어진 그림 내용과 일치하게 된다.

<;4단계>;이상을 정리하면 첫째 X˚는 X에 대해서 열성으로 유전되고, 둘째 X˚는 Y와 조합을 이룰 경우 무조건 색맹 형질이 발현되며, 셋째 이와같이 성 염색체상에 유전자가 존재하여 성별에 따라 달리 유전되는 현상을 반성 유전이라고 한다.
 

색맹 유전자 표.


실험과 관찰이 중요

다음에 교과서의 수준을 파악한 다음 구체적인 내용을 공부하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우선 가장 낯익고 서술 형식으로 쓰인 교과서를 부담없이 소설책 읽듯이 읽어가면서 의문나는 부분 또는 더욱 더 조사하고 싶은 부분 등을 기록해 두었다가 참고서를 보거나 선생님께 조언을 구해 이해하도록 한다. 특히 대입고사나 여타 시험에 교과서의 그림과 도표가 자주 나오므로 그림과 도표를 다시 살펴 보면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가능하면 교과서에 나온 실험과 관찰은 학교 실험실에서 혼자라도 직접해가면서 결과나 고찰 문제 등을 다뤄보고 의문점을 선생님과 토의하는 방법은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태도이다. 학교실정이나 본인이 그렇지 못할 형편이면 머리속으로라도 실험 과정을 생각하면서 이미 배운 지식을 토대로 결과나 고찰을 따져 보아야 한다. 고등학교 생물 교육 과정은 다음의 6가지 개념을 충족시키는 내용이다.

①다양성과 단일성의 개념
②유전적 연속성의 개념
③생물과 환경의 상보성의 개념
④조절과 항상성의 개념
⑤구조와 기능의 상보성의 개념
⑥생물의 진화의 개념

이상의 개념이 생명의 탐구 방법을 통하여 얻어지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이런 방향과 내용들을 미리 염두에 두고, 내용의 체계적인 연관성을 지어가면서 탐구 과정의 단계에 따라 기본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면서 공부해 나간다면 생물과목은 결코 암기 과목이 아니고 흥미있고 쉬운 생명 과학이라는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김상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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