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움직이는 지구를 이해한다는 것은 과학의 커다란 탐험중의 하나다. 지구는 수입억년 동안 진화해온 거대하고 복잡한 조직체이다. 우리는 지금 지구와 그 외부세계를 면밀히 조사하여 우리가 살고있는 행성의 참모습을 밝혀내려 한다.
「행성지구(Planet Earth)」는 지난 30년간 지구과학의 연구를 집대성한 작품이다. 1982년부터 4년동안 제작된 7시간짜리 비디오 프로그램으로 미국 국립과학 아카데미와 협의 아래 과학 다큐멘터리 전문제작업체인 WQED에서 제작했다. 제작기금은 Annenberg/CPB 프로젝트 기금과 IBM에서 후원했다. 한국 IBM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TV방영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본지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요약 게재한다.(편집실)
우주공간 속의 지구, 그것은 3세기 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그 이전과는 달리 우리는 지구를 태양계 내의 하나의 행성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극적인 새로운 시각이었으며 지구와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만물의 역학관계를 탐구하기 위한 하나의 출발점이었다.
남극대륙의 황량한 얼음벌판에서, 하와이에 있는 화산의 불타는 화구속에서, 지구최후의 미개척지인 심해의 해양공간에서 과학자들은 지구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그결과 지구의 표면이 갈라져서 움직이고 지표면의 대륙들이 끊임없이 표류한다는것을 알아냈고, 지구 기후의 역사를 밝혔고, 지나간 빙하기의 수수께끼를 풀어 미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해보기도 했으며, 우주공간에 대해 조사하여 태양에 의해 발생되나 보이지 않는 그러나 강력한 에너지를 밝혀내기도 했다.
수십억년 동안 진화해온 방대하고 복잡한 조직체, 행성 지구의 재발견에 다함께 참여해보자.
지구는 살아 움직인다
에베레스트산은 점점 높아가고 있다. 로스엔젤레스는 언젠가 샌프란시스코의 교외에 와있게 될 것이다. 해저에는 뜨거운 불덩어리가 끓고 있다. 이러한 사실과 가정들은 지구가 살아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것이다.
하와이 섬에 있는 '킬라웨어' 화산은 과학자들에게는 지구내부를 들여다보는 창문이다. '그랜드캐년'처럼 이곳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지질학실험실이다. 이 화산은 태평양판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화산분출이 일어나는 판의 가장자리로부터 신기하게도 수천㎞나 떨어져 있다.
하와이는 약 4천㎞에 이르는 화산도 및 해저산맥의 연장 중 가장 젊은 것이다. 이 연장은 미드웨이섬까지 서쪽으로 뻗은 후 바닷속에 잠겨있는 '엠페러'해저 산맥을 따라 북쪽으로 연장된다. 지질학적인 자료에 의해 이 섬들이 하와이로 부터 멀어질수록 더욱 오래됐음이 밝혀졌다. 무엇 때문에 이처럼 독특한 화산의 연장이 태평양판에 형성되었을까?
킬라웨어화산의 용암에는 흥미있는 기록이 담겨있다. 이 기록을 풀어내기위해 지질학자인 '에드울프'와 '티나니일'은 용융상태의 물질을 뜨거운 상태로 수집했다. "2천도의 용암이 냉각되면 그 화학적 성질은 변화한다. 기록을 담고있는 가스가 유실되고 기원물질의 성분에 대한 비밀은 지워지고만다"는 그들의 표현대로 '신비함'을 그대로 간직한 용암을 확보한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었지만 실망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킬라웨어의 용암은 판의 경계상에 있는 화산과는 달리 20억년 된 원천으로부터 온 때묻지 않은 원소들을 포함하고있었다. 과학자들은 이 화산이 '열점'(hot spot)이라 불리우는 통로 위를 지나면서 형성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각판이 용융된 암석의 상승통로 위를 지나면서 화산이 하나하나 생성되는 것이다.
하와이는 현재 그 지점을 이미 지나쳤고 하와이 남쪽 약 30㎞지점에 새로운 화산이 솟아 올랐다. 이화산은 해저에서 높이 약 2천4백m이며 아직은 해수면에서 약 9백m밑에 있다. '로위히'라 명명된 이 섬은 다음차례의 하와이섬이 될 것이며, 이것은 태평양판이 끊임없이 표류한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지구의 껍질은 약 1백여㎞나 되는 10여개의 크고 작은 암판(지각과 맨틀상부 일부를 포함)으로 구성돼있으며 이 판들이 일부는 갈라지고 일부는 충돌하면서 수평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판구조론(theory ot plate tectonics)이다.
판구조론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대륙 이동설'을 최초로 주장했던 사람은 독일의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였다. 세계 지도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던 그는 남아메리카 동쪽과 아프리카 서쪽의 해안선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그 상대적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힌트를 얻은 '베게너'는 지금부터 2억년전에 지구상의 모든 대륙은 하나로 모아져 있었고 그것이 분열하여 현재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대륙이동설을 발표했다(1912년). 그러나 대륙이 이동한 원인을 확실하게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연구와 실험을 계속해 갔다. 대륙이동설이 재차 각광을 받은 것은 1960년 미국의 '로버트 디츠'의 '대양저 확장설'(sea floor spreading theory)에 의해 그 올바름이 증명되었다.
현재까지 진행된 지구과학자들의 연구와 실험결과, 판이 움직이는 원인은 맨틀층의 대류현상이라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지구만이 바다를 갖고 있다
지구는 바다의 행성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지구 표면의 3분의2이상을 바다가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계 내의 행성중에서 지구외에도 대기를 갖고 있는 행성이나 단단한 땅어리를 갖고 있는 행성은 있을지라도 해양자원을 갖고 있는 행성은 없다. 지구에서 대양에 관한 알려져 있는 것이라고는 대륙과 경계를 하고 있는 해안에 불과하고 대양밑의 거대한 전경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었다. 인류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대양의 상태에 관심을 갖게되었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바다밑 생물의 신비함을 탐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현대과학의 해양학은 19세기에 시작됐다. 최근 대양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급격히 증가했다. '행성 지구'(Planet Earth) 팀도 이에 큰 역할을 했다. 바닷속 환경을 조사하기 위해 잠수한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해양학자 '리차드 하비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바닷속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는 매우 다르다. 약 4백미터 깊이 아래에는 빛이 도달하지 못하며 수온은 거의 일정하다. 이 광대한 어둠의 세계에 살고 있는 생물들은 미묘하고 반투명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카메라로 찍은 '테나포'라는 동물은 먹이를 모아들이는 붉은 촉수를 자기 몸속으로 빨아 들인다. 이것은 아직 한번도 보지 못한 것이다. '메두사'라는 아주 가벼운 젤리와 같은 물고기도 심해에서 산다. 수집된 30종의 표본 중 반이 처음 알려진 것이다."
바다속의 소리는 '바디의 빛' 이라고 불린다. 소리는 바닷물속 세계의 생물들에게는 시력과 같다. 소리는 물고기를 부르고 바다 포유동물들의 서로의 의사소통과 항해를 위한 노래이다. 해양동물들의 소리를 모방한 인공음향측심기가 인간의 눈으로 볼 수없는 대양의 바닥을 알아내기 위해 사용되었다. 해저바닥에서 반사되어 온 음파는 해양저가 평탄하고 진흙으로 덮여있는 평원일 것이라는 이제까지의 생각을 뒤엎었다. 먹으로 그린 동양화 그림처럼 산과 봉우리, 계곡과 고원이 있음을 알아냈다. 전세계로부터 음향측심데이타를 모아서 제작한 해양저지도는 세계지도를 처음으로 제작한 것과 비유할 수 있을 정도의 기념비적인 사업이었다. 그 지도상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산이 아니고 해저바닥에서 약 1만5백m나 솟아있는 하와이 섬이라는 것이 발견되었다.
현대의 인공위성과 리모트센싱(원격탐사)기술의 진보는 지구과학자들에게 해양의 동적인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게 해주었다. 거대한 해류는 전지구적으로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도 알려졌다. 2백년 동안이나 기록되었고, 1982~1983년의 겨울에는 세계 도처에 기상이변을 일으킨 '엘니뇨'(El Ninö)현상에 대해서도 이미 밝혀진 진행의 역학관계뿐아니라 현상의 원인도 파악하려 하고 있다. 우리들은 지금 해양학의 역사상 가장 흥미있는 시대에 살고있다.
더워질 것인가, 추워질 것인가
미래의 기후는 점점 더워질 것인가 아니면 식어갈 것인가.
이 순간에도 지구상에는 매초 1천번정도의 번개가 치고 있으며 수많은 폭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지구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강력한 힘으로도 이해되고 있다.
오늘날은 수백년 혹은 수만년 동안에 걸친 기후의 신비를 풀기 위하여 전지구적인 관측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결과 가뭄이나 혹독한 추위 그리고 빙하시대 등에 대한 놀라운 비밀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이러한 비밀의 단서들은 여기 저기에 널려있다. 카리브해의 산호에도, 뉴질랜드의 석회동굴 속에도, 알프스산의 높은 곳에서도, 황폐한 남극 대륙의 돌맹이에도 있으며 바다밑에 사는 미생물의 껍질속에도 있다.
예를들어 뉴질랜드 북부에 있는 석회암동굴 속에는 지구상의 기후역사를 증명할만한 것들이 남아있다. 지구화학자들은 산소동위원소 분석에 쓰일 오랜 시간 자라난 종유석이나 석순을 찾는다. 신통하게도 찬 기후에서 퇴적된 광물 중 어떤 것들은 따뜻한 기후에서 퇴적된 것과는 다른 것들이 있다. 이 광물들이 지구의 기후에 대한 역사적기록을 알아낼 수 있는 화학성질을 만든다.
지구의 기후의 역사를 알아내는 데 있어서 얼음이 뒤덮힌 지역의 역할은 첫번째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화가들은 유명한 풍경화들을 그렸지만 그것이 그당시 기후를 말해주는 단서가 될 줄은 몰랐다. 오늘날 네덜란드 운하는 거의 얼지 않지만 17세기에는 오랜 기간에 걸친 혹독한 추위가 유럽을 엄습하였다. 과학자들은 이를 소빙하기라 한다.
지구상의 기후가 현재와는 전혀 다른 상태 즉 빙하가 전세계를 덮고 있었다는 사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위스의 휴양도시 '뉴사틀'의 평원에는 커다란 표석이 길잃은 양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들이 성경에 생생하게 기록된 대홍수에 의해 여기까지 휩쓸려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1837년 끈질긴 과학자 한사람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였다. 스위스의 박물학자인 '루이스아가시'는 그 표석들은 수백㎞이상 떨어진 먼산으로부터 운반된 것이며 홍수에 의해 운반되기에는 너무 크다는 것을 주장했다. 그의 결론은 과거에 지구가 무려 2㎞에 달하는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었던 시기가 있었으며 이 얼음이 녹으면서 표석들을 운반했다는 것이다. '아가시'는 그의 기록 속에서 빙하가 지구의 대부분을 덮었던 시대를 '아이스 자이트' 즉 빙하시대라 불렀다. 빙하는 매우 느리게 운동하지만 모든 것을 깍아 내려간다. 강물처럼 흐르면서 속도가 변하므로 '크레바스'라는 갈라진 틈을 만들어낸다. 수십m나 깊은 이 크레바스는 계속되는 얼음의 공격으로 움츠러들어 붕괴되면서 하루밤사이에 사라지기도 한다.
주기적인 빙하시대는 왜 생기는가
마침내 사람들은 단한번이 아닌 수차례의 길고 규칙적인 빙하시대가 지구에 있었음을 알게되었다. 또한 앞으로도 지구에는 빙하시대가 도래함을 예상하게 되었다. 그런데 무엇이 이러한 빙하시대를 오게하는것일까? 어떠한 이론도 이러한 극적인 기후변화를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유고슬라비아의 수학자인 '밀란코비치'는 빙하시대를 설명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이론을 제시하였다. 그는 빙하시대가 태양과 지구의 관계변화에서 기인한다고 믿었다.
"우리는 이미 계절변화가 지구자전축의 경사 때문인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4만1천년을 주기로 지축의 경사가 몇도(˚)씩 변화한다. 또한 10만년을 주기로 지구의 공전궤도는 원에 가까운 궤도로부터 타원궤도로 변하게 된다. 공전궤도의 변화는 태양과의 거리를 수백만㎞나 차이가 나게 한다. 마지막 한가지 사실은 지구는 팽이처럼 공간에서 비틀리는 세차운동으로 자전축이 2만년을 주기로 원을 그리며 돈다는 것이다."
지축의 경사, 공전궤도의 변화(이심률의 변화), 그리고 세차운동 등이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량을 변하게 한다. 밀란코비치는 이러한 변화들이 빙하시대를 시작하게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면 언제 빙하시대가 올 것인가? 해수의 온도변화와 화학성분을 연구하던 미국 '콜럼비아'대학의 연구소에서는 수온변화를 그려보고 '밀란코비치'가 제안했던 주기와 일치함을 발견해냈다. 계절이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로 빙하시대도 지구의 공전궤도 변화에 의해 일어나므로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듯이 빙하기는 피할수 없는 것이다. 만일 그들의 주장이 옳다면 지구는 이미 새로운 빙하시대에 접어들었으며 그 절정은 지금으로부터 약1만8천년 뒤가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반드시 지구는 추워진다고만 볼 수는 없다. 많은 과학자들은 수만년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지구가 한냉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십 수백년의 단위로 볼 때는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50억t의 탄산가스방출로 인한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에 의해 21세기 말까지 기온이 3~5℃ 올라 극지방의 빙하를 녹여, 사람이 살수 있는 땅의 상당부분이 바닷물에 잠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온실효과에 의한 기온의 상승은 해류의 변화를 일으켜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과학동아 87년 3월호 생태계 참조)
지구와 다른 행성과의 관계
공룡이 급격히 멸종된 것은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약 1억년 전 이 육중한 짐승들은 세계를 지배했으나 곧 사라져버렸다. 오늘날 과학자들은 과학에서 가장 흥미있는 이야기 중의 하나인 대사건 즉 공룡의 멸망과 관련된 실마리를 우주에서 찾고 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루이스 알바레스'와 지질학자인 그의 아들 '월터 알바레스'는 한 시대를 지배했던 공룡들은, 한 혜성이 지구에 부딪치며 태양을 가리는 먼지구름을 일으켜 지구를 황폐하게 만듦으로써 멸종되었다고 주장했다. 태양이 가려지면서 식물들이 죽게되고 그로 인해 먹이 연쇄가 파괴되어 지구상의 생물 4분의3이 멸종되었다는 것이다. 알라레스의 착상은 매우 과장되어 보이지만 그 이론의 구성과정은 확실한 과학적 추적작업에 기초 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는 지구외 행성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약 45억년 전 은하수 바깥쪽 근처에서 거대한 가스와 먼지구름이 응축되기 시작했다. 수십억㎞에 걸쳐있던 구름은 회전하면서 납작한 원반모양의 태양성운이 되었다. 원반속에서 입자들은 충돌하고 달라붙어서 원시태양과 행성들이 만들어졌다. 태양이 빛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가스들은 태양계에서 불려나가고 뜨거운 암석으로 된 것만 남았다.
많은 충돌의 결과 행성들이 만들어지면서 지구도 만들어졌다. 지구는 매우 천천히 진화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가 되었고 45억년이 지난 지금도 지구는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창조와 멸망의 끊임없는 순환속에서 쉬지않고 변하고 있는 지구위에서 살고 있다.
우주공간에 있는 우리의 가까운 이웃도 원시지구와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지구와 크기와 무게가 거의 비슷한 금성을 탐사한다면 혹시 잃어버린 지구의 역사를 알아낼 수 있지는 않을까.
만일 우리가 두꺼운 금성의 대기를 뚫고 내려간다면 대기가 이산화탄소로 되어있음을 알게될 것이며 폭풍과 번개로 고통받을것이다. 낮고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지구와는 달리 금성의 구름은 매우 두껍과 황과 황이 녹은 작은 방울로 채워져 매우 유독하며 두꺼운 철판도 녹일만큼 강한 산성비가 가득차있다. 금성의 표면은 막대한 대기 때문에 지구보다 90배나 되는 압력이 작용한다.
금성은 왜 그처럼 뜨겁고 황량한 행성으로 되었을까. 미국'브라운'대학의 행성과학자 '짐 헤드'는 말한다.
"금성은 평균기온이 무려 5백℃나 된다. 여러분은 금성이 지구보다 태양에 더 가까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만을 설명하는 것이다. 지구는 지구로 들어온 복사에너지 만큼 지표면에서 다시 공간으로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그러나 금성에서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밀도있고 두꺼운 대기층 때문에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표면 근처의 구름에 갇혀서 시간이 갈수록 온도가 더욱 높아져 간다."
우주탐사선(파이오니아)을 통한 관측과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한 금성의 표면지형은 우리에게 새로운 사실을 가져다주었다. 지구에서 작용한 지질학적인 힘이 금성에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단층 꼭대기에서 분출한 화산, 길게 뻗은 계곡 등은 지구와 유사한 측면이 발견된다. 금성을 조사하는것은 지구에서 판운동이 일어나기 이전의 상태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방법일 수 있다. 만약 금성 표면에서 무언가를 가져올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50억년이 지난 금성은 20억년 된 지구를, 지구의 훨씬 젊었을 때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다는 주장도 있다.
우주선 '마리너'호와 '바이킹'호도 금성 못지 않게 화성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과학의 발달은 목성 토성 천왕성까지도 빠른 시간내에 탐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계탐사는 지구의 과거는 물론 미래까지도 밝혀줄 것이다.
유한한 풍요로움
수백만년 동안 인류는 지구의 재산을 발굴해왔다. 문명을 이루고 그것을 움직이는데 필요한 천연자원을 오늘날에는 우수한 기구들을 사용하여 탐사하게 되었는데, 그결과 우리들은 지구의 선물이 유한함을 깨닫게 되었다. '무조건 채굴'이라는 황금기는 지나고 석유의 탐사에는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오랫동안 값비싼 금속의 발견은 요행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항공촬영 분광기에의해 기술적으로 탐사가 진행된다. '나사'(NASA)의 시험용 비행기는 '네바다'사막 위를 난다. 비행기의 분광기는 적외선 촬영을 이용하여 2백여종류의 광물분포를 알아낼 수 있다. 만약 항공촬영분광기(AIS)를 우주선에 실어서 탐사를 하게된다면 미국 전역뿐 아니라 전세계 광맥의 위치를 가르쳐주게 될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의 곳곳에서 금속과 광물의 분포를 조사하고 있다. 지구 내부에 오랫동안 묻혀있었던 어떤 광맥은 아주 오래전 해저면에서 형성되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들은 지각 아래 고온층에 의해 밀어올려져 해저면에 고이게 된다.그런 다음 지각의 거대한 움직임에 의해 이 광맥은 해수면 위로 들어올려지고 더욱 진행된 지각운동으로 갈라지게 된다. 이것은 수천㎞ 떨어진 광맥의 성분이 서로 동일하다는 것에 의해 추론된 이론이다. 우리들은 지구의 선물들이 형성되는 과정이 매우 느린데 비해 그것을 소비하는속도는 엄청 빠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최근 3백년간의 가뭄은 태양 흑점 때문에
태양은 제자리에서 움직임이 없이 빛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흔들리고 분출하며 아교로 만든 공처렁 진동한다.
이것은 최근에 과학자들이 태양에 대해 밝혀낼 사실들 중의 하나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특히 수년 동안 과학은 '지구의 주인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다. 미국의 물리학자 '로빈 스테빈스'는 태양의 직경을 측정하다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즉 태양은 벨이 울릴 때 진동하듯이 진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테빈스'의 태양진동의 발견은 지진이 지구의 내부구조를 푸는데 도움이 되듯이 태양의 내부에 오랫동안 감춰진 비밀들을 밝히는데 도움을 줄지 모른다.
아직도 태양의 진동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하여 알려진게 거의 없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태양 지구간의 관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오래전에 태양표면의 흠집인 태양흑점이 규칙적인 주기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다. 최근에 가뭄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나무의 나이테를 조사하던 과학자들은 가뭄의 주기가 태양흑점 주기와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었다. 태양흑점의 양상과 가뭄의 경향을 비교하여 그래프로 그려보면 그들 쌍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최근3백년 동안의 가뭄은 태양흑점의 출현과 일치했다.
태양풍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곳은 한군데, 극지방뿐이다. 하늘에 기분이 오싹한 잔물결을 일으킨다. 이를 북극광이라 부른다. 천년이 넘도록 여기에 대한 노래들이 불려졌으며 시인들은 감명을 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북극광을 극지방의 얼음과 눈에 반사되어 생긴 섬광이라고 했고 어떤 사람들은 전기적현상이라고 했다. 이제는 과학적인 장비들로 이 신비한 오로라를 탐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오로라를 탐사하기 위한 로킷이 오로라를 가로지르면서 지나는 동안 전하를 띤 입자가 바륨에 부딪쳐 밤하늘을 밝혀준다. 이러한 실험이 30년간 계속되었고 결국 오로라의 기원이 밝혀졌다.
오로라의 정체
오로라의 발전기는 태양풍이다. 이것이 지구의 자기권을 때리면서 수십억 와트의 전력을 방출한다. 이 에너지는 지구 자력선을 따라 극쪽으로 흐른다. 그것이 상층대기를 두드리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북극과 남극의 지구 대기층에 영원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다이내믹 익스플로러'라는 독특한 이름의 기기를 극궤도 위성에 실려 보냈다. 그 결과 처음으로 우주로부터 보내진 북극광에 대한 시간경과에 따른 놀랄만한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8㎞나 떨어진 거리에서도 담배불을 볼 수 있을 만큼 아주 고감도의 텔리비전 카메라 시스팀으로 오로라를 기록하였다. 오로라는 맹렬하면서도 교묘히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잡기가 매우 힘들다. 텔리비전 카메라는 오로라의 포착하기 어려운 모습을 알아내기 위해 최근에 쓰인 방법이다.
이제 우리는 오로라에 관해서 많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의문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수십억 와트의 전력이 지구 대기속으로 쏟아져 들어올 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는 것이다.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땅으로
약 45년억 전의 지구는 오늘날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지구는 죽어있는 행성으로 표면은 운석과 혜성으로 쉬임없이 두들겨 맞았고 뜨거운 용암류로 뒤덮인 황량한 불모지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지구는 아름다운 색깔의 살아있는 모습인데, 도대체 무엇이 지구를 황량한 불모지로부터 살아있는 행성으로 바꾸어 놓았을까.
지구탄생 초기 가마솥 같던 지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식기 시작했다. 비도 내렸다. 비는 억수같이 쉬지않고 계속해서 내렸다. 그리고 많은 유기원소가 비에 씻겨 바다로 흘러들었고 새로 만들어진 바다속에서 생명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날의 지구를 좀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구대기의 형성과정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구 역사 중 대기는 크게 한번의 변화를 겪은 것으로 이해된다. 최초의 지구 대기는 현재의 목성이나 토성의 대기처럼 수소와 수소화합물 즉 암모니아나 물, 메탄 등이 풍부한 가스복합체였을 것이다. 이 수소대기는 유리산소(free oxygen)를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 최초의 대기는 강한 태양풍에 의해 밀려났다. 태양풍은 아르곤 크립톤 헬륨과 같은 불활성가스를 날려보냈으나 화학적으로 안정된 물 질소 이산화탄소 등은 고체와 결합한 형태로 남아 있었다. 이들은 후에 화산작용과 바위에 작용한 화학적 기후작용에 의해 흘러나와 새로운 지구의 대기를 형성한다.
현재의 지구대기는 태양계 내에서 유일하게 산소를 포함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두가지 이론을 내세운다. 하나는 광화학해리현상이며 다른 하나는 화산작용에 의한 가스분출이다.
광화학해리해상은 상층대기권에서 물(H₂O)이 태양에 의한 고에너지의 자외선 방사로 수소와 산소로 분리되는데, 수소는 가벼워 우주공간으로 달아나고 산소는 메탄(CH₄)과 반응 이산화탄소와 물을 생성한다는 것. 또한 산소는 암모니아와 반응, 질소(N₂)와 물을 생성한다. 결국 모든 메탄과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와 질소로 변하고 남아있는 산소는 대기에 축적된다.
두번째 이론인 화산에 의한 가스분출은 지구내부에서 핵과 맨틀이 형성되면서 마그마를 분출할 때 용해돼 있던 수소 물 이산화탄소와 탄소화합물을 분출한다는 것.
산소를 창조해내는 가장 핵심적인 과정은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만들어내는 광합성이다. 이를 통해 비로소 지구대기는 살아있는 대기로 제모습을 갖추게 된다. 지구 대기의 0.03%만을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이지만 이의 순환은 지구 생태계를 유지해 주는 핵심이다. 생명이 계속되는 동안 '탄소순환'은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지구의 내부에서 대기 중으로 식물속으로 바다로 순환하고 있는 것이다. 탄소순환은 생명이 지구대기속에서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조절작용의 주인공이다.
이제 지구의 운명은 사람손에
지구는 살아있는 행성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공기와 바다 그리고 육지를 통한 영양소분배의 순환과정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지구의 모든 생물은 거대한 지질학적 순환으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인간의 인위적인 행위는 이처럼 어느 정도 자생력을 가진 지구생태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 핵무기의 개발은 지구를 일촉즉발의 위기 속에 몰아넣었다. '핵겨울'이라 불리는 시나리오는 핵폭발의 연기가 전 지구를 덮어 태양을 가리고 결국 추위와 기근이 온세계를 휩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우리 지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지구를 파괴하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사용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