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오락', '실패하면 끝장', '몇점은 맞아야', 'S대학에 진학해야'…이 모든 말들이 새로 고3에 진입한 학생들의 가슴을 무겁게 누른다.
새학기가 되면 고3학생들의 가슴은 의욕에 넘친다. 그러나 벌써 이때부터 일부에게는 의욕과 성적사이에 괴리가 생겨 고3병의 마수가 응어리지기 시작한다. 6월이 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더위와 비능률로 인해 한차례 슬럼프를 맞으면서 숙면도 하지 못하고 불안해지며 자포자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10월에서 학력고사 직전까지 상당수의 고3생이 강박증세와 불면증, 소화불량으로 시달리는데 이때가 바로 고3병을 가장 주의해야 할 시기.
수면부족과 운동부족은 스트레스로 변하고 스트레스는 다시 소화기능장애를 초래하는데 소화불량은 두통과 함께 고3병증상 중 가장 흔한 형태.
고3병증상으로 불리울수 있는 범주는 매우 넓다. 식욕부진, 소화불량, 변비, 설사, 복통, 구토, 메스꺼움, 신경성위장염등의 이르는 위장관의 이상이 생기며 두통에서 시작하여 불안, 초조, 집중력저하, 현기증, 기억장애, 불면증을 호소하다가 심해지면 우울증, 조울증, 신경분열증, 과대망상증과 같은 정신병으로 발전한다. 성격은 신경질적으로 변하며, 팔, 다리, 허리등에 마비증상이 오고, 배에 가스가 찬 기분을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시험지 앞에서 호흡이 빨라지고 손이 떨려서 아는 문제도 풀지 못하는 시험공포증을 나타내기도 한다.
간혹 자포자기한 참담한 기분에서 알콜이나 습관성약물을 탐닉하거나 자해, 파괴, 자살까지 감행하는 예도 있다.
고3병을 극복할수 있는 길은 물론 수험생의 대범한 마음가짐에 있지만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특히 숙면하는 요령을 터득하여), 하루에 10~20분간 적당한 운동이나 복식호흡 혹은 명상등을 함으로써 생체리듬을 유지하며 충분한 영양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3생의 신체중 가장 일을 많이 하는 곳이 두뇌이므로 육류, 생선, 우유, 계란, 콩 등 두뇌기능을 향상시키는 단백질식품을 많이 섭취하고 소화기능장애를 일으켰을때는 비타민B복합체를, 체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부신피질호르몬의 과잉분비를 막기 위해서는 비타민C가 많이든 식품으로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
특히 고3생은 콜라, 코피, 라면과 같은 자극성음식을 삼가고, 흰쌀밥보다는 잡곡밥에 입맛을 맞추는게 유익하다.
고3병 상태가 심할 때는 신경안정제를 복용해도 무방하나 반드시 의사와 상담한 후 처방에 따라야 하며 각성제나 환각제의 사용은 금물이다.
고3생의 부모는 입시가 자녀인생의 최종목표가 아님을 인식하고 지나친 간섭은 피하는게 상책. 옆에서 같이 밤을 새우거나 '제발 공부좀 해라', '이제 고3이야', '시험이 며칠밖에 안남았어', '네게 실망했다' 등과 같은 강박관념을 초래할 수 있는 말, 그리고 경쟁관계에 있는 또래의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말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여러해 고3을 담임했다는 S여고 배교사는 "의도했던대로 성적이 오르지 않는데서 강박관념을 갖는 것 같습니다. 담임인 나에게도 간혹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집에가서는 더할 것입니다. 고3생은 다른 고3들도 마찬가지라는 느긋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에서 그전과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학습능력은 건강과 직결되므로 잠은 충분히 잘것을 당부 했다.
또 S고의 양호교사는"한반에 적어도 2~5명은 고3병증세가 있읍니다. 하지만 부모님들이 알리기를 꺼려 학교와 긴밀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읍니다"라며 안타까와했다.
한편 고3병이라는 병명아닌 병명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함을 못마땅히 여기는 견해도 있다.
강남정신과 병원의 김명희원장은 "고3쯤되는 나이가 원래 정신병이 많이 발명하는 시기입니다. 신체적 성숙에 의해 성적에너지도 커지고 자아확립 등 결정해야 할 사항도 많아져 스트레스지수가 높아진 상태인데 거기에 입시라는 과중한 중압감이 합쳐져 정신분열증,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할 환자를 싸잡아 고3병이라고 불러 가볍게 본다면 환자 당사자는 치료시기를 놓치게된다고 염려하였다.
무슨 병이든 징후를 알아야 대책수립이 가능하고 시기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기자가 고3병을 취재하면서 만나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고3병의 첫 징후를 성적저하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