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지난 1월 9일 광주 전남대학병원에서 남아2명 여아3명 도합 다섯명의 쌍동이가 태어났다.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 최영윤씨는 "이들 다섯쌍동이는 4개의 태반을 가지고 있었으며 4개의 수정된 난자로 부터 발생한 다란성쌍동이였다."고 전했다.
 

그런데 두여아가 호흡곤란과 패혈증으로 출생한지 9일, 11일만에 숨졌다. 이들은 임신 8개월만에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났으며 몸무게가 1.1~1.5㎏이고, 키가 41~43㎝였다. 단태아의 경우 8개월된 태아체중이 1.8㎏ 내외이므로 큰 차이는 없었다.
 

4개의 난자와 태반에서 다섯쌍동이가 태어난 것은 4난자중 한 난자가 다시 일란성 쌍동이로 나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산모인 담양에 사는 고정심부인(32)은 큰딸을 낳은 뒤 삼년만에 다시 임신하기 위하여 임신촉진제 클로미펜을 복용하였는데 이 약물이 난자를 한번에 4개나 배출하게된 원인으로 추측된다.
 

국내 쌍동이 최다출산기록은 1979년 나주 추모부인이 일란성 딸다섯쌍동이를 분만하였다가 모두 사망한 경우인데 이번에 담양 고부인이 타이기록을 세운 셈.

 

쌍동이 출산율 일본 중국보다 높아


방금 결혼식을 마친 신부가 일년만에 두아이 또는 세아이의 어머니가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1975년 대한소아과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쌍동이는 78.3명의 신생아중 1쌍, 세쌍동이는 7천9백3명중 한번꼴로 태어난다고 한다. 같은해 대한산부인과학회지에서는 쌍동이 발생빈도를 71대1로 보고하였다. 쌍동이 발생빈도는 유럽과 북미인은 대체로 1백대1, 일본인은 1백50대1, 중국인은 3백대1이다. 인종별로는 흑인이 압도적으로 빈발하며 백인은 흑인의반정도, 황색인은 백인의 절반비율로 쌍동이를 낳는다.
 

또 지난 1977년 관심을 모았던 사북의 매·란·국·죽양과 같은 네 쌍동이가 태어날 경우는 6만3천6백대 1이고, 담양 고부인의 다섯쌍동이는 4천만대1, 영국 리버풀에 사는 '자네트'부인의 여섯쌍동이는 1천40억대1이라고 하니 가히 천문학적 우연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쌍동이를 낳은 산모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브로드릭' 부인으로 지난 1971년 아홉쌍동이(남아5,여아4)를 분만하였는데 태어난지 며칠만에 전부 사망하여 세인의 아쉬움을 남겼다.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


유아기를 넘기고 생존한 경우는 여섯쌍동이가 최다인데 197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로렌코위츠'부인의 다란성 여섯쌍동이(남아3, 여아3)와 영국의 별칭 '슈퍼마마', 자네트부인의 일란성 딸 여섯쌍동이가 있다.
 

쌍동이에 관한 유별난 기록 몇가지를 소개하면 19세기 러시아의 한 여인은 평생동안 총 69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쌍동이를16번,세쌍동이를 7번, 네쌍동이를 4번이나 출산하여 이 부분의 기록을 세웠다. 한편 전남의 중촌마을은 2백75명의 신생아중 38쌍이 쌍동이여서 세계제일의 쌍동이마을로 기네스북에 등록되었다.
 

앞에서 확률로 제시한 바와 같이 쌍동이를 낳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페르고날, 클로미펜 등의 임신촉진제를 사용하면 가능성이 다소 높아진다.
 

앞의 '브로드릭'부인의 경우 임신촉진제 고나드트로핀을 복용하였으며 담양 고부인도 클로미펜을 써온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여의도 유산부인과원장 유능화씨는 주로 여성호르몬제 계통인 임신촉진제는 배란을 자극하는데 그치지 않고 난자를 한주기에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이란성쌍동이와 다란성쌍동이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 몸으로 62년 살아


쌍동이의 80%정도는 출산예정일보다 3주정도 빨리 태어나며 산모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어 단태출산보다 모체 위험성이 두배 증가하고 각각의 태아에 대한 위험성도 다섯배 증가한다.
 

산모에게 위험한 후유증은 임신중독증, 모성빈혈, 산후출혈 등이고 쌍동이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조산, 호흡곤란, 미숙, 무기폐 등에서 오는 장애를 극복하여야 한다. 19세기말 '프랜시스 갈톤'은 이렇게 태어난 쌍동이를 일란성과이란성으로 구별하였다.
 

일란성쌍동이란 셰익스피어의 '실수의 희극'에 등장하여 사진처럼 닮은 용모로 대중의 실수를 자아내는 두 주인공이다.
 

한 개의 난자와 한개의 정자가 만나(일란성쌍동이는 유전학상 같은 인간이고 둘이 항상 동성이므로 한난자에 두정자가 들어가는 경우는 상상할 수 없다.) 수정되어 하나의 수정된 난자를 이루다가 임신초기에 나뉘어져 쌍동이가 되므로 유전자가 동일하다. 그중 약 4분의1은 분리가 6일안에 이루어져 각각의 태반을 갖으나 나머지 4분의3은 태반을 공유한다.
 

전 인류를 평균하면 천명중 3.5쌍의 일란성쌍동이가 태어나며,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남아국가에서는 일란성이 다발하고 유럽과 북미등지에서는 이란성일 경우가 더 많다.
 

일란성쌍동이의 분리는 대개 임신초기에 이루어지는데 분리가 늦어지거나 불완전하면 몸의 일부가 붙은 상태로 태어난다. 이 불행한 경우의 쌍동이를 일컬어 샴(태국)쌍동이라고 하는데 6백만면중 한명꼴로 발생하며 사산율이 높고, 생존기간도 짧은편이다. 단 1811년 최초로 보고된 샴 쌍동이인 캉과 앵은 한몸으로 62년을 살고 22명의 아이까지 두었다. 최근 샴쌍동이의 분리수술이 일부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뼈나 결합조직이 유합되었을 때만 분리가 가능할 뿐, 주요장기나 큰 혈관을 공유할 때는 수술받을 수 없다.
 

이란성쌍동이는 2개의 난자가 2개의 정자에 의해 수정된 경우 태어나며 유전적으로 서로 달라서 동성의 쌍동이가 될 경우와 남녀가 섞인 쌍동이가 될 경우가 반반이다. 또 외모가 서로 닮지 않은경우가많으며 모체내에 있을 때 각자의 장막과 태반을 형성한다(드물게 태반을 공유하기도).
 

이란성쌍동이는 인종적으로 흑인이고 연령적으로 30대 후반이며 아이를 많이둔 산모에게 잘 태어난다. 쌍동이를 낳은 경험이 없는 산모와 비교하였을 때 일란성쌍동이의 어머니가 또 쌍동이를 낳을 가능성은 차이가 없으나 이란성쌍동이의 어머니가 다시 쌍동이를 낳은 가능성은 4배나 된다.
 

전남대 병원에서 출산된 다섯쌍동이(1월9일)

 

분리해도 소용없어


일란성쌍동이는 한명이 머리에 손상을 입으면 다른 한명도 두통이나 현기증을 느낄 경우가 있다.
 

1979년 미네소타대학의 '토마스 보차드'는 일란성쌍동이의 닮음에 대해 연구하고 많은 실례를 수집하였다. 다음 두 경우는 보차드가 조사하여 발표한 대표적인 사례.
 

사례1 : 일란성쌍동이인 두 '짐'은 태어나자마자 나뉘어서 살다가 39년만에 감격적인 재회를 하였는데 그간의 인생경로가 너무나 비슷한데 놀랐다. 둘은 똑같이 린다라는 이름의 여자와 결혼한 뒤 이혼했으며 서로 다른 베티와 재혼하였다. 둘이 낳은 아들의 이름은모두 앨런이었으며 시보레자동차를 타고 다녔고 주로 플로리다에서 휴가를 보냈으며 토이라는 이름의 개를 키오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직종의 직업에 종사하였으며 두통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도 같아서 서로의 귀를 의심하고 있었다.
 

사례2 : 쌍동이 오스카형제는 짐형제와 마찬가지로 태어나자마자 떨어져 살았으며 극도로 다른 환경에서 적응되고 있었다. 오스카중 한명은 독일에서 자라 가톨릭신자에다 나치주의자가 되어있었고, 다른 오스카는 카리브해 근처에서 유대교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다른 환경에도 불구하고 둘은 모두 용변보기전에 깨끗한 변기를 한번 더 씻어내었고, 책을 뒤에서부터 앞으로 읽어나갔으며, 주먹에 고무밴드를 감고다니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정도로 일란성쌍동이는 경이로운 유사성을 가지고 있고 라이벌의식이 강해 한쪽이 새로운 기술이나 경험을 터득하면 다른 한명은 크게 낙담하는 일면도 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박태균 기자

🎓️ 진로 추천

  • 의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 심리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