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의 붉은 꽃봉오리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비닐하우스에는 훈훈한 봄기운이 감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카네이션의 붉은 꽃봉오리, 코를 찌르는 국화향기, 아련하게 시야를 가득 채우는 안개꽃…. 영하의 바깥세상은 아랑곳없이 각종의 꽃들이 다투어 피는 '겨울속의 봄'은 남해안의 꽃단지.
부산과 김해 마산 등지에 집단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우리나라 최대의 화훼단지로 특히 겨울철의 꽃재배가 유명하다.
이곳의 비닐하우스는 보통 1천평에서 3천평 정도의 크기. 섭씨 12도 이상을 유지하기위해 3중으로 비닐을 덮어 씌우고, 열풍기나 난로를 가동시켜야 한다. 또 저녁에 해가 지면 비닐하우스를 가마니로 덮어 보온조치를 해주어야 한다.
비닐하우스의 꽃재배는 온도조절이 가장 중요하나 습도조절과 퇴비·농약의 공급도 신경써야 한다.
카네이션의 경우 퇴비를 평당 5㎏이상 주어야 하고, 농약은 여름철엔 10일에 1회, 겨울철엔 20일에 1회씩 준다는 게 재배농민의 얘기다. 가뭄이 든다든가 해서 수분이 부족해지면 흑반병같은 병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비닐하우스의 꽃재배에는 신경쓸일이 많다. 꽃이 쓰러지지 않도록 버팀목과 버팀줄을 설치하는 작업도 중요하고 꽃봉오리가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전에 만개되지 않도록 일일이 묶어주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날씨가 급변해 우박이라도 내리면 비닐에 미세한 구멍이 뚫려 보온에 타격이 심하므로 지붕에 가마니를 덮는 등신속한 대응조치가 요구된다.
남해안 꽃단지의 가장 흔한 재배품목은 국화, 카네이션, 장미, 안개꽃 등인데, 이들은 같은 땅에서 계속 재배할 수 없어 돌려가며 꽃종류를 바꾸는 윤작을 해야 한다.
카네이션의 재배과정을 보면 보통 4월초까지 곁가지를 꺾어서 모래땅에 삽목한 뒤 가식을 거쳐 5~6월초에 정식을 하면 9월초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이듬해 5~6월까지 계속된다. 꽃은 한번 줄기를 자르면 3개월 후에나 다시 꽃봉오리가 피어나게 되는데, 난방을 가해주면 70일쯤 후에 다시 꽃봉오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꽃들은 항공편 등을 이용해 서울 등지로 신속히 운반된다. 꽃의 생명은 신선도에 있으므로 도시의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기간이 여름에는 최고 4일, 겨울에는 1주일을 넘어서는 안된다. 꽃은 활짝 피기 직전의 상태가 가장 상품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