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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보다 부서운 각성제 청신착란에까지 이르는 히로뽕의 정체

마약이 복용당사자의 문제에 그치는데 비해 각성제는 본인은 물론, 사회적 파괴작용까지도 초래한다.

마약과 환각제,각성제

이 세상에는 질병을 치료하고 사람에게 유용한 것을 만드는데 쓰이는 약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이들 해로운 약물의 거래나 수출입을 금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마약이다. 양귀비의 꽃봉오리에서 받은 진액을 원료로 만든 아편 즉, 헤로인이 마약이라고 불리워지는데 세계각국이 힘을 합하여 밀매 등을 막고 있다.

그리고 마약 외에도 LSD대마초(마리화나) 등 환각제와 각성제(히로뽕)같은 약물은 향정신성 약품으로 규정하여 마약과 같이 취급, 그 유통을 단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향정신성 약품으로 제조, 판매, 복용 등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는 터이다.
그런데 마약은 복용하기 시작하면 습관성이 생기고 오래 복용하면 중독증상이 일어나며 약물복용을 중지하면 금단증세가 나타난다.

또 마약인 헤로인을 담배에 섞어 피우거나 주사를 맞으면 황홀경에 도취되거나 깊은 잠에 빠지며, 습관성이 되고 중독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마약의 피해는 당사자에게만 국한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반하여 환각제인 LSD나 마리화나 같은 것은 복용을 하면 자기도취에 빠져 수치심이나 열등의식이 사라지며 대중을 상대로 무슨 일이든 서슴없이 해내는 특성이 있다. 중독이 되어버리면 심한 환각, 환시, 환청현상이 나타나 난폭해지거나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각성제를 먹거나 주사하면 권태와 피로가 싹 가시고 기분이 상쾌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며 잠시동안 능률도 높아지나, 습관이 되고 중독증상이 나타나면 무기력해지고 환청, 환각, 환시증상이 생겨 범죄를 낳게 한다. 중독증상은 환각제와 비슷하다.
따라서 건전한 사회를 유지하고 건강한 정신생활을 유지하기 위하여 환각제나 각성제는 강력히 단속되어야 하며 그 사용과 제조가 근절되어야 하는 것이다.

2차대전후 범람한 히로뽕

2차대전후 히로뽕이라는 이름으로 각성제가 광범하게 복용되고 그 부작용으로 중독자가 수없이 생기게 된 것은 일본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최근까지도 각성제의 단속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 대만, 홍콩 등지에서는 소규모의 복용 예와 중독증상이 있을 뿐이다.

미국에서는 각성제보다는 환각제가 훨씬 남용되고 있다. 그룹섹스, 호모, 범죄 등에는 환각제가 더 유용하며 월남전에서는 미군병사들의 대부분이 복용했었다는 설도 있다. 그리고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마리화나가 향정신성 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도 있어서 쉽게 구할 수 있으며 그 복용이 아주 용이한 상태에 있다.

실제로 각성제가 임상적으로 의약용에 쓰인 것은 2차대전중인 1938년의 일이다. 당시 독일군들이 전선에서 갑자기 졸음에 빠지고 무기력해지는 병이 만연하기 시작했다. 철야의 경계근무, 작열하는 포탄, 전투가 지나가고 난 뒤의 죽은듯한 고요, 이런 한계상황에서 병사들은 심한 졸음에 시달리고 무기력해진 것.

이같은 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각성제는 효과가 있었다. 각성제는 그후 우울증이나 간질 등에도 쓰였는데 습관성이나 중독증이 처음부터 문제가 되었다.

이 각성제는 다시 일본 군부가 개량하여 1944년경부터 군수공장이나 일선 병사들에게 잠을 쫓는 약으로 이용되었다.그러나 이런 용도보다는 주로 특공대를 투입할 때 겁없고 용맹스럽게 만들기 위해 이 약이 쓰여졌다. 비행기를 탄 채로 적의 군함에 부딪치는 일이나 야간에 적진에 처들어가는 특공작전에는 이런 약물을 복용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전쟁이 끝나자 일본에는 군부의 창고에 보관중이던 각성제가 대량으로 시중에 퍼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밤새워 장사하는 사람, 수험생 등이 이용하기 시작하여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바람에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이른바 폭력조직인 야꾸자들의 손을 빌어 전국적으로 밀매되어 일본전국을 풍미하게 된 것이다.

각성제의 제1차 확대남용기는 1945년의 종전시부터 1957년경까지를 치고 있다. 처음 한동안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지정도 되지 않아 공공연하게 판매, 복용되고 중독자가 늘어갔는데 1954년경에는 중독자가 20만명으로 추정되었다.
1954년에야 극약으로 지정되고 제조, 판매, 복용을 금지하는 각성제단속법이 생겨 규제가 강화되었고 검거자가 5만명을 헤아리게 되었다. 그러나 4년뒤인 58년에는 검거수가 3백명에도 미달해 거의 근절되었다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69년경부터 다시 검거수가 늘기 시작하여 1천6백명선으로 늘어 2차 남용기에 들어섰고 71년에는 검거자수 2천명선을 넘어섰으며 작년에는 2만명을 돌파,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소용이 없었다.
특히 최근의 현상은 중·고등학생 등 미성년자의 복용 중독이 10%이상을 차지하고 여성검거자가 늘고 있다. 이는 각성제가 특정의 사용자가 아닌 일반시민에게 널리 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일본의 큰 사회문제로 되고 있다.

또다른 특징은 제1차 남용기는 군수재고품과 국내의 밀조품이 주류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일본 국내의 밀조는 거의 없어지고 대부분이 한국, 대만, 홍콩 등지로부터 밀수입하는 경향이 있어 일본국내의 단속은 2차적인 효과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대개 밀조, 밀반출을 하다 잡힌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독자로 검거된 수는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일본의 각성제 공급기지 구실을 한다면 수치이다.또 복용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큰일이므로 미리 각성제의 위험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0.1g으로 중추신경을 자극

각성제는 암페타민과 메탐페타민의 두가지 계통이 있는데 보통 각성아민이라고도 불리며 염산에페드린을 원료로 하는 것 등이 있다. 이들을 통틀어 히로뽕이라고 하는데 구미지역에서는 암페타민계가 많이 쓰이고, 일본에서는 메탐페타민(염산에페드린)계가 많이 쓰이는데 메탐페타민의 중독작용이 강하다. 백색의 가루약으로 메탐페타민 성분 10%함유 형태로 만들어지는 히로뽕은 원래 천식치료용 기침약의 일종이며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피로와 졸음을 가시게 해 당장은 기분이 상쾌해지면서 심신이 충실해지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이때문에 철야로 일하는 근로자들이나 수험생들이 자칫 이용하기 쉽다.

보통 먹거나 주사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먹는 경우는 주사보다 효력이 절반으로 준다고 한다.
어느 경우나 0.1g을 초기량으로 하는데 가루약 0.1g에는 유효성분 0.01g이 들어 있는 셈이다. 먹을 때는 가루를 그대로 물에 타서 먹지만 주사인 경우는 증류수에 녹여서 2cc로 만들어 피하 또는 혈관에 주사한다. 피하보다는 혈관쪽이 훨씬 약효가 빨리 나타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처음에는 순수한 성분 그대로 쓰였지만 지금은 메탐페타민에 다른 약품을 섞어 ①힘드는 일을 거침없이 하는데, ②겁을 없애고 아주 대담해지게 하는데, ③수치심을 없애고 성적 흥분을 유발시키는데 등 세가지 용도로 구분해 만든다고 한다.

주사든 복용이든 사람의 체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빠르면 15~30분, 늦어도 1~2시간 후에는 흥분작용이 나타나게 되며 이 약효는 2~4시간 가량 계속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약효가 끊어지면 심한 피로와 권태가 엄습하여 세상 모르고 잠들게 되며 깨어나도 머리가 무거워진다. 이 증상을 쫓기 위하여 계속해서 먹거나 주사하게 되면 결국 끊지 못하고 중독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하루 한번씩 사용하면 약 3개월 뒤에 중독증상이 생기지만 처음부터 주사를 맞는 방식으로 복용하면 단시일내에 중독환자가 된다는 것이다.


헛것이 보이는 착란증세
 

헛것이 보이는 착란증세

각성제를 0.1g씩 쓰기 시작한 경우, 10여일이 지나면 효력이 약해져 양을 더 늘리게 된다. 한달쯤 지나면 또 양을 늘려야 하지만 이때만 해도 별 고통 없이 약을 끊을 수 있다. 그러나 각성제가 가지는 쾌감을 잊지 못하여 계속 양을 늘려가고 하루 2~3번 심하면 5회 이상 주사하기에 이르면 심한 중독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증세로는 약기운이 떨어지면 주위의 모든 일이 불안해지고 착각과 환상이 생긴다.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며 헛것이 보이기도 하는데 그것을 쫓기 위하여 살인, 방화, 파괴 같은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이 경우 어떤 특정한 대상에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 인연도 없는 불특정한 상대에게 위해를 가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만성중독의 공통적인 현상은 불안에 떨게 되어 길이 갑자기 무너지지 않을까, 차가 자기를 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가 하면 저 사람이 나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망상도 한다.

또 자신의 흉허물을 보지 않는가(관계망상), 누가 나를 노리고 있다(피해망상),혹은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주찰망상)누가 쫓아오고 있다(추적망상)는 등 증세가 심해지면 거의 정신착란에 빠지고'이유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이 시기이다.
이 무렵이 되면 중독자는 안색이 창백해지고 식욕을 잃으며 야위고 눈빛이 흐려져 겉보기에도 중독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술, 피로가 재발의 원인

마약이 복용하고 있는 당사자 혼자의 문제인데 반하여 각성제는 정신착란이라는 형태로 사회적 파괴작용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약보다도 무서운 실로 가공할 약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범죄집단이 앞서 지적한 세가지 용도로 구분하여 교묘하게 범죄에 응용할 경우는 아주 곤란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보통 중증의 중독자라도 병원에서 적절히 치료하면 2~4주일이면 80% 이상 완치, 정상인으로 돌아오지만 특히 정신력이 박약한 사람은 더 오래 걸린다고 전문의들은 말하고 있다. 게다가 약 5%는 인격파괴에 이르러 정신착란병으로 고생한다는 것이어서 '산송장'이 되는 각성제중독자의 말로는 비참하기 짝이 없다.

또 한가지 무서운 사실은 중독증상이 치료되어 정상을 되찾은 후에도 술을 과하게 마시거나 피로가 겹치면 중독시절의 환상, 착각, 망상 등이 되살아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 재발현상은 상당히 오랫동안 아무일이 없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되살아나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단지 중독으로 인하여 뇌신경세포의 말단부분에 어떤 변화가 있고 그것이 어떤 기회에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추측되고 있을 뿐이며 재발시에도 처음과 같은 치료를 하면 곧 낫는다고 한다. 아뭏든 각성제는 무서운 약임에 틀림없다. 일본 경시청이 발표한 히로뽕 유통의 예를 보자.

대개 조직폭력단의 두목을 정점으로 판매망이 점조직으로 되어 있다. 점조직은 그 유통단계마다 이익을 붙이기 때문에 최종소비자인 중독자 손에 올 때는 0.1g짜리 한봉지에 1만엔이 시세라고 한다. 대개 10회분 1.0g을 10만엔에 팔게 되는데 소매값으로 따지면 kg당 1억엔인 셈이다.

두목이 대개 kg당 1천만엔 정도에 내놓으면 단계별로 갑절씩 이익을 취하는 형태인데 그만큼 점조직이 복잡하고 다기하다는 특징이 있다. 특정한 사람을 꾀일 때는 처음에 좀 싸게 주었다가 차츰 중독되어 가는데 따라 값을 올리는 수법을 쓰기도 하여 결국은 한 인간을 영영 파멸의 구렁으로 밀어 넣는 예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일본서 나온 보고에 의하면 주로 의타심이 강하고 정신적 줏대가 없으며 무엇인가 변화와 쾌락을 찾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각성제의 유혹에 잘 걸려든다고 한다.

198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원종익 과학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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