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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왜 육각형 모양인가

결정성장의 메카니즘을 살펴본다

겨울이면 산과 들을 하얗게 덮는 눈. 이 눈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투명하게 빛나고 있는 육각형 결정의 모양이 드러난다. 눈의 결정은 왜 육각형인가. 그 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어떤것인가.

눈이 내리면 어린이는 눈사람을 만들거나 눈싸움을 하며 즐겁게 뛰어논다. 청소년과 어른들은 겨울레저스포츠로 스키를 즐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시베리아 한랭기단이 발달되는 겨울이되면 강해진 냉기가 한반도로 계속 발달되는 겨울이 되면 강해진 냉기가 한반도로 계속 밀리면서 상공에 머물고 있던 수증기를 냉각시켜 눈이되어 내리게한다.
저기압이 통과할때 내리기도 하나 계절풍에 의해 지형적으로 나타나는 지형성 강설이 많은 편이다.


눈결정의 분류
 

눈의 육각결정 발견자 케플러

눈은 얼음의 결정(結晶)이다. 이를 눈결정이라한다. 눈결정은 매우 섬세한 구조를 이루고 있어서 빛이 반사하거나 굴절할 수 있는 면을 무수히 가지고있다. 그 모양은 침상(針狀), 각주상(角柱狀), 판상(板狀) 등 여러가지다. 크기는 보통 2mm정도로 내릴때 서로 엉겨 눈송이를 이룬다. 눈송이의 크기는 보통 1cm 정도이지만 더 큰것도 있다. 흔히 말하는 함박눈은 포근한 날에 잘 내리며 눈송이가 커서 잠깐 동안에 온 세상을 하얀 은세계로 만든다. 매우 한랭한 날에는 큰 눈송이로 성장되지 못한 가루눈이 내린다. 함박눈은 끈기가 있어서 잘 뭉쳐지지만 가루눈은 끈기가 없어 잘 뭉쳐지지 않는다.

눈을 관찰하여 눈이 육각모양을 하고 있다는것을 처음으로 지적한 사람은 독일의 천문학자 '케플러'(Johannes Kepler·1571~1630)로 1611년에 낸 저서 '새해의 선물-육각의 눈'에서 밝혔다. 그리고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1637년에 눈의 결정을 관찰한 스케치를 처음으로 기상학지에 발표했다. 그뒤 많은 과학자들이 눈의 결정에 흥미를 가지고 연구했으며 17세기 후반에 현미경이 발명되어 눈 결정 연구에 많은 진전을 보았다. 19세기 말엽부터는 현미경 사진을 찍을 수 있게되어 연구가 더욱 진전되었다. 미국의 'W.A.벤틀리'는 눈의 결정사진을 찍는데 그의 일생을 바쳤다. 1885년 1월15일 최초로 눈의 결정 현미경 사진을 찍는데 성공한 이후 1931년 12월 사망하기 까지 6천종의 눈결정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기상학회지에는 10여편의 논문을 사진과함께 발표했다. 그가 사망하기 1개월전에는 3천종의 눈결정 현미경 사진을 수록한 사진집 '눈의 결정'이 출판되었다. 이 사진집은 육각대칭을 하고있는 눈 결정의 아름다운 모양을 세계에 널리 소개한 공이 크다.

벤트리는 그의 논문속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그 뛰어나게 정교한 디자인에서 눈결정의 생성과정과 구름 속을 떠도는 동안에 겪은 여러가지 변화에 대한 많은것을 배울 수가 있다. 일찌기 자체의 생애의 역사를 이보다 더 아름답고 우아한 상형문자로 써낸 것이 있었을까. 그것을 해독하려고 시도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매력있는 일인가"

눈의 결정 연구에 매료되었던 벤트리의심정이 잘 나타나있다.
벤트리가 상형문자라고 쓴것과 같은 의미를 담은 표현으로는 '눈은 하늘에서 보내온 편지'라든가 'A hieroglyph from the heavens'(하늘에서 내려온 상형문자) 등이 있다.

지상에서 보는 눈의 결정 모양은 중심가까이에서는 그것이 생긴 고공의 상태를, 가장자리쪽으로 가면서는 낙하도중의 대기하층의 상태를 차례대로 반영하고 있다.

벤트리는 오랜동안의 기상도를 분석하여 그때마다 내린 눈과 비교하여 눈의 결정 모양이 상공의 기상상태를 반영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모양이 감추고 있는 '암호'를 해독하여 상공의 온도, 습도상태(과포화도)등을 추정했다.

1947년에는 미국의 'B.본네거트'가 요드화은(Silver iodide·옥화은)의 연기 미립자를 핵으로 과냉각시킨 물구름을 빙정(氷晶)의 구름으로 바꾸는데 성공하여 인공적으로 눈을 만드는 길을 열었다. 이것은 눈에대한 연구의 새 장을 연것이기도 했다.

빙정이란 눈의 결정의 싹(芽)이라 할 수 있는 작은 얼음 결정이다. 보통 0.1mm이상의 큰것은 '눈의 결정'이라하고 그 이하의것은 '빙정'이라 한다. 고공에 떠 있는 권운(券雲·Cirrus·새털구름)은 빙정으로 이루어진 구름이다.

1940년대 후반부터 50년대에 걸쳐서는 빙정의 핵이 발생하는 구조나 어떤 물질이 그 핵이 되는가, 빙정에서 눈결정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등을 밝히기 위한 학자들이 여러가지 실험이 계속되었다.
그렇게하여 현재의 눈결정외형분류가 이루어졌다.


육각수지결정


눈의 결정

눈의 결정은 육방정계(六方正系)에 속하는 결정이다. 그 결정은 빙정핵(氷晶核)을 핵으로하여 성장하며 성장과정에따라 여러가지 외형으로 나타난다. 그 여러가지 결정형은 다음과같이 분류된다.(분류표참조)

◇침상결정(針狀結晶)
가는 바늘모양의 얼음 여러개가 다발을 이루거나 두개가 X자 모양으로 교차하여 기온이 비교적 높은 0℃부근에서 수증기가 풍부할때 내린다.

◇각주상결정(角柱狀結晶)
육방정계의 결정축(주축) 방향으로 발달하여 생긴 결정이다. 대기가 비교적 건조할때 내리며 그 결정이 비교적작다.

◇판상결정(板狀結晶)
육방정계의 기저면 방향으로 발달하여 생긴 결정이다. 대기중의 수증기가 풍부하면 작은 가지가 많은 수지상(樹枝狀)이나 양치상(羊齒狀)결정이된다. 그러나 수증기 보충이 충분치 못하면 가지폭이 넓어져 각판모양 결정이된다. 판상결정에는 이화형(二花形), 사화형(四花形), 십이화형(十二花形) 등이 있는데 이것은 결정이 분열하거나 달라붙어서 생긴다. 기형의 결정은 다른 빙정핵이 달라붙거나 가지의 비대칭발달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정상결정형을 이루지 못해 발달된것이다.

◇각주와 평판의 조합결정
각주상결정의 윗면이나 밑면이 각판상이나 수지상으로 발달되어 생긴 결정이다. 각주상결정이 생길수 있는 대기층에서 판상결정이 생길수있는 대기층으로 낙하하여 이런 결정이 생기는것으로 보인다.

◇측면결정(側面結晶)
각주의 측면이 평판같이 옆으로 뻗어나온 모양의 결정이며 흔하지 않다.

◇운립(雲粒)부착결정
거의 모든 눈결정에는 작은 물방울이 얼어붙는데 특히 많은 물방을이 얼어 붙어 있는 결정이다.
지상에서 관찰되는 눈의 결정형과 관측장소의 기온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눈이 성장하는 구름의 기온, 수증기량, 얼음에 대한 수증기의 포화정도에 따라 다른 결정형의 눈이된다는 관측결과가 보고되어있다. 즉 섭씨 영하 30도 보다 기온이 낮은 곳에서 독립적으로 있는 높은 권운에서는 주로 길이가 1/2mm 정도이며 깔때기 모양의 공동이 있는 육각주상결정이 된다. 그러나 얼음에 대해 과포화상태인 권층운에서는 짧고 공동이 없는 각주상결정이 나타난다. 영하15~영하30도가 되는 곳의 중층운에서는 각주상결정과 육각판상결정이 생기나 기온이 낮을수록 각주상결정이 잘 나타난다. 기온이 영하0~영하15도인 과냉각 하층운에서는 여러가지 결정형이 생긴다. 지름이 1/2mm정도이고 두께가 10~20μ정도인 육각판상결정, 짧은 각주상 결정, 길고 얇은 침상결정, 별표 모양의 아름다운 결정 등이 나타나며 눈의 결정형은 기온과 관계가 깊다는 것을 알수있다. 일반적으로 눈 결정의 형태 또는 성질은 성장시의 기온과 수증기 포화정도에 따라 변한다.

눈 결정의 관찰

눈의 결정을 직접 사진촬영하는것은 눈의 결정이 녹기쉽다는 이유 외에도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다. 어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촬영할때 문제가 되는것은 현미경 렌즈에 서리가 끼는 것과 눈의 결정을 다루는 동안 승화되어 눈 결정의 미세한 구조가 손상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눈 결정의 플라스틱복사판(Plastic replica)을 만듦으로써 해결 될 수 있다.

눈 결정 자체나 그 복제는 배율이 낮은 현미경으로 반사광이나 투과광을 이용하여 촬영할 수 있다. 투과광을 이용하면 눈 결정의 모양과 내부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반사광을 이용하면 검은 배경에 흰 상의 눈결정사진을 얻을수 있으며 결정 표면의 뚜렷한 기복을 관찰할 수 있다. 또 눈의 결정사진을 찍으려할 때 조명을 눈의 결정에 비스듬하게 비치면 반사광의 이점이 동시에 나타나므로 눈 결정의 내부와 표면의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눈 결정의 플라스틱 복사판은 영구히 보존하여 관찰에 이용할 수 있다. 이 복사판을 만들려면 폴리비닐포르말(포름바즈)이라는 합성수지 가루를 이 염화에틸렌에 용해시킨 용액(1~3%농도)을 쓴다. 이 용액을 섭씨영하5도 보다 낮지않게 냉각시키고 깨끗한 현미경 슬라이드를 약 30초 동안 담가 적신다. 슬라이드를 꺼내 수평으로 하여 내리는 눈 결정을 받아 몇분동안 섭씨0도 이하의 온도에 두면 용질(溶質)이 기화하여 증발한다. 시간이 좀 지나면 눈 결정도 승화하여 없어지므로 세세한 구조가 나타난 눈 결정의 플라스틱 복사판이 만들어진다.


기온과 습도에 따른 눈결정 성장
 

적설 분포

세계적으로 눈이 내리는 한계는 평지에서는 남북양반구의 위도 35도가 되고 고지에서는 열대에서도 내린다.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에는 연중 눈이 있고 빙하도 있다. 적설은 습윤한 기단의 지배를 받으므로 해안에 가까울수록 많고 내륙지에는 적다. 동부시베리아에서는 연해주를 외한 내륙부에는 강설일이 적어 1년에 20일 정도며 중부 유럽에서는 20~30일 정도인데 노르웨이 북부에서는 강설일이 1년에 70일 정도나 된다. 미국에서는 뉴욕이 20일 정도이나 서부의 샌프란시스코는 3일 정도고, 로스앤젤레스에는 거의 눈이 오지 않는다.

적설량은 고체의 강수(눈·싸락눈·우박등)가 지면에 내려서 쌓이는 깊이다. 그러므로 적설량과 강설량과는 그 뜻이 다르다. 강설이 있으나 지면에 쌓이기전에 녹아버리면 적설은 있을수 없다. 따라서 적설량은 눈이 내려서 쌓인 시간과는 관계없이 관측시에 실제로 지면에 쌓여 있는 눈의 깊이를 말한다. 적설량은 보통 1cm를 단위로 측정한다.

우리나라의 연간적설일수는 남한에서는 1개월 미만이나 북한에서는 그 이상이 된다. 연간적설일수가 가장 적은 곳은 부산 일대이며 그 값은 2일 정도다. 반대로 북한의 중강진은 1백25일 정도의 많은 적설일수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평지에 비하여 산간지방에서 적설일수가 많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최심(最深) 적설량은 울릉도에서 기록된 2백30cm다. 육지에서는 원산과 강릉을 이은 동해안이 75cm를 나타냈고 목포와 대구 일대에서도 50cm정도를 기록했다. 산간지방인 태백산맥줄기에서는 2cm 정도의 적설량이 보고된적도 있다.

인간 생활에 미치는 눈의 영향

눈이 많이 내리면 직접 간접으로 설해가 일어난다. 또 제 철이 아닌때에 내리는 눈은 농작물등에 큰 피해를 준다. 설해가 생기는 지대는 눈이 쌓인 기간이 1백일이 넘는 지방이며 30일 이하인 지방에서는 큰 피해가 드물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많은 눈이 내리면 큰 피해가 생긴다. 눈의 무게로 건물이 무너지거나 송전선과 통신선이 절단되고 과수나 삼림목의 가지가 부러지거나 휘게 된다. 또 눈사태나 적설 아래로 흐르는 융설수(融雪水)의 흐름으로 가옥이 묻히고 전답이 유실되는 수도 있다. 도시에서는 적설량이 30cm에 이르면 자동차교통이 마비상태가 된다.

간접피해로는 봄에 눈이 녹을 때 일어나는 융설 홍수가 있다. 흐르는 물의 수온이 낮으므로 밭에 침수되면 냉해를 입는다. 또 눈이 지표면에 쌓이면 태양의 복사에너지가 잘 반사되므로 지구표면의 눈이 쌓인 면적에서의 변동이 기후변동의 요인이 될수 있다. 이럴때 눈은 장기적으로 인간생활에 영향을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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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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