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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지구가 탄생할때의 작은 행성충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최신의 학설. 마츠이 타카노리교수(토쿄대학)의 논문을 요약한다.

우주에서 보는 지구는 푸르고 아름답게 빛난다. 어째서 이렇게 아름다운것일까. 그것은 지구에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전체 표면면적 약 5억1천만㎢중 바다는 약 3억6천1백만㎢를 차지한다. 실로 지구의 약70.8%를 덮고 있는 것이다. 이 광대한 바다에는 약 13억7천만㎦의 물이 담겨 있으며 평균 깊이는 약 3천8백m나 된다. 지구 표층에는 수증기를 비롯하여 빗물, 강물, 호수나 못물, 만년빙이나 빙하, 지하수등 여러가지 모양의 물이 있다. 바닷물은 그중 98%를 차지한다. 5대양이라고 보통 말하지만 세계의 바다의 약 89%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등 세개의 대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 최대의 바다인 태평양은 대서양과 인도양을 합친 면적 정도나되며 1만1천34m나 되는 깊은 곳도 있다. 이런 바다는 어떻게하여 생겼을까.

운석 하나로 일변된 환경

지금으로 부터 6천5백만년전 지구에 직경 10㎞정도의 거대한 운석이 날아들어 충돌했다. 초속 10㎞를 훨씬넘는 맹스피드로 지구의 대기권에 돌입, 순간적이긴 하나 대기에 구멍을 뚫고 충돌할 때의 에너지는 열이 되어 대량의 수증기를 증발시켰다. 증발된 증기는 열파동이 되어 눈깜짝할 사이에 성층권 상부에 도달하여 지구를 감쌌다. 운석자체는 산산조각이나 먼지가 되어 이 또한 성층권으로 올라갔다. 지구를 싸고 있던 수증기에 의한 온실 효과로 따뜻했던 지표는 이윽고 먼지층의 태양광선 차단으로 차거운 세계로 변했다.

백악기에서 제3기로 이행하는 이시기의 지층에 지구상에서는 진귀한 귀금속 '이리듐'이 많이 함유되어 있음이 발견된 것은 최근 수년전의 일이다. 이때부터 이 '이리듐'의 기원으로서 거대운석충돌에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육지에 충돌했다면 직경 1백㎞ 가까운 크레이터가 남아있을 것인데 그런 비슷한것이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운석은 바다에 낙하한것이라 생각되고있다. 그시대는 공룡이 지구상의 봄을 구가하고 있던 무렵이다. 거대운석이 낙원에 파국을 몰아왔으리라는 것은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단 한발의 소천체 충돌이 지표의 환경을 이렇게 일변시켰다고하면 좀더 빈번하게 충돌이 있었던 행성 형성기에는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이런 문제에 초점을 맞춰 지구의 바다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최근의 새로운 이론으로 살펴보자.

'물의 행성'이 되게한 대량의 물
 

도표1 물의상태
 

지구가 다른 행성과 결정적으로 다른점은 지구의 표면에 액체인 물, 즉 바다가 있는 것이다. 지표의 약 70%가 바다로 덮여있어 마치 물의 행성이라 할수있을 정도다. 그러나 화성에도 물이 존재하며 달에도 어쩌면 극지역에 존재 할지 모른다. 그리고 다른 행성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많은 얼음위성이 존재하고 있다. 물이 액체상태로 지표에 다량으로 존재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도표1). 도표2에서와 같이 화성 금성에서는 대기의 주성분이 이산화탄소 인데 비해 지구에서는 질소이다. 그러나 지구에도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존재한다. 그것은 현재는 석회석(CaCO₃)속에 들어 박혀있다. 지구 부근에 있는 이산화탄소의 거의가 대기가 되었다고 한다면 그 기압은 45기압에 상당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표2의 지구의 대기조성은 화성이나 금성과 대단히 닮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는 중성에 가까운 물에서 잘 녹아버린다. 그것이 바로 탄산수이다. 지표를 순환하는 물은 접촉되는 암석을 녹이고 그 주성분인 칼슘등의 양(陽)이온을 그속에 머금는다. 탄산은 칼슘(이온)에 의해 중화되어 탄산칼슘(석회암)이 침전한다. 물의 존재가 대기형성을 변화시켜가고 있는것이다.

한편 지표부근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휘발성 물질은 물이다. 바다의 총량은 약 1.4X${10}^{21}$kg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이것이 증발하면 약 4백 기압 정도의 대기를 구성한다. 따라서 지구의 평균기온이 현재보다 80℃ 정도 높았다면 지구에 바다가 존재하지 않고 수증기와 이산화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대기로 덮이었을 것이다. 화산등에서 분출되는 개스는 바로 이런것을 주성분으로 하고있다.
 

도표2 지구형 행성의 대기


'먼지·티끌설'에서 '소행성설'로

대기와 바다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공존하고 있다.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그 대기와 바다의 기원에 대해 어떤것이 밝혀져 있는가.

첫째 지구의 대기는 태양이나 거대한 개스 행성을 구성하고있는것 같은 수소나 헬륨 개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에 집적되어온 물질중의 휘발성 물질이 어떤 경로로 개스가 없어져서 이루어진 것이다. 수소나 헬륨을 주성분으로하는 태양계 성운개스가 대기로서 존재했다면 지금의 대기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인데 그것이 없다.

둘째는 개스가 없어지는 시기인데, 지구가 형성된 후 수억년 이내의 대기의 80%가까이나되는 개스가 없어진 것같다. 바다에 대해서는 적어도 지금부터 38억년 이상 옛날에 상당한 양의 액체인 물이 존재했음이 밝혀져있다.

행성이 형성되는 초기에 소천체의 충돌로 일어난 대규모의 탈개스가 행성의 성장과정 그것과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 결과로 대기나 바다가 형성된 것이 아닐까, 하는것이 과학자들의 추정이다.

최근의 행성형성론 발전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성이 '소행성설(小行星說)'이라는 소천체의 직접 충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론적으로나 관측적으로도 확인된 것이다. 이를 눈이 내려 쌓이는 것 처럼하여 생겼다는 지금까지의 '먼지·티끌설'에 대해 '소행성설'이라 부른다. 고체 표면을 가진 태양계 천체에는 지금도 격렬한 충돌의 흔적인 크레이터를 무수하게 볼 수 있는데 이야말로 소행성설을 실증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추정되는 소행성의 크기는 10㎞ 정도다. 그러나 소행성은 그 형성후에 무수한 충돌을 되풀이하므로 크기의 분포는 시간과 함께 변한다. 충돌에 의해 허물어져 평균의 크기가 점점 작아져 가는 것이다.

그리고 태양의 둘레를 도는 무수한 소행성(지구궤도 부근에서는 ${10}^{10}$개 정도)중의 특히 성장이 빨랐던 소행성이 원시행성이 되어 다른 소행성을 쓸어모아가며 행성으로 성장해간다. 그러나 소행성의 성장은 두개의 소행성이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성장에는 ${10}^{7}$~${10}^{8}$년 이라는 엄청나게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내행성영역에서는 원시태양계 성운개스가 떨려나 날아가버린다.

수증기의 온실효과로 온도가 상승
 

운석이 충돌하면 마그마 오션에서 수증기나 이산화탄소 먼지가 흩날린다.


원시행성에 충돌하는 소행성의 스피드는 원시행성이 성장하여 중력이 커짐에 따라 높아간다. 충돌속도가 초속 1㎞를 넘는 정도가 되면 크레이터가 생김과 동시에 소행성이나 원시행성속에 함유된 휘발성물질의 증발이 일어나게 된다(그림). 이것은 충돌에 따른 온도상승이 물을 함유한 광물에서 수분을 뽑아내기에 충분한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지구의 질량은 ${10}^{28}$g이므로 소행성의 평균적인 질량을 ${10}^{15}$g으로하여 나누어 보면 ${10}^{13}$개분이다. 단순화하면 이만큼의 소행성이 서로 충돌하여 지구를 만들어낸것이된다. 그리고 성장에 필요했던 시간을 ${10}^{8}$년으로 한다면 지구궤도에서는 매년 ${10}^{5}$개의 소행성이 충돌한다는셈이된다. 1일당으로 계산하면 실로 1천개 가까운 소행성이 충돌하는셈이다.

그렇다면 크레이터의 형성에 따라 발생된 개스와 먼지의 원시대기는 낙하하거나 지표에 재흡수되거나하여 소멸되기보다 새로늘어나는 쪽이 많을 것이다. 즉 행성의 성장시에 원시대기로서 존재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휘발성 물질 속에서 가장 양이 많은 수증기만으로 이루어지는 원시대기를 생각해보자. 수증기는 적외선을 흡수한다. 이것이 원시대기의 진화와 지표온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소행성 운동에너지의 일부가 충돌 때 해방되면서 열이되어 지표에 축적되나 그 열이 우주공간에 방사되는것이 방해되어 결과적으로 지표의 온도가 상승되기 때문이다. 원시행성의 성장과 함께 소행성의 충돌속도가 올라가 원시 수증기 대기의 양도 늘어간다. 그리고 지표온도도 계속 상승된다.

마그마의 바다가 서모스타트
 

도표4 지구의 성장과 지표온도변화


여기서 설명한것과 같은 원시행성의 성장과정을 컴퓨터를 사용하여 수치적으로 시뮬레이트 할 수있다. 도표4가 그 예로 원시지구의 표면온도가 성장과 함께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나타내고있다. 성장에 필요했던 시간은 5천만년. 점선은 이런 원시수증기 대기가 존재않는다고할때의 결과로, 해방된 운동에너지의 대부분이 곧바로 우주공간에 방사되어 없어지므로 지표의 온도는 그렇게 높이 올라가지않는다. 충돌탈개스에의해 생긴 원시수증기대기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수 있다.

점선은 지표물질의 융점이다. 원시지구의 반경이 현재의 반정도가 되었을때 지표가 융해한다는것을 알수있다. 행성과학의 전문용어로 말하면 마그마의 바다, 즉 마그마 오션이 형성 된다. 먼 상공은 일면 어두운 비 구름으로 덮이고 태양광이 거의 미치치않는 어두운 지표는 샛빨간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것이 이 시기의 지표이다.

여기서 생각되는것은 100% 수증기로 이루어지는 대기인데 실제로는 거기에 12%정도의 이산화탄소와 4%정도의 염소개스, 또 1%이하의 질소와 유황, 아르곤 등의 미량원소가 포함되어 있다. 물론 대량의 먼지도 포함되어있다.

거의가 수증기로 이루어지는 대기라 하여도 지표의 습도가 100%라는것은 아니다. 고온이기 때문에 오히려 건조해 있다고해도 좋다. 비구름은 상공 수백㎞에 존재하나 비는 도중에서 증발하여 결코 지표에 내려 쏟아지는 일이 없다. 이때의 지표의 대기압은 약 1백기압 정도라고 계산된다.

지표가 녹으면 그때까지 증가일로이던 수증기 대기의 총량은 증가를 멈추고 그후 크게 증가 하는일도 없다. 어째서냐 하면 1백기압 정도의 수증기는 녹은 규산염에 접하고 있으면 빨려 들어가버린다. 그러나 그 양이 충돌에 의해 공급되는것 보다 많기 때문이다.

수증기 대기량이 조금 줄면 이번에는 지표에서 우주공간으로 달아나는 열방사가 는다. 그결과 지표 온도가 조금 내려간다. 이에 따라 마그마오션이 부분적으로 고화되기 시작하고 다시 수증기 대기의 양은 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빨려서 없어지는 것보다 소행성의 충돌에 의해 공급되는 양쪽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마그마 오션이 형성되어 수증기는 다시 그곳에 빨려들기 시작한다. 이후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된다. 도표5는 이런 효과를 고려한 경우의 계산의 한 예다. 지표온도가 일단 융점에 이르면 지표온도는 그대로 고정된다는것을 알수 있다. 마그마 오션이 일종의 서모스타트(thermostat·항온장치) 역할을 하는것이다.
 

도표5 원시 수증기 대기가 있을 경우


바다와 같은 양의 원시수증기대기
 

도표6 원시 수증기 대기의 변화
 

도표6은 이때의 수증기대기량의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지표의 융해가 시작되면 수증기대기량의 증가는 억제되어 거의 일정수준이 된다는 것을 알수있다. 이 일정하게 되는 대기량이 ${10}^{21}$㎏이라는것은 주목할만하다. 이것은 바로 현재의 바다의 총량(~1.4X${10}^{21}$㎏)과 거의 같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대기나 바다는 지구형성의 초기에 만들어졌다. 그러나 해수의 양은 그 생성이래 시대와 함께 크게 변동하고 있지 않다는것이 여러가지 지구과학적 데이타로 밝혀지고있다. 그렇다면 지표에 있는 물의 총량이 어떤 물리적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실마리가 잡힌것같다. 즉 바다의 양은 전에 지구가 마그마오션으로 덮여있었다는것을 은밀히 기록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도표4나5를 보면 지구의 반경이 현재와 같아질때 지표온도가 조금 내려가 있다. 이것은 이때가 되면 충돌해 오는 소행성의 수가 줄어 지표에서 해방되어 열 에너지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성장시에는 태양으로 부터의 방사 에너지 이상의 열 에너지가 지표에서 해방 되고있으나 이때가 되면 태양으로 부터의 방사 에너지 쪽이 커진다.

이단계 이후의 원시수증기 대기의 진화는 현재 계산 중에있어 아직 정량적인 해답을 얻기 까지에 이르러 있지 않다. 먼 상공에 있는 비 구름이 언제 쯤 지표 가까이까지 내려 왔을까. 비가 일단 지표에 도달한 뒤는 거의 모든 수증기 대기가 비가 되어 지표에 떨어졌을 것이다. 이것이 바다의 탄생인것이다. 이 비에는 염소개스가 포함되어 있어 초기의 바다는 0.55규정 농도 정도의 염산용액이었다. 그러나 이 염산 용액은 지표를 구성하는 규산염 암석에서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의 양이온을 녹여내 이내 중화되어 버렸다.

금성에도 수증기 대기가 있었다

여기서 설명한 행성의 성장과정은 지구, 금성, 화성, 수성, 달 등에 모두 적용 된다.

아폴로 계획으로 얻어진 가장 중요한 과학적 성과의 하나는 마그마 오션의 존재가 밝혀진 것일 것이다. 달은 형성된 직후 두께 4백㎞ 정도의 마그마 오션에 덮여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들의 모델이 이것과 조화적인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을것이다. 더우기 이경우 달은 독립된 행성으로서가 아니라 지구의 위성으로서 그 둘레에서 미행성의 충돌에 의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달의 기원을 생각함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금성에는 전에 지구의 바다에 필적할만한 양의 물이 존재했음이 파이오니어 금성호의 탐사로 밝혀졌다. 계산해 보니 금성에도 지구와 거의 같은 양의 수증기 대기가 형성되었다. 현재의 금성에 바다가 존재하지 않는것은 태양에 가깝기 때문에 지표가 식지않고 비가 지표까지 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 결과 수증기대기는 차츰 자외선에 의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어, 수소는 우주공간으로 흩어져 날아가고 남은 산소는 지표의 산화에 쓰이고 만것일 것이다. 이것은 최근 소련의 금성13, 14호의 탐사로 확인되었다.

한편 화성에서는 비가 내려도 액체상태로 존재 할수 없다. 영구동토 또는 극관의 일부로서 지표에 고정되었다고 생각된다. 다만 지표온도가 0℃ 이상의 시기에는 물로서 존재하였을 것이다.

여기 소개한 가설은 지구형 행성의 진화의 모든 사건과 관계되어있다. 아직 연구가 초기단계에 불과하지만 너무 많은 현상에 관계되어 있으므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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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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