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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전국이 하나의 도시권으로 묶일 것이다.


남해대교
 

우리의 국토는 좁다. 고작 10만km²(남한)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마저 67% 가량이 산지이므로 활용할 수 있는 땅은 더욱 좁다. 여기에 사는 인구는 이미 4천만을 넘어 2000년대에는 5천만명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국토자원이 부실한 나라일수록 역사적으로 융성해왔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산지를 뺀 평지면적을 기준으로 하여 토지의 생산성을 비교해 보아도, km²당 국민총생산은 우리나라가 17.2억 달러인데 비해 일본은 84.5억달러, 네덜란드는 37.7억달러, 벨기에는 40억달러 등이다.

따라서 좁은 국토를 더욱 활용할 수 있는 여지는 많은 편이다. 미래의 자원으로서의 국토이용은 그런 면에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교통수단과 통신수단의 발달을 염두에 둔 국토활용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리의 국토는 해방 이후 서울과 부산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양극화되어 왔고 산지나 농촌지역의 개발은 그만큼 낙후되어 있는 형편이다.

앞으로 교통 및 통신의 발달은 전국토를 하나의 도시국가처럼 엮는, 농촌과 도시의 구분이 지금과는 다른 양상이 될 것이다.

'앨빈 토플러'교수는 문명의 물결을 크게 세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 세번째 단계는 대도시의 붕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즉 교통통신기술의 발달에 의해 대회사의 본사가 대도시에 있어야 할 필요성이 없어지며 입지선택의 융통성이 커진다. 따라서 도시와 농촌의 한계가 희박해질 수밖에 없고, 국토 역시 균형된 모습이 될 것이다. 대도시에 살며 러시 아워에 시달리지 않고 컴퓨터의 단말기가 설치된 집에 업무의 상당부분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1960년대에 영국이나 일본의 전위건축가들이 환상적인 미래의 도시모형을 제시한 적이 있다. 이들은 구상도 도시의 성장을 과장하여 도시를 초대형 건축적 환경으로, 즉 도시공간 전체를 옥내공간으로 구상하였었다. 그러나 이들의 환상은 정보기술의 발달에 의해 환상으로 그칠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최근의 정보관련 첨단기술의 발달은 눈부시기 때문이다.

교통의 발달 또한 전 국토의 효용도를 높이고 특히 미개발된 산간벽지나 산지 또는 도서지역의 접근도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다. 따라서 업무시설은 물론, 레저나 스포츠 전원 주택가 등이 전국을 덮는 1일생활권 안에 고루 배치될 수밖에 없다.

지금 서울과 부산간의 고속전철 건설이 논의되고 있으나 21세기에는 전국의 주요도시를 잇는 고속전철망이 완성될 것이다. 고속전철 중에서도 가장 발달된 것은 자기부상식(磁氣浮上式) 열차로 레일의 자력(磁力)에 의하 고속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열차에 의하면 서울과 부산은 1시간대로 단축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좁은 국토은 하나의 도시권 안에 들어간다. 일본은 일제 때 일본과 우리나라를 잇는 해저터널을 구상한 적이 있다.

미래의 국토자원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산지와 도서지역이다. 국토의 입체적 이용에 대한 수요증대와 토목기술의 발달은 산지를 개발하거나 해상도시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남해안의 다도해지역은 세계에서 드문 경관을 갖고 있다. 이들을 페리나 다리로 연결하면 대규모 관광도시군(群)이 될 것이며, 앞으로 태평양시대의 도래와 함께 국제적 중계지로서도 각광을 받을 수 있다.

미래의 국토자원이 아무리 우리에게 윤택한 생활을 보장한다 해도 환경보전의 지혜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가 결코 밝지만은 않을 것이다. 고속전철이 전국을 1일도시권으로 묶고, 다도해 해상도시가 펼쳐지고 전국의 산지가 레저스포츠 또는 산간 취락지로 개발된다 하여도 환경이나 생태계의 보존 없이 우리의 미래는 약속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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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건영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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