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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미래 예상케하는 한국의 항공산업

프로펠러기 몇대로 출발했던 우리나라 항공계가 지금은 미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최신형 항공기제작에 참여하는 항공산업국으로 발돋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은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으나 이미 대한항공과 삼성항공, 대우스콜스키등 재벌기업3사가 나름대로 축적한 기술과 투자를 통해 2천년대를 바라보며 가동중이어서 정부의 정책지원만 이뤄지면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고급노동력으로 항공산업부문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현재 미국 록히드사가 개발을 추진중인 서울~뉴욕간 13시간30분 운항코스를 2시간대로 단축하는 초음속항공기(SST·Super Sonic Transport)가 실현 되는 2천년대에는 유럽과 미주지역의 중간위치에 있는 우리나라가 항공교통의 중심지(Hub Airport)로 부각될 것으로까지 전망돼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미래는 무척 밝다는 것이 항공전문가들의 견해다.

우리나라 항공의 역사는 1922년 최초의 비행사였던 안창남이 12월10일 '금강호'라는 자신의 애기로 당시 경성(서울)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시작된다.

최초의 항공기정기운항은 1929년 일본인항공사가 '도쿄~후쿠오카'간노선의 지선으로 대구~경성~신의주노선에 화물기를 운항한 것.
광복후에는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항공인 대한민국항공사(KNA)가 설립돼 국내선및 한일노선에 운항됐으나 국내시장이 좁아 수요가 적은데다 대외경쟁력까지 약해 적자운영 끝에 1962년 국영 대한항공공사(KAL)로 흡수된다.

그러나 국영 대한한공공사도 정부의 투자중단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리다 파산직전 한진상사(현재의 한진그룹·대표 조중훈)가 인수하여 민간항공사 대한항공(Korean Air Line)으로 발족, 지난20년간 눈부시게 발전되어 왔다.

올해로 창립20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출발당시 8대 뿐이었던 항공기가 대형보잉747점보기20대를 포함한 59대로 늘었으며 국내선6개, 국제선(한일간)3개 뿐이었던 노선도 이제는 국내선 11개도시 15개노선, 국제선 16개국 25개도시의 45개노선으로 확장됐다. 여객수송량은 민항직전인 68년과 비교할때 28배로, 화물은 2백배로 증가했으며 총수입도 연간 37억원에서 1조6천6백31억원(88년 현재)으로 무려 4백50배가 늘었다.

이같은 수송실적으로 우리나라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로 부터 1백52개 회원국가중 여객은 9위, 화물은 7위로 평가 받았다.(87년현재)
항공운항에서 뿐만 아니라 항공기정비와 헬기및 초음속전투기정비, 항공기부품제작등 항공산업에도 진출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섰다.

항공산업의 메카 항공우주사업본부


보잉 747에 장착되는 JT9D 대형엔진수리


김해국제공항 여객청사에서 바라보면 활주로 건너편에 항공이 격납고 등 창고처럼 보이는 대형건물이 들어선것을 볼수 있다.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메카'라고 불리는 대한항공 정비본부및 항공우주사업본부다.

총25만평의 대지위에 건립된 이곳에서는 대한항공 보유 항공기 59대가 항시 정비를 받고 있으며 이밖에도 우리 공군 군용기와 태평양지역에 주둔하는 미공군 전투기및 헬기가 정비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의 민간여객기 정비를 맡고 있는 정비본부는 8백40명의 정비기술진이 1만4천3백여종의 정비용구로 5천5백만개의 부품과 총연장 2백50㎞의 전선이 내장된 보잉747 점보여객기등 각종 항공기를 완전 분해 수리하고 새비행기를 생산한듯 완전 조립하는 일을 맡고 있다.

항공기정비는 정비기술도에 따라 A B C D체크 등 4등급으로 분류하고 통상A, B체크는 운항정비(Line Maintenance), C, D체크는 공장정비(Shop Maintenance)라고 부른다. 이중 운항정비는 대한항공의 경우 김포공항에 있는 운항정비기지에서 맡는데 주로 비행전후와 비행시간1백~3백시간마다 점검하는 정비사항이 여기에 속한다.

공장정비를 맡는 김해정비 본부에서는 기체의 기골(機骨)및 원동기(항공기용제트엔진)대수리, 각종 부분품의 분해수리를 맡는다. 보잉747점보기의 경우 약10개월(비행시간 3천6백시간)마다 한번씩 이공장에서 약1주일동안 랜딩기어, 기내시트 엔진 정밀전자부품 등 모든 부분품을 완전해체 해 점검을 받게 된다.

이같은 중정비를 위해 이곳에는 대형점보기 2대를 동시에 주기(駐機)시킬수 있는 6천9백평규모의 대형 격납고(Two Bay Hanger)가 있다.
항공기정비에서는 정비를 받는 각 부분품을 각각 HT(Hard Time) OC(On Condition) CM(Condition Monitoring)등 세가지로 구별해 두고 있다. 설명을 하다면 HT는 각부분품마다 일정시간 사용하면 무조건 교환토록 하며 OC는 부품의 상태에 따라 교환을 해주고 CM은 정해진 시간마다 부품의 상태를 관할해 교환여부를 결정한다. 이때문에 항공기정비는 한대에 수십만개씩 내장된 부품을 각 부분품마다 분류된 정비방식으로 정비해야 하기 때문에 정비지시를 사람이 하기가 어렵다. 대한항공 김해 정비본부에는 이를 위해 대규모 정비통제 컴퓨터가 설치돼 항공기 59대의 세부부분품에 대한 정비지시를 내려주고 있으며 항공기부품의 85%에 해당하는 15만종 가량의 각종 부분품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컴퓨터방식 자동색출기도 설치돼 있다.

이곳 전자공장에서는 자동항법장치인 INS와 항공기레이더, '블랙박스'라고 불리는 DFDR(Digital Flight Data Record)및 FDR, CVR(Cockpit Voice Record)등 정밀전자부품을 완전 분해 수리하는 기술진과 정비용구가 갖춰져 있다. 또 항공기에 정착되는 운항컴퓨터의 고장을 수리하는 컴퓨터인 대당 3백만달러짜리 ATE(Automatic Test Equipment)도 기종별로 3대가 설치돼있다. 이 전자공장에서 수리할 수 있는 부품은 전기종부품의 85% 가량으로 연간 3만5개의 전자부품을 외국에 나가 수리해야 하는 불편없이 국내에서 수리, 절약하는 수리비만도 연간 약1천6백만달러에 해당한다.

보기(補機ㆍAccessaries)공장에는 항공기 운항시와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 부품의 동작상태를 관합하기 위해 수십단위의 기압과 유압을 공급하는 냉열공기(Hot and Cole Air)압축시설등 6백여통의 여압장치등 항공기의 고도운항을 유지시켜주는 전체 유압부품의 80%가량을 수리하고 있다.

또 현재 공항 한편에서는 엔진의 수리 및 시운전을 할수 있는 엔진정비공장을 건설중인데 9월에 완공되면 연간 2백80대의 항공기 엔진을 자체정비 할수 있다.

국제수준의 기술진 양성
 

우리 기술진이 제작, 82년 한국공군에 납품한 F5 전투기 「제공호」


현재 이곳에서 근무하는 항공정비사중 42명은 미국 연방항공국(FAA)에서 정비면허를 받은 기술진. 이같은 정비면허로 대한항공은 FAA와 일본운수성으로 부터 수리개조인정 정비공장으로 지정받고 현재 우리나라에 취항중인 미국화물항공사인 Fling Tiger, NWA 델타항공등의 항공기정비도 맡고 있다.

이같은 정비기술로 대한항공은 에어버스(Air bus)300기의 경우 82년부터 88년까지 정비운향률(Technical Dispatch Reliability)이 99.81을 기록. 83~86년까지 6년간 연속 세계1위를 차지해 Airbus사로부터 「Airbus No.1 Team」상패를 받았다. 엔진신뢰성부분에서는 DC·10및 A300항공기엔진(CF6-50C형)을 제작한 제너럴 일렉트릭사로부터 세계 최우수항공사(Outstanding Reliability Team)으로 선정(86~83년)됐다.

정비공자 옆에는 이와는 별도의 격납고5개와 항공기부품 제조공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민간항공기가 아닌 한국공군과 미공군의 헬기및 전투기가 중정비를 받고 보잉747-400기의 날개연장부분과 미국휴즈사에 수출하는 500E헬기의 동체제작이 진행중이다.

이곳이 현재 한국 항공산업의 산실로 불리는 항공우주사업본부로 정부로부터 방위산업체로 지정받아 일반인들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채 전투기 및 헬기개발 계획이 추진중이다.

이미 이곳에서는 82년 초음속전투기인 F5 제공호를 생산해 87년까지 한국공군에 공급했으며 78년부터 87년까지는 500MD헬기를 생산했다.
미국 노드롭사와 합작으로 지난 80년부터 진행된 F5제공호 생산은 국내 삼성항공이 엔진을 조립하고 대한항공이 동체를 생산해 공동 제작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대가 공군에 납품됐다.

미국 휴즈사의 5500MD헬기는 87년말까지 4백30여대를 군·민수용 및 수출용으로 제작했으며 84년 민수용인 500E 헬기동체 7백20대분 수송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부품국산화율 48%의 헬기를 제작중이다. 전세계에서 500E헬기를 제작중인곳은 현재 이곳뿐으로 휴즈사가 고객들의 주문에 따라 엔진및 전자장비를 장착해 이 헬기를 판매중이다.

현재 이공장에서는 이밖에도 500MD 헬기를 변형시킨 520MK 무장헬기(일명Black Tiger)1호기를 제작해 시운전 단계에 있으며 제공호에 이어 차기 F-X계획에 따라 F16과 F18등 초음속전투기제작계획도 추진중이다.

또 500MD에 이어 미국 시콜스키사의 UH60 중형헬기(일명 블랙호크) 공동생산계획도 세웠으며 2천년대에는 국산초음속전투기 및 중거리 민간항공기도 개발할 장기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미공군기 정비도 맡아

항공우주사업본부에서는 항공기제작 외에도 한미공군의 전투기 중정비를 맡아 태평양지역 항공방위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79년 미군당국으로부터 태평양지역정비창으로 지정받고 한국군 및 미군항공기에 대한 정비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평균 1백40~1백60대씩의 군용기를 정비해오고 있다.

군용기정비는 78년 C123수송기 및 UH-1헬기와 우리나라 육군이 사용하는 500MD헬기, F4전폭기 창정비부터 시작해 79년 F4전폭기개조, 82년 F15개조 및 성능개선작업을 시작해 세계최초로 다단계 성능개선작업을 마쳤다. 83년에는 미공군의 주력수송기인 C130허큘리스의 창정비및 개조작업과 F16전투기의 배선보강 작업, '탱크킬러'라고 불리는 A10기 (일명 Warthog)의 기골및 무장계통 배선작업을 해냈다.

이밖에도 대파된 UH60헬기를 완벽하게 복원하고 미육군의 RH21과 RV1 정찰기 도장, P3대잠함초계기 정비도 맡았으며 미드웨이 항공모함에까지 정비기술진이 파견돼 함재기정비를 하고 있다.

이중 미공군이 보유한 기종중 가장 우수한 전폭기인 F15기는 태평양사령부에 배치된 80대중 8대가 항상 김해 항공우주사업본부에서 정비를 받고 있으며 이밖에도 한국과 알래스카, 필리핀, 괌, 오키나와 주둔 미공군의 F16, F15, F4, F14 톰캣 C130등 각종 전투기 20여대가 항상 이곳에서 정비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군지정 정비기지는 태평양지역과 나토군지역(스페인)에 각각 한곳씩만 있는데 태평양지역 정비창은 일본의 요코다기지에 있었으나 76년이후 김해로 옮겨졌다.

지금까지 투자 1천4백억, 앞으로 1천억 더
 

정비중인 C-130 「허 큘리스」수송기.


대한항공은 이같은 정비시설과 항공기 제작시설을 위해 지금까지 시설비 6백80억원 장비비 7백30억원등 1천4백10억여원을 투자했으며 90년대 초반까지는 1천억원이상을 추가 투자키로 했다.

이곳에서는 항공기제작 및 전투기정비외에도 항공기부품 생산에도 진출 현재 미국의 보잉사와 맥도널 더글라스사 프랑스의 라테코어사에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보잉사와는 지난 86년에 최신개발 기종인 보잉747-400기의 주날개연장부분(Wing Tip Extension)과 날개의 조종면지지 부품으로 첨단소재가공기술을 요하는 유선형 날개덮개(Flap Track Fiaring)등 8천 1백만달러 상당을 96년까지 생산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하고 87년부터 생산중이다.

또 맥도널 더글라스사에는 MD80의 동체부분 날개지지부품(Wing to Fuselage Fillet)과 동체구조물을, 라테코아사에는 A330과 340기의 상부동체부품(8천3백만달러상당)을 2천1년까지 공급하며 미국 ROHR사에는 MD11기의 PW400엔진부품(1천5백만달러 상당)을 오는 94년까지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이외에도 미국정부가 추진중인SDI(우주개발연구계획)에 한국정부참여결정에 따라 소프트웨어 개발분야에 참여하고 있으며 SST개발계획에도 일부분 참여중이다.

한편 78년 국내최초의 민간연구소로 설립된 한국항공기술연구소(Korea Institute of Aeronautical Technology)는 85년 국내최초로 초경량항공기(1인승)인 창공1호와 2호 시제기를 생산하고 후속기로 2인승인 창공3호기를 개발중이다.

또 이연구소는 87년 4월 항공기용알루미늄제조업체인 삼선공업, 특수소재제조업체인 한국화이바 3사가 공동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조합을 창설, 5인승 다목적 소형경항공기 개발에 착수해 92년3월 첫시험비행을 게획중이다.
2백50마력짜리 피스톤엔진이 장착될 '창공91'이라는 이 세스나형 경항공기는 미국FAA로부터형식증명을 받은뒤 국내외 시장에 1백30대이상 판매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또 이연구소는 90년대 중반이후에는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중형헬기 및 수송기 훈련기 제작계획을 세우고 2천년대에는 고유모델의 전투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처럼 대한항공을 비롯한 삼성 대우등 대기업의 항공산업 참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항공산업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여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및 정책배려가 필요한 상태다.

일본만 해도 미쓰비시사, 카와자키사등 항공기부품 제작사들이 미국 보잉사가 제작하는 보잉747기 부품의 45%가량을 하청받아 제작하는 수준이다. 이밖에 태국과 싱가폴등 아시아지역 국가들도 이미 항공기제작기술을 습득해 항공기제작 일선에 나선 경우가 많다.

태국의 경우는 국가가 지원해 외국항공기 제작사들이 제작기술을 전수해 주었으며 싱가폴의 경우는 정부가 항공산업을 국책산업으로 삼고 매년 항공기전시회(Air Show)를 개최하는 등 열성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항공기산업분야에 대한 정부의 관심조차 없는 상태로 이제까지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투자해 이끌어온 실정.

대한항공 조중건사장은 "기업의 투자에는 한계가 있으며 또 제각각 자본을 투입할 경우 기업의 경쟁속성상 중복투자가 불가피하므로 정부가 항공산업을 주도하여 정책적으로 개발분야를 분담시켜 서로 협조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이와함께 장기적인 항공산업 발전계획을 세워 2천년대 세계 항공교통의 중심지로 부각될 우리나라가 항공산업에 있어서도 주역이 될수 있도록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1989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조성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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