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공간은 미래의 땅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연근해는 수심이 얕아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국토가 협소하고 평지가 비교적 적은 우리나라이지만 반드시 좁다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국토(22만km²)의 3배가 넘는 대륙붕(68만km²)과 총연장 1만7천2백km(육지부 8천9백km, 도서부 8천3백km)에 달하는 해안선이 있으며, 무한한 바다가 있는 것이다.
더구나 수심이 2백m를 안넘는 황해와 남해안 서해안 일대의 무수한 섬들이 개발여하에 따라 훌륭한 공간자원이 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미래의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바다지만, 선진국들은 이미 바다공간을 활용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부분적으로는 실현되고 있기도 하다.
바다라는 넓은 공간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해양은 인류의 식량 및 에너지자원의 공급원으로서 뿐만 아니라 교통 저장 주거 생산 레크리에이션 등의 공간으로서 그 이용 가치가 증대되고 있다. 교통의 장소로서는 고래로부터 해운이라는 형태로 이용되어 왔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대수심외해측(大水深外海側) 항만, 해상가교(海上袈橋)해저터널등의 건설기술이 급진보하여 교통시설의 건설장소로서도 이용되고 있다.
저장장소로서 이용되고 있는 예로는 중근동(中近東)에서 가동하고 있는 원유 해중저장탱크, 대규모 부유저장바지 등이 있다. 주거장소로서는 건설장소에 따라 해상 해중 해저도시로 구분되지만 그 어느 것이나 아직 구상, 개발 단계에 있다. 생산 장소로서는 수심이 얕은 바다를 매립하여 공장용지로 조성하는 방식외에도 외해측에 인공섬을 구축하여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 정유공장 등의 플랜트를 건설하는 방식이 고려되고 있다. 해중공원 마리너 해수욕장등은 해양공간을 레크리에이션의 장소로서 해저석유 해저광물자원 수산자원의 조달, 해양공간의 이용 및 해수담수화 등이 그 주요 개발대상이다.
1975년 오끼나와 해양박람회에 전시된 해양도시 '애쿼폴리스'(Aquapolis)는 용지난과 공해문제 등으로 해양구조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하여 플랜트를 해앙기지에 건설하려는 계획의 첫 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아주 최근에는(1985) 일본 통산성이 이같은 기술개발의 성과를 대단위 규모로 실증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마련하고자 신해양도시(Marine Community Polis)를 구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연안역에 인공섬을 구축하여 그 주위의 해상에 호텔, 문화센터, 해양기술관등의 시설을 건설하여 각각을 해중터널 등 또 부근의 해안과 인공섬 간에는 신교통시스템으로 연결, 대도시부터 근처 해안까지는 고속도로나 철도를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중에 있다.
인간의 거주지를 해상에 건설하려는 해양도시의 구상과는 달리 인간은 지상에서 살고 공장 발전소 정유소 등의 산업시설을 해상에 건설하려는 해상콤비나트 구상도 점차 실현화되고 있다. 공장의 과밀화와 공해방지 등을 해결하기 위해 임해지역에서 해상으로 이전시켜 수로 터널 파이프 전선 등을 이용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거대한 콤비나트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기술응용분야의 한 예로 해상쓰레기처리공장의 연구가 세계 각처에서 활발히 진행중에 있으며 이 공장에서는 쓰레기 처리와 동시에 발생한 에너지를 이용하여 발전과 해수담수화를 병행하는 인공섬을 구축, 해상항공이나 원자력 혹은 화력발전 플랜트를 건설하려는 계획 등이 구체화 되어 점차 실현되고 있다.
인공섬은 산업 거주 교통 등의 장소로서 이용하기 위해 해상에 인공적으로 축조되는 섬이다.
인공섬의 구조방식은 매립식 간척식 유각식(有脚式) 착저식 부유식 등이 있으나 주로 매립에 의한 방식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매립지의 조성은 육지의 산을 깎아 그 흙을 바다로 운반하여 매립지를 조성하는 방법, 해저의 모래를 준설하여 운반하는 방법, 도시나 산업의 폐기물을 육지에서 바다로 운반하는 방법 등이 있다.
매립지는 공항에도 이용된다. 현재 산업용 공항의 활주로는 3천m 이상을 필요로 하며 이용시간과 소음제한 등의 문제가 심각하여 해상에 건설하지 않으면 안되는 여건으로 되고 있다. 그 일례가 일본의 나가사끼(長崎)공항으로, 이는 해상의 섬(孤島)을 이용, 높은 부분(高台)을 깍아 그 토사를 주변의 투입하여 건설, 완공하였다. 최근에는 이 해상공황을 대규모화한 건설계획(關西新空港)이 수립된 바 있는데 수심 20m의 해상에 매립면적 1천2백ha, 4천m 활주로 3개를 중심으로 터미널 시설을 1990년까지 건설하여 일본에서 최초로 24시간 연속, 이용간능한 공항이 완공될 예정에 있다.
매립방식이 해안에 인접한 매립에서 점차 해안으로부터 떨어져 독립한 인공섬의 매립방식으로 변화해감에 따라 해안으로 부터의 거리에 따라 '연안인공섬'과 '외해측 인공섬'으로 구분하고 있다. 일본고베(神戶)항의 포트아일랜드(Port island)는 1981년에 완공된 매립식 해상도시로서 총면적 5백83ha, 매립토사량은 8천만m³, 착공에서 완공까지 16년이라는 장기간의 세월이 걸린 광대한 연안인공섬의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그밖에 해저석유 굴착용의 인공섬도 다수 건조되고 있다. 해저석유나 천연가스의 생산획득을 위해서는 탐사ㅡ시굴ㅡ본격적굴착(상업용)으로 연속되지만, 빙산이나 결빙, 악천후로 대표되는 북극해나 북해에 이같은 종류의 인공섬이 많이 건조되고 있다.
인공섬의 구조물은 철재가 주로 이용되지만 내구성을 고려하여 해수에 접하는 부분은 콘크리트제를 이용하는 이른바 하이브리드(Hybrid)의 방식의 인공섬도 건설되고 있다. 이같은 해저 석유굴착, 상업생산용의 인공섬도 북아메리카 캘리포니아외해 멕시코코만 유럽 북해역에서 다수 건설되고 있지만 그 중에는 수심 3백m의 지점에 설치된 것도 있다.
바다는 쾌적한 레르리에이션 장소로서도 개발되고 있다. 마리너란 세일링 보트(sailing boat), 모터보트(motor boat)의 기지(基地)기능(계류 보관 보수 정비)을 중심으로 집회장, 숙박시설을 구비한 복합시설을 일컬어 말하는데, 최근 레저시대를 반영하여 우리나라에서도 해양레크리에이션시설의 중심으로 되어 있다. 구미 각국에서는 이미 유람선이 자동차와 대등한 정도로 보급되고 대규모적이면서 다종다양한 마리너가 설치,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안보문제 등 여러가지 이유에 의해 해양레크리에이션의 다양화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보트의 보급률이 지극히 낮다는 점에서 마리너도 부산 수영만의 올림픽 요트장과 서울 뚝섬 종합유원지에서만 건설, 운영될 예정이다. 그밖에도 서핑, 바다낚시 수중스쿠버 등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인기가 있는 해양레저의 일종이다. 특히 낚시는 누구나 손쉽게 취미를 붙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해양레크리에이션으로의 개발 필요성이 크다 하겠다.
이에 반해 인공적으로 수산생물 등을 운집시켜 안전한 시설을 이용, 자연적인 분위기 속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유어시설(遊漁施設)의 낚시 장소가 여러 외국에서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 일례가 일본고베시에 건조된 바다낚시 공원의 중심시설이다. 해안에서 2백m 떨어진 해상에다 철골로 잔교(棧橋)를 설치, 그 부두에서 안전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시민들로 부터 적절한 서비스시설로 호평을 사 제2, 제3의 장소를 물색중에 있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는 애쿼링(aqualung:수중호흡기)을 갖춘 건장한 남성 다이버만이 즐겨왔던 해중경관을 앞으로는 남녀노소 부녀자까지도 평상복 차림으로 경관을 즐길 수 있게끔 고안된 시설, 이른바 해중 전망탑이 세계 여기저기에서 등장하고 있다. 해중전망탑은 재래의 수족관의 수조에서 볼 수 없는 해양생물의 자연 그대로의 실태,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는 잇점을 갖고 있어 교육시설로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한편 해중전망탑이 해중에 수직한 형체라는 점에 비해 수평으로 산책용의 튜브를 연결시켜, 보도의 양면과 천정에 설치된 창으로부터 해저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이른바 물속산책로(海中步道)가 착상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서산 해안국립공원, 한려해상국립공원 , 다도해 일원 해중공원, 제주도 중문종합관광단지 등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이 많으나 아직까지 이같은 해양레저 시설들이 건설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민의 해양레크리에이션 장소로서의 활용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바다의 공간 자원은 무궁무진한 이용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해양개발은 이제 바다를 매립하여 국토를 넓히는 차원에 머물고 있다. 반월 창원 여천 등 임해공원 단지가 들어서고, 김포 서산 해남지역에서 대단위 간척사업이 실시 중에 있는 것이다.
바다를 개발해 국토를 넓히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