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8위의 수산물 생산국 다시 잡히는 정어리, 줄어드는 꽁치와 참조기
우리나라는 3면이 생산성이 높은 비옥한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안선이 길고 섬이 많으며 서해와 남해에는 수심 2백m 이내의 넓은 대륙붕이 발달되어 있어 천혜의 연안어장을 형성하고 있고, 동해는 난류인 쿠로시오 해류와 한류인 오야시오 해류가 교차하는 곳이어서 많은 어류들이 모여들고 있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많은 종류의 식량을 바다로부터 공급받아 오고 있다. 우리의 식탁을 살펴보면 김 미역 멸치 조기 명태 오징어 조개 등 하루 한끼라도 수산물이 오르지 않을 때가 없을 만큼 바다는 우리의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수산물 소비량의 추세를 살펴보면 아직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못하나 경제발전에 따른 식생활의 변화로 수산물 이용이 점점 늘어가고 있음이 사실이다. 1984년 말 현재 우리의 1인당 하루평균 영양공급량 2천6백Kcal중 수산물은 약 87Kcal로 전체의 3.3%에 불과하다. 그러나 동물성단백질 섭취량에 있어서는 수산물이 전체의 약 60%에 이르고 있어 우리의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하루 단백질섭취량은 1963년 53g이던 것이 1984년에는 80g으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동물성단백질은 9g에서 25g으로 무려 2.8배나 증가하였다. 이 가운데서 수산물(어패류)이 차지하는 비율은 1975년에 약 68%(10g)였고 1984년에는 약 55%(14g)였다. 비율상으로는 약간 감소한듯 하나 실제 수산물 섭취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의 식량(곡물, 사료 등 포함) 자급도는 50% 미만으로 쌀 보리 등 곡물과 채소 과일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농산물 수요량의 5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반면 농경지는 점점 줄어들 것이므로 2000년대 우리의 식량자급도는 30%대로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 수산물은 1백30%의 자급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국내의 수요와 수출에 중요한 몫을 감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산물 생산고가 1984년말 현재 약 2백91만t으로 세계 제 8~9위의 수산선진국에 속한다. 현재의 수산물단백질 섭취율(55~60%)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인구가 5천만이 되는 서기 2000년에는 우리의 수산물생산량이 4백30~4백70만t으로 늘어나야 한다. 과거 20년간의 수산물 생산고는 연평균 약 9%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여 0.5% 미만의 식량생산증가율을 크게 앞지르고 있으므로 수산물 생산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산물 생산의 내용을 살펴보면 연근해 어업과 원양어업 등 '잡는 어업'이 약 75%로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약식어업이 23%, 내수면어업(內水面 혹은 淡水)이 2% 미만으로 되어 있다. 이는 앞으로 연안바다의 목장화, 유전공학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양식 기술과 신품종개발 등 '기르는 어업'을 강화하면 수산물 생산량을 현재 수준보다 훨씬 더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 준다.
우리나라 근해에서 주로 잡히는 어류들은 동해의 명태 오징어 꽁치, 남해의 정어리 고등어 전갱이 멸치 말쥐치 그리고 서해의 참조기 갈치 꽃게 대하(큰새우) 등이다.
이중 말쥐치 멸치 정어리가 연간 생산량 15~20만t대로서 가장 많이 잡히고 있으며, 갈치 명태 고등어 등도 10만t 이상이 어획되는 다어획종(多漁獲種)에 속한다.
특히 정어리 고등어 갈치가 최근 급격한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꽁치 참조기 뱅어 등은 반대로 현저한 감소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 소라 굴 패류 등의 연체동물류도 증가추세에 있고 도미 새우 등은 감소되고 있는 반면 명태 말쥐치 멸치 기타 갑각류 등은 비교적 안정된 상태에 있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정어리가 갑자기 최다획어종으로 부상되기 시작한 점이다. 정어리는 한때 우리나라 근해에서만 1백40만t이 잡혀 단일종으로 세계 최다생산을 기록한 적이 있다. 그후 근 40년간 자취를 감추었다가 70년대말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여 80년 4만t, 82년 8만t 84년 18만t으로 엄청난 속도로 증가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당분간은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쥐포'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말쥐치도 70년대 초부터 잡히기 시작하여 80년에 23만t까지 어획되었고 현재에도 18만t 이상으로 멸치를 능가하는 최다어획종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어류 외에 굴 피조개 등 패류와 미역 김등 해조류는 주로 양식에 의하여 생산되고 있다. 1984년도 생산량은 총 68만t으로 해조류가 38만t(57%) 패류가 28만t(42%) 그리고 해삼 우렁쉥이 꽃게 등 기타 수산동물 1.2만t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양식생산고는 10년전 약16(만)t에 비해 4배 이상이 증가된 양이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수산물의 이용현황을 보면 총어획량 중 약 1백50여만t(56%)이 식용으로 쓰이고 약 50만t이 사료 등 비식용 그리고 27%인 70여만t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이 연간 약 1천2백t 이상을 소비하고 있는데 비하면 훨씬 수산물의 이용도가 낮은 실정이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수산물의 질적 영양학적 가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식량으로서의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가공기술을 개발하여 수산식품을 다양화하고 고급화해야 하며 '싸구려생선'에서 '고급영양식품'으로서 수산물이 널리 보급 되도록 국가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수산식품은 이제 건강·장수식품으로 재인식되기 시작하여 세계적으로 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국토가 좁고 육상자원이 매우 빈약한 반면 어느 세계 나라보다도 좋은 해양환경을 구비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수산물을 식량화하는 등 국가경제발전의 도구로 우리의 풍부한 수산자원을 최대한으로 재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