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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데이터에서 사회문제 해결 실마리 찾아요”

WISET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빅데이터의 시대가 열렸다. 전 세계인이 매일같이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은 무수히 많은 데이터로 쌓인다. 이렇게 모인 데이터는 기준에 따라 분류되고 활용되며 비로소 빛을 발한다. 데이터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학문, 데이터과학이 중요한 이유다.


차미영 KAIST 전산학부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 및 계산과학 연구단 CI)는 수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으로 사회과학 문제를 푸는 데이터과학자다. 그는 미국 페이스북,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에서 일했다.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뉴스 랭킹, 일정 관리 등의 서비스도 전부 데이터과학을 기반으로 이뤄집니다. 더 나아가 전기를 절약하는 에너지 시스템이나 빈곤예측을 통한 식량문제 해소처럼 사회적인 문제에도 데이터과학을 적용할 수 있어요.”

 

링크 20억 개, 메시지 17억 개 분석하다


가짜뉴스 판별, 빈곤 예측, 이상거래 탐지 등 사회적 문제에 데이터과학을 접목한 차 교수의 논문은 그간 1만 7000회 이상 피인용됐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그중 2010년 ‘미국 인공지능 학회’에 발표한 논문은 게재와 동시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소개됐고, 지금까지 4400번 이상 피인용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시작했던 연구였어요. 5000만 트위터 사용자 정보와 20억 개의 소셜 팔로워 링크, 17억 개의 트윗 메시지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팔로워 숫자가 영향력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죠.”
AI 방법론을 사회 문제에 접목하는 차 교수의 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을 기획해 각국에 퍼져있는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데 앞장섰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각국에 속도차를 가지고 확산되면서 허위 정보도 함께 전파된다는 사실에서 출발했습니다. 중국과 한국에서 이미 팩트체크가 완료된 정보를 20개 언어의 인포그래픽으로 번역해 세계 151개국 5만여 명에게 전달했죠.”


이 캠페인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인프라가 취약한 나라가 인포데믹(잘못된 정보나 악성루머가 미디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현상)으로 인한 피해도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빠른 팩트체크는 허위 정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이미 허위정보를 믿기 시작한 경우는 팩트체크가 더 이상 효과가 없었다.

 

사회적 위기 때 절실한 과학자의 역할


오랜 기간 가짜뉴스를 연구한 차 교수에게 ‘루머를 앞선 팩트’ 캠페인은 의미있는 프로젝트였다. 소셜미디어(SNS)로 전 세계 대중과 소통하고,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과학자의 역할을 되새길 수 있었다. 차 교수는 “허위 정보의 전파는 방역지침이나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했다”며 “과학자의 소통이 절실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가지 않은 영역을 탐험하기 위해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한다. 차 교수는 “몇 해 전부터 인공지능으로 고해상도 주간 위성영상을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며 “도시의 녹지량을 계산해 녹지 면적이 넓을수록 시민의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경제학자, 지리학자와 함께 최빈국들의 세밀한 경제성장 지도를 만들거나, 기후학자와 협업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파악하는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참여하고 있다.


차 교수는 “다양한 전문가와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이 무척 즐겁고 신난다”고 말했다. 도전에 망설이는 이들에게 메시지도 남겼다.


“우리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을 고민할 때가 있어요. 셰릴 샌드버그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책 ‘린인’에 보면 ‘앞으로 결혼하고 아기도 낳을 텐데 지금 내가 승진해서 바빠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20대 여성의 얘기가 나와요. 그 여성은 아직 결혼 상대도 만나기 전이었죠. 미리 포기하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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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 에디터

    이영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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