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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의 컴퓨터 혁명

현대의학의 새 장을 연다

컴퓨터와 전자공학의 발달은 의학계를 새로이 변모시키고 있다. 인체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고 단면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가 하면 고에너지 충격파로 신장결석을 분쇄한다. 국내에서도 개발된 최첨단의 NMR-CT를 비롯하여, 유능한 간호원 보다 더 자상하게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컴퓨터 환자감시장치 등 의료기술의 최신 성과를 알아본다.

첨단과학과 의학의 결합

1백년 넘게 의사의 상징물은 청진기였다. 오늘날에도 청진기는 변함없는 의사의 도구이지만 이제 감마선을 이용한 핵청진기가 등장하고 있다.

19세기 까지만 해도 의학은 과학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의학이 과학의 중요한 한 분야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 거의 없을 것이다.

의학이 급속히 발전하는데 밑바탕이 된것은 의용공학(醫用工學, Medical Engineering)과 생명공학의 눈부신 발전이다. 특히 현대 과학의 총아인 전자공학 전산공학 및 응용물리학이 의료기술의 발전에 직접 연결됨으로써 의학은 이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첨단과학기술은 의사의 진단 보조기기로서 뿐 아니라 치료용으로도 그 이용가치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뇌졸증 암 심장병의 검진에 화상기술(畵像技術)이 두르러진 활약을 한다면 암을 치료하는데는 방사선과 레이저 그리고 자기(磁氣)가 필수적인 무기를 제공한다.

재료공학의 발달로 여러가지 신소재들이 발견되었다. 인체의 각종 신호를 감지하는 감지기(sensor)와 검출기(detector)는 신소재를 잘 활용한 것으로서 작으면서도 보다 정확하고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종래의 화상진단장치의 대명사였던 X선 진단장치는 컴퓨터와 응용물리학의 발전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70년대에 들어와 초음파 진단기, X선 CT(컴퓨터 단층촬영:Computerized Tomography)에 이어 핵공명 CT까지 개발되어 생산에 돌입하고 있다.

광학분야에서도 광섬유의 출현은 성능이 우수하고 편리한 내시경의 개발을 가능하게 했으며, 레이저 기술을 응용한 레이저 수술칼 등도 개발되어 미세수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현상은 첨단과학기술 특히 극소전자공학과 컴퓨터가 의학적으로 활발히 이용된다는 것이다. 기술의 고도화와 업무의 효율화 그리고 에너지의 절약은 얻어진 수확이다.

기술고도화의 업무 효율화의 대표적 예로는 X선 CT나 초음파 진단장치 등의 화상진단기기, 심전계 등의 생체 신호 해석기 그리고 인공자기나 각종 장애자 보조장치를 들 수 있다. 에너지 절약의 예로는 혈액의 자동분석을 비롯한 여러가지 임상병리 검사의 자동화 기기 그리고 환자의 감시나 데이타 관리를 위한 병원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의료기의 종류는 무수히 많으나 그 중에서도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분야는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이다. 단층촬영이란 물체를 파괴하지 않고 단면을 영상화시켜 내부구조나 상태를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인체의 건강진단에 직접 응용 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그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현재 사용하거나 연구중에 있는 방법으로는 이용되는 원리에 따라서 X선 CT, 단광자 방출형 CT(Single Photon Emission CT), 양전자 촬영기(Ultra-sound scanner), 핵자기공명 CT(Nuclear Magnetic Resonance:NMR-CT)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 그 고유의 특성과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초음파 진단 장치
 

(그림 1) 초음파 스캐너의 기본 구성


초음파 진단장치는 X선이나 감마선 진단장치와는 달리 촬영시 인체에 전혀 해가 없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진단이 가능하며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현재 내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에서 거의 필수적인 진단장치로 되었다. 애초에 영상장비는 군사장비로 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여 어군탐지기 등 수산업에도 응용되었다. 초음파 영상이 의료진단에 응용되기 시작한 지는 20년이 넘지만 현재와 같이 TV화면에서 짧은 시간 안에 영상을 관찰 할 수 있는 진단장치는 최근 수년간의 전자 공학의 급속한 발전에 의한 것이다. (그림1)은 초음파 진단장치의 기본적인 구성을 나타낸다. 초음파는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없는 20KHz 이상의 주파수를 갖는 음파로서 의료 진단장치에는 보통 1MHz 이상의 초음파가 사용된다. 초음파 변환기로 인체에 초음파를 주사하게 되면 서로 특성이 다른 조직들의 경계면에서 반사가 일어나게 된다. 이렇게 반사된 신호를 다시 초음파 변환기에 의해 수신하여 증폭한후 변환기의 위치를 주사(走査)하면서 TV화면에 표시하게 된다. 이때 시각적으로 표시하는 화상(畵像)을 진단의 목적에 따라 A-모드, B-모드, 그리고 M(또는 TM)모드로 나타낼 수 있다. (그림2)는 송신된 초음파 펄스의 반사와 투과 및 이에 따른 반사파의 표시를 나타낸다. 또한 (그림3)은 화상표시와 각 모드의 관계를 나타낸다.
 

(그림 2-a) 초음파 펄스의 반사와 투과


A-모드는 반사 초음파의 최대 진폭에 해당하는 전압을 브라운관에 시간과 진폭의 관계 또는 거리와 진폭의 관계로 표시하는 방법으로 주로 심장학 안과 뇌과 등에서 사용되며 특히 조직의 반사특성을 조사할 때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B-모드는 A-모드에서의 전압의 크기를 그위치의 점의 밝기로 대응시키는 방법인데 심장이나 호흡기등 운동하는 부분을 진단하는 경우에 사용한다. 또한 M-모드는 B-모드와 같이 반사파를 점의 밝기로 나타낸 뒤, 이것을 시간과의 관계로 표시하는 것으로서 심장의 판막이 움직이는 상태와 운동하는 범위 등의 변화를 관찰하기에 편리하다.
 

(그림 2-b) 반사파의 표시(A모드)
 

(그림 3) A, B, M(TM) 모드의 관계
 

전산화 단층 촬영장치
 

(그림 4) X선 CT의 시스템 구성


앞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CT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현재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연구 연구개발되고 있는 가장 앞선 종류인 핵공명-CT(NMR-CT)를 연상할 수 있으나 여기서는 NMR-CT에 대한 이해를 돕고 또한 서로 비교할 수 있는 X선 CT에 대하여 먼저 알아 보기로 하자. X선 CT는 국내 각 종합병원에 많이 설치되어 운용되고 있다.

CT에 대한 연구는 70년 초부터 시작 되었으며 X선을 이용한 3차원 영상 시스템은 1972년 '하운스필드'가 처음으로 그개념을 도입한 이후 급격한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그림4)는 X-선 CT의 대표적인 시스템 구성을 나타낸다. 이 장치의 원리를 보면 환자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X선원과 검출장치를 배치한 뒤 환자 몸둘레를 한 바퀴돌면서 계속 X선을 쏘이고, 투과한 X선량을 검출장치로 측정한 후 컴퓨터를 이용해서 그 흡수량 데이터를 사용하여 단층화면으로 원래의 화상을 재구성 한다. 따라서 신체 내부기관의 입체상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림4)에서 보듯이 데이타 수집부와 화상 재구성을 위한 컴퓨터 그리고 전체 시스템을 제어하는 등 많은 정보처리 기능을 가진 시스템이 극소 전자공학 기술 덕분에 실용적 장치로 개발되었다.

1972년에 최초로 '하운스필드'가 연구 개발한 시스템을 제1세대 시스템 이라고 한다. 1세대 시스템은 연필형 빔(pencil beam)을 사용하였고 주사시간(scan time)은 4~5분 정도였다. 그후 주사시간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기울여졌고 2세대 및 3세대 시스템에서는 연필형 빔대신에 부채꼴 빔(fan beam)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때 검출기의 갯수는 10~3백개 정도 까지로 늘어났으며 주사시간은 최대 3초 정도까지 줄어들었다. 4세대에서는 6백~8백 개의 고정된 검출기를 전 원주사이에 배치하여 주사시간을 1~5초 정도로 줄였다.

X선 CT는 1세대 이후 약 5년간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검출기의 개수가 늘어나 가격이 매우 비싸졌고 인체에 대한 X선 피폭효과도 큰 문제였다.

5세대에서는 분해능을 높이면서도 효율적으로 광자를 쓰고 피폭 효과를 줄이기 위해 원주의 크기를 줄이며 광증폭 튜브(PMT)를 광다이오드로 교체하고 전자 부품의 값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기울여졌다.

X선 CT에서 더 개선 되어야할 부분은 무엇보다도 비싼 가격과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라고 하겠으나 현재로서는 가장 보편화된 시스템이다.

 

핵자기 공명 전산화 단층촬영장치(NMR-CT)
 

(그림 5) NMR-CT의 모식도


X선 CT의 다음세대는 NMR-CT이다. NMR-CT의 기본적인 원리인 핵자기 공명현상(Nuclear Magnetic Resonance)은 1945년 물리학자인 '블로흐'와 '퍼셀'에 의해 발견되어 물리, 화학 분야에서 물질 분석에 이용되어 오던 중 70년대 초에 나온 CT의 연구결과와 결합하여 75년 미국의 '로터버'박사에 의해 NMR-CT의 기본 개념이 처음 제안되었다. 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시스템의 제작은 70년대 후반에 시작되어 80년대 초에 와서는 선진국의 많은 대학 연구소와 산업체 등에서 열을 쏟고 있다.

70년대 초에 개발되어 현재까지 의학계에 획기적인 공헌을 한 X선 CT와 비교하여 볼 때 NMR-CT가 연구와 개발이 진행중인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전세계 의학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NMR-CT는 특히 인체의 단층촬영에서 종래의 X선 CT나 방출형 컴퓨터 단층촬영 처럼 인체에 해로운 강한 방사선이나 감마선을 쏘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흔히 NMR로 약칭되는 이 장치는 핵자기, 고주파, 컴퓨터의 힘을 결합하여 인체 내부조직의 입체적인 상을 얻으면서 분자와 세포의 변화까지 알아 볼 수 있는 장치이다. 다시 말해서 정상조직과 비정상조직을 생리학적 측면에서 더욱 민감하게 관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NMR-CT의 기본적인 원리인 핵자기공명(NMR)은 무엇일까. 모든 물질을 쪼개 나가면 원자가 되고 다시 쪼개면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으로 나뉘어진다. 원자의 중심부에 있는 원자핵은 핵 스핀(spin)과 자기모멘트(magnetic moment)를 가지고 있어 한 개의 작은 자석과 같다. 수소(¹H), 질소(¹⁴N), 나트륨(²³Na), 인(³¹p) 등은 바로 이런 특성을 나타낸다. 이들의 원자핵은 자기장을 걸어주면 원자핵은 일정한 방향으로 나란히 선다. 자장의 강도에 따라 이것들은 각각 다른 고유 주파수를 갖는데 이 주파수를 '라모르' 주파수 라고 한다.

이 원자핵에 주파수가 같은 고주파를 가하면 원자핵은 에너지를 흡수하면서 공명(resonance) 현상을 일으킨다. 이것을 핵자기공명(NMR)이라 한다. 이때 고주파를 끊어버리면 원자핵은 저마다 특징있는 신호를 발사하면서 원래의 에너지 상태로 돌아간다. 핵자기공명 단층촬영장치(NMR-CT)는 이 특징있는 신호를 잡아 컴퓨터로 분석, 그 세포의 성질을 알아낸 후 수학적 알고리즘(Algorithm)을 활용하여 컴퓨터의 영상화면에 3차원으로 재구성 하는 것이다. 이렇게 원자핵들의 공간적 분포를 얻기 위해서는 자기경도코일(Gradient)을 사용하여 라모르 주파수를 물체 전역에 분산시켜서 물체의 각 부분에서 나오는 주파수가 다르도록 한다. 이때의 신호를 검출하여 푸리에 변환을 취하면 원자핵들의 분포를 알수 있다.

인체의 생리학적 변화도 볼 수 있어

NMR-CT의 전체적인 구성은 (그림4)의 X선 발생과 검출부분 대신 (그림5)의 강한 자계 발생부분과 고주파 자계 발생 코일부분 및 자계를 X, Y, Z의 3차원 축에서 임의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자기경도 코일 부분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X선 CT가 해부학적으로 영상을 얻는데 그치는 반면에 NMR-CT는 인체의 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화학적 변화까지 살필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인체의 75%는 물로 되어 있다. 그런데 물속에 들어있는 수소 원자핵은 핵자기공명에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므로 수분의 존재여부를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또한 병든 세포의 나트륨 함량은 정상세포의 약 30배나 되므로 함량을 조사하면 질병이 있는 부위를 쉽게 찾을 수 있다. NMR-CT로는 인체의 어느 부위라도 진단이 가능하며 기계적으로 회전하는 부분이 없으므로 신체를 움직이지 않아도 원하는 부위의 입체상을 얻을 수 있다. 현재 NMR-CT는 상온(常溫) 자석 NMR-CT에 대한 연구단계를 넘어서 초전도(超傳道) 자석을 이용하여 영상의 질을 높이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수행되고 있다.

생체신호 감시 및 해석기기

생체에서 얻어지는 복잡한 신호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항상 감시 하거나 이 신호를 자동적으로 해석하여 의료진단의 효율화를 도모하려는 것이 이 장치의 목적이다. 일반적으로 생체신호에는 뇌파, 근전도, 심전도 등이 있으며 환자의 상태를 감시하는 경우의 신호로는 심전도 이외에 혈압, 호흡, 체온이 있다.

생체신호 자동해석기기의 대표적인 예로는 심전도 자동해석기가 있다. 심전도는 판독하기가 어려워 경험이 많은 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때로는 전문가에게 의뢰하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컴퓨터 기술을 도입하여 인간의 지식이나 경험의 일부를 대행시키려는 것이다. 뇌파나 근전도에 대해서는 그 발생 메카니즘이 아직 명확하지 않거나 신호의 행태에 정형(定形)이 없기 때문에 진단을 위한 자동 해석은 그다지 행해지고 있지 않다.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회복중인 환자나 위독한 환자에 대한 컴퓨터 감시장치(computer monitoring system)는 십여년 이상 집중적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이 기간 동안 병원의 중환자실(Intensive Care Unit;ICU)은 급격히 증가 되었다. ICU가 가장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데이타가 요청된다.

비록 환자는 단지 몇일에 한번씩 심실세동(心室細動)으로 고통을 받을 지라도 이러한 증상이 간과될 수는 없다. 컴퓨터는 이러한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을 지치거나 싫증을 내지 않고 잘 해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를 이용하면 환자의 상태변화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미 수집된 데이타를 다시 볼 수 있다. 이것은 의료진이 다양한 문제점들을 갖는 다수의 환자들의 상태를 추적하고자 할 때 특히 중요하다.

위독한 환자들을 감시하는 컴퓨터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① 생체신호 추출용 및 심전도용 전극과 같은 감지기 또는 검출기
② 생체신호의 처리 및 증폭을 위한 전자회로 모듈
③ 신호의 입출력 인터페이스, 데이타의 처리 및 저장용 전자회로(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갖는 컴퓨터 시스템
④ 신호의 파형이나 기록도표 등을 나타내는 TV모니터와 문자판

중환자실이나 흉부외과 수술실에서는 심전도 동맥혈압 호흡파형을 나타내는 개인용 및 중앙 감시장치가 필요하다. 여기서 얻어진 데이타는 다른 데이타와 함께 컴퓨터 감시장치에 저장된다.

이와같이 환자의 생리상태 측정값과 기록보존을 컴퓨터에 의해 자동화 함으로써 시간을 소비하는 업무로 부터 간호원을 해방시켜 그들로 하여금 직접적인 환자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한다. 나아가 임상적인 결정을 하는데 컴퓨터를 이용한다. 생체신호 감시 및 해석 분야에서 기초가 되는 기술은 생체계측기술, 정보처리기술 및 표시기술 등인데 경제성과 실용성이라는 면에서 마이크로 컴퓨터가 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임상병리가 검사기기 및 장애자 보조장치

병원에서 하는 각종 검사는 크게 나누어 생화학검사 세균검사 세포검사로 나눌수 있는데 검사수가 많기 때문에 일찍부터 자동화가 요망되어 왔다.

먼저 패턴 인식기술과 극소 전자공학 기술의 성과에 힘입어 각종 혈액검사장치의 자동화가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백혈구를 몇 종류로 분류하여 각 백분비율을 세는 것이었으나 지금은 백혈구 이외에 적혈구의 형태 염색성 분류 등을 고속으로 자동화 할 수 있게 되었다. 장애자 보조장치에 대한 극소 전자공학의 응용을 크게 나누면 하나는 감각대행기 혹은 감각보조기에의 적용이고 또 하나는 운동기능 보조장치에의 적용이다. 감각의 대행 내지 보조는 보통 시각적인 장애는 청각으로 보완하고, 청각적인 장애는 시각으로 보완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시각 정보 처리나 음성인식 기술이 극소 전자공학의 응용에 의하여 콤팩트하게 적용화 될 것이 기대되고 있다.

한 예로 최근 미국에서 개발되어 시험하고 있는 청각 장애자용 회화보조장치를 들 수 있다. 기능의 저하를 보완하는 감각 보조기로서는 난청자용의 초소형 보청기가 개발되고 있으며 맹인용 보조기도 개발되고 있다. 이 장치는 초음파 기술과 광전 기술에 의하여 장해물을 검출하고 마이크로 컴퓨터를 사용하여 정보처리를 한 후 청각 및 촉각을 통하여 외부정보를 맹인에게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운동기능 보조장치로서는 동력 의수, 의족 및 특수한 입력신호로 제어 할 수 있는 동력 휠체어 등이 개발되어 있다. 특히 의수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며, 최근에는 잔존 근육에서 근전신호(筋電信號)를 추출하고 이것을 해석하여 의수의 운동을 제어 하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장애자들이 잃어버린 능력을 보다 자연스럽게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 극소 전자공학이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급속히 인구가 고령화 되어 가는 사회에서 고령자 복지를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스런 기술의 진전이라 하겠다.

활기띠는 국내의 연구개발

우리나라에도 첨단과학을 이용한 의료기기의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NMR-CT는 한국과학기술원의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조장희 박사에 의해 1979년 이론적인 기초 연구가 시작된 이래 81년 1K Gauss의 수냉식 자석이 도입되어 82년 여름에 인체의 두부 영상을 얻었다.

그 이후 계속적인 연구 개발로 수냉식 자석으로는 최고의 화질을 실현 하였다.

1984년 상반기에 제1호기가 병원에 설치되어 현재 가동중에 있으며 1985년7월 NMR-CT에 사용되는 자석으로는 가장 강력한 20K Gauss의 초전도 자석을 도입·설치함으로써 NMR-CT에 획기적인 도약대를 마련하였다. 이 성과는 관련연구 및 국내 의학 물리 화학 분야의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연세대 의용공학과에서는 1982년 1차넬 EKG 모니터를 개발하기 시작한 이래로 1983년 4차넬 EKG, 혈압 체온, 호흡 모니터를 개발완료하여 국내외에 보급하였으며 1985년 부터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이용한 4차넬 모니터와 중앙 환자감시장치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초음파 분야에서는 1984년 한국과학원의 박송배 박사에 의해 초음파 진단기 (B스캐너)가 개발되어 국내에 보급되고 있다. X선 진단장치 분야에서는 서울대학교 병원 의공학과에서 DSA(디지탈 혈관조영술)와 핵청진기를 개발한데 이어 현재 DR(디지탈 흉부 촬영장치)을 개발 중에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극소 전자공학과 컴퓨터는 거의 모든 의학연구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의학적인 데이타를 수집하고 저장하며 재생하는데 이들의 기여는 놀랍다. 이것이 의사의 판단을 크게 돕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의학에 대한 첨단과학의 응용은 단지 정확한 진단과 검사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맹인, 농아 등 지체부자유자들을 위한 보철, 보조기구의 급속한 발달은 이들의 사기를 드높이고 원만한 사회생활과 취업활동을 보장해 줄 것이다. 컴퓨터와 극소 전자공학은 의학 속에서 비로소 그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같다.

198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김원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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