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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미술관에 간 과학] The Kiss, 1908 | 붉은 뺨과 펄떡이는 정열

     

    붉게 상기된 뺨 위로 내려앉은 입술. 구스타프 클림트가 ‘키스(The Kiss)’를 통해 사랑에 빠진 연인을 그린 방식이다. 이 그림에서 느껴지는 사랑스러움과 생명력이 그림 속 여성의 드레스에서 팔과 무릎 부분을 장식하는 붉은 원반 무늬에서 온다는 연구 결과가 2024년 11월 8일 ‘대한의학회지’에 발표됐다. doi: 10.3346/jkms.2025.40.e19 고려대 의대와 성균관대 예대 등 공동연구팀은 ‘키스’ 원본과 붉은 무늬를 뺀 수정본 두 버전을 들고 2022년 울산국제아트페어(UIAF)를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원본 그림을 보며 ‘생명력’ ‘친밀함’ 등을 느낀 한편 수정본 그림을 통해선 ‘죽음’ ‘우울함’ 등을 느꼈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클림트가 붉은 원반 무늬에 대한 영감을 다름 아닌 적혈구에서 얻었다고 주장한다. 클림트가 ‘키스’를 그린 1900년대 초는 본격적으로 인체의 세포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던 시기였다. ‘키스’가 발표되기 이전에도 이미 적혈구가 가운데가 오목한 붉은 원반 모양이란 건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클림트는 마이어스 그로브스 컨버세이션스-렉시콘(Meyers Großes Konversations-Lexikon)이라는 백과사전을 갖고 있었는데, 그 백과사전에 수록된 적혈구 이미지를 보고 ‘키스’ 속 붉은 원반 무늬의 영감을 얻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메이어스 그로브스 컨버세이션스-렉시콘은 1902년 처음 출판됐다. 역시 사랑은 피부에 뜬 홍조로, 혈액을 힘차게 뿜어내는 심장박동으로, 피로 아는 걸까.  

     

    클림트는 적혈구에서 영감을 얻었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등 공동연구팀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속 드레스 무늬가 적혈구에서 영감을 받은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클림트가 갖고 있던 백과사전 ‘마이어스 그로브스 컨버세이션스-렉시콘’에 붉은 원반 모양의 적혈구 이미지가 들어있었다는 게 근거다. 클림트가 살던 오스트리아 빈은 당대의 지성이 모여 살던 곳이었고, 이들끼리 분야를 넘나든 교류가 활발했다. 클림트가 빈 대 해부학과 교수였던 에밀 주커캔들과 아는 사이였다는 것도 또 다른 근거다. 왼쪽은 메이어스 그로브스 컨버세이션스-렉시콘 속 적혈구 이미지들. 

     

     

    대한의학회지

    백혈병 환자의 골수 속 혈구들

     

    대한의학회지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의 혈구들

     

    대한의학회지

    삼일열 말라리아 환자의 혈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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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6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 기타

      그림 Gustav Klimt
    • 디자인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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