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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오뚜기 같은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서울공대카페 48 건설환경공학부

송준호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를 취재하기 위해 자료를 찾던 중 그의 이력에 눈이 갔다. 송 교수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8년 6개월 정도를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교수로 지냈다. 일리노이대는 도시환경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학교다. 그 좋은 자리를 마다하고 그가 서울대에 부임한 것은 한국 학생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박사 과정과 박사후연구원까지 총 13년의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일리노이대에서 한국 학생들이 정말 똑똑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기초 지식이 탄탄한 데다 열정적이고 동료의식이 커 연구에 필요한 자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에서 꼭 학생들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한국 행을 결정했습니다.”

복원력이 강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들
그가 한국에 와서 시작한 연구는 박사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구조 신뢰성 연구 중에서도 ‘도시 복원력(Resilience)’이었다. 도시 복원력이란 재난재해가 일어났을 때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가 발생한 뒤 원상태로 빨리 복구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포함한다. 과거의 복원력 연구는 개별 구조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예컨대 재난재해가 왔을 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건물을 설계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재해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복원력 연구의 적용 범위가 도로망과 도시 커뮤니티까지 확대됐다.

일 년 전 발생했던 서해대교 화재 사건은 복원력 연구를 잘 적용한 사례다. 당시 낙뢰로 인한 불길로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교량의 상판이 추락할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 복구하는 데 보통 한 달 정도가 걸리지만 서해대교는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왔던 덕분에 당초 계획보다 13일이나 일정을 앞당길 수 있었다.

교량과 같은 도시 인프라 시설물들은 필연적으로 노화되고, 이는 재난으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송 교수는 “교량은 50년 정도가 지나면 고령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며 “미국과 일본은 이미 그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은 1950~1960년대에 집중적으로 지어진 교량들의 고령화문제가 2010년대에 제기됐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시 인프라가 구축됐으니 앞으로 20~30년 안에 심각한 노후화 문제를 맞게 될 거예요. 인프라 시설물은 도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송준호 교수가 센터장을 맡고 있는 도시 재난재해복원력 융합연구센터(이하 재난연구센터)는 여러 방면에서 도시 복원력을 연구한다. 건축물의 복원을 포함해 재난이 발생한 뒤 시민들의 심리를 정상 궤도로 복원시키는 데 필요한 연구, 재난 이전에 최대한 빨리 대피할 수 있도록 지역별 맞춤형 기사를 만드는 로봇 저널리즘 연구까지, 광범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송 교수는 “(센터에는) 컴퓨터 공학, 건설공학, 심리학, 언론정보학, 경제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며 “재난을 극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진 진정한 의미의 융합연구”라고 말했다.
 

2017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최지원 기자
  • 사진

    남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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