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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선박해양연구소(HYUDAI MARITIME RESEARCH INSTITUTE)

해양선진국과 경쟁

2백억원을 투자하여 84년에 출범 경제성 있는 신형선 개발로 조선수주 늘려 첨단화 서둘러 국제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

세계 각국 조선업계의 경쟁은 치열하다. 선박의 형태와 기능도 복잡 다양해지고 있다. 기술을 개발하지 않고는 값이 싸게 선박을 건조한다해도 경쟁에서 이길수가 없다. 더우기 최근에는 해양운반의 개념이 해상해중과 해면상의 공간을 이용한 생산 저장과 폐기물의 처리로 까지 진전되고 있다.
 

현대선박해양연구소 전경


신형선박모델개발의 산실

울산시전하동 동해바다의 푸른 파도가 밀려오고 있는 해변에 우뚝 선 현대선박해양연구소가 이런 분야를 맡아 새 기술과 모델을 재발하는 산실이다.

1만여평 부지에 4천3백여평의 5층 높이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는 각종 수조에서 모형배로 해류의 저항과 추진력등을 실험분석, 최신형의 선박모델과 해양개발에 필요한 석유시추선등 각종 해양구조물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많은 외화를 들여 유럽 미국 일본에서 선형설계를 비롯한 기술을 도입해 왔읍니다. 지금은 우리가 개발한 설계로 선박을 만들고 새 기술도 개발하여 외화를 절약하고 있읍니다. 그래서 국제 선박시장에서 조선기술의 신뢰도를 높여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고 이 연구소의 과제입니다"

유병건 이사(조선공학박사)는 현대선박 해양연구소가 설립된 목적과 여기서 일하는 연구원들의 임무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연구소에는 박사9명(외국인 2명 포함) 석사 43명(외국인 1명 포함)등 1백 19명이 네덜란드 조선공학계에서 오랜동안 일하다 이곳 소장으로 와 있는 랩박사(A.J.W.LAP)를 비롯 해양연구실의 유명건박사, 구조진동실의 홍두표박사, 선형개발실의 김재신 책임연구원, 의장연구실의 이강복 책임연구원, 수조운용실의 이준호 책임연구원을 주축으로 일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국내 대학에서 해양및 조선공학을 전공한 뒤 미국의 버클리대학(3명), 미시건대학(2명), 스티븐스 대학(1명), 캐나다의 앨버타대학(1명)에서 각각 학위를 받은 박사들을 중심으로 거의가 해양 및 조선공학을 전공한 엘리트들이다.

현대선박해양연구소는 2백 4억원을 들여 건물과 기재시설을 갖춰 84년 10월 6일 문을 열었다.

중요 시설로는 첫째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선형을 개발하기위해 해수의 저항과 선체의 추진상태, 프로펠러의 성능등을 시험하는 길이 2백 10m, 폭 14m, 깊이 6m의 심수예인수조(深水曳引水槽·Deep Water Towing Tank)가 있다.

또 프로펠러의 회전으로 생기는 공동(空洞)현상을 시험하고 프로펠러에 의한 진동 소음을 재는 공동수조(空洞水槽·Cavitation Tunnel) 3개와 선박의 소형모델을 만들어 대비시험하는 길이 5.5m 깊이 1.3m의 회류수조(回流水槽·Circulating Water Channel)도 갖춰져 있다.

이 밖에 의장시험계측기, 구조·진동시험 계측기와 모형공작실, 길이1백m 폭16m의 3층 연층 연구동이 있다.

"실험구조물과 시험기재 시설에 44억원이 들었읍니다. 세계적 수준으로 갖췄지만 앞으로 실험시설과 연구원을 더 늘릴 계획입니다"

대형 크레인이 우뚝 서있는 거대한 규모의 현대중공업 조선소 바로 옆에 있으면서 이또한 여느 연구소와 다르게 규모가 큰 현대선박해양연구소의 시설을 안내하여준 박창준과장의 설명이다.

연료절약 선형개발로 15척 수주

세계 각국의 조선업계는 지금 무역전쟁만큼이나 열띠게 선박의 초자동화를 초미의 급선무로 서둘고 있다.

일본의 경우 3만 5천 t급의 컨테이너선(20t 컨테이너 1천 4백개 적재)을 자동화시켜 종전에 30명이 이상이 타던 선원을 16명으로 줄여 미국 태평양 연안까지 10일간에 운항하는 실험을 이미 착수했다.

선박운항경비 중 비중이 큰 인건비를 줄여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선박기기를 자동제어와 자동감시 시스템으로 갖춰 원격조정으로 운항과 하역작업을 능률적으로 할수있게 했고 선체도 최신형으로 개선하고 건조비도 줄였다.

그러므로 길이 2백m 폭 30m이고 높이는 9층 빌딩과 같은 거대한 선박 안에서 선원들은 무선전화로 연락을 하면서 일을한다.

노르웨이는 이보다 더 앞서 10인 운항체제의 실험선을 운항할 계획을 지난 2월 발표했다. 그리고 영국과 서독도 이런 추세를 뒤쫓고 있다.

현대 선박해양연구소도 해양선진국과 경쟁하기위해 85년에 35억원을 들여 모형선박 45척을 만들어 시험했고 올해는 40억원을 들여 모형선 50척을 만들어 시험할 계획이다.

모형선이란 실제로 건조하여 운항할 선박의 30~40분의1로 축소하여 꼭 같게 만든 것이다.

일본에서 실험운항 중인 3만 5천 t급 신형 컨테이너선을 모형으로 만든다면 선체 길이가 5m쯤 된다.

이런 모형선과 프로펠러 시험을 통해 85년에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기존의 광석·석탄전용선에 비해 연료가 16%나 절감되는 새 선형을 개발하여 현재까지 15척을 수주했고 프로펠러 설계프로그램도 개발해 대형 선박용 프로펠러를 국산화한 것이다.

선박뿐만 아니라 해상구조물 개발계획도 세워 올해부터는 해저석유생산 시스템 개발등 86건의 자체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

"늦게 출발했지만 선진국과 어깨를 겨루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읍니다. 그러나 무인화 자동화된 첨단 기계화수준이 아직 낮은 편이어서 선발해양국과 경쟁하기에 무척 힘이 듭니다"

유병건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들은 아쉬움을 이렇게 털어 놓았다.

외국의 경우 프로펠러 모형을 만드는데도 자동화된 기계를 컴퓨터로 작동하게 조작해 놓으면 사람이 없어도 정확하게 만들어낸 뒤 기계가 정지된다는 것이다. 프로펠러 모형 제작만이 아니다. 선체 모형을 만드는 과정을 비롯 모든 기기가 첨단화되어 최소한의 일만 사람이 직접 다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조선해양개발 연구기관이 이런 단계에 이르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더 규모가 큰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것이라는 풀이다.

그러나 이 연구소의 연구진은 산학이 합리적이고 긴밀하게 연결되어가면 여러 조선업체와 공동활용하는 단계에 이르게되고 투자도 크게 늘어 기술이 더욱 향상되어 선진국의 수준에 이르게 될 날이 멀지 않다고 자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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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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