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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기원과 진화

우주탄생에서 인간에 이르는 긴 과정

진화론은 고대문명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어져왔다. 주장과 반박이 되풀이 되는 동안에 진화론 그 자체도 여러가지로 달라져 왔다.인간이 우주에 도전하는 현재의 시점에서 마무리 된 진화이론에 따른 생명의 기원과 인간의 뿌리를 간추려본다.

생명의 뿌리

이 세상의 최초의 생명은 대체 무엇이며 그것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고대중국, 인도, 바빌로니아, 이집트등 세계 각지의 오래된 시대의 기록이나 설화에는 생명이 이슬이나 진흙, 먼지, 땀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라는 자연발생설을 풀이해놓은 부분을 찾아 볼 수 있다.

그 뒤 중세에는 연금술사가 플라스코속에서 생명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19세기 중엽에는 프랑스 과학자 '파스투르'가 '미생물은 어미나 종(種)이 없으면 생겨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생물은 결코 자연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했다. 마침 그 무렵 영국의 '다윈'은 '종의 기원'을 발표했다. 이어 20세기 중엽에 가까와지면서 새로운 발생설이 등장했다. '생명은 무기물에서 출현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런 과학자들의 주장을 기초로 생명은 태고에 유기물이 나타나고 그뒤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차츰 진화되어 온것이라는것이 진화론의 줄거리다.

그러나 인류의 긴 역사에 비춰볼때 생명의 뿌리찾기가 시작된지는 불과 얼마되지 않는다.그래서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다.
생명의 뿌리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진화의 과정은 어떤것인가. 생명이 거쳐온 길고 긴 드라마의 내력을 살펴보자.

태초에 '빅뱅'이 있었다.

생명의 드라마는 지금부터 2백억년이 넘는 아찔해지도록 먼 옛날 '빅뱅'이라는 우주가 탄생되는 순간의 대폭발에서 시작되었다. 이때 우주의 삼라만상이 시작되었다. '빅뱅'으로부터 현재까지는 2백억년이 넘는 방대한 시간이 경과했으며 이시간 속에 모든 역사가 수렴된다.

인간의 역사는 생명의 역사가 있고 비로소 성립되며 생명의 역사는 그것을 만들어내는 물질의 역사가 있고서야 시작된다. 그리고 물질의 역사는 그것을 구성하는 개개의 원자의 역사가 없고서는 있을 수 없다. 이 2백억년에 걸친 역사를 1년에 압축한 것을 생명의 캘린더라 한다.

생명의 캘린더에서는 여러가지를 알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 인간의 역사가 얼마나 짧은지를 느낄수 있다. 사람이라는 생물이 이지상에 나타나고부터 경과된 시간은 우주의 역사를 1년으로 가정한다면 불과 5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이 농경이나 목축을 시작하고 이윽고 고대문명을 꽃피우기 시작한것은 11초전의 일이다.

빅뱅으로부터 15억년이 지나 은하가 형성되고 또 26억년이 지나 별이 탄생했다. 별은 일생의 한 시기에 갑자기 밝게빛나며 그 뒤 대폭발을 일으킨다. 이것이 초신성이라는 것이다.

이 폭발때 별의 내부에는 극히 높은 온도와 압력이 생겨 각종의 원소가 생긴다. 인간의 몸을 만들고있는 원소는 거의가 몇 10억년도 더 된 옛날 이 반짝이는 별에서 만들어져 별의 폭발과 함께 광대한 우주공간에 날아 흩어졌던 것이다. 이때 일부 원소는 서로 얽혀 복잡한 유기화합물이 되어있었다. 오늘날도 우주공간에는 70종 정도의 유기화합물이 존재하고있다. 그 중에는 시아노펜타아세틸렌 처럼 탄소의 원자가 11개나 포함 되어있는 복잡한 분자도 있다.

흩어져있던 별 부스러기는 그뒤 다시모여 새로운 별의 가족을 이루게된다. 그것이 태양을 중심으로 한 9개의 행성과 달등의 위성, 그리고 소행성과 혜성으로 이루어지는 별의 집단 '태양계'인 것이다. 즉 태양계의 기초가된 원소는 초신성이 폭발을 몇번이나 거듭하는 동안에 준비된것이다. 이 태양계 중의 하나의 행성, 즉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된다.

이렇게 생명의 드라마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주의 탄생에 이르고 거기서 시작하지 않으면 얘기가 풀리지 않는 장대한 역사가 있다.

그러나 "그런 먼 옛날의 일을 어떻게 알수 있는가"하는 의문이 생기게된다. 이 의문을 풀어주는것이 우주공간에서 날아온 운석이다.

운석은 그 성분에 따라 철운석, 석철운석, 석질운석의 세종류로 나누어진다. 그중 석질운석은 지구에 떨어진 운석의 90%이상을 차지하며 태양계가 만들어질 당시의 상태를 우리들에게 설명해주는 재료가된다. 이 석질운석 속에는 유기질이 풍부한 탄소질 콘드라이트가 포함되어 있으며 그 유기물에 대한 연구로 운석에는 생명에 중요한 유기화합물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런 우주공간이나 운석 등에 포함되어 있는 유기물은 지구역사의 초기에 파괴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것을 구성하고 있던 원자는 그뒤 다시 결합되어 인간의 몸을 만들어내게 된다.
 

■생명의 캘린더


생명탄생의 토양이 된 원시 지구

지구가 생긴것은 45억년 정도 전이다. 이 긴 역사 속에서 지구의 활동이 가장 격렬했던 것은 초기의 수억년 동안이었다. 이때 큰 변화를 거치면서 생명이 탄생할 무대를 준비했다.

지구가 처음 생겼을 무렵 지구는 수소와 헬리움을 주성분으로 하는 원시대기에 쌓여 있었다. 그리고 지구의 내부도 비교적 고른상태였다. 그러나 현재의 지구를 싸고 있는 대기는 질소와 산소를 주성분으로한 것이며 지구의 내부도 지각->;맨틀->;핵의 순으로 표면에서 중심으로 향해 비중이 작은 것에서 큰것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런 지구의 대기나 내부구조는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먼저 원시대기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은 지구가 탄생한지 얼마 뒤 태양에서 불어온 미립자의 집합인 태양풍에 불려 날려가 버렸다고 풀이되고 있다. 또 지구는 자신의 중력과 방사성 원소에 의한 열등 때문에 내부에서 녹은 금속등의 무거운것이 중심부분에 모여 핵을 이루었다. 그리고 가벼운것은 표면에 떠올라 지각이 되었다.

이런 과정은 지구가 생긴지 수천만년 동안에 일어났다. 그리고 핵이나 지각에서 기체가 되기쉬운것은 지구 내부에서 밖으로 분출되었다. 이것이 그때까지 지구를 싸고있던 원시대기와 대체되었다.

초기대기하고도 하는 이 대기의 성분은 물, 이산화탄소(탄산가스), 염화수소, 질소 등이었다. 이런것이 존재한다는것 만으로는 생명이 탄생되지 않는다. 에너지가 있어야 된다.

그 에너지는 무엇이었을까. 지금까지 논의되어온 것은 천둥의 에너지 또는 우주에서 오는 강력한 방사선, 태양의 자외선 등이다. 이런 에너지가 활동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생물체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단백질의 재료, 즉 아미노산이나 핵산을 만드는 염기라는 화합물과 당이라는 화합물등을 만들어낸 것이다. 생명탄생에 필요한 화합물은 이렇게 해서 생겼다.

만약 지금 원시지구의 상황을 재현할수 있다면 어떨까. 생명 탄생의 수수께끼를 알수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생명 자체는 좀처럼 만들수 없겠으나 생명의 원천인 아미노산 정도는 만들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 착안하여 실행한 사람이 있다. '밀러'라는 미국 시카고대학 학생으로 그는 1953년 메탄가스, 암모니아, 물, 수소의 혼합기체에 방전하여 몇종류의 아미노산을 만들수 있다는 것을 발표했다.

밀러가 보고한 아미노산 속에는 그리신, 아라닌, 아스파라긴산 등 생명에 가장 중요한 20종류의 아미노산중의 몇가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을 만들어 내는 방법은 원시 지구에서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천둥이 칠때 일어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었다. 그 구체적 방법은 옆 그림과 같다.

이렇게해서 트랩속의 용액을 분석한 결과 그리신, 아라닌, 아스파라긴산 등 각종 아미노산이 검출되었다.

이 실험이후 생명의 원천을 만드는 방법의 연구가 여러가지로 진전되었다.
 

원시지구의 상황을 재현한 밀러의 실험과정이다.


드디어 생명이 나타나다.

생명이 태어난 장소는 바다였다. 대기중에서 만들어진 유기화합물은 비에 실려 바다로 운반되어 그 곳에서 반응하면서 드디어 생명이 탄생되었다.

바다 속에서 유기물은 점토에 달라붙어 있거나 또는 바다가 말랐을때 복잡한 분자가 된다. 그 속에는 집합이나 촉매활동을 하는 것들이 있었다. 이런것이 원시적인 세포가 되어갔다. 이런 원시세포가 증대하며 분열을 되풀이하는 사이에 유기물을 끌어들이고 에너지를 얻어 성장해갈수있는 원시적인 생물로 나타났다. 이런 과정에서 원시지구상의 유기물이 부족해져 갔다. 식량위기를 맞은 것이다. 그러나 원시생물은 그때까지 식량이 아니었던 분자를 식량이 되도록 진화하여 이 위기를 차례로 뚫고 나갔다.위기와 위기해결의 반복은 무기물에서 유기물을 만들어내게하는 생물을 만들어냈다. 이렇게해서 원시생물계는 안정되어가면서 한층 진화가 진행되었다.

생명이 탄생된 선 캄브리아 시대

생명이 이 지구상에 등장한것은 45억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속의 어느 때 였을까.

이전에는 생명은 현생대에 들어와 돌연 나타났다고 생각되어 왔다. 현생대는 지금부터 5억7천만년전부터의 시대를 말하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의 셋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 그시대의 특징있는 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현생대보다 앞선 선캄브리아 시대에도 생명이 활동했다는 증거가 나타났다. 그것은 현미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미생물의 화석(미화석)이나 생명활동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되는 어떤 종의 유기화합물(화학화석) 등이다.

또 탄소원소에 미치는 생명에 의한 광합성활동 특유의 성질을 이용하여 생명활동의 흔적을 찾는방법도 오늘날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광합성에 의해 만들어지는 유기물은 생물에 의하지 않고 만들어지는 유기물에 비해 '탄소13'이라는 원소의 양이 줄어있다. 이것을 이용하여 역으로 탄소13의 양을 조사하는것으로 선캄브리아시대의 유기물이 생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 어떤가를 알수 있다. 이렇게 하여 지금은 생명의 연령이 거의 분명해졌다. 아프리카나 북아메리카에서 발견된 27억년 전의 선캄브리아시대 암석에는 확실히 생명활동의 기록이 남아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발견된 35억년 전의 석회암에도 생명이 존재했던 증거가 있다. 그리고 38억년되었다는 현재 알려진 가장 오래된 퇴적암인 그린랜드의 암석에서도 미화석이나 화학화석이 발견되었다. 최근의 과학의 힘과 과학자의 노력으로 생명의 연령은 거의 35억살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생명은 처음 온실에서 자랐다

생명은 하우스재배의 채소처럼 그 탄생이래 따뜻한 온실속에서 자랐다. 만약 이 온실이 없었으면 생명은 현재처럼 지구표면을 온통 차지할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태어날수 조차 없었을지 모른다.

이 온실을 만든것이 대기속의 탄산가스(이산화탄소)이다. 탄산가스에는 마치 온실의 유리같이 일광은 통하게 하지만 따뜻한 열은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성질이 있다. 때문에 대기중에 탄산가스가 많으면 많을수록 두꺼운 유리가 있는 따뜻한 온실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생명이 나게 하고 양육한 태고의 지구에는 대체 어느정도의 탄산가스가 대기중에 있은 것일까. 아마 지금의 수백배는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탄산가스가 많았어도 괜찮았던 것일까.

그러나 많은 탄산가스가 지구를 따뜻하게 하여 주지 않았다면 지구는 얼어붙은 죽음의 행성이 되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태고의 태양은 지금의 태양처럼 빛나면서 열을 뿜지도 않았고 지금보다 30%정도나 어두웠기 때문이다.

현재의 70% 정도밖에 태양의 혜택을 받을 수가 없었던 지구를 따뜻하게 하고 생명이 탄생하여 살아갈수 있는 바다를 얼어붙지 않게, 마치 담요처럼 지구를 감싸고 있은것이 대량으로 존재한 탄산가스였다. 그뒤 태양이 점점 밝아져간데 보조를 맞추는 것처럼 탄산가스가 줄고 지표의 온도도 과거 수십억년동안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빙하시대가 있었긴 했으나 그때도 지구상의 평균기온은 그렇게 심하게 낮았던것은 아니었다.

최초의 생물은 어떤것이었나

생물을 분류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그 생물의 세포에 '핵'이 있는가 없는가이다. 인간은 물론 동물이나 식물, 해조나 효모, 버섯등 고등생물에는 반드시 세포핵이 있다. 단순생물의 대표같은 아메바도 예외는 아니다. 세포핵이 있는 이런 생물을 진핵세포생물이라 한다.

한편 대장균이나 유산균, 콜레라균 등의 균류(박테리아)나 남조류 등에는 거의가 핵이 없다. 이 핵이 없는 생물은 원핵세포생물이라 한다.

진핵세포에는 이 세포핵 외에도 엽록체나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기관의 구조체가 많이있다. 그러나 원핵세포에는 그런 세포기관이 없고 진핵세포에 비해 구조가 훨씬 단순하다.

그런데 실은 이 원핵세포생물이 태고의 바다에서 탄생한 최초의 생명이다. 15억년 이상된 암석에서 찾아낼 수 있는 화석은 모두가 이원핵세포생물의 화석이다.

인간과 같은 진핵세포생물은 균류등 원핵세포생물에서 진화된것이다. 이 중대한 진화의 과정을 설명하는것이 공생설이다. 이설에 따르면 진핵세포생물은 원핵세포생물이 여럿이 엉켜 공생을 하던 끝에 차츰 합쳐져서 된 것이다. 이 공생관계를 통한 원핵생물의 합체는 약 15억년전에 일어났다. 그리고 생명탄생으로부터 20억년 이상이 지나는 사이에 박테리아나 남조 뿐이었던 생물의 세계가 차츰 다세포생물로, 나아가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가는 생물진화를 거쳐 약 5백만년 전의 사람의 조상탄생으로 이어져 갔다.

송사리도 언젠가는 잉어가 되는가

이 세상에 최초에 등장한 박테리아 등 원핵세포생물이 그뒤 진화하여 현재의 사람이 되었다는 진화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것이 돌연변이다. 유전자에 일어나는 돌연변이에 의해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성질을 가지게 될때 보다 많은 자손을 남기고 끝내는 원래의 생물과는 다른 종류의 생물이 된다는 이론이다.

생물의 진화는 생물의 유전을 장악하고 있는 DNA분자의 변화에 의해 이루어진다. DNA는 스스로와 꼭 같은 유전물질을 계속해 만들어내지만 때로는 복제착오를 일으킨다. 이런 복제착오가 박테리아에서 사람에 이르는 진화를 가능케 한 것이다.

이 생물진화에 관해 최근 수년동안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것은 생물형태의 진화가 어느때 갑자기 일어난것이라는 단속평형설과 조금씩 일어난 것이라는점이설이다.

그러나 이런 이론만으로 박테리아에서 사람에 이르기까지의 큰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기엔 아직 의문점이 너무 많다 분명히 말해 진화의 구조는 거의 밝혀진 것이 없다는 것이 현상이다. 그것이 분명해지기 까지는 송사리는 그대로 송사리일 뿐이라고 생각해야겠다.

분자에 새겨진 진화의 흔적

35억년에 걸친 생명의 역사적 기록이 인간의 몸속에도 가득 쓰여져 있어 현대의 생명과학이 지금 착착 해명해 나가고있다. 그 역사는 사람의 몸을 만들고 있는 하나하나의 분자에 기록되어 있다. 분자중에서도 '생체고분자'라는 길다란 끈같은 분자에 특히 상세히 쓰여있다. 그러므로 그 분자를 잘 살펴보면 35억년의 진화의 흔적을 선명하게 읽어낼수가 있다.

생물의 종은 다종다양하다. 생명과학은 이 모든 생물이 한생물에서 갈라져 나온 방법과 시기를 밝혀내고 있다. 그 방법의 하나가 생체고분자의 생물종에 따른 차이를 비교해 보는 것이다.

예를들면 치토크롬C라는 단백질이 있다. 이 생체고분자는 원핵생물이나 진핵생물 모두의 모든생물에 존재한다. 이 분자가 생물마다 어느정도 다른가를 비교하여 생물끼리의 연관이 밝혀지고 있다.

치토크롬C이외에도 많은 생체고분자에 여러가지 방법을 써서 지금까지 모르고 있던 여러가지를 알아냈다. 그 중에는 최근까지 인간의 직접 조상이었다고 생각되던 라마피테쿠스라는 화석원인은 오랑우탕의 조상이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현대의 생명과학은 생물의 뿌리를 차츰 밝혀나가고 있다.

번성하는 것이 있으면 멸해가는 것도…

생명의 역사는 전체로서 보면 생물의 신생과 멸절의 되풀이로 이루어졌다. 포유류의 번성을 가져온 신생대의 개막도 중생대 말기의 여러생물의 멸절로 비게된 공간을 포유류나 조류가 메워나가는 형식으로 비로소 가능했던 것이다. 멸절된 생물의 대표는 공룡일 것이다. 공룡은 중생대 말기(약6천2백만년전)에 돌연이라 할 정도로 짧은 기간에 일제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공룡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많은 생물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현재도 인간의 활동때문에 멸절위기에 있는 생물이 있다.

생물은 서로 도와가며 살아간다. 바로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고 인간이 다른 생물을 멸하게 하면 하늘을 향해 침을 뱉는 것과 같은 것으로 언젠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은것이 아닐까. 진화의 드라마를 더듬어나가면 이런것도 알게된다.

사람은 이렇게 진화되었다

6천2백만년전 경에 공룡이나 그밖의 생물이 멸절된 뒤 포유류 시대가 시작되었다. 당시의 지구에는 과실이 달리는 식물, 이른바 피자식물의 삼림이 발달하여 있었기 때문에 포유류는 이 영양이 풍부한 식량을 노리고 삼림속에서 지냈다. 그 때문에 가지에서 가지로 뛰어 이동할때 물체를 입체적으로 볼 필요가 생겨 인류의 조상의 두눈이 얼굴전면에 나란히 자리잡기 시작했다. 또 나무가지에 매달리면서 삼림속을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동체를 수직으로 갖고 머리를 등뼈위에 얹는 몸가짐이 되었다. 마침 그무렵 지구상의 기후가 조금 서늘해지고 건조해져 갔다. 삼림뿐이었던 지구표면도 초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2천만년정도 전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삼림속의 나무 위 생활에서 초원의 지상생활로 사람의 조상이 그 생활방식을 바꾸었다. 그리고 지금의 침팬지와 공통의 조상에서 갈라져 사람이 되는 길을 착실히 걷기 시작했다. 이때가 지금부터 5백만년전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사람의 조상은 몇번이나 가지가 갈라졌다. 그리고 현재까지 계속해 살아온 것은 사람만이다.

그러면 사람의 직접조상은 5백만년전에 침팬지에서 가지가름이 된 이래 어떤과정을 거쳐 현재의 우리와 같이 된 것일까. 직접조상이라 해도 침팬지에서 바로 갈라졌을때는 지금의 사람과는 모습이 크게 달랐다. 성인의 체중도 평균 30kg이하이고 뇌의 크기는 현대인의 3분의1에 불과했다.

사람의 조상은 먼저 집단을 이루고 수렵하는 것을 익혔다. 생활속에서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기위한 기술(언어)을 익혀갔다. 4백만년전 무렵에 이르자 두다리만으로 든든하게 대지를 걸어 다닐수 있게 되었다. 1976년 동부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북부에서 발견된 화석은 3백70만년 전에 두다리로 걸었던 남녀의 발자취였다. 그리고 3백만년전 쯤에는 돌을 도구로 쓰는 원인(猿人)이 나타났다. 이어 50~1백만년 전에는 자바원인(原人), 북경원인이라는 '호모 에렉투스'(직립원인)이 나타나 불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즈음 아우스토라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에서 갈라진 두계통의 원인(猿人)이 멸절되었다.

불을 사용하게 된 원인(原人)은 언어도 숙달되게 사용하게 되어갔다. 그것은 지금부터 약 20만년전의 네안델타르인 시대부터였다. 네안델타르인은 현재의 인간과 거의 같은 호모 사피엔스에 속해 여러가지 도구를 사용했다. 뇌용량도 현대인과 거의 같아졌다. 그들의 화석은 유럽, 중근동, 아시아 등지 여러곳에서 발견되었다. 이윽고 5만년전 쯤이 되자 '크로마뇽인'이 등장한다. 그들은 정교한 석기와 아름다운 조각, 회화등을 남기고 있어 문화를 쌓아올리기 시작했음을 알수있다.
 

사람이 진화되는 과정.


사람은 지금도 진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부터 20만년 정도 전이되어 인간의 조상은 생물학적으로 현대인과 같아졌다. 그러나 인간의 조상은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혜는 아직 갖지 못했다. 오히려 자연의 이치에 휩쓸려 생활했다. 그러므로 자연의 균형이 어그러지는 사태가 생겼을때 사람은 식량을 구하러 방황하다가 아사되어가기도 했다.

이런 자연의 섭리 테두리에서 한발 내딛은 것이 지금부터 1만년정도 전의 일이다. 최후의 빙하기가 끝난이래 사람은 토지를 갈고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그리고 가축도 기르기 시작했다. 사람은 자연의 법칙에 완전히 지배되어 있는 위치를 떠나 자연의 법칙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위치에 선것이다. 그 결과 많은 생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 때까지 지구상에는 겨우 1백만명 정도였던 사람이 그뒤 수천년 동안에 급속하게 팽창되어 지금부터 2천년전 쯤에는 2억으로까지 늘었다.

원소가 만들어지고 분자가 나고 그리고 물질의 순환이 일어나며, 이윽고 생명이 탄생한다는 진화의 흐름을 통해서 보면 현대의 인간활동도 역시 진화의 일부다. 1만년 뒤나 1백만년 뒤에 인간은 어떻게 진화되어 갈것인가. 지금까지 인간이 이룬 큰진화는 형태상의 진화보다 행동상의 진화였다고 할수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계속되면서 인간을 지금까지 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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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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