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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과학- 도구를 만드는 재료에서 핵연료까지

암석을 이루는 기본단위


지구과학에서 광물학의 위치


주변에 흔하게 굴러다니는 것이 암석이지만 이를 자세히 관찰하면서 최첨단 과학기술의 토대가 마련되기 시작했다.

광물은 영어로 mineral인데, 이는 화학에서는 '무기물'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는 그리스어의 mna, 그리고 여기서 유래돼 라틴어인 mina와 minera에 어원을 두고 있다. 여기서 mina는 수직 갱도란 뜻이며, minera는 광석 덩어리란 뜻으로 결국 광물은 갱도를 통하여 채취한 광석 덩어리란 뜻을 갖고 있다.

광물은 "천연산이고 무기적으로 생성된 균질한 고체로서 일정한 화학조성과 일정한 결정구조를 가지고 있는 물질"이라고 정의되고 있는데, 여기서 '무기적'이란 것은 생물의 힘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형성된 것은(예: 진주) 광물에서 제외한다는 뜻이다.

'일정한 화학조성'이라는 것은 구성 성분들이 일정한 비율로 결합돼 있어서 화학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고, '일정한 결정구조'라는 것은 광물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의 배열이 규칙적이어서 흔히 결정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하나 단백석과 같이 예외적인 광물도 많이 있다.

광물에 대하여 다루는 학문 영역을 광물학이라고 하는데, 광물학의 자연과학에서의 위치를 보면(그림2)와 같다.

광물은 암석을 이루고 있는 단위로서 광물의 명칭은 일반적으로 ○○석(石)으로 부르기로 되어 있으나 석영 운모 등과 같이 예외적인 것도 많다. 광물의 집합체인 암석은 ○○암(岩)으로 부르기로 제정하였으나 우리말의 용어와 외래기원을 가진 용어 사이에 다소 혼란이 있다. 흔히 일상생활에서 광물과 광석을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광석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광물의 집합체를 가리키는 말로서 광물과 구별하여 사용해야 할 것이다.

광물종류는 석영 장석 운모 각섬석 휘석 감람석 등 우리 귀에 익은 6대 조암광물(암석을 이루는 광물)을 비롯하여 수없이 많다. 암석중에 포함되어 있는 광물을 구분하는 것은 설탕분말과 소금분말을 육안으로 구분하는 일처럼 어렵다. 그러나 한번 관찰한 사람에게는 광물 감정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 또한 눈이다. 물론 광물 감정 방법에는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 성인적 결정학적 성질을 조사하여 구분할 수 있으나, 백문이 불여일견(白問이 不如一見)인 만큼 사진으로나마 아름다운 광물을 살펴보자.(112쪽)

6대 조암광물이 기본

광물학의 역사는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도구를 만드는 재료로서의 광물로부터, 핵연료로의 이용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류의 탄생 초기에는 석영 혹요석 등은 석기시대의 연장으로, 붉은 색을 띠는 적철석(F${e}_{2}$${O}_{3}$)과 검은 색을 띠는 이산화망간(Mn${O}_{2}$)등은 천연물감으로 동굴벽화를 그리는 데 이용됐다. 청동기시대(BC1800-750)에는 광석으로부터 구리 주석 아연 등을 추출하여 사용하였고 철기시대(BC1000-)에는 철광석으로부터 철을 추출하여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물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물결정의 원자 배열이나 그 원자배열로 결정되는 성질을 밝혀 인공적인 결정을 만드는 기술로 발전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여 인조다이아몬드뿐만 아니라 최첨단 전자공학을 떠받치고 있는 실리콘반도체 아모르퍼스합금 탄소섬유 세라믹스 등을 개발, 첨단과학에 응용하고 있다.

광물에 대한 이해가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 것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B.C.384-322)와 그의 제자 세오프라스트(B.C.372-288)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세오프라스트는 광물에 관한 최초의 문헌을 남겼다. 그 이후 광물에 대한 연구는 주로 연금술에 집중되었으며 중세에 이르러 현대광물학의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왜 일정한 모양을 갖는가

광물은 일정한 외형을 갖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경정(crystal)이라고 한다. 결정은 구성원자나 이온들이 3차원 공간에서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내부 규칙성이 외부적으로 나타난 다면체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한 연구 분야를 결정학이라고 한다.

천연의 결정은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미 17세기경부터 과학자의 흥미의 대상이 되어 왔다. 단결정의 외형 계측이나 현미경 관찰이 시작되어 결정의 기하학적 이론이 19세기에 완성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스테노의 '면각일정의 법칙'이다.

덴마크의 스테노는 산에서 바위틈에 붙어 있는 수정을 채집하여 이 수정이 왜 비슷한 모양을 하며 또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를 궁금하게 여기던 중, 수정의 단면이 완전히 정육각형인 것도 있지만 대체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같은 특성을 가진 수정의 외형이 이처럼 서로 다른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수집된 모든 수정의 단면을 그려서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중요한 것은 결정을 이루는 면이 아니라 결정의 면과 면이 이루는 각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여 면각 일정의 법칙을 발견했다. 즉 같은 종류의 결정에서 대응하는 면각은 서로 같다는 것이다.

결정의 면각은 (사진1)과 같이 각 면에 세운 수선인면수선이 이루는 각을 말하는데 면각의 측정은 접촉측각기(contact goniometer)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사진1) 접촉측각기(왼쪽)과 반사측각기(오른쪽)

 

이후 결정에 대한 연구는 거시적인 세계에서 미시적인 세계로 발전하여 결정의 원자나 분자 등의 배열상태가 밝혀지게 되었는데, 결정이 일정한 외형을 갖는 것은 광물을 이루는 원자배열의 규칙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결정의 원자 배열 상태는 1912년 라우에의 X선 회절의 발견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X선이 결정 격자에 부딪치면 전자들이 X선과 같은 진동수로 진동하게 되며 전자들은 X선 에너지 일부를 흡수하면서 동시에 똑같은 진동수와 파장을 가진 X선을 방출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들 산란파동은 서로의 간섭으로 소멸(소멸간섭)되지만, 어떤 특정한 방향에서는 파동이 상승적으로 결합(보강간섭)하여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회절이라고 한다.

즉 (그림3)에서 결정면에 θ의 각을 이루어 입사한 X선은 경로 ABC와 DEF가 X선 파장의 완전 배수가 되는 경우에만 보강되어 회절 무늬가 나타나게 되므로, 결정면에 X선을 입사하여 나타나는 회절 무늬를 이용하면 θ를 측정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하면 결정 원자 사이의 간격 d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그림3)X선 회절의 원리^두 x선의 거리차 GE+EH 가 X선의 파장(λ)의 정부배기가 되는 경우에만 회절이 일어난다. 적, GE+GH=2d sinΘ=nλ  가 되므로 x선 파장과 회절각을 측정함으로써 원자사이의 간격 d를 결정할 수 있다.

 

라우에는 같은 원리로 방해석의 회절 무늬를 얻어 결정구조를 알아냈다. 브라그(Bragg)는 어떤 일정한 방향을 축으로 하여 결정을 회전시키면서 회절 무늬를 조사하거나, 원통모양의 필름 가운데에 결정을 놓아 회절무늬를 조사하는 방법으로 결정을 이루는 원자배열의 공간적인 배치를 연구하였다.

(사진2)는 석영과 암염의 회절 사진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1960년경까지 광물은 물론 많은 무기화합물이나 간단한 유기화합물의 결정 구조가 결정되었다. 그 뒤를 이어 전자계산기나 측정장치, 구조해석의 수학적 기술 등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대상물질의 범위는 광물은 물론 복잡한 유기화합물이나 헤모글로빈, 시토크롬 등의 단백질, 효소나 그 밖의 복합체, 바이러스의 결정에 이르기까지 확대되었다. X선 결정의 해석에서 밝혀진 3차원의 구조를 바탕으로 효소의 구조와 기본성질의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방대한 데이터 축적을 배경으로 새로운 기능을 갖는 재료나 의약품 설계도 가능하게 된 것이다.

주변에 굴러다니는 암석을 이루는 결정을 눈여겨보는 일이 최첨단 과학기술의 토대가 된 것이다. 과학은 이렇게 발전하는 것이다


(사진2)석영 (왼쪽)과 암염(오른쪽)의 회절사진
 

1993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석형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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