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는 높은 에너지 집속력을 갖는 고유한 출력특성과 여러가지 광학적 특성 때문에 개발초기부터 산업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재료가공 분야에 있어서 그 이용은 70년대에 들어와 CO₂레이저와 YAG 레이저 같이 출력이 안정된 레이저가 등장함에 따라 급속한 속도로 보급이 진행 되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레이저 가공기기의 경우 빛을 만드는 발진기부와 발진기에서 생산된 빛이 일정한 통로를거쳐 가공에 용이하게 전달된 빛을 사용하는 공작부(working part) 그리고 제어부(control part)로 나뉘어져 있다.
발진기에서 고유과장과 높은 에너지 집속도, 발진형태, (연속형, '펄스'형)들을 갖는 레이저 빛이 생산되면 이것은 여러개의 반사경과 집광렌즈를 거쳐 작업대위의 피가공체의 표면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 재료표면에서의 '레이저빔'(빛줄기)의 크기와 에너지 집속도는 입사하는 레이저빔의 파장(λ) 크기(D) 및 집광렌즈의 촛점 거리(f)에 의해 좌우된다. 이들 변수들이 정밀도를 결정하게 되는데 각 레이저의 고유파장(λ)은 정밀도의 한계점을 설정해 준다. 즉 아무리 작은 크기로 빛을 집적시키더라도 파장한계를 넘을 수 없게된다(집적크기 ∝fλ/D).
이렇게 집적된 레이저 빛은 피가공체와 반응하게 된다. 빛이 쪼여진 재료면은 높은 에너지밀도(${10}^{5}$ W/ ㎠이상)때문에 급속히 온도가 상승하며 마침내는 증발하게 됨으로써 가공이 이루어지게 된다.
레이저를 이용한 재료가공은 그 가공방식이 비접촉가공이며 가공면적이 적고 미세가공이 가능한 특성이 있으므로 일반적인 용도보다는 정밀가공의 영역에서 널리 쓰일 수 있다. 또한 이 가공의 이점은 기존의 공구에 의해서는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나 광범위한 지역의 변형이 위험시 되는곳, 충격에 약한 재질의 가공등에 쉽게 응용될 수 있다.
레이저 가공은 크게 재질에 따라 비금속 및 금속가공으로 나뉘어질 수 있다. 비금속 가공으로는 재료특성 때문에 저출력의 레이저를 이용한 정밀가공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담배필터의 구멍뚫기, 마분지 절단등이 있으며 나무나 플라스틱과 같은 재료표면에 글자나 그림 등을 묘사할 수 있도록 출력을 다양하게 조절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경우에는 레이저의 접촉면의 재질이 부분적으로 증발하거나 절단됨으로써 가능해진다.
미세한 집적회로도 깔끔하게 가공
특히 비금속분야 가공 중 전자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세라믹 가공과 반도체를 이용한 집적회로 내의 저항조정을 위한 가공 등이 레이저 응용의 특기할 만한 가공분야이다. 세라믹 기판을 가공하는 경우는 구멍뚫기와 식각(Scribing)이 대부분이다. 기판으로 사용되는 세라믹은 열적인 충격에 약하며 깨지기가 쉬워 기존의 접촉가공 방식이나 방전가공으로는 가공이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또한 종래 반도체 저항 가공시는 저항오차가 10%인데 반해 레이저를 사용하면 0.5%까지 오차를 줄일 수 있어 저항치의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가공의 정밀도들은 전자제품의 품질을 크게 좌우하므로 레이저를 이용하는 경우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준다.
한편 레이저는 그 특성중 하나인 고출력과 뛰어난 정밀성으로 금속재질의 가공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준다. 금속가공은 재료표면에서의 온도에 따라 열처리, 절단, 용접가공 등으로 나뉘어 진다.
열처리가공은 금속재질의 융융점 이하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데 금속이 함유하고 있는 탄소의 분포형태를 균일하게 해준다. 따라서 레이저를 열처리 가공에 이용함으로써 각 금속들이 원하는 경도를 갖도록 할 수 있다.
절단가공은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레이저 가공기의 주 응용분야이다. 개발돼 있는 레이저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1백W에서부터 수 kW까지의 출력을 갖는 레이저가공기들이 있다. 금속절단가공(특히 판금가공)의 가장 큰 잇점은 원하는 형태를 가진 공구('바이트' 나 '커터')가 필요없이 레이저만으로 가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끝으로 용접용으로서는 아직 널리 사용되지 않으나 특수용도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초경합금의 용접이나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재료끼리 용접봉이 없이 레이저를 이용하여 용접할 수 있다. 특히 이 가공의 장점은 용접부위가 작기 때문에 가공금속의 전체적인 특성 변화가 무시할 정도라는 것이다.
이상의 특정분야에 대한 가공 이외도 조작이 쉽기 때문에 공장자동화 등에 이용이 가능하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레이저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레이저 가공기의 사용은 전자부품 업계와 판금 업계 그리고 기계가공 업체 등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내 레이저 산업은 초보적인 단계이긴 하지만 그동안 순수 연구기관과 학계에서 착실한 기초연구가 진행되어 산업분야에서도 서서히 레이저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됨으로써 향후 수년내에 빠른 발전이 기대된다. 지난 85년에 금성 전선이 연속발진형 CO₂레이저의 상용화 개발에 성공하였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양산기술도 조만간 확보될 것이다.
레이저 응용이 광범한 만큼 앞으로 우리가 해결할 많은 문제들이 있겠으나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정부가 효과적인 협력체제를 갖춤으로써 머잖아 우리도 첨단 레이저산업을 꽃피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