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의 중추기능, '포스트 프로젝트'는 정보화 사회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에게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체국이라면 먼저 선뜻 떠오르는 것이 우표아니면 가방을 멘 집배원 아저씨 정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아련한 추억속의 그리움같이 '편지'부치고 전보 치는곳'이라는 우체국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관념은 꽤나 많은 탈바꿈을 하고있는 지금에도 쉽사리 바꾸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여기에도 세찬 바람이 불어오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전국 우체국의 전산화사업 또는 일명 '포스트 프로젝트'라 불리워지는 일련의 움직임이 바로 그것이다.
미래의 만물백화점
우체국을 탈바꿈시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모든 국민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무를 우체국에만 가면 손쉽고 값싸게 이용할 수 있게 해서 도시와 농어촌의 격차를 없애는 한편 영세기업이나 서민대중의 정보이용능력을 뒷받침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신용사회의 기반을 조성하여 사회전반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우체국을 통하여 미래의 중추적기능을 구현해보려는 시도라고 하겠다.
선진국에서 추구하고있는 소위 원 스탑 쇼핑(one stop shopping)이라는 것도 이리저리 뛰어다니지 않고서도 우체국에 차를 몰고가면 거기서 물품도 주문하고 공과금도 지불하고 문화행사도 알아보고 연극관람권도 예매하는가 하면 주식이나 환매채권을 사고파는 등 그야말로 만물백화점이 되는 것. 이러한 취지는 수년전부터 우리나라의 우체국에서도 '종합봉사 창구화'라고 하여 각종 우편업무뿐만 아니라 취급하고 있고 예금 보험업무도 취급종목이나 이용범위를 넓혀나가고 있으며 공과금 수납이나 열차표, 항공권, 86아시안게임 입장권 판매대행서비스 등을 비롯하여 2백40여종에 달하는 민원우편도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좀더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이 수많은 서비스의 종류나 취급절차를 일일히 기억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 대부분이 따로따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불편해져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점점 복잡해져가는 우리생활의 모든용무를 전부 처리해주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 프로젝트는 이러한 개별적인 기능률을 통합적인서비스체제로써 구축하고 모든 사회적기능을 여기에다 연결해서 단추만 누르면 무슨용무라도 척척 처리할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그림 1)
3천개의 통신터미널
현재의 우체국기능을 크게 나누어보면 편지나 소포를 발송하고 주소지까지 배달해주는 우편기능, 멀리있는 사람에게 공과금을 송금하거나 이체결제하기도 하고 예금이나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체신금융기능이 있다. 포스트 프로젝트는 여기에 각종 생활정보나 물품정보, 더욱 발전하게 되면 기상과학, 기술, 의료, 농사정보 등 전문적인 분야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보통신기능을 결합시킨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호랑이에 날개돋힌 격으로 못하는 기능이 없게될 것이다. 그림에서는 이러한 우체국 기능들이 어떻게 통합서비스체제로서 구성되어야하고 그기능이 상호 어떻게 결합되어지는가를 개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구태여 우체국에다 이러한 사회변혁적인 의미를 부여하려는 것인가? 그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기존시설을 활용한다는 것과 앞으로의 실현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전국적인 우체국 분포망이 있고 전기통신 및 정보통신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부서에서 추진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유리할뿐아니라 관련되는 여러기능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있고 또한 장래에 있어서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발전에도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체국은 현재 3천여개가 전국 방방곡곡에 분포되어 있고 국민 누구나가 쉽게 접근할 수 있게되며 또한 이 모든 우체국을 컴퓨터망으로 묶게되면 국민의 입장에서는 이것을 이용하여 전국 어느 곳이나 간편하게 연결할 수 있는 개인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포스트 프로젝트는 체신부가 중심이되어 그동안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통신기반과 우리주변의 힘찬 활력요소들을 모두 결집시켜 나가려고 하는 것이다.
포스트 프로젝트의 의미를 좀더 분명히 하기위하여 이 사업이 갖는 사회적인 중요성을 몇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검토해보자.
첫째 포스트 프로젝트는 우리사회를 효율적인 미래 대응체제로 변화시키는데 필요한 정부 최일선기능의 '2개의 기둥(TWO POST)'중 그 하나의 기둥으로 엮어 나가려는 것이다. 우리가 염원하고있는 선진조국의 창조는 저절로 창조되는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렇다할 자원도 없는데다가 좁은국토위에 과밀인구를 포용하고 있어 우리의 국부(国富)를 늘리고 쾌적한 복지환경을 만들어 가려면 현재의 선진부국과 경쟁하여 이겨낼 수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것다. 즉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강력한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인데 이를 위해 정부의 기능을 '작고 능률있게'함으로서 중앙집중식의 중복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창의력과 활력이 넘치는 정부 최일선(Front Goverment) 기능이 효율화되어야 하며 또 한편으로는 농어촌 주민이나 영세기업을 막론하고 사회 전반의 생산성을 높여 나감으로써 기술혁신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개의 기둥중 하나는 행정차원의 것으로서 행정능률의 증대를 목적으로 전국의 읍 면 동사무소와 주민의 연결을 극대화시켜 하나의 줄거리로 엮어 나가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전국 3천여개의 우체국을 활용하여 획기적이며 종합적인 주민 편의증진을 주된 내용으로 엮어 나가자는 것이다. 이 두개의 시스템은 따로따로 기능하는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구축되어 있는 정보고속도로망에 의하여 연결함은 물론 이렇게 됨으로서 정부, 기업, 주민이 또는 도시와 농어촌이 완벽하게 결합하여 거대한 국가경쟁력을 생성함과 동시에 풍요롭고 공평한 복지를 다 함께 향유하려는 것이다.(그림 2)
둘째 포스트 프로젝트는 국가전산망 계획 시범사업으로서 선도적 의미를 갖고 있다. 국가전산망 계획은 행정망을 비롯하여 교육연구, 금융, 국방, 공안 등 5대 중추기능으로 대별하고 행정전산망은 다시 각 부처의 주요 업무기능으로 세분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주민관리, 토지관리, 고용관리, 경제통계, 자동차등록, 통관관리업무의 6개 사업을 1차적 전산화 대상으로 하고 여기에 전국 우체국전산화 사업을 시범사업으로 지정하여 추진하기로 하였다. 시범사업 지정의 의미는 선도하여 개척해 보자는 뜻과 시험하여 미흡한 점을 완성으로 이끌자는 뜻이 함께 포함되었다고 하겠다.
포스트 프로젝트에서 다루게 될 컴퓨터 단말기의 기능 다양화, 컴퓨터간 통신문제의 해결, 네트워크의 구성, 정보데이타베이스의 구축과 새로운 매체의 개발 등의 기술 문제는 물론 이러한 것들을 계획하고 제도화하고 요원 훈련을 통하여 사업체제를 이룩하는데 필요한 행정상의 제반문제까지 모두가 행정전산망 구축시에는 그대로 공유하게 되거나 최소한 경험과 기능의 전이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로 포스트 프로젝트의 추진여부가 국가기간전산망 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막대한 것이라고 하겠다.
셋째 포스트 프로젝트는 정보화사회를 이끄는 상징사업으로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미래는 정보 중심의 사회, 그러니까 물질 가치보다 정보 가치가 우위인 정보화사회이며 우리는 이러한 힘을 빨리 구축하여야만 풍요롭고 인간다운 복지선진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고 앞장서서 부르짖고 설득해 보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아직까지 알쏭달쏭하다는 느낌이며 상당 수준의 식자층에 있는 사람까지도 약간은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정보 가치의 절대적 효용성을 피상적이거나 부분적으로만 접해봄으로써 실감있는 미래상을 그려내지 못한데 연유한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공통된 현상으로 예를 들면 일본의 INS, 캡틴시스템, 텔레토피아 등과 프랑스의 텔레마티끄, 텔레텔서비스 등과 같은 상징적 사업들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들이 엿보인다. 우리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상징 사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정책 전개에도 적잖은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관점에서 포스트 프로젝트는 특히 주민이나 영세기업의 정보이용의 효율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므로 확신 범위가 광범위할 뿐 아니라 컴퓨터와 통신에 관련된 제요소가 골고루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는 선진국의 사례 보다도 더욱 분명하고도 실체적이라 하겠다.
통합된 서비스로 제공
포스트 프로젝트의 모습이 실제로 어떻게 그려져야 하는가는 개념적인 설명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겠으나 점차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윤곽이 더욱 뚜렷해 질 것이다. 다만 여기서는 더이상의 구체적인 논의보다는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 할 것인가에 촛점을 맞추어 살펴보기로 한다.
포스트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주민이용편의'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얼마만큼 구체화시켜 우체국의 서비스 형태로 창출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여기에서 특히 강조되는 사항은 어떠한 수많은 기능을 가지는 것이라도 그것은 통합된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않고 현재와 같이 취급종류만 늘려 나간다면 오히려 복잡성이나 취급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며 미래사회의 기능으로서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스트 프로젝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는 우편, 체신금융, 전기통신, 정보매체가 한데 묶여 다양하고도 광범위한 고도의 기능을 발휘하게 하는 한편 이용자 측면에서 볼때는 '하나의 통합된 서비스'로서 아주 간편하다는 인식을 갖도록함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따라 최소한 포스트 프로젝트의 필수 서비스로서 구상중인 것은 먼저, 컴퓨터망에 의한 우편주문판매제도를 우선 꼽을 수있다. 이를 활용한다면 도시와 농촌간의 유통체제를 생산자와 소비자측 모두 유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컴퓨터시스템에 의한 전자우편제도, 현재 금융기관 등에서 시도하려는 종목으로서 전자자금이체 및 신용판매제도(EFT-POS)나 전자종합통장제도 등을 무통장거래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이용하게 할 수있는 체제도 포함될 것이다. 특히 앞서의 서비스와 관련하여 정보매체서비스를 얼마만큼 충실하게 확보하는가의 문제인데 현재로서 우선 가능한 부문은 생활안내정보로서 문화, 예술, 도서 및 주택정보 등이 있으며 교통 관광안내에 있어서 각종 시간, 요금, 명소, 숙박시설의 정보와 이를 이용한 열차, 항공권 등의 예약시스템이 고려되고 있다. 앞으로는 정부 각부처나 사회단체의 시스템 또는 민간기업의 참여확대를 통하여 그 내용을 더욱 충실하게 가꾸어 나갈 예정이다.
92년의 완성시스템을 목표로
강력한 정보공급체제를 동시적으로 확보한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최소한 초기라 하더라도 농어촌과 도시, 생산자와 소비자, 주민과 유통구조간에 다같이 쓸모가 있고 대중적이며 보편성이 있는 것을 반드시 갖추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정보공급자(Infnrmation Provider)를 확보하는 문제는 앞에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포스트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완성 시스템을 보더라도 각계각층의 데이타베이스와의 연결사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된 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범정부적인 접근체제를 강화하여 보다 적극화시켜야 할 것이다.
포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하여 막대한 추가 투자가 되어서는 안되며 기존 능력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어차피 우체국의 온라인화는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며, 정보의 고속도로라 불리우는 컴퓨터 네트웍의 문제도 기간 시설은 이미 완성되어 있으므로 다만 이(異)기종간의 통신호환 문제만 해결된다면 금명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새로운 정보통신매체 및 다양한 단말기의 개발도 활발히 진척되고 있는 등 활용 전망이 매우 밝아지고 있다. 따라서 포스트 프로젝트에서는 이 모든 것을 시스템으로 결합하여 본래의 효과를 배가 시키는데 관심을 집중하여야 할 것이며, 다만 이 과정에서 상호 불균형적인 것, 보조 불일치의 것, 중복적인 것들을 조정하고 미흡한 요소에 대한 보완 투자를 해 나간다면 매우 이상적인 형태의 추진이 될 것이다.
끝으로 포스트 프로젝트의 보편적 시행시기는 어느 시점이 될 것이며 이를위한 단계적 추진 수준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 문제는 관련된 서비스의 개발 상황, 컴퓨터 네트웍의 완비 정도, 정보제공능력과 데이타베이스의 질적 수준, 새로운 매체의 개발속도 등의 진척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시기로 정해지는 것이 당연인 논리이겠으나, 이렇게 되다 보면 촛점이 흐려져 활력있는 추진이 어렵게 되고 사업의 취지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된다. 이에따라 1단계에는 우체국의 온라인화 완성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기간중에 시범 서비스를 개발하여 87년 하반기까지는 일부지역에 선을 보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며 88년 부터 91년까지에는 컴퓨터 통신망의 연동기술 완성과 통합서비스의 사업체제화 등을 촉진하여 어느 정도 전국적인 서비스 형태를 갖추게 되므로 92년부터는 포스트 프로젝트의 의미가 완성되어 모든 국민이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추진하여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