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반딧불이(개똥벌레). 1천2백여종이나 밝혀진 딱정벌레류
지구에 사는 동물을 1백만종으로 본다면 거의 70만종에 가까운 것이 곤충류이다. 우리 인간보다 3억5천만년이나 앞서서 원시형의 곤충이 이 지구상에 나타났고 2억8천만년 전의 이첩기에 현재 살고 있는 모든 곤충류의 선조형이 출현, 환경에 적응되어 오늘날은 양극지방을 포함한 지구의 어디에서나 살고 있다.
따라서 전체 국토면적이 22만여㎢밖에 안되는 우리나라에 특이한 부류의 곤충이 있을 리 없다. 다만 구북구(旧北區) 대륙과 일본열도 등 도서지방을 연결하는 반도이기 때문에 그 위치와 지형 기후 등 자연환경에 따라 북방계의 곤충과 남방계 특히 동양계의 곤충이 섞여 살게 돼 있다.
따라서 구북계가 많고 동양계가 적은 한국 곤충상은 중국 북부 및 시베리아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고, 일본것과는 부류에 따라서는 다소 거리가 있다.
1950년대까지 전세계에서 발표된 곤충의 종류수는 대략 69만종에 달하는데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종류수는 약 6천3백종이다. 금후 미세곤충까지 더 연구된다면 거의 1만종에 육박할 것으로 믿는다.
곤충 중에서 크고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내는 것이 나비류이다. 우리나라에 2백50여종의 나비가 있는데 그중에서 이른봄 애호랑나비, 산호랑나비 등은 날개무늬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대단히 희귀한 종류들이다.
나방류 중에도 크고 무늬가 아름다운 긴꼬리산누에나방 밤나무산누에나방 같은 종도 있으나 명나방류나 밤나방류 같이 농림해충으로 피해를 주거나 독나방 같이 직접 우리들을 괴롭히는 종도 많다. 전세계에는 나비와 나방류를 합쳐서 11만2천종이나 알려졌고 우리나라의 나방은 1천9백종 가까이 알려졌으나 미세한 나방까지 밝혀진다면 그 수는 크게 늘 것이다.
크고 딱딱한 갑옷같은 껍질을 갖고 기기묘묘한 모습을 지닌 곤충에는 딱정벌레(甲虫)류가 있다. 사슴벌레 사슴풍뎅이 장수풍뎅이 비단벌레 등이 그렇고, 특히 경기도 광릉과 강원도 명주군 소금강에만 남아있는 장수하늘소는 천연기념물 제218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또 여름밤에 반짝이는 불을 켜며 나는 반딧불이(개똥벌레)도 일부 보호되고 있다. 꽃반딧불이 늦반딧불이 북방반딧불이 애반딧불이 등 6종이 우리나라에 있다고 되어 있으나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그밖의 딱정벌레류에는 자연의 청소부라고도 불리우는 송장벌레, 소똥구리 등도 있고 또 큰 나무줄기를 파먹는 하늘소류, 잎을 갉아먹는 잎벌레 등 많은 해충도 여기에 속한다. 산길앞잡이 먼지벌레 큰넓적송장벌레 검정비단벌레 범하늘소 큰풍뎅이 우단꽃하늘소 등도 점차 희귀한 종으로 되어가고 있다.
곤충류 중에서 딱정벌레류가 가장 많아 전 곤충류의 5분의2정도를 차지하며 전세계에서 27만 7천종이 보고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천2백 여종이 기록되었으나 이것도 조사를 더 한다면 그 수는 엄청 나게 늘 것이다.
뜨거운 여름날 시원하게 울어대는 매미로는 참매미 유지매미 등 18종이 알려졌고 매미와 같은 부류에 속하는 멸구 진디물 깍지벌레 등이 또한 8백여종이나 있어 농작물의 큰 해충으로 되고 있다. 또 매미류와 근친인 노린재류도 3백종 정도가 알려졌는데 이 두 부류를 합치면 전세계에는 5만5천 종이나 있다.
또 여름에서 늦가을까지 매미와는 달리 날개끼리 또는 날개와 뒷다리를 마찰시켜 노래하는 귀뚜라미 방울벌레 여치 베짱이 등의 메뚜기류에 속하는 벌레는 전세계에는 2만5백종이나 알려졌고 우리나라에서는 1백20여종이 알려졌다.
벌류로서는 우선 꿀벌류를 들 수 있다. 꿀벌 꽃벌 뒤영벌 등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옮기며 화분을 매개하여 자연에서 꽃피는 식물의 번식을 돕고 있다. 한편 해충의 천적으로 일하는 좀벌 고치별 맵시벌 등의 기생벌이나, 구멍벌 대모벌 나난이 같은 사냥벌도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알려진 벌류는 1천여종에 달하나 미세한 벌을 더 조사하면 상당수 늘 것이다. 전세계에서는 10만여종이 알려졌다.
또 꽃에 모이는 꽃파리나 천적으로 활약하는 기생파리, 또는 모기 파리 벌 등을 사냥하는 파리매 같은 파리류가 있는가 하면 모기 파리 등애 등 질병을 옮기는 종류도 많다. 소나무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솔잎혹파리 등도 모두 파리무리이다. 전세계에는 8만5천종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5백종 정도가 밝혀졌다.
그밖에 수서곤충으로 하루살이 24종, 잠자리 91종, 강도래 15종, 날도래 34종이 알려졌다. 몸이 크고 우아한 모습으로 날고 있는 먹줄왕잠자리 장수잠자리 부채장수잠자리와 산잠자리 등도 지금은 대단히 귀하게 되었다.
또 1956년에 속리산에서 몸 크기 16㎜ 밖에 되지 않는 남방계의 꼬마잠자리가 한마리 잡혔고 1984년에는 설악산 계곡에서 역시 몸이 작은 애잠자리와 녹색가슴 애잠자리가 한마리씩 채집되었다. 역시 희귀한 종류들이며 그곳들이 분포상 북방한계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나비들
나비류는 전세계에서 약 2만종이 발견, 발표되었으며 현재까지 조사가 불충분한 남아메리카 지역의 조사가 진행되면 더 추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북한을 합하여 현재까지 2백 48종이 알려져 있으나 이 수치는 현재로서는 조사가 불가능한 북한 지역에서의 오래된 채집기록들을 기초로 하여 작성된 것이므로 앞으로 남북한의 나비류 연구학자들이 공동으로 채집·연구를 한다면 2종 내지 3종 정도는 더 추가될 것으로 보여진다.
애호랑나비
이 나비는 호랑나비과에 속하는 노랑 바탕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아름다운 나비이며 일본인 곤충학자 마쯔무라'(松村)가 1919년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표한 종이다. 제주도 울릉도 등 우리나라 부속도서들을 제외한 전 한반도에 분포하며 일년에 한번 성충이 나타난다.
한반도의 중·남부지방과 저산지(低山地)지대에서는 4월 초순경부터 출현하며 북한의 북부지방과 고원지대에서는 6월 초순경까지 성충이 채집된다.
붉은점모시나비
이 나비 역시 호랑나비과에 속하는 나비로서 모시와 같은 반투명한 날개에 붉은 점이 있는 우아한 나비이며 일본인 곤충학자 '니레'(仁禮)가 1919년에 함경북도 경성에서 처음으로 채집하여 발표한 종이다. 한반도 중·남부지방에서는 5월중순경부터 성충이 출현하며 북한의 동북부지방과 고원지대에서는 7월중순경까지 채집된다.
청띠제비나비
이 나비는 더운 지방에 분포중심이 있는 호랑나비과에 속하는 나비이며 딴 나비류들과는 달리 날개모양이 아래 위로 길게 생긴 특이한 모양의 흑색바탕 날개에 아래 위로 그어진 청색 띠가 있는 아름다운 나비이다. 우리나라 남부의 다도해 연안지대와 제주도 울릉도 흑산군도와 기타의 다도해 제도에 분포하며 일년에 두번 성충이 출현한다. 첫번째는 4월에서 5월에 두번째는 7월에서 8월에 출현한다.
은판나비
이 나비는 네발나비과에 속하는 나비로서 날개표면은 검은색 바탕에 큰 백색 무늬와 백색 반점이 있으며 날개뒷면은 은색으로 번쩍이는 웅장한 나비이다.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나 아직까지 부속도서에서는 채집된 기록이 없으며 일년에 한번 성충이 출현한다. 한반도 중·남부지방에서는 6월 초순경부터 출현하기 시작하며 북부지방에서는 7월에 출현한다.
유리창나비
이 나비 역시 네발나비과에 속하는 나비로서 등황색(橙黃色) 바탕에 검은 선두리와 반점이 있으며 앞날개 끝부분에 투명한 날개가루가 없는 자그마한 타원형 부분이 있으며 이 부분이 마치 유리창 같다고 하여 유리창나비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석주명 씨가 1934년 경기도 개성에서 처음으로 채집, 발표한 종이다.
동북부산악지대와 태백산맥 산지를 제외한 전한반도에 분포하나 부속도서는 아직까지 채집기록이 없으며 일년에 한번 성충이 출현한다. 중·남부지방에서는 4월 초순경부터 출현하며 북부지방에서는 5월에 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