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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륙·일본과 관계가 깊은 동물상. 함경도는 북방형, 그 외의 지역은 남방형의 동물이 살고 있다

 

호랑이


구북구(旧北區)에 속한 동물상이 특징


우리나라에는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을까. 또 중국이나 일본 등 이웃 지역과는 어떤 차이가 있으며, 전세계적인 동물분포와는 무슨 관련성이 있을까. 이같은 우리나라의 동물상(動物相)을 입체적으로 조감해보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위치와 지형 지질 해황(海況)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한반도는 아시아 대륙의 동북쪽에 위치하며, 남북으로 길게 뻗은 반도로 되어있고,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온대지방에 속한다. 동고 서저의 지형에 산지가 많고 두만강을 제외한 큰 강들은 모두 서쪽과 남쪽으로 흐르고 있다.
 

동해는 북으로 타타르스카야 소야(宗谷)쓰가루의 3해협을 통하여 오호츠크해 북태평양 베링해 등의 한류해역에 연결되며 남해(대한해협)와 서해(황해)는 남쪽으로 동지나해·태평양의 난류해역에 연결된다. 신생대의 제4기에는 빙기와 간빙기가 번갈아 찾아와 평균기온이 섭씨 10도 내외를 오르내렸으며 해면도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높이가 2백m 가량을 오르내렸다고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오늘날의 남해(대한해협)는 몇번 육지로 이어져 한반도와 일본 사이를 연결하였고 서해는 육지였다. 또 남해와 서해로 흐르는 한반도의 강들은 모두 중국대륙이 황하·양자강계의 하천들과 일본의 큐수·혼슈의 하천들과 연결되어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이때 하천은 담수동물, 육지는 육상동물의 통로가 되었다. 따라서 한국에 현재 살고 있는 담수와 육상의 동물상은 중국대륙과 일본의 동물상과 관계가 깊으리라고 짐작된다.
 

한편, 동물상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그래서 지구상의 육지에서 다른 구역과 구별되는 특징적인 동물상을 가지는 어떤 구역을 하나의 동물지리구라고한다. 영국의 '월레스'(A.R.Wallance)는 일찌기 전세계의 육지를 주로 조류와 포유류의 분포상태를 근거로 하여 구북구(대체로 아시아 및 유럽대륙) 동양구(중국남부 인도 태국 베트남 등지) 오스트레일리아구 이디오피아구(대체로 아프리카대륙) 신북구(북아메리카대륙) 신열대구(남아메리카 대륙)의 6구로 나누었다.
 

오늘날에는 전세계 육지를 북계(北界) 남계(南界) 신계(新界)의 3개로 크게 나누는데 대체로 신계는 '월레스'의 신열대구에, 남계는 오스트레일리아구에 해당하며 나머지 4구를 합친것에 해당한다. 이것은 남아메리카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대륙의 동물상은 매우 특이하고 아프리카·유럽·아시아·북아메리카 대륙의 동물상에는 공통성이 많음을 뜻한다.

 

천연기념물 제 217호인 산양


특산종은 비교적 적은 편


한국은 동물지리구상 한국동북 소구(小區)와 한국서남 소구로 나뉘는데 전자는 구북구의 시베리아 아구에 후자는 구북구의 중국 아구에 속한다. 한국동북 소구는 함경남도와 함경북도의 고지대를 포함하며 여기에 서식하는 대부분의 포유동물은 모두 북방형인 종들이다. 이 구역의 대표적인 종들은 식충목(食蟲目)의 희시무르고슴도치 만포땃쥐 야마시나땃쥐 우수리땃쥐 뒤쥐 쇠뒤쥐, 토끼목의 우는토끼, 박쥐목의 아무르박쥐 긴꼬리수염박쥐 북방애기박쥐 북방뿔박쥐 쇠뿔박쥐 검은토끼박쥐, 식육목(食肉目)의 대륙목도리담비 검은담비 무산쇠족제비, 소목의 백두산사슴 우수리사슴 대륙멧돼지이다.
 

포유동물 이외에 이 소구에는 조류의 북꿩 들꿩 멧닭 백두산오색딱다구리 세가락딱다구리 개미잡이, 파충류의 북살모사 까치살모사, 양서류의 북방산개구리 등 북방형의 종들이 분포한다.
 

한국서남 소구는 동북 소구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이며, 여기에 서식하는 대표종은 모두 남방형이다. 특산인 종 또는 아종은 중국의 만주 남부 내지 중부 그리고 일본에 서식하는 것들과 같은 종 또는 아종이거나 비슷한 종류들이다.
 

이 소구의 대표적인 포유동물은 식충목의 고슴도치 제주땃쥐 울도땃쥐 토마스땃쥐 두더지, 토끼목의 멧토끼, 쥐목의 날다람쥐 쇠갈밭쥐, 박쥐목의 붉은박쥐 제주관박쥐 긴가락박쥐 멧박쥐 문둥이박쥐 고바야시박쥐, 식육목의 너구리 산달 노란목도리담비, 소목의 멧돼지 노루 고라니 대륙사슴 등이다.
 

포유동물 이외에 파충류의 도마뱀붙이 살모사 남생이, 양서류인 조선산개구리 금개구리 맹꽁이 등은 이 소구에서 특색있는 종류들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 육상동물 및 담수어류는 아시아대륙과 공통인 종류가 매우 많고 한국특산종은 비교적 적다. 이를테면 한국서남소구의 조류상은 중국과 공통된 종이 약 90%나 되고 들꿩 참수리 크낙새 긴부리쇠딱다구리 붉은배동고비 뿔종다리 울도방울새 등 소수의 아종만이 한국 특산이다.
 

해양동물상에 있어서는 리만한류의 영향을 받는 동해북부 해역에는 어류인 대구 명태 청어 임연수어, 연체동물인 관절매물고둥 큰가리비 북방대합 문어 날개오징어, 절지동물의 갑각류인 가시배새우 북쪽분홍새우 도화새우 물렁가시붉은새우 진흙새우 왕게 북방참집게 세모손참집게 긴다리참집게 대게 털게 두꺼비게, 극피동물인 새치성게 등 한류성 동물들이 분포한다.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을 받는 동해남부, 남해, 서해남부, 제주도해역에는 어류인 삼치 꽁치 방어 전갱이 등, 연체동물인 집낙지 흰꼴뚜기 무늬오징어, 갑각류의 보리새우 닭새우 부채새우 가시발새우 털줄왼손집게 닭게 해면치레 금게 범무늬만두게 자게 원숭이게 등 난류성 동물이 비교적 많으나 전체적으로 한국 해역에는 온대형 종들이 가장 많다.
 

그러나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제주도해역에는 남방형 종들이 많아 게류의 경우 1백4종 중 62종(61.5%)이나 남방형이다. 갑각류의 십각류(十脚類), 따개비류의 분포상태를 감안한다면 한국 연해해역을 동물지리학상으로 동해 남해 서해 제주도의 4구역으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며 동해와 남해의 경계는 영일만, 남해와 서해의 경계는 목포근해가 된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은 요즘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이다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었으며, 혹은 현재까지도 살아오고 있는 것일까.
 

수억년 전의 아득한 옛날 이땅에 살았던 고동물(古動物)은 주로 화석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의 고동물을 알기 위해서는 지질학자 생물학자 등이 힘을 합쳐 연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곤충류는 5천종이나 알려져


문헌으로 전해지는 과거의 동물상은 조선시대 이후의 것들 뿐이다. '동국여지승람'(1478년 간행)의 토산품란에는 8도 각 고을에서 산출되는 경제성이 높은 동물 10여종의 명칭이 실려 있다.
 

특히 17세기에 들어오면서 실학풍의 진흥과 더불어 박물학이 발달, 여러 저서 중에 동물들이 기록되고 있다. '자산어보'(정약전 저,1814)에는 흑산도의 해산동물 약 2백종에 대한 관찰기록이 들어 있다.
 

그러나 고문헌들에서 다루어진 동물의 종류수는 매우 적을 뿐 아니라 동물이름을 한자위주로 표기해 아쉬움이 크다. 그리고 분류의 방식도 '본초강목'(중국의 이시진 저,16세기)의 것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현생동물은 약 1백20만종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동물들의 종수가 이미 알려진 것보다도 훨씬 더 많으리라고 추산되며, 과거에 살다가 멸종된 것도 매우 많다고 생각된다.
 

이와 같이 많은 종류의 동물을 분류하면 33문(門)이나 되는데, 이것들중 약 반수는 각각 소속되는 종류의 수가 적고 인생과의 관계도 깊지 않으며, 일반 사람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것들이다.
 

그 나머지인 원생동물 해면동물 자포동물(刺胞動物, 해파리 산호 등) 편형동물 윤형동물(輪形動物) 선형동물 태형동물(苔形動物) 완족동물(腕足動物,개맛고려조개사돈 등) 연체동물 의충동물(螠蟲動物, 개불 등) 환형동물 절지동물 모악동물 극피동물 척색동물(脊索動物) 등은 동물계의 주요 문들이다.
 

척색동물 중에는 미색동물(尾索動物,우렁쉥이 미더덕 등) 두색동물(예: 창고기) 척추동물이 포함된다. 동물계에서 척추동물을 제외한 모든 동물은 등뼈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통틀어서 무척추동물이라고 한다.
 

원생동물은 단세포동물이며 바닷물 민물 흙 속에서 살고 동물에 기생하는 것도 많다. 세계적으로 현생종이 약 3만5천종이 알려져 있지만 한국에서의 조사·연구는 매우 미흡하여 구체적인 것을 알 수 없다. 일반적으로 민물에서는 섬모충류(纖毛蟲類)가, 바다에서는 쌍편모충류(雙鞭毛蟲類)가 플랑크톤으로서 중요하며, 유공충류(有孔蟲類)는 껍데기를 가지며 바다밑에 많다.
 

동물계에서 원생동물을 제외하면 모두 다세포동물이다. 다세포동물 32문 중 주요한 14문에 대하여 알려진 현생종의 어림수와 서식처는 별표와 같다.
 

여러가지 문 중에서 포함되는 종수나 분포상태가 세계적으로나 한국에서도 가장 잘 알려져있는 것은 척색동물이며 이중에서도 척추동물은 더욱 그런데, 세계적으로는 약 4만1천7백종, 한국에서는 약 1천3백80종이 알려져 있다.
 

척추동물은 일반적으로 몸이 크고 사람이 먹고 입고 관상하는 등 인생과의 관계가 가장 깊어 예전부터 많은 조사·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한편 가장 많은 종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절지동물인데 여기에는 검미류(劍尾類,예: 투구게) 주형류(蛛形類,거미류) 바다거미류 갑각류(甲殼類) 곤충류 등이 포함된다. 이중에서 곤충류는 세계적으로 약 80만종이, 한국에서는 5천여종이 알려졌고 갑각류는 물속에서 크게 번식해 세계적으로 약 3만2천종, 한국에서 약 5백30종이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다양한 동물들의 상당수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현재 2백80종의 포유동물과 3백50종의 조류가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호랑이는 말할 것도 없고,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영양(羚羊·산양)은 많은 고을의 토산물이었으나 남획과 서식환경의 악화로 지금은 이것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1945년경에만 해도 동해의 독도(獨島)에는 바다사자가 있었는데 그 뒤에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서해나 남해의 진흙길의 조간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농게는 간석지의 간척으로 말미암아 서식처를 잃어 없어져 가고 있다.

 

아득한 옛날에 살았던 동물들
 

가장 오래된 동물은 5억천만년 전의 삼엽충. 공룡 코끼리 코뿔소 원숭이도 살았다
 

5억5천만년 전의 아득한 고생대 초기 무렵, 머리와 가슴 꼬리 등 세부분으로 몸통이 이뤄진 절족동물이 한반도에 살고 있었다. 머리에 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 한반도 최고(最古)의 동물은 그 형태를 본따 삼엽충으로 불린다.
 

수억년 전의 이땅에 과연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오래된 지층에서 나오는 화석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삼엽충 역시 화석으로 미루어 밝혀낸 고동물이다.
 

삼엽충과 같이 생존한 동물로서는 완족류나 두족류 그리고 해백합(바다나리라고도 함)이 있다. 그 모양이 마치 백합과 같이 생긴 이 해백합은 뿌리가 있고 줄기와 함께 끝에는 꽃처럼 생긴 촉수를 가진 팔이 있다. 고생대 말기에 바다에서 크게 번성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성게와 같은 극피동물이 속한다. 이 해백합은 중생대에 들어서면서 쇠퇴하였으며 신생대에 이르러서는 크게 줄어들어 지금은 겨우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화석중에는 육안으로는 볼 수 없고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작은 화석(미화석)도 우리나라의 고생대 지층중에서 많이 산출된다. 이 가운데서 유명한 것은 코노돈트라는 화석이다.
 

이 화석은 주로 대석회암통에서 산출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 코노돈트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직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바다동물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어떤 동물인지를 모른다. 물론 어떤 동물의 한 부분일 것인데 어떤 학자는 고기의 이빨일 것이며 그 고기는 전멸종일 것이라고도 한다. 그 모양은 톱날과 같이 생겼으며 크기는 1㎜정도이다. 이 화석은 고생대초부터 산출되다가 중생대의 트라이아스기(약2억년전)에 완전히 전멸된 동물이다.
 

신제3기층에서 나온 소라류인 비까리아


코노돈트외에 미화석으로 석탄기─페름기에 번성하였던 방추충(후즈리나)이 있다. 그 모양이 마치 방추모양과 같으며 크기는 수 ㎜에서 1㎝정도이며 박편을 만들어 현미경으로 관찰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평안계 홍점통과 사동통 하부의 석회암중에서 산출된다.
 

우리나라는 중생대에 바다로 덮였던 일이 없으며 따라서 이때의 바다생물화석은 전혀 산출되지 않는다. 다만 호수나 하천과 같은 담수에서 사는 조개나 소라류가 산출될 뿐이다. 그런데 최근에 경상도에 발달하는 육성층중에서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어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수개의 뼈, 알껍질파편 그리고 많은 발자국 화석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지금으로부터 약6천5백만년 전부터 신생대가 시작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고제3기 지층은 찾아 볼 수 없으며 약 2천5백만년 전부터 시작한 신제3기층만이 동해변(북평에서 울산까지) 곳곳에서 발달된다. 이 지층중에는 많은 조개나 소라류의 화석이 나타나며 그 가운데서도 비까리야라고 하는 소라류의 화석이 유명하다. 이 화석은 경상북도 동해변에 발달하는 연일층군중에서 발견된다. 연일층군에서는 이러한 조개류의 화석과 함께 고래의 골격이나 상어의 이빨과 같은 척추동물의 화석도 산출된다. 미화석으로서는 많은 유공충의 화석이 산출된다.
 

제4기 홍적세(2백만년에서 1만년 전 까지)에서도 작고 큰 화석들이 발견되는데 최근에 충북 청원군 두루봉 석회동굴 퇴적층에서 코끼리 코뿔소 동굴곰 원숭이 사슴 등의 포유 동물 화석이 속출되고 있다.

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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