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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기오염을 살핀다

맑은 내일에의 길

우리 동네의 공기는 숨쉴만한가 새로 고안된 PSI 지표를 이용해 서울의 대기오염을 진단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죽음과 대기오염의 관계

 

(그림1) 대기오염과 초과 사망자의 관계


1970년 '라센'(Lasen)이란 학자는 대기오염도와 '초과 사망자'(excess death) 사이에 깊은 관계가 있음을 발표하였다. 여기서 초과 사망자란 평소의 자연사에 의한 사망자 이외에 대기오염도가 높아짐으로 인하여 생기는 사망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와같은 사실은 미국의 뉴욕시와 영국의 런던시에서 과거에 발생했던 대기오염 사건들의 실제 자료를 근거로 밝힌 것으로 그 관계는 (그림1)과 같다.

가로축의 SP란 대기중의 아황산개스 농도와 부유분진의 농도를 곱한 수치이며 세로축은 초과 사망자의 수이다. 이 식에 따르면 대기중의 아황산개스의 농도가 1ppm이고 부유분진의 농도가 5백㎍/㎥인 대기오염 상태가 발생하면 약 3백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식이 산수계산처럼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과거 대기오염으로 인한 참사는 여러 곳에서 발생하였다. 수천명의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 인도 '보팔'시 사건도 일종의 대기오염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특별한 유독개스의 대량 누출사고가 아닌 일상적인 대기오염 사건으로 인한 참사도 여러번 발생하였다.

1930년 벨기에의 '뮤우즈' 계곡의 참사를 시초로 1948년 미국 펜실바니아주의 '도로나'에서 일어난 참사, 1952년 4천여명이 사망한 런던 참사, 1966년 미국 뉴욕의 추수감사절 사건 등이 대기오염의 급성적인 인명피해를 실증해준 사건들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난방연료를 많이 쓰는 겨울철에 대기오염 물질의 확산이 어려운 특별한 기상조건 즉 무풍 기온역전 등이 수일간 계속될 때 발생한 사건들로서 대기오염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앞으로도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건들이다.

이처럼 급성적인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인간 동식물 재산에 많은 피해를 야기시키는 대기오염은 이제 더 이상 먼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에서 대기오염은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으며 신문지상에서도 거의 매일 이에 관한 기사를 다루고 있는 실정이다.

실상 대기오염을 정확하게 정의 내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원인 또한 매우 복합적이다. 대기오염을 사회경제적인 관점에서 정의를 내릴 수도 있으며 자연현상적인 관점에서 말 그대로 깨끗한 공기가 오염된 현상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도 있다. 그 원인 역시 그 사회의 가치관의 모순으로 부터 발생한 것이기도 하며 현상적으로는 주택 차량 산업시설로 부터 배출된 오염물질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지구를 둘러 싸고 있는 대기는 그 총중량이 약 5.6×(${10}^{15}$) t으로 추정된다. 이 총량 중 99.999% 이상이 지구표면으로 부터 약 50마일 안에 존재한다. 이 대기층의 두께는 지구의 크기와 비교할 때 매우 얇은 것이다. 우리가 무한정한 것으로 여기는 공기의 층이 실상은 지구표면을 얇게 둘러 싸고 있는 제한된 자원일 뿐이다.

질소와 산소는 대기의 99%를 차지하며 나머지 1%는 대개 알곤(Ar)과 이산화탄소(CO₂)로 이들 네 종류의 화합물이 대기의 99.99%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에 수증기가 대기의 온도 등에 따라 다양한 농도로 함유되어 있고 극히 미량의 다양한 성분들이 포함되어 있다.

어떤 물질이 이와 같은 깨끗한 자연적인 공기의 물리적 화학적인 성질을 바꾸거나 인간 동식물 기타 물질 등에 영향을 미칠 때 이를 오염물질이라 하며 이와같은 현상을 대기오염이라 한다.
 

(표1)깨끗한 공기의 조성


수억t의 오염물질

매년 세계적으로 자연발생적인 화재 토양의 침식이나 인간활동의 결과인 연료연소, 자동차의 배기개스 등 각종 원인에 의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의 양은 수억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염물질의 양은 이처럼 막대하지만 대기의 용량이 상대적으로 훨씬 크므로 대기 중으로 골고루 균일하게 확산된다면 인체나 동식물에 피해를 줄 정도의 농도가 되지 못한다.

그러나 급격하게 증가하는 오염물질 배출량으로 인하여 이를 받아들일 환경용량을 초과하게 되었다. 또한 인위적인 활동으로 발생되는 오염물질은 대부분 좁은 지역에서 다량 배출됨으로써 대기오염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대기오염의 원인물질은 그 종류가 수 없이 많으나 배출량이 많고 인체에 피해가 큰 주요 오염물질로는 아황산개스(SO₂) 질소산화물(NO, NO₂), 일산화탄소(CO) 탄화수소류(HC) 오존(O₃) 부유분진 등이 있다. 이외에도 납 카드뮴 크롬 니켈 바나듐 등의 각종 중금속류와 '벤즈파이렌' '니트로파이렌'과 같은 발암성 물질들도 대기오염의 원인물질들이다.

대기오염물질들은 그 정도가 심할 때는 많은 인명을 앗아가기도 하며 그보다 정도가 낮을 때에도 각종 호흡기 질환 피부과 질환 안과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동식물에도 영향을 미쳐 가로수들이 고사하기도 하며 농작물들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건물과 시설물을 부식시키고 시민생활에 많은 불편을 야기시켜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대기오염에 의한 피해를 수량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만 경제적인 손실은 직접 눈으로 보이지는 않아도 막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대기오염물질의 종류가 다양해지기 때문에 각종 암을 유발하는 물질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물질들이 검출되고 있어 인간의 쾌적한 삶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1백년 묵은 나무가 말하는 서울의 대기오염

과거 외국인들에게 파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가장 큰 자랑으로 여기던 서울이 최근 30년 동안 대기오염으로 크게 더럽혀졌다. 서울시에서 대기오염도를 연중 계속적으로 측정하게된 지가 그다지 길지 않기 때문에 과거 서울의 대기오염도가 어떤 추세로 증가하였는지는 정확하게 알기가 어렵다. 그러나 서울시 대기오염도의 증가추세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실험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에 서울시내의 한 곳에서 잘라낸 1백년생 느티나무를 나이테에 따라 10년 간격으로 깎아내 그 속의 유황함유량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1880년대 부터 1950년대까지 형성된 나이테 부분의 목재에서는 유황의 함유량이 거의 없었으나 1960년에 자란 부분에서는 단위g당 0.44㎎의 유황이 검출되었고 1970년대에 자란 부분에서는 1.29㎎, 1980년대에 자란부분에서는 1.79㎎이 검출되었다.

대기중의 아황산개스의 농도가 높아지면 수목의 잎이나 목재부분의 유황함유량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한 많은 연구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이 실험결과는 근세 1백년 동안의 서울시의 대기오염도 증가추세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하겠다(그림2).

이와같이 1960년대 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서울의 대기오염은 이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생활에서 그 피해를 직접 간접으로 느끼기 때문에 시민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과거 오염을 부인하던 일부 행정당국도 이제는 서울의 대기오염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하고 있고 심각한 도시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여 그 대책을 강구하게 된 것은 뒤늦게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림2)고목의 유황 함유량으로 본 대기오염도


세계 최고 수준 수준의 서울 대기오염

 

(그림3)1975-1980년 세계 각국의 아황산개스 오염도


(그림3)과 (그림4)는 세계보건기구(WHO)가 1985년 발간한 책자에 보고된 1975-80년 동안의 세계 각국의 아황산개스 오염도와 부유분진 오염도를 시각적으로 알기 쉽게 나타낸 것이다.

이자료는 각국의 환경 담당기관들이 보낸 자료를 바탕으로 WHO가 작성한 것으로 서울시의 대기오염도의 수준을 알 수 있다. 서울의 아황산개스 오염도 자료는 환경청이 WHO에 보낸 자료를 근거를 한 것이며 부유분진의 오염도는 환경청에서 발표한 1985년도의 서울시내 지역의 부유분진 오염도 오염도를 표시한 것이다.

이 그림에서 한 도시의 오염도를 나타낸 막대 그래프 중 긴 것은 그 도시의 몇 지점의 연평균 오염도 자료중 최대값을 표시한 것이고 작은 것은 최소치를 나타낸 것이다.

불행하게도 서울의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세계 최고를 나타내고 있고 부유분진 오염도도 서남아시사에 위치한 지역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이들 서남 아시아 지역이 분진 오염도가 높은 이유는 주변 사막의 토사(土砂)가 날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막의 분진은 입자가 연료의 연소에 의해 발생한 분진 보다 크고(직경이 10μm 이상) 따라서 대부분이 호흡기관에서 걸러진다. 따라서 서울의 대기오염도는 아황산개스와 부유 분진에 있어서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4)1975-1980년 세계 각국의 부유분진 오염도(서울은 1985년 자료)


은평구와 강동구를 빼고는…

같은 서울 시내에서도 인구 교통량 공장의 분포에 따라 대기오염도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 P.12의 그림은 서울시의 1984년도 아황산개스 연평균 오염도를 나타낸 것이다. 이 자료는 서울시의 동별 인구, 공장의 분포 및 연료사용량, 소형 및 대형 차량의 지점별 통과수 등 오염물질 배출원을 조사분석한 다음 그 수치를 대기오염 확산모델이란 수학적인 모델을 사용하여 각 지점별 대기오염도를 구하여 컴퓨터로 그래픽화 한 것이다. 수학적인 계산치이기는 하지만 이 자료는 서울의 16개 지점에서 실측한 대기오염도를 사용하여 검정한 것이므로 서울시 대기오염의 실상과 거의 일치한다고 보아도 좋다.

붉은색으로 나타난 지역은 아황산개스의 연평균 환경기준치인 0.05ppm을 초과하는 지역이며 노란색으로 나타낸 지역은 우리나라 환경기준치에는 미달되나 선진국에서 규정하고 있는 환경기준치 0.03ppm을 초과하는 지역이다. 그 외의 지역은 0.03ppm 이하의 지역이지만 서울에서는 북한산의 산악지역 만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림에서 보듯이 강동구 은평구 강남구의 과천방면이 비교적 대기오염도가 낮은 지역으로 나타났으며 종로구 동대문구 마포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구로구 등은 대기오염도가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우리동네 공기는 숨쉴 만한가

서울의 각 지점별 대기오염도를 좀 더 쉽게 알아 보기 위하여 PSI(Pollutant Standards Index)란 지수를 이용하여 10개지점의 오염도를 (그림5) 나타냈다. 대기오염은 그 원인물질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두가지 오염물질의 농도 만으로는 대기의 질을 정확하게 평가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앞의 SO₂와 부유분진의 오염도를 나타낸 세계지도에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나 일본의 도시들은 SO₂와 부유분진의 오염도는 낮게 나타났지만 주된 오염물질은 오존 질소산화물들로서 빈번하게 광화학적 스모그가 발생하여 세계적으로 오염도가 높기로 유명한 지역들이다.
이처럼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농도로 대기오염도를 표시하면 대기의 상태를 쉽게 알아보기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여 고안한 것이 대기오염 지수이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PSI지수이다.

이 지수는 부유분진 아황산개스 질소산화물 오존 일산화탄소 부유분진×아황산개스 등 6개의 오염도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로서, 대기오염도를 0에서 5백 까지의 수치로 표시한다.

0에서 50까지의 값을 나타내는 대기는 '양호' 50에서 1백까지는 '보통' 1백에서 2백까지는 '건강에 유해' 2백에서 3백까지는 '매우 유해' 3백 이상은 '위험'한 것으로 평가한다.

1983년부터 1984년까지 2년 간의 서울의 대기상태를 나타낸 것이 (그림5) 이다. 서울의 조사대상 10개 지역 중 신림동이 가장 양호한 대기질을 나타내 2년 동안 69%는 '양호', 31%가 '보통'의 대기질을 보였다. 그 밖의 지역은 양호한 대기질을 나타낸 기간이 없었으며 성수지역은 연중 86%가 건강에 해로운 대기질을 나타냈고 구로가 74% 등촌동이 86% 구의가 62% 잠실이 67% 오류가 77%가 PSI값이 1백을 넘는 건강에 유해한 상태가 계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서울시의 대기오염의 PSI 값을 높게 하는 주요원인 물질은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부유분진이 주된 원인으로 대부분의 지역에서 70% 정도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5) PSI 지수로 본 서울시내의 대기의 질


비밀주의 행정을 극복해야

지금까지 국내의 학자들이나 전문가에 의해 발표된 그 어느 연구도 서울시의 대기상태가 양호하다는 결과를 보인 적은 없었다. 도시의 가로수의 고사, 도심지역에서의 이끼류의 전멸, 산성비, 발암성 물질에 관한 발표가 모두 그러하다. 대기오염의 악화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시민도 이제는 모두 아는 사실인 것이다.

이제는 오염이 높다 낮다를 따질 시기는 지났으며 행정관청 학계 산업계 시민 모두 진지하게 대책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인 환경권은 헌법에도 규정되어 있다. 환경의 악화는 행정기관 만의 책임도 아니며 또 행정기관 만의 힘으로 해결될 수도 없는 일이다. 과거처럼 환경오염의 측정자료를 숨기고 학계에서 발표하는 오염 현황을 우선 부인해 놓고 나서 수습하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환경청에서 지난 수년간 발표된 대기오염도는 거의 모두 연평균치 또는 서울 전체의 연평균치 뿐이다. 이와 같은 값은 오염의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왜곡의 여지까지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10개 지역의 대기오염도 평균 값이 환경기준치 이하이므로 서울에 대기오염은 없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 10개 지역 중 8개 지역은 환경기준치를 넘고 있어도 만일 2개 지역이 아무런 오염원이 없는 관악산이나 북한산 지역일 경우 오염도는 매우 낮기 때문에 평균값은 환경기준치 이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라 환경기준에는 연평균기준 뿐 아니라 8시간 또는 24시간 평균의 기준치가 있다. 연간 이 기준을 초과하는 횟수가 어느 정도인지는 거의 발표가 안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는 이와 같은 오염문제를 담당 행정기관 혼자 고민할 일은 아니다. 학자 시민 모두에게 사실을 공개하고 같이 그 대책을 의논하여야 할 것이다.

맑은 내일을 위하여

대기오염의 감축대책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들을 생각해 보면 다음 몇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헌법에 보장된 환경권을 누릴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서울의 대기오염 뿐 아니라 수질오염의 악화에 관해 경고하고 대책을 촉구한 것은 불과 소수의 학자와 연구기관이었을 뿐이고 시민운동은 불모의 상태였다.

공휴일날 등산로 쓰레기를 줍거나 나뭇가지에 새장을 달아 주는 것도 자연보호가 되겠지만 서울은 자연보호 보다는 적극적인 자연악화의 치유책이 필요하다. 서울시민의 지나친 참을성이 대기오염 악화의 한 원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둘째는 시민을 포함해서 행정의 가치관의 문제이다. 우리가 살아야하고 또 우리의 후손이 살아야 할 환경을 깨끗이 보전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면 무책임한 개발이나 산업시설의 확충들을 신중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환경개선 대책이 세워지고 있다. 사실 올림픽 동안의 짧은 기간 만을 위한 투자라는 면도 보이지만 이런 계기를 통해 지난 수십년간 악화돼온 서울의 오염이 감소될 수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인다. 물론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망각하지 말아야만 그 효과가 유지될 것이다. 다시 올림픽 이전처럼 오염물질을 마구 배출하면 환경은 매우 쉽게 다시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학계 등 연구기관과 정부기관의 협조이다. 대기오염은 원인이 복잡하고 그 대책수립도 어려우며 대책시행의 효과 또한 쉽게 파악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공동협력이 필요하다.

작금에 신문지상을 장식했던 산성비에 관한 공방이 정부기관과 학계의 관계를 잘 나타내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빗물의 산성도를 측정한 pH값(수소이온농도)은 가장 측정이 간단하고 오차가 적은 측정항목이다. 이 항목의 측정치가 서로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가 pH측정 자체에 있었을 리는 없다. 오히려 빗물시료를 채취하는 방법에서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례에서 나타난 학계와 행정당국의 불협화음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기오염연구에 필수적인 대기오염 상시 측정 자료를 학교 등 연구기관에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기본적인 조건들 즉 시민들의 관심과 노력, 행정기관의 행정방향의 시정, 학계와 행정기관의 협력이 이루어 진다면 서울시 대기오염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진다.

구체적인 시행방법은 산업장 배출시설의 배출기준 강화, 차량의 배기개스에 대한 규제, 저유황유의 사용, 연료사용패턴의 변화, 교통 통행 관리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또한 기상상태가 대기오염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오염도를 예보하고 대기 오염도가 높아질 경우 경고를 발하는 체제를 갖추는 것도 좋은 대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세부적인 문제보다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역시 사회의 철학, 가치관의 변화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간은 환경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라 그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시의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 모두가 협력하여 큰 걸음을 내딛을 때가 왔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을 떠나는 도리 밖에 없다. 물론 서울을 떠나는 인구분산책 역시 좋은 대기오염 해결책이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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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장재연 실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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