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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회복'과 '간기능개선을 내세우는 각종의 드링크류가 피로를 효과적으로 풀어주는가? 각성효과 이외의 적극적 효과가 있는가? 아니면 과다복용으로 해를 입고 있지나 않을까.

 

범람하는 피로회복제
 

피로회복제가 범람하고 있다. 해마다 의약품판매고 랭킹 10위 안에 피로회복 등을 내세운 드링크류가 서너개씩 차지하고 있다.

어떤 드링크는 여러 해에 걸쳐 의약품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는데, 연간판매액만도 3백억원을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로회복제 하면 보통 자양강장제은 드링크류를 말한다. 박카스디 원비디 알프스디 일화삼정톤 박탄디 등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드링크류는 '피로회복'과 '간기능 개선'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피로를 효과적으로 풀어주거나 간장기능을 개선시킨다는 과학적인 보장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드링크류는 물론 국내에서 팔리는 모든 의약품 판매랭킹 1위를 마크하고 있는 D제품의 성분을 보면 1백㎖중에 치옥트산아미드 5㎎, 타우린 1천㎎, 이노시톨 50㎎, 오로트산 10㎎, 염산피리독신 2㎎, 니콘틴산아미드 10㎎, 판토텐산칼슘 10㎎, 무수카페인 30㎎, 포도당 1천㎎, 에탄올 1.3㎎등으로 돼있다.

 

드링크류의 성분과 그 허실
 

이외에 다른 드링크류의 성분도 대개 비슷한 내용으로 돼있는데, 이를 대별하면 비타민류, 카페인, 에탄올, 유기산, 간장해독제, 백설탕이나 합성감미료 방부제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상의 성분이 피로를 푸는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다.

우선 비타민류부터 따져보다. 비타민류는 정상적인 식사를 하고 있거나, 특별히 부족한 상태에 있지 않는 한, 드링크제에 포함된 정도의 미량으로는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간장해독제 역시 균형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식사를 통해 충분히 섭취될 수 있는 것들에 불과하다.

이노시톨은 레시틴의 성분이므로 콩이나 달걀의 노른자위에 풍부하며 타우린은 갱조개를 비롯한 패류나 소쓸개 같은데 풍부한 성분이다.

아스파라긴산은 아스파라가스나 콩나물과 같은 야채류에 풍부하다. 콩나물에 조개류를 넣고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 피로회복은 물론 발암물질로부터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고 간기능도 도와준다.
 

드링크제에 들어 있는 정도의 간장해독제가 무리를 하여도 간장이 나빠지지 않게 막아준다든지 간장병을 고쳐준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고 단정지을 수 있다.
 

유기산이나 백설탕이 압맛을 돋구는 정도에 불과하고,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하는데 다소의 기여라도 하는 게 있다면 그것은 카페인과 에탄올(알콜)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물론 합성감미료인 사카린나트륨이나 방부제인 안식향산나트룸이 인체에 이로울 까닭이 없다.

이것들의 독성문제는 차지하고도 우선 나트륨의 존재가 마음에 걸린다. 소금이 해롭다는 것은 나트륨 때문인데, 이 나트륨 은 식사 외에도 식품첨가물이나 의약품을 통해 과도하게 몸속에 들어가고 있디.

 

동물실험에 나타난 약효
 

드링크제의 효과를 테스트한 재미 있는 실험이 있다.
 

일본대학의 다무라(田村) 교수팀은 생쥐나 집쥐에게 시판중인 드링크제를 먹여 물에 빠져 죽는 시간은 측정하는 동물 실험을 하였다.

만약 드링크제에 표방된 효능대로 그것들이 강장작용 피로회복작용 영양보급작용 등이 있는 것이라며, 드링크제를 먹인 생쥐나 집쥐가 먹이지 않은 그룹보다 오래 헤엄치고 살아남아야 했을 것이다.
 

그런데 효능서와 같이 되지 않았다. 드링크제를 먹인 쪽이나 수도물을 먹인 쪽이나 같은 시간에 지쳐서 물에 빠져 죽었기 때문이다. 드링크제는 적어도 동물실험에는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이 실험에 대해서 일본의 제약회사측에서는 드링크제는 사람이 먹으라는 것이지 실험동물이 먹으라는 것이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하였다고 한다.
 

드링크제의 효능은 그렇다고 하더라고 문제는 습관적으로 장기복용을 하는 경우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느냐는 것이다.

카페인은 정신을 활발하게 하는 흥분작용과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이뇨작용이 있다.

보통 종합감기약의 대부분에는 졸음을 오게 하는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다. 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카페인을 넣어 잠을 쫓는 것이다. 또 카페인은 혈액순환을 다소 좋게 하기 때문에 두통도 어느 정도 부드럽게 할 수 있다. 그래서 감기약에 넣은 것이다.
 

그러나 카페인에는 부작용도 있다. 1g 이상에서 주로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상용량에서도 위궤양이나 심장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신중을 기해야 하고,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가슴두근거림 불면 욕지기 구토 현기증 불안 헛소리 등이 일어날 수 있고, 다량에서는 심한 떨림, 부정맥 사지한냉 동공확대 허탈 등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잠을 못이루는 것은, 내분비기관의 세포내에 있어서 호르몬제조를 지령하는 사이크릭AMP라는 물질의 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데, 사이크릭AMP가 언제나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커피와 같이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식물이나 의약품의 계속적인 과다복용에 의한 만성중독증오로서는 소화불량 두통 불면 불안 신경질 수족떨림 신경통 감각이상 변비 등이 있다.

 

피로회복제

 

간기능개선제의 정체
 

피로회복효과를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각종의 간기능개선제를 빼놓을 수 있다. 간기능개선제는 처음 일본에서 1950년대에 메티오닌제제가 등장한 이래 그 부작용이 문제되면서 글루쿠론산을 주제로 하고 비타민류를 첨가한 제제가 선을 보여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메티오닌은 식품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인데 간장의 지방변성을 억제하는 생리작용이 있다는데서 술꾼들의 사랑을 받았던 때가 있었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에게 지방간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양물질이긴 하지만 메티오닌도 다량으로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실제로 장기간 다량투여도면 4~6g에서 의식둔화나 정신착란 등을 일으키며, 간장세포가 파괴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정맥주사시 욕지기 흉부작열감 머리무거움증이 일어날 수 있으며 다량 투여에서는 의식혼탁이나 착란증세를 일으킨다.

이러한 부작용이 알려지면서 글루쿠론산이 선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글루쿠론산은 본래 사람의 간장에서 많이 만들어지고있는 성분이다.

혈액속의 포도당은 인슐린이라는 췌장호르몬의 작용으로 간장세포에서 글루코겐으로 저장된다. 이 글루코겐은 필요에 따라 다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액속으로 들어갈수도 있지만, 간장에서 해독작용에 관여하는 물질인 글루쿠론산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 물질은 밥만 먹으면 간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으로써 소량을 밖에서 섭취해봐야 아무런 효과도 없는 것이다.

간장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글루쿠론산은 유해물질과 결합하는 활성기가 붙어있어 그 활성기에 의해 유해물질과 글루쿠론산의 결합이 가능, 몸밖으로 배출시킬 수 있지만, 합성된 글루쿠론산에는 그러한 작용이 결여돼 별다른 효과가 없음이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의 '아이젠버그'박사팀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그리고 글루쿠론산은 간장에서 합성되어 간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여러가지 물질 가운데서 작은 하나에 불과하다. 글루쿠론산이 단독으로 간장을 튼튼히 해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글루쿠론산 다음에 등장한 치옥트산도 미국 등지에서는 간장이 나쁜 사람에게 사용을 두려워 하고 있다. 아직 적은 양이 입으로 들어갈 때의 부작용이 알려진 바는 없으나, 주사나 대량투여시에는 오히려 간장에 지방침착을 일으켜 가장을 나쁘게 한다는 보고가 있다.

 

비타민·아미노산으로 간장강화는 넌센스
 

위궤양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자. 염산히스티딘이라는 아미노산과 비타민U가 위궤양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선전된 때가 있었으나 지금도 여전히 위궤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이 허다하다.
 

이 두가지 물질이 일부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만으로 해결이 안되는 것은 간장이나 위장이 나빠지는 원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간장은 흔히 화학공장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다. 간은 영양물질이나 생리물질의 합성과 분해 등 생화학적 물질대사를 하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간장은 밖에서 들어오거나 몸안에서 만들어진 여러가지 유독성분을 해독하는 일을 맡고 있다.
 

간장이 이러한 일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수천종 내지는 수백만종의 효소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효소는 아미노산 비타민 미네랄 유비퀴 논등의 영양물질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들 효소들은 활동하기 적합한 환경을 요구한다. 즉 일정한 산·알카리 평형이 필요하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미네랄이 균형을 이루어야한다.
 

신체내에서는 약3백만건의 생화학반응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에는 약3백만종의 효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효소의 수만 해도 약 1천2백여종을 넘는다.

그런데 불과 몇종류의 비타민이나 아미노산으로 간장을 튼튼히 할 수 있다는 착상은 망상에 불과한 것이다. 또한 피로회복이 반드시 간장의 기능에만 관계되는 것도 아니다.


피로현상과 그 원인
 

이상에서 몇가지 살펴본 바에 의하면 피로회복제로는 피로를 푸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부작용마저 초래할 위험이 뒤따른다 하겠다.
 

그렇다면 피로란 도대체 무엇이며, 이를 풀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피로는 연속 또는 반복되는 정신적·육체적 작업에 수반하여 발생하는 심신기능의 저하상태를 말하는데, 학문적으로는 정의하기가 어려운 가념이다. 일반적으로 작업능력이 저하되고, 그 징후나 생화학적 변화를 스스로 느낄 수 있고 타인이 감지할 수도 있다.

피로는 정신피로와 육체피로로 나눌 수 있고, 또 중추피로와 말초피로, 급성피로와 만성피로로 나눌 수 있다. 급성피로가 축적되면 과로가 되는데, 이 과로는 휴양을 통해 회복되므로 질병과는 구분된다.
 

피로가 나타나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다.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두통 현기증 설태(舌苔) 변비 식은땀 외에 손톱이나 오줌 등의 이상을 볼 수 있다.

피로의 원인은역시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으나 작업의 양이나 질, 환경에 크게 영향받는다. 대인관계가 적절치못한 것도 피로원인이 될 수 있다.
 

수면이나 휴식 영양섭취 등이 충분치 못했을 때 피로가 온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어쨌든 피로는 우리몸에 일어나는 특이한 현상이라 하겠는데, 한마디로 과도한 작업에 의한 장애로부터 구하는 자기방위적인 자기조절기제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피로회복제의 허실

 

어떻게 피로를 풀 것인가
 

피로의 원인을 생각해보면 피로회복의 방법은 자명해진다. 무엇보다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첫째 가는 피로회복 방법이다. 충분한 수면과 휴양, 영양섭취를 하면서 쉬는것이 피료회복의 지름길인 셈이다.
 

피로회복을 위해 드링크류를 마셔대는 것은 앞서 살펴본대로 별 효과도 없고 오히려 부작용만 우려된다. '영양'의 측면에서만 따져본다면 '약'보다는 '자연식'이 효과적이다.
 

자연의 곡류에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비타민E와 비타민B군 그리고 미네랄이 많이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세포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해주는 판가민산과 자율신경의 변조를 예방하는 감마오리자놀이란 유효성분도 들어 있다.
 

한편 채소류나 해조류에는 풍부한 섬유질과 비타민C를 비롯한 각종 비타민 그리고 칼슘을 비롯한 여러 미량미네랄들이 풍부하다.

이 모든 자연적인 식품에 함유되어 있는 영양성분들은 피로를 일으키는 여러 원인을 해소하는 역할을 함에 있어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기분전환을 위해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거나 레크레이션 목욕 마사지 등도 피로를 푸는 유효한 방식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드링크류 간장강화제 같은 약제를 통해 피로를 풀수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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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원태진 건강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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