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에 관한 계획은 여러번 실시되었지만 과학기술에 관한 계획이 입안, 실시되기는 처음. 과학입국을 위한 청사진의 내용을 살펴본다.
요즘 우리나라가 과연 선진국이 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의 제기에서부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하는 논의가 식자층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수많은 논의가 그런대로 타당성이 있겠지만 적어도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및 선진화는 '필수 불가결'이라는것이다.
과학 기술발전의 전략
정부가 지난 연말 내놓은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은 적어도 몇개 분야에서는 서기 2000년경에 우리가 선진국수준에 도달해야한다는 목표를 선명히 밝혀놓았다.
이 계획은 과학기술의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자는 욕심보다 스위스 스웨덴 네델란드처럼 인구가 적고 땅도 작은 나라에서 이룩한 것대로 우리도 전략부문을 선정, 앞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대상으로 삼았다. 이리하여 각분야를 1군, 2군, 3군, 4군으로 나누워 (표1참조) 제1군에 해당하는 과학 기술을 우리나라가 앞으로 15년쯤뒤에는 선진국수준이나 나아가 선진국수준에서도 앞선정도로 키워나가기로 한것이다.
1군에 해당되는 분야의 선정은 자연자원은 적고 인구가 많으며 투자재원이 부족하다는 우리의 사회경제실정을 고려한 끝에 이루어진 것이다.
생명공학이나 신소재 에너지 식량분야는 1군처럼 높게 평가된 분야는 아니라 하더라도 중기적으로 볼때 성공할 가능성이 있고 또 꼭 이룩해야할 분야로 2000년이후에 선진국수준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밖에 이른바 '빅사이언스'로 불리는 해양, 우주 항공분야는 워낙 방대한 자금과 인력이 소요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현재 입장에서는 그 기초를 닦아나간다는 빙침을 세워 놓았다.
그럼 제1군과2군에 해당되는 분야의 현황과 목표를 살펴보고 어떻게 목표에 도달할것인지의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반도체
(표2)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과 기술은 다른 분야에비해 선진국과의 격차가 가장 작은 강점분야로 2000년에 이르러서는 반도체의 최선진국인 미국 일본과 같은 수준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판단으로는 서기 2000년에는 우리나라도 256메가디램과 1기가롬을 개발 생산해 낼수있는 독자적인 설계·소자(素子)및 생산공정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소프트웨어·통신
이른바 20세기후반은 정보화시대라고 하며 앞으로 선진국이냐 아니냐하는 평가는 '정보화정도'에 의해 평가된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이다. 또한 이분야의 기술을 고도화시키지 않고는 기술선진국의 실현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도 거의 일치된 견해아다.
이 분야의 목표를 보면 컴퓨터기술은 1단계로 수퍼미니급을 국내에서 개받하고 2단계로 지능컴퓨터기술의 기초를 닦으며 3단계로 지능컴퓨터를 본격 개발한다는 것이다.
컴퓨터 이용기술인 소프트웨어는 단순소프트웨어의 개발·생산에서 시작, 지식집약형이 고도 소프트웨어를 생산하는 공장을 세운다는 것.
통신기술은 2000년까지 선진국수준의 종합정보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행정전산망은 우선 정부의 전산망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민간기업의 기술개발을 고취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밀 화학
정밀화학제품은 소비재를 생산하는 중간단계의 제품으로 돈이 많이드는 거대한 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고도의 기술로 생산가능한 품목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의 개발단계에 진입했다.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거래에서 적자를 많이내는 이유중의 하나도 화학제품을 포함한 중간재의 수입이 많기 때문.
장기계획의 목표는 생리활성물질, 고분자등에서 5~10개를 창출하는 기술을 최선진국수준까지 끌어올리며 나아가 정밀화학공업을 수출산업으로 만든다는 것.
●전기·자동차·섬유등 기존산업
이 분야는 현재 우리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이지만 2000년대까지도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계속 육성한다는것이다. 고용문제를 보더라도 중요시해야할 업종들.
목표는 정밀전자·레이저·신소재등 첨단기술을 이들 산업에 결합시켜 생산성을 높히고 품질향상을 기한다는것.
●생명공학
첨단과학으로 각광받고 있는 생명공학에 대해 정부는 우리나라수준이 크게 뒤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 앞으로 핵심기술을 중점 개발하여 선진국을 따라잡기로 했다.
생명공학은 또 우리의 여건에도 적합해 식량, 환경정화, 대체에너지생산을 위해 크게 기여할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신소재
신소재는 첨단산업기술로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부품에 응용할수있는 범위가 넓고 기술경쟁에서 승패를 판가름하는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이것 역시 생명공학과 마찬가지로 노력여하에 따라 성공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집중육성의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에너지·자원
에너지와 자원은 국제수지개선등 경제 안정, 국방등에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한 분야. 정부의 목표는 원자력설계, 핵주기, 안전기술을 자체 해결하고 에너지의 대체기술 확보에 힘쓰기로 했다.
●기초연구
기초연구는 이제까지 선진국이 독점하다시피했으나 우리나라의 산업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와 있으므로 기초연구에서의 창의성이 강조되기에 이르렀다.
장기계획에서는 앞으로의 기초연구는 대학중심으로하고 국가의 연구개발투자의 자금가운데 20%정도는 기초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또 노벨상을 탈수있을정도의 선도 과학자들을 양성하기위한 연구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목표달성을위한 수단
●고급기술인력확보
선진국수준으로 과학·기술을 진흥시키기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은 수준높은 과학자를 많이 양성하는것.
현재 고급과학기술두뇌는 3만2천여명.(인구 1만명에 8명꼴). 이숫자를 2000년까지는 15만명으로 늘여 인구 만명당 30명으로 해서 선진국의 수준과 맞춘다는 것.
또 15만명의 10%에 해당하는 1만5천명은 핵심분야에서 선도역할을 할수있는 세계일류수준의 과학기술자로 양성한다는것.
인력양성을 위한 방안으로는 각대학의 이공계대학원, 과학기술원의 기능을 강화하기로했다.
또 계속해서 해외 과학두뇌를 유치하며 기술인력의 해외연수를 적극지원한다는것이다.
●연구개발투자 GNP의 3%
현재 우리나라의 연구개발투자는 GNP의 1.47%, 이것을 3%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 정부대 민간의 투자비율은 40:60으로 잡고 있다.
참고로 외국의 경우를 보면
그러나 이같은 투자계획도 절대액에서는 선진국수준에 비해 매우 작으므로 실천이 비교적쉬운 전략분야를 선정했고, 자원의 배분도 연구주체, 단계, 분야별로 세심히 하기로 했다.
●연구개발 체제및 환경조성
연구개발체제는 대상에 따른 역할분담을 원칙으로 삼기로 했다.
즉 대학은 기초연구와 기본인력양성, 정부기관은 관련공공기술및 기반기술(infratechnology), 민간기업은 산업기술을 담당하며 대상기술별로는 전용성기술(proprietary technology)는 민간기업에서, 공유적인 기술(generic technology)는 민간합동 또는 정부·민간협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환경개선은 중·고등학교에서의 과학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과학교교·과학기술대학·과학기술원으로 연계를 확립아며 과학시대에 맞는 일반 대중의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드높히도록 여러가지 활동을 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