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제3의 소재


요사이 신소재, 세라믹스, 또는 파인 세라믹스라는 낱말이 신문이나 TV등 매스컴에 빈번히 대두되어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구상에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며 또 이 넓은 우주에 무진장으로 존재하는 무기질을 원료로 한다는 것. 그리고 금속, 플라스틱의 뒤를 이어 제3의 산업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파인 세라믹스라는 사실은 과학자뿐 아니라 지식인에게는 이미 상식이 되다시피 하고 있다.


우리는 인류가 사용한 도구의 소재로 문명을 특징짓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석기와 토기 그후 청동기를 거쳐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철기시대, 그리고 석유화학의 발전으로 플라스틱이 크게 보급된 것은 바로 얼마전 고도성장 시대의 일이었다. 철로 대표되는 금속류, 플라스틱이 주가되는 유기재료 그리고 새로 등장한 파인 세라믹스-이 세가지가 현대문명을 뒷받침하고 있는 세가지 소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소재가 사회를 뒤흔들어 놓은 예는 과거에도 여러번 있었으나 재료에 대한 관념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가장 획기적인 해로서는 1981년을 들 수 있다. 즉 광섬유와 내열타일 등의 신소재가 만들어짐으로써 미국의 우주왕복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던 것이다. 첫번째 발사에서 몇 개의 내열타일이 벗겨져 나감으로써 우주왕복선의 지구귀환이 의문시되었던 사건은 세라믹스 재료에 대한 관심을 한층 더 높게 한 계기가 되었다.


세라믹스란?


이 낡고도 새로운 이름을 가진 세라믹스(Ceramics)란 과연 어떠한 재료일까?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금속 이외의 무기재료를 인공적으로 불로 구워 굳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옛부터 우리 주변에 있는 도자기, 벽돌, 시멘트, 유리 등 종래의 세라믹스는 '전통 혹은 고전 세라믹스'라고 불리우며 주로 천연 광물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최근 신소재로 주목되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옛부터의 세라믹스가 아니라 인공적으로 합성한 무기질을 재료로 하여, 원자 수준에서 분리, 정제한 원료로서 새로운 방법으로 구어낸 '인공적인 새로운 돌'인 것이다. 따라서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조성의 재료도 얼마든지 합성해 낼 수 있다.


무기계의 물질은 화학종으로 약 10만은 되라라고 추측하고 있는데 실제로 파인 세라믹스로 소재화되어 현재 이용되고 있는 물질은 그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신소재로서 파인 세라믹스가 바라 볼 수 있는 앞길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녹슬지 않는 인공의 돌


세라믹스의 탁월한 특성으로는 녹슬지않으며 타지 않고 단단하며 성형하기 쉬운것 등 여러가지를 들수 있다. 특히 열에 강하고 녹슬지 않는 성질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점이다. 원래 세라믹스는 천 수백도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타지 않으며 고온에 잘견디리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면 세라믹스는 왜 녹이 슬지 않을까? 만일 우리가 원자의 크기로 변신하여 세라믹스 내에 잠입할 수 있다면 그 이유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자기의 기본성분인 알루미노규산염은 산소, 규소, 알루미늄의 세가지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규산염의 골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둥근 공모양의 산소원자로서 이들 둥근 공이 한 평면 위에 꽉 차있고, 이와 같은 평면이 여러겹 겹쳐져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한편 산소원자에 비해 훨씬 크기가 작은 규소원자나 알루미늄은 산소원자들의 틈새에 끼게 된다. 각각의 규소원자는 네개의 산소원자 틈새에 알루미늄원자는 상·하 전·후 좌·우 여섯개의 산소원자에 둘러 싸이게 된다. 즉 규소원자와 알루미늄원자는 모두 산소원자들이 만드는 틈새에 안정하게 들어 박히게 된다. 따라서 녹이 스는 요인이 되는 공기나 물속의 산소가 규산염 속의 금속원자와 반응하려도 해도 침입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알루미늄이나 규소 뿐 아니라 세라믹스 중의 금속원자는 모두 산화물의 형태로 존재하여 주위의 산소원자와 이미 견고하게 결합되어 있으므로 더 이상 산소와 반은하여 녹슬 염려가 없는 것이다.
 

근대공업의 성립 특히 첨단산업의 발전은 세라믹스 없이는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는 우주산업으로 부터 작게는 우리 가정의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세라믹스의 쓰임은 이루 헤아릴수 없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예를 전자재료와 구조재료에서 하나씩 택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파인세라믹스 소결체의 현미경 확대사진(2천배)

 

가스터빈 엔진


세라믹스의 매력을 가장 크게 느끼게 하는 것이 가스터빈 엔진이다. 세라믹스제 가스터빈 엔진이 실현된다면 이는 에너지절약의 결정타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가스터빈 엔진은 연소가스의 흐름 속에 풍차와 같은 터빈 회전자를 넣어 그 회전을 차륜회전에 전하는 것으로서 현재 회전자의 날개는 초합금으로 되어 있다.
 

매분 수 만 만 번의 회전속도로 돌고 있는 날개에 걸리는 힘은 대단한 것으로 이 조건하에서는 초합금이라 하더라도 9백50℃가 한계로 되어 있다. 터빈엔진은 작동온도를 높일수록 원리적으로 효율은 커진다. 문제는 그러한 가혹한 조건에서 견딜 소재가 있느냐는 것이다. 다행히 1천2백50℃, 때에 따라서는 이보다 1백℃정도 더 높은 온도에서 사용할 수있고 게다가 냉각할 필요가 없는 터빈회전자 소재가 개발되었다. 이것이 비 산화물 세라믹스이다.
 

그러나 세라믹스제 가스터빈 엔진을 장착한 승용차가 양산되자면 해결되어야 할 여러가지 문제점이 많다. 그 중 가장 시급한 것이 신뢰성의 문제와 제조단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982년 봄에 세라믹 엔진의 시험차가 성공적으로 운행된 것을 볼 때, 일부 연구자들이 세라믹스제 가스터빈 엔진의 실용화가 1990년대 후반일 것이라고 낙관하는 것을 꿈이라고 웃어 넘길수 만은 없을 것같다.

 

PTC 서미스터(온도센서)


첨단기술로서의 전자 세라믹스 중 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역시 센서라고 할 수 있다. 온도, 가스, 적외선, 압력 등 여러가지를 감지해내는 센서가 개발되고 있다. 수 많은 원소를 조합시켜 새로운 기능을 가진 세라믹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큰 장래성을 갖는 분야가 바로 이 센서 분야이다.
 

온도변화에 대하여 전기저항이 크게 변하는 저항체 혹은 반도체를 서미스터 라고 하며, 온도센서로서 공업용 온도계측이나 가정제품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중에서 온도가 올라갈 때 저항도 커지는 즉 정의 저항온도 특성을 가지는 서미스터를 PTC 서미스터(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thermister)라고 한다.
 

세라믹스를 전자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사진과 같이 미세한 입자가 마치 돌담과 같이 쌓여 있음을 볼수있다. PTC 서미스터의 기능의 비밀을 바로 이 미세구조에 있다.
 

BaTiO₃에 극미량의 (예를 들면 0.1%정도) 희토류금속 산화물(예 (La₂O₃,Nd₂O₃ 등) 을 첨가한 반도성 BaTiO₃ 소결체에서만 찾아 볼 수 있는 이 특이한 PTC 특성은 입자와 입자의 경계인 입계에 의하여 주어지며 입계가 없는 단결정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즉 저온에서는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일수 있는 때문에 저항이 낮아서 전류가 많이 흐르게 되고 발열하게 되며 이 소자의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 이와 같이 고온이 되면 전자는 움직이기 곤란해져 저항이 갑자기 커진다. 즉 전류가 흐르지 않게 되어 온도가 오르지 않게 되며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고 과열이 방지된다.


저항이 급격하게 커지는 온도는 첨가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으므로 일정한 온도로 제어하고자 할 때 그 온도를 자유롭게 설정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보온밥통에서는 70℃전후, 헤어 드라이어에서는 2백℃ 전후가 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화합물의 조성을 변화시킴으로서 성질을 제어할 수 있는 것도 세라믹스의 한 특성이다.

 

파인 세라믹스를 이용한 주방용품


되살려야할 고전세라믹스의 뿌리


우리나라의 도자기 역사는 신라토기까지 거슬러 올라 간다. 그러나 신라토기에서 시작하여 고려청자 이조백자 등 찬란한 도자기 문화를 꽃피웠고 인접국가인 일본에 그 기술을 전수한 바도 있는 우리나라의 이 훌륭한 기술이 전해 내려오지 못하고 끊기고 말았다. 반면 우리 도자기 기술을 배워간 일본은 아직도 그 기술이 전수하고 발전시켜왔다. 오늘날의 파인 세라믹스기술이 종래의 고전 세라믹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우리조상의 빛난 업적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파인 세라믹스 기술을 발전시켜 다시금 옛날의 영광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박순자

🎓️ 진로 추천

  • 신소재·재료공학
  • 화학·화학공학
  • 기계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