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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강화 복합재료의 등장
 

복합재료는 일반적으로 두 종류 이상의 소재가 합리적으로 조합되어 단독재료로서는 발휘될 수 없는 유효한 기능을 보유하는 재료로 정의 된다. 이러한 재료의 역사를 살펴 보면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일상생활에 이용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장이상의 널빤지를 서로 결이 다르게 붙인 베니어판, 콘크리트에 철근을 보강한 철근콘크리트, 고무의 배합물에 합성섬유나 철선을 복합한 자동차의 타이어등은 생활의 주변에서 흔히 대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복합재료들이다.
 

그러나 최근 미래의 새로운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1980년대와 1990년대를 통하여 인간생활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가질 것으로 전망되는 복합재료란 그 의미가 다소 한정되어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여기에서 말하는 복합재료는 고분자나 금속과 같은 기지(基地)재료에 유기 혹은 무기질의 산업용 섬유를 적절히 조합하여 기지재료의 특성을 월등하게 향상시킨 재료 즉 섬유강화 복합재료를 뜻한다.
 

<;그림1>;은 이와 같은 복합재료의 개념을 간단하게 도식화한 것으로 강화섬유의 배열형태에 따라 여러가지 모양의 복합재료 구성양식을 선택적으로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섬유는 원래 섬유방향의 물성이 기지재료와 비교할 때 매우 우수하므로 기지재료에 복합되어 철근콘크리트 중의 철근과 같은 구실을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로 보강된 섬유강화 복합재료는 구성양식 즉 섬유의 배열형태에 따라 매우 다양한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섬유강화 복합재료의 기계적 특성은 기지재료와 강화섬유 특성이 복합적인 관계로 나타나게 되는데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복합재료의 응력-변형곡선은 기지재료와 강화섬유의 중간을 취하고 있다. 그러므로 복합재료의 특성은 강화섬유의 물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림1>;섬유 강화 복합재료의 섬유배열에 따른 구성양식

 

<;그림2>;일반적인 응력-변형 곡선


고분자를 이용한 선진 복합재료


섬유강화 복합재료의 발전과정을 보며 2차 대전 중에 미공군에서 항공기의 연료탱크에 응용한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GFRP, 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s)이 그 효시이다. 유리섬유의 강도와 플라스틱의 경량성, 내부식성 등과 같은 특성이 조합된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은 그 물성의 우수성과 비교적 값이 싼 유리섬유의 경제성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1950년대를 통하여 꾸준히 용도가 확대되었다. 특히 1960년대 이후는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보는 욕조, 변기, 정화조와 같은 주택기재에서 부터 건축자재, 스포츠용품,  선박, 자동차 나아가서는 우주 항공기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하게 사용하게 되었다.
 

유리섬유와 불포화 폴리에스테르수지를 이용한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의 활발한 응용을 계기로 하여 보다 새롭고 특성이 좋은 섬유강화 복합재료에 대한 탐구가 진행되어 오늘날 섬유강화 복합재료는 제2세대를 맞고 있다. 이들은 고성능의 특성을 가지므로 기존의 유리섬유강화 복합재료와 구분하여 선진 복합재료(ACM, advanced composite materials)라고 불리운다.
 

이들 중에는 1960년대에 출현한 보론섬유 강화플라스틱(BFRP, boron fiber reinforced plastics),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CFRP, 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과 1970년대에 개발된 아라미드 계열 섬유인 케블라섬유 강화플라스틱 (KERP, Kevlar fiber reinforced plastics) 등이 있다. 이들 복합재료들의 기지재료는 불포화 폴리에스테르, 에폭시, 폴리이미드 등과 같은 고분자물질을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다.

 

항공·우주발전의 필수품


한폄 1970년대 후반 이후 알루미늄 등의 금속을 기지재료로 이용하는 섬유강화 금속 복합재료(FRM, fiber reinforced metals) 의 연구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금속을 기지재료로 이용하는 섬유강화 금속 복합재료는 가벼우면서도 내열성이 좋아 미사일, 우주기기, 항공기 구조재, 제트엔진재료 등에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재료이나 그 연구개발의 기간이 짧아 아직 본격적인 용도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에 고분자 물질을 기지재료로 사용하는 복합재료의 경우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통한 꾸준한 용도개발 노력과 탄소섬유, 케블라섬유 등 고성능섬유의 특성향상 및 생산원가 저하로 이제 그 응용의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는 비강도 및 비탄성율(강도및 탄성율을 밀도로 나눈것으로 이는 구조재료의 경량화라는 관점에서는 매우 중요한 수치이다)이 어느 섬유보다도 우수하고 화학적으로 안정하며 내열성이 좋아 경량화가 경제성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우주·항공분야의 경량구조재용 복합재료의 강화섬유로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은 현존하는 복합재료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며 유망한 재료라 하겠다.
 

아라미드 계열 섬유인 케블라는 비탄성율로 표현되는 재료의 단단함이 탄소섬유에는 미치지 못하나 유리섬유보다 월등하게 좋고, 탄소섬유에 비해 가벼우며 질기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서 복합재료의 강화섬유로서 탄소섬유 다음으로 기대되는 품목이다.
 

보론섬유는 탄소섬유보다 먼저 개발되어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단단함이 탄소섬유보다 훨씬 뛰어나나 아직도 가격이 워낙 비싸서(1984년 현재 ㎏당 400달러 선으로 탄소섬유의 약 7배에 해당된다)용도확대에 대한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재료이다.

 

'강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볍게'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과 케블라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대표되는 선진복합재료의 발전은 '강철보다 특성이 뛰어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재료의 실현이라는 과학자들의 꿈을 현실화 시켰고 각종 산업분야에서 재료의 혁명을 가져 온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선진복합재료는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의 10배 정도에 달하는 가격선을 유지하고 있어서 일상적인 용도에 사용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인간의 기호를 자극하는 고급스포츠·레저용품이나 경량화가 운항의 경제성에 필수적인 우주·항공기의 부품 용도에는 이미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복합재료의 총아인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은 경량구조재의 혁명아로 등장하여 스포츠 레저산업부야에서는 이미 낚시대, 테니스라켓, 골프클럽의 샤프트 및 헤드, 스키판, 양궁, 조정의 노 등에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베드민턴이나 탁구라켓, 야구용품에도 이들이 사용될 것이다.
 

우주·항공산업은 가벼우면서 고강도를 가지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다. 1960년대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어 온 우주개발 및 군용기의 정예화 계획에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이 일익을 담당해 온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각종 공군전투기는 물론 미사일이나 우주왕복선에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이 중요한 부품으로 응용되고 있는 것은 재료의 경제성보다는 기능적인 면을 더욱 중시한 결과이었다.


복합재료의 개가 보잉767


그러나 최근에는 상업성을 추구하는 민간항공기에도 본격적으로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이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1982년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 케블라섬유 강화플라스틱 등 선진복합재료가 대량으로 채택된 민간항공기 보잉767이 첫취항을 하여 재료변천의 역사에서 오래 기억될 해가 되었다. 보잉767에는 1톤 정도의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이 사용되었다. 이는 전체 구조재 중 약 3%에 불과하지만, 1985~1995년 사이에 보잉767 1기당 그 사용량을 10~20배 늘릴 계획이 추진 되고 있고 이에 자극을 받은 여러 민간항공기 제작회사들이 이러한 계획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민간 항공기는 보다 가볍고 튼튼한 구조물이 될 것이다.
 

앞으로 기대되는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의 잠재적인 용도분야는 자동차로, 만약 탄소섬유의 가격이 더욱 저하되면 자동차 부품용도는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이룰 것이며 이 재료는 우리생활과 보다 친숙한 연관을 맺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초 이후에야 복합재료의 제1세대인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의 생산이 본격화되어 낚시대를 위시한 헬멧, 욕조, 물탱크, 의자 등의 용도개발이 이루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행사인 86년 아시안 게임과 88년 올림픽을 앞두고 스포츠·레저용품의 수요가 커지면서 서핑보드, 보트 등도 이것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과 같은 선진복합재료 분야는 우리나라 수출산업이 신장된 80년대 이후 비로소 낚시대와 같은 민수용 고급 레저용품에 응용되기 시작하여, 테니스라켓, 골프클럽 등의 스포층용품으로 그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선진복합재료의 우주·항공분야 부품이 국내에서는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으나 선진제국의 꾸준한 발전추세에 자극된 국내 유수한 기업들은 이의 개발에 동참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탄소섬유 혹은 탄소섬유 프리프레그(prepreg)의 생산 기술도입이 계획 또는 완료되었으며 이의 개발을 위한 연구가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00년의 선진국진입을 목표로 내건 정부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계획을 마련하여 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국공립연구소는 물론 대학에서 연구가 시작되고 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우리의 기술로 만들어진 미래의 소재, 선진복합재료가 유리섬유 강화플라스틱처럼 우리의 생활과 보다 밀접한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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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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