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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정보산업 가장 시급'

김성진 과학기술처 장관

김성진 과학기술처 장관 대담


김영식: 국회일정으로 바쁘셨죠? 과학기술처 내에도 일이 많이 밀려있을줄로 아는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즈음 '과학기술'이란 말은 학자 뿐만 아니라 기업인, 공무원 그리고 일반인들에 까지도 익숙한 말이 되고 있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는 의외로 적어 보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기술처가 갖고 있는 기술입국의 청사진과 아울러 김장관께서 갖고 계신 기술진흥의 비전을 듣고 싶습니다. 특히 금년은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이 수립되는 해로서 2천년대에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해라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이 장기계획을 세우게 된 배경을 말씀해 주시지요.

2천년대 초의 한국

김성진: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2~3백년 걸려 농경사회에서 공업사회로 이전한 경로를 불과 20년 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이룩했읍니다. 그렇게 볼때 2천년대 초쯤에 이르면 한국은 틀림없이 '나름대로의 선진국'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문명사 전체의 흐름과 한국민의 개별적인 역사의 흐름이 똑같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서 선진국이라고 하면 미국과 같은 규모의 것이라기 보다는 스웨덴이나 스위스에 가까운 것을 상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과학기술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지요.

그렇다고 2천년대의 계획을 세울때 우리가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꼭 해야되고 또 틀림없이 해낼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분야를 잘 택해서 그 분야에서만은 세계의 최선진국의 위치에 올라야겠다는 것이 과학 기술 발전 장기계획의 목표입니다"

김영식: 그러면 우리나라가 힘을 기울일 분야에는 어떤 것이 있겠읍니까?

김성진: 프랑스같은 나라는 원자력에너지개발, 우주항공개발 그리고 전자·정보산업 등 3개 부문에 거의 국력을 기울이다시피 했지요. 그렇지만 우리 입장에서볼때, 투자의 규모 등 우주항공개발 같은 것은 힘에 겹지 않나 생각됩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꼭 해야할분야가 무엇인가 두개를 꼽으라고 한다면 저는 에너지 분야와 전자·정보·통신 분야를 들겠읍니다.

에너지와 컴퓨터·전자가 전략사업

화석 에너지가 2천50년 무렵이 되면 전부 고갈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요. 그런데 대체에너지라고 할 태양 에너지, 조력에너지, 바이오매스 등은 공급에 한계가 있읍니다. 따라서 인류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원자력 에너지 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중에서도 핵융합이 여러가지 면에서 좋은 점이 있지만 엄청난 개발비가 듭니다. 일본도 연간 1천억엔을 투자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가능성이 높은 것이 플루토늄을 연료로 쓰는 고속 증식로입니다. 현재 경제성 문제가 걸려있지만 기술적으로는 거의 실용화 단계에 와 있는 고속증식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에너지자원이 극히 부족해서 1년에 70억달러나 쓰고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읍니다. 그래서 에너지 산업을 하나의 기둥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편 2천년대의 선진국 여부는 그 나라가 정보화 사회가 되어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반도체, 컴퓨터 등 전자·정보·통신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야겠지요. 특히 물적자원이 부족한 반면에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볼 때 에너지개발과 정보화사회의 실현은 우리가 선진사회를 건설할 두가지 기둥이 되는 셈입니다.

김영식: 과학기술 진흥의 계획을 세울때 기본이 되는 것은 그나라 과학기술의 수준을 올바로 파악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어느 수준에 와있다고 보시는지요?

김성진: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 어느정도 성숙했나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정보산업분야일 것입니다. 우선 운영하고 유지하는 기술은 그런대로 선진국 수준입니다. 큰 국제회의를 치러내고, 전신·전화와 원자력 발전소를 잘 유지하고 보수해나가는 것을 보면 알수 있지 않습니까? 그 다음이 생산기술인데 이것도 상당한 수준에 와 있읍니다. 예컨대 선진국에서도 수율(收率)이 70%가 넘으려면 2년정도가 걸리는 64KD 램 생산이 우리나라에서는 1년 반만에 수율을 80%까지 올려버렸읍니다. 그런데 정작 핵심기술에 이르면 한국의 기술능력은 뒤떨어집니다. 반도체의 경우는 설계능력이 모자라며, 컴퓨터는 조립은 할 수 있는데 내장할 소프트웨어의 설계능력은 떨어집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가는 능력은 상당한데 애초에 새로운 것을 개발해 제품화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다시 살펴보면 소프트웨어, 디자인, 기초연구, 관리능력 등 우리가 모자라는 것은 모두 인간에 관인 것이며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로서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지능력있으나 개발능력 없어

김영식: 지금 지적해 주신 문제들을 극복하려면 어떤 연구개발전략이 세우져야 하겠읍니까?

김성진: 70년대에는 기초연구, 응용연구, 기술개발, 기업화가 스펙트럼처럼 연결되지 못했읍니다. 기업은 기업대로 연구소는 연구소대로 따로 논 셈이죠. 따라서 그때는 투자할 여력도 얼마 없었지만 투자한 것도 경제에 도움이 됐는지가 눈에 보이지 않았읍니다. 80년대초까지만 해도 연구개발투자는 낭비라는 뿌리깊은 생각이 남아있었읍니다. 밑빠진 독에 물붇기인 R&D 투자는 최소한도로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요즈음 상황은 크게 바뀌었읍니다. 대학과 기업의 능력이 어느정도 축적되었고, 연구소의 연구 결과가 바로 기업에 적용되기 쉬워졌다는 겁니다. 최근에 한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경험한 일입니다만, 과거에는 외국에서 학위를 받고 돌아온 사람은 기초연구에서 기업화까지 모두 자신에게 맡기라는 식으로 폐쇄적이던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더군요. 만드는건 이제 기업이 더 잘하니 제조는 기업에 맡기고 기업화를 돕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빨리 넘겨주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서슴없이 이야기 합니다. 또 요즈음은 연구소 소장들도 대학의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연구비가 있으면 오히려 대학으로 보내라고 요청할 정도입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한국도 연구개발에서 기업화로의 스펙트럼이 거의 완성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고부가 가치의 소재 부품 육성

최근 정부와 업계는 고부가가치의 소재, 부품, 장치류를 만들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읍니다. 현재 일본과의 무역적자액 30억불의 대부분이 수출을 위해 우리가 사올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러한 부품이라는 거죠. 연구개발투자의 경제성에 눈뜨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입니다. 과기처의 복안은 앞으로 R&D투자의 70%정도는 투자효과가 큰 단기 내지 중기목표에 할당하고 나머지 30%를 장기적인 기초 연구와 인력개발에 할애한다는 것입니다.

김영식:그렇다면 19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연구개발투자를 해봄직한 분야로는 어떤 것을 들고 있읍니까?
 

김성진^1931년생, 육사 11기, 미국 플로리다대학 기계공학 박사, 과학기술처장관


정밀화학 유망

김성진: 가장 유망한 것으로 의약품, 농약, 염료, 첨가제 등을 생산하는 정밀화학을 들 수 있읍니다. 정밀화학산업의 세계시장은 2천년까지 3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읍니다. 그 가운데 일본은 10%를 차지할 것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1%만 차지한다 해도 30억 달러, 조금 욕심내서 세계시장의 5%를 차지한다고 하면 1백 50억 달러가 되지 않겠읍니까? 다행히 우리나라는 화학을 전공한 분들도 많고 화공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와있기 때문에 한번해 볼만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요새는 물질특허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제 생각으론 90년대까지 정부와 기업이 반부담해서 총 2천억원을 투자했으면 합니다.

그 밖에 반도체와 기계의 결합인 로보트와 자동화기술, 생명공학, 신소재기술 그리고 금형·용접·표면 처리 등 산업 기본 기술도 주력산업을 뒷받침해줄 중요한 분야입니다.

끝으로 화려하다고 할 수 있는 거대과학 즉 '빅 사이언스'가 있읍니다. 우주개발, 핵융합, 고에너지 물리(입자가속기), 심해연구 등이 이 분야의 대표적인 것들이며, 선진국들이 먼 앞을 내다보고 열심히 하고 있읍니다. 사실 우리도 여력만 있으면 해두면 참 좋지요. 하지만 문제는 자금부족입니다. 내년도 특정 연구 개발비는 5백억원에 불과합니다. 금년에 비해 2백억원이 늘었는데도 말입니다. 국가 전체의 기술개발투자로 볼때 우리나라는 일본의 30분의 1, 미국의 1백분의 1에 지나지않는 형편입니다. 유지비를 제외한 순수 투자액은 훨씬 더 차이가 나지요. 선진국 보다 현저히 적은돈으로 그들을 따라잡는데 보통방법으로는 어렵지 않겠읍니까? 돈을 효과적으로 써야 하고 하고 싶은 연구가 있더라도 조금 참아야 합니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장기적 기초연구를 할 생각으로 벌이가 될만한 곳에 투자를 모아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그렇다고 먼 장래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기초연구의 바탕은 쌓아 놓아야 하겠읍니다. 따라서 거대과학을 본격적으로 할 수는 없지만 인재를 양성하고, 국내에 연구장치가 없으면 선진국과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할 작정입니다. 독일과의 핵 융합 공동 연구사업은 이런 맥락의 사업입니다.

김영식: 그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이 추진돼 온 방향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과학기술이 항상 경제의 일부로서 판단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령 수입대체효과가 얼마인가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현대사회의 문화는 그야말로 과학기술 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과학기술은 문화의 일부가 아니냐는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과학기술의 수준이 높아져 현대과학기술문화에 기여해야 하리라고 생각하는데 그런점에서 장관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김성진: 문화란 인류의 새로운 지식 창출에 기여합니다. 연구개발의 차원에서 볼 때 순수연구 혹은 '프리 리서치'(자유 연구)가 이런 부류에 속하겠지요. 일본은 70년대에 거의 복제문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성의 추구에만 매진했읍니다만, 80년대에 들어와서는 자유연구를 많이 추진하고 있읍니다. 우리나라도 장차에는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사회문화적 풍토의 조성

또 다른 측면은 과학기술의 발전만으로 사회가 발전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컴퓨터가 있고 광통신망이 생긴다고 우리나라가 정보화 사회로 되는가 하는 겁니다. 제 생각에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변화를 수용해내고 그것을 이용하며 익숙해지는 일일것 같습니다. 즉 사회문화적 풍토가 문제란 것이지요. 과학기술자 아닌 일반 국민들이 과학기술에 대해 무지하다면 어떻게 과학기술 발전의 토양이 조성되겠읍니까? 이런 환경적 측면의 사업으로서 과기처는 각종 대회나 과학전 등을 통해 국민의 폭넓은 관심을 끌어 모으려 노력하고 있읍니다. 그중 가장 정성을 들이는 것이 대덕에 88년까지 완성할 과학관입니다. 규모에서는 어림도 없겠지만 수준에서만이라도 미국의 '스미소니언'에 필적할 만한 것을 만들 생각입니다. 이곳에는 한국과학사 전시관, 세계의 첨단과학 전시관 그리고 실제 연습장 등이 설치될 것입니다.

김영식: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환경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에는 현재 과학기술 정책이나 관리에 종사할 전문인력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인력개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지는지요?

고급인력이 부족하다

김성진: 아주 좋은 지적입니다. 우리나라가 가장 떨어져 있는 부분이 고급과학기술 인력인데 그중에서도 정책을 세우고 관리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구하는 것이 아주 어렵지요. 기술적인 면에서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관리를 하고 사회 전체를 유기체로서 서로 협조하고 합리적으로 조화가 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외국에 비해 가장 떨어지는 분야일겁니다. 이를테면 일본과 비교할 때 기술적으로 5~10년 뒤졌다고 한다면 사회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은 20년이상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 이상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구요. 이런 점에서는 일본, 대만, 스웨덴 세나라를 모델로서 본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특히 스웨덴은 8백 30만의 작은 인구를 가지고도 기술분야에서 강대국들과 당당히 경쟁을 하고 있지요. 그들의 기획관리능력은 뛰어납니다. 또 정부, 학계, 산업계가 하나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며, 정보 교환과 협조가 잘 이루어 지더군요. 과기처에서도 정책기획 담당자를 스웨덴에 파견해 정책수립과 기획관리의 연수를 시킬 작정입니다. 국내의 연구소에서도 관리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충분한 기간동안 재직케 하는등 관리인력을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김영식: 지금 말씀하신 분야의 인력부족이 우리나라 과학기술교육이 전문분야의 지식전달 위주였기때문이 아닐까요?

김성진: 그런 면도 물론 있읍니다.

김영식: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과기처의 소관이기도 합니다만 큰 부분이 대학에서 수행되고 있읍니다. 대학이 문교부 소관이기 때문에 대학에 있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것은 이 두 부처 사이에 과학기술에 관해서 원활한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어떻게하면 원활한 관계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과학기술처의 주된기능-정책 창출​

김성진: 70년대까지 과기처의 주된 기능은 그저 연구소를 설립하고 관리하는 등 연구개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그쳤읍니다. 그렇지만 최근에 오면 제조업은 상공부, 정보산업 관계는 체신부, 에너지산업은 동자부 하는 식으로 각 부처가 과기처와 관련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뒤집어 얘기하면 과기처의 업무가 다른 부처 뿐만 아니라 학계, 산업계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겁니다.

제가 뜯어고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는 성격이 아닙니다만 금년초에 과기처의 기구를 대폭 개편했읍니다. 이 개편은 요컨대 집생과 조정을 주임무로 하는 국(局)중심에서 실(室)단위로 바꾼 것이었읍니다. 즉 정책을 창출하고 그것을 각 부처와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자는 것이죠.

질문하신 문교부와의 협조를 위해서 문교부 장관과도 자주 만났읍니다. 주로 협의한 것은 금년도 기초 연구에 쓰일 돈이 1백억원쯤 되는데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배분할지 또 과기처가 대학에 나누어주는 기초연구비는 어떤 성격을 갖는가 하는 것과 이두가지를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하는 것이었지요. 담당 국장들과 연구조정관들 사이의 협조도 잘 이루어지고 있읍니다. 금년까지는 이러한 협조체계를 공고히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2~3년 내에 기름칠 잘 된 기계처럼 양부처의 협의가 잘 되지 않겠읍니까? 기초연구에 관한 앞서 얘기를 좀더 부연한다면 과기처는 투자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목적기초연구'에 그리고 문교부는 비교적 장기적인 '순수 기초연구'를 지원할 겁니다.
 

김영식^1943년생, 서울공대화공과, 미국 하버드대학 화학물리박사, 프린스턴대학 과학사박사, 서울대 화학과교수
 

중소기업 지원

김영식: 이제 86년도에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사업의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김성진: 새해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은 과학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과학기술 인력을 양성·확보하며, 첨단기술개발을 조직적으로 추진하는 것 등을 들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곧 열릴 기술진흥 확대회의에서 안건으로 올릴 두 가지 입니다.

첫째는 2천년대를 위한 과학기술발전 중장기 계획입니다. 비록 이런 중장기계획의 효과가 1~2년 사이에는 나오지 않겠지만, 아마 5년만 지나면 상당한 부문이 여기에 수렴되어 좋은 결과를 낼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을 촉진시키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어떤 면에서 중요하고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기술적인 애로와 기술 외적인 애로가 무엇인지를 먼저 밝혀내야 겠지요. 86년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을 확대해서 1백1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아울러 '벤처캐피탈'의 지원 확대를 통해 기술집약형 신기업이 생겨나는걸 도와줄 방침입니다.

아뭏든 이제 정부부처 내에서도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상당한 합의가 이루어졌읍니다. 예산과 정책의 차원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한 밑받침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새해는 2천년대의 선진사회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한해가 될 것입니다.

김영식: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주시죠.

김장관: 아, 이 자리가 새로 창간되는 과학동아에서 마련한 것이니까 '과학동아'에 대해 얘기하죠.

제가 보기에 '과학동아'의 창간이 상업적으로는 그리 성산이 없는 사업일것 같습니다(웃음). 하지만 과학동아가 과학기술을 국민 전체의 것으로 만드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지요. 아무쪼록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기술혁신 그리고 과학기술정책에 관한 심도있는 내용을 알기 쉽게 소개하셔서 우리나라 과학문화의 기반을 닦는데 큰 역할을 해 주십사고 당부하고 싶습니다. 과기처로서도 필자 주선이나 자료의 제공 등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읍니다.

김영식: 두시간 가까이 좋은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198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조홍섭 기자
  • 사진

    박용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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