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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공학과는 다른 공학과에 비해 정체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장우진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기자에게 “산업공학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라고 소개했다. 바이올리니스트나 첼리스트는 배울 것이 명확하지만, 지휘자는 정확하게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 하지만 지휘자는 연주의 흐름을 결정한다. 마찬가지로, 산업공학자도 산업의 중심에서 모든 과정을 제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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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교수와 금융리스크공학 연구실 학생들.]
오세영 안녕하세요. 산업공학과 4학년 오세영입니다. 교수님께서 지휘자라는 멋진 비유를 들어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산업공학과에서 어떤 과목을 배우나요?
장우진 지휘자들도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등 악기를 배우잖아요. 산업공학도 마찬가집니다. 수학, 과학 과목은 물론이고, 컴퓨터공학이나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 전반적인 공학과목을 두루 공부합니다. 물류나 제품생산 등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고요.
오세영 최근 산업공학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빅데이터인데요. 빅데이터는 컴퓨터공학에서도 다룹니다. 산업공학에서 바라보는 빅데이터는 어떻게 다른가요?
장우진 컴퓨터공학에서는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빨리, 효율적으로 분류할 수 있을지나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해야하는지 등의 방법론에 주목하죠. 반면 산업공학은 빅데이터를 현실에서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가를 중점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컴퓨터공학과만큼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빅데이터를 다룰 줄 알아야 하죠.
오세영 공학을 잘하는 문과생의 느낌이 나는데요(웃음). 실제로도 문과적 성향을 가진 학생들이 잘 맞나요?
장우진 네, 문과와 이과의 성향을 고루 갖춘 학생에게 딱 맞는 학과입니다.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수치에 근거를 두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학생에게 적합합니다. 실제로 서울대에서는 2014학년도 신입생부터 문과학생의 교차지원을 허용했습니다.
오세영 교수님은 어떤 연구를 주로 하시나요?
장우진 저는 금융공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에서 여러 가지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분야입니다. 금융은 워낙 불확실성이 높아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위험을 줄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수학을 이용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게 금융공학 분야에서 주로 하는 일입니다.
오세영 하셨던 연구 중 어떤 게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장우진 최근에 신용카드 회사에서 발생하는 부정행위를 적발하는 수리모형을 개발했습니다. 이런 부정행위는 금융회사에 큰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를 ‘운영위험’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대가를 받고 불법 행위를 몰래 하는 일이 간혹 있는데, 이게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금융회사 직원들의 업무 내역을 계량적인 데이터로 정량화해, 불법 및 부정 행위에 관련된 위험 지표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위험 요소가 많은 직원을 선별하고 관리할 수 있는 모형입니다.
오세영 산업공학 전공자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게 있나요?
장우진 이건…, 너무 다양해서 말하려면 한참 걸리는데(웃음). 거의 모든 산업에 다 진학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산업이든 생산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줄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자동차 산업이나, 전자회사 같은 제조업, 금융업, 컨설팅 업체 등 많죠. 정부출연연구기관만 해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국방과학연구소,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등 다양한 곳으로 취업할 수 있습니다.
오세영 산업공학과로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마디 해주세요.
장우진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더 많은 정보가 흘러 넘칠 거예요. 유용한 정보를 얼마나 잘 얻어내는가도 경쟁력이지만, 주어진 정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해하는지, 그리고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겁니다. 이런 흐름을 봤을 때 산업공학과의 미래는 매우 밝습니다.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꿈을 크게 가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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