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짜가 커다란 창문을 활짝 열더니 테라스로 나갔어요. 왕자는 저도 모르게 뒤따라 갔지요.
“왕자님, 밤하늘을 보세요.”
어느덧 어둑해진 밤하늘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어요.
“세상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수가 존재한답니다. 우리는 흔히 별을 ‘셀 수 없이’ 많다고 말하지만, 아무리 큰 수라도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을 부를 수 있어요.”
“세상에 이렇게 큰 수가 존재한다니! 큰 수 만큼 어마어마한 황금을 모두 창고에 넣으려면 창고는 얼마나 커야 할까? 혹시, 우리 왕국을 꽉 채우는 게 아닐까?”
찬 살만 왕자가 중얼거리자, 수짜가 웃으며 대답했어요.
“왕국은 물론, 하늘을 빽빽이 덮을 수 있을 만큼 큰 수도 있겠죠?”
그때, 둘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이제 큰 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느냐?”
어디선가 잘 살만 왕이 나타나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요.
“어, 어머니! 제가 수를 못 세는 걸…, 이미 알고 계셨어요?”
잘 살만 왕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무리 큰 수라도 무서워하지 않게 될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단다.”
찬 살만 왕자는 기분 좋게 폴짝 뛰더니 어디론가 달려갔어요.
“전 이제 왕국의 황금을 모두 세러 가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