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전문가로 거듭난 코냥의 탐정 사무소에는 그림자를 분석해달라는 의뢰가 빗발쳤어요. 심지어는 지구 밖 우주에서 발견된 그림자를 분석해달라는 부탁도 있었지요. 코냥은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반성한 비버를 조수로 임명하고, 그와 함께 우주에서 생긴 그림자 분석에 나섰어요.
“자, 우주 최고의 그림자 전문 탐정이 되어볼까?”
태양이 만든 그림자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은 어떻게 처음 알았을까요?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지구의 그림자를 보고 지구가 둥글다는 증거를 찾아냈어요.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림자가 어떤 대상의 모양 그대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월식 때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가려지는 모습을 보고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아챘지요.
월식은 태양과 지구, 달이 일직선에 놓일 때 일어나요. 태양빛에 의해 생기는 지구의 그림자가 달 표면에 드리우면서 달을 가리는 현상이에요. 달 전체가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것을 개기 월식이라고 하고, 일부분만 가려지는 것을 부분 월식이라고 하지요. 개기 월식이 일어날 때 달은 지구 공기층에 의해 흩어진 빛을 받아서 희미한 붉은색으로 보이기도 해요.
만약 지구의 모양이 사각형이었다면 달을 가린 지구의 그림자도 각진 모습이어야 할 거예요. 하지만 부분 월식 때 달에 비치는 지구 그림자의 모습은 항상 둥그런 모습이지요. 아리스토텔레스가 발견한 것처럼, 지구가 공처럼 둥근 구 모양이기 때문이에요.
블랙홀 그림자를 포착하다!
지난 5월 12일 우리 은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궁수자리 A*(에이스타)’와 그 그림자의 모습이 처음 공개됐어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북미와 남미 등 300명이 넘는 과학자로 이뤄진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 공동 연구팀이 세계 곳곳에 있는 8대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관측에 성공했지요.
블랙홀은 우주에서 가장 빠르다는 빛조차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중력★이 강한 천체예요. 어떤 물질이 블랙홀 주변으로 다가가면 매우 빠른 속도로 블랙홀 주변을 돌다가 블랙홀로 끌려 들어가지요. 이 과정에서 강력한 빛이 생기는데, 블랙홀의 중심부는 중력이 너무 커서 빛마저도 모두 빨아들여요. 지구에서 우리가 보는 그림자는 빛이 가려져서 생기지만, ‘블랙홀의 그림자’는 빛이 빠져나가지 못해 어둡게 보이는 부분을 말하지요. 블랙홀의 중심부에서 가장자리로 멀어질수록 중력이 약해지면서 빛이 빨려 들어가지는 않고 휘어지게 돼요. 사진에서 도넛 모습으로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을 포착한 것이랍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을 영상으로 찍는 데 참여한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체물리연구소의 조일제 박사는 “머지않아 블랙홀로 물질이 빨려 들어가는 과정도 직접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궁수자리 A* 블랙홀의 모습이에요. 중심의 검은 부분은 블랙홀과 블랙홀을 포함하는 그림자예요. 고리의 빛나는 부분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어진 빛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