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활 속 수학 궁금증을 해결하는 ‘슈퍼M’이에요. 지금쯤 여러분은 새로운 친구들, 선생님과 함께 새 학기에 적응 중이겠군요! 제게 메일을 보내준 ‘의자왕(chair_king)’님도 새 학기를 시작하면서 궁금증이 생겼다고 해요. 어떤 내용인지 함께 볼까요?
의자 다리가 몇 개면 안 흔들릴까?
‘의자 다리가 □ 개면, 바닥이 평평하지 않아도 서 있을 수 있다.’
□에 들어갈 숫자는 무엇일까요? 힌트를 줄게요. 찰칵~! 사진을 찍을 때 이용하는 ‘삼각대’를 떠올려 보아요.
네, 맞아요. 퀴즈의 정답은 ‘3’이랍니다! 삼각대 다리의 끝부분을 ‘점’이라고 생각하면, 삼각대에는 점이 3개 있지요. 3개의 점을 서로 연결하면 삼각형이 되고, 이 삼각형을 포함하는 평평한 면인 ‘평면’이 만들어져요. 점 3개가 모두 한 직선 위에 나란히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3개의 점은 언제나 하나의 평면을 만들지요. 그래서 다리가 3개인 삼각대는 다리의 길이가 각각 달라도 언제나 하나의 평면 위에 서 있게 돼요.
의자도 마찬가지예요. 다리가 3개인 의자는 점 3개가 같은 평면에 있기 때문에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이에요(사진 1). 다리 하나의 길이가 짧아지면 의자가 조금 기울긴 하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점 3개가 동일한 평면 안에 있기 때문에 의자가 흔들리진 않지요.
반면 다리가 4개인 의자를 보세요(사진 2). 다리 4개의 길이가 모두 같을 때는 같은 평면 안에 있어서 안정적이에요. 하지만 다리 하나의 길이가 달라지면 그 다리는 나머지 다리 3개가 만드는 평면에서 벗어나게 되지요. 이때 의자에 앉으면 덜컹거리는 거예요.
의자 다리가 4개인 이유는?
만약 모든 의자의 다리가 3개라면 바닥이 평평하지 않아도, 다리의 길이가 달라도 덜컹거리지 않아서 매우 편할 거예요. 그런데 실제 의자 다리는 왜 대부분 4개일까요?
의자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건 ‘안전’이에요. 앉았을 때 의자가 기울어져서 사람이 넘어지면 안 되니까요.
다리가 3개인 의자는 흔들리지 않지만, 앉았을 때 안정적이지 않아서 위험할 수 있어요. 어느 한쪽 부분에만 무게를 실어 앉을 경우, 의자가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의자 다리의 끝부분을 점이라고 생각하고 점들을 선으로 이으면 평면도형이 생기는데, 만약 몸의 무게중심이 이 도형의 바깥에 있게 되면 안정을 잃게 돼요. 무게중심은 물체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점을 말하지요. 아래 그림에서 가운데 찍힌 점이 바로 무게중심이에요.
무게중심으로부터 다각형의 한 변까지 이은 직선의 길이가 길수록 기울어질 위험이 적어요. 그러니까 삼각형보다는 사각형, 사각형보다는 오각형, 오각형보다는 육각형 모양을 이루는 의자일수록 더 안전한 거예요.
그럼 튼튼하고 안전한 의자를 만들려면 다리를 무조건 많이 만들면 될까요? 물건을 만들 때 생각해야 하는 두 번째 조건은 ‘효율성’이에요. 의자의 다리 개수를 늘리면 재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져요. 그래서 사람들은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의자를 만들기 위해 대부분의 의자 다리를 4개로 만든답니다.
세상에! 의자 다리가 10개라고?
기능과 디자인에 따라 의자 다리 개수도 여러 가지가 있다니 신기하죠? 그런데 의자 다리가 무려 10개인 의자도 있어요. 별명이 ‘오징어 의자’래요!
오징어 의자는 덴마크의 한 디자인 회사가 만들었어요.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북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의자를 많이 만들어 왔지요. 간결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북유럽 사람들은 불필요한 부분을 최대한 줄이곤 했어요. 그런데 오징어 의자는 다리의 개수를 파격적으로 늘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어요. 의자를 만든 디자이너 크리스티안 노르하베는 장난스럽고 재미있는 요소를 더하고 싶어서 이런 의자를 만들었다고 해요.
그렇다면 오징어 의자에 있는 다리 10개는 모두 쓰일까요? 사실 다리 10개 중에서 바닥에 동시에 닿는 다리는 3개뿐이에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의자는 덜컹거리지만, 10개 중 3개의 다리가 바닥에 닿으면서 쓰러지지 않게 균형을 잘 잡아주지요. 의자 다리의 길이가 달라 생기는 흔들림을 오히려 흔들의자처럼 즐길 수 있게 만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