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제 외계인이 사는 행성까지 가려면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띄워야지. 로켓을 발사해서, 우주선을 착륙시키고, 행성을 탐사하고…. 흠, 우주선이 모든 걸 할 수 있으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혹시 잘못해서 우주선이 폭발해 버리면 어떡하지?!
소행성과 몸통 박치기!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1월 다트(DART)라는 이름의 우주선을 발사했어요. 다트의 임무는 지구로부터 약 1100만km 떨어져 있는 천체 ‘디모포스’와 ‘몸통 박치기’ 하기! 소행성에 우주선을 충돌시켜서, 움직이는 방향을 바꾸는 게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랍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미래에 있을지 모를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다트는 오는 10월에 디모포스와 충돌할 예정이에요. 디모포스는 크기가 축구장 정도, 무게는 480만kg이에요. 그에 비해 다트의 크기는 승용차 정도, 무게는 610kg에 불과하지요. ‘달걀로 바위치기’ 아니냐고요? 수학으로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답니다. 물체가 충돌하는 힘은 물체가 무겁고, 움직이는 속도가 빠를수록 커져요. 따라서 다트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다면 디모포스가 움직이는 방향을 바꿀만큼 세게 부딪힐 거예요.
다트의 충돌하는 힘=다트의 무게(610kg)×속도
이번 실험에 참여하는 이희재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연구원은 “다트의 속도가 얼마나 빨라야 디모포스의 움직임을 바꿀 만한 힘이 생기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원들이 계산식을 세운 뒤, 속도의 값을 바꿔가면서 계산했다”고 말했어요. 그 결과, 1초에 6.58km를 날아가는 속도여야 한다는 답이 나왔지요.
자판기처럼 값이 나오는 수학
지난해 NASA의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의 착륙 과정에서도 수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착륙 7분 전 퍼서비어런스는 본체를 보호하기 위한 원뿔 모양의 캡슐에 몸을 접어 넣고 화성의 표면을 향해 가고 있었지요. 1시간에 2만km를 갈 정도로 빠른 속도였어요. 이대로라면 땅에 부딪혀 산산조각날 위기였어요. NASA는 ‘공기의 저항’을 이용해 속도를 빨리 줄였어요.
물체가 움직일 때 공기에 부딪히면 공기가 물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데, 이를 공기의 저항이라고 해요. 물체가 클수록, 그리고 가벼울수록 공기의 저항은 커져요. 시시각각 달라지는 공기의 저항, 속도, 위치 등의 변화를 정확하게 계산한 덕분에 퍼서비어런스는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수학에서는 어떤 값들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표현하고 계산하기도 해요. 마치 자판기와도 같아요. 어떤 값을 식에 ‘달그락’ 넣으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변한 값이 ‘뿅’하고 나오는 셈이지요. 조금 어려운 말로는 ‘함수’라고 해요. 우주는 지구와 매우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온도, 압력, 공기, 중력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나지요. 이렇게 달라지는 값에 따라 우주선의 속도, 온도, 힘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 계산해서 예측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