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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휴지는 골랐고 저기 계산대에서 계산만 하면 끝! 아니 그런데 계산대마다 줄이 너~~무 길잖아?

흑. 배가 너무 아파! 이젠 정말 안 되겠는데어느 줄에 서야 빨리 계산할 수 있는 거지? 으~, 고민돼.

어떻게 줄을 서는 것이 좋을까?

마트에서는 계산대마다 줄을 서는 ‘여러 줄 서기’를 해요. 그런데 보통 공중화장실에서는 칸과 상관없이 한 줄로 서서 기다리는 ‘한 줄 서기’를 하지요. 여러 줄 서기와 한 줄 서기 중 어느 쪽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짧을까요?

위의 그림처럼 마트에 3개의 계산대가 있고, 계산하려는 사람은 12명, 한 사람이 한 계산대에서 보내는 시간은 3분이라고 가정해 봐요. 두 방식 모두 맨 뒤 사람은 9분을 기다리면 순서가 되겠지요.

그런데 이때 누군가가 20분 동안이나 계산하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계산대마다 줄을 섰다면 그 계산대에 줄을 선 사람들은 그만큼 더 기다려야 해요. 하지만 한 줄로 서면 다른 계산대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20분보다 기다리는 시간이 적어요. 게다가 나중에 온 사람도 어느 줄에 서야 하는지 눈치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훨씬 더 효율적이에요.

그렇다면 마트는 왜 한 줄 서기를 하지 않을까요? 독일의 유명 수학자 크리스티안 헤세는 “사람들이 줄을 오래 서면 물건을 하나라도 더 살 수 있기 때문에 마트는 일부러 한 줄 서기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어요. 또 마트 안에 한 줄 서기를 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서이기도 해요.

기다림을 계산하라!

신동윤 서울시립대 수학과 교수는 2015년에 간단한 실험을 했어요. 한 줄 서기와 여러 줄 서기 중 어느 쪽의 줄이 실제로 빨리 줄어드는지 알아봤지요.

실험에 참여한 학생 20명 중에서 3명은 빨간색, 5명은 파란색, 12명은 노란색 조끼를 입었어요. 빨간색 조끼를 입은 사람은 계산하는 데 5분이 걸리고, 파란색 조끼는 3분, 노란색 조끼는 1분이 걸린다고 가정했어요. 그런 다음, 4개의 계산대마다 5명씩 자유롭게 줄을 서게 했더니 모든 사람의 계산이 끝나는 데 15분이 걸렸어요. 하지만 한 줄로 서서 차례대로 4개의 계산대를 이용했더니 12분 40초가 걸렸지요. 한 줄 서기를 했을 때 2분 넘게 시간이 절약된 거예요.

수학자들은 이처럼 ‘기다림’에 대해서도 연구해요. 버스가 몇 대 다녀야 승객의 기다림을 줄일 수 있는지, 대형 병원에서 환자들의 대기 시간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방법을 찾는 데에도 수학이 쓰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