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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금메달 

서울과학고등학교 수석 졸업 

2020 대학생 수학경시대회 대상

 

누가 봐도 수학 상위 1%인 강지원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학생에게 쉽게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만났을 때의

해결책을 묻자 집안 곳곳을 돌아다닌다는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의 공부 비법을 지금 공개합니다!

 

 

Q. 서울과학고 준비는 언제부터 어떻게 했나요?

 

본격적인 준비는 중학교 2학년 때 시작했어요. 입학시험을 치르기 전 3~4개월 동안 학원에서 주는 족보를 열심히 풀면서 입시를 준비했지요. 이번에 떨어져도 3학년이 되는 다음 해에 다시 입시를 치를 수 있으니 마음 편히 했던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수학은 괜찮았는데  화학이 걱정이었어요. 직접 실험해 보는 것이 아니어서 어떤 상황에 어떤 법칙을 적용해야 하는지 잘 몰랐거든요. 실제로 화학시험은 잘 보지 못했는데 운이 좋게 합격해서 중학교를 1년 조기 졸업하고 입학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수학과 물리 올림피아드를 준비했는데 이때의 공부가 서울과학고 입시에 도움이 됐어요.

 

Q. 수학경시대회는 언제부터 준비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성균관대학교에서 하는 수학 경시대회에 나갔어요. 그때는 학원에 다니지 않아 혼자 문제집을 풀면서 공부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KMO를 준비하면서 수학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학원에 다니며 수학올림피아드 대비 공부를 했어요. 

 

Q. 서울대학교 입시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저는 서울대에 수시 일반 전형으로 합격했어요. 합격을 위해 꾸준히 내신관리를 했고, 고등학교 2학년 2학기 때부터 자기소개서에 쓸 내용을 준비했어요. 활동 경력을 만들기 위해 학교에서 과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지요. 수학 학술지를 만드는 동아리였는데 학술지에 ‘수학 연구를 잘하는 법’을 조사해 싣기도 하고, 미국수학회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만드는 학술지 <;대학 수학 저널(CMJ)>;, <;월간 미국 수학(AMM)>;,  <;수학 매거진>;에서 다룬 내용을 정리해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수시 면접은 수학 문제 2~3개를 대기실에서 받아 15분에서 20분 정도 고민한 후 시험장에 들어가서 문제에 관한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3년 동안 서술형 문제 푸는 연습을 해서 그런지 별 어려움 없이 봤던 것 같아요. 서울과학고는 모든 시험이 서술형이거든요.

 

Q. 수리과학부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중학생 때부터 수학자가 꿈이었어요. 수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서울과학고에도 진학했고, 서울대 수리과학부에도 지원했어요. 앞으로 시간에 따른 변화를 알아보는 방정식인 ‘편미분 방정식’을 연구하는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이론을 연구하는 순수 수학과 이론을 활용하는 응용 수학 모두를 연구하는 분야여서 매력적이거든요.

 

Q. 중고생 때 하루에 공부를 얼마나 했나요? 

 

그때는 공부를 진짜 많이 했어요. 중학생 때는 8시간, 고등학생 때는 6시간 반 정도 잤는데, 씻고 밥 먹는 2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공부에 썼어요. 수학을 좋아하기도 하고 수학올림피아드 준비를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른 과목보다 수학 공부를 많이 했지요. 

 

 

Q. 수학 문제를 어떻게 하면 잘 풀 수 있을까요? 문제 유형별 학습이 도움이 되나요?

 

그럼요. 유형별로 문제를 푸는 방법을 공부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거기서 멈추지 말고 한발 더 나아가서 ‘이 문제는 왜 이렇게 푸는 걸까?’를 고민하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문제에 조건이 주어져 있으면, ‘왜 이런 조건을 준 걸까’를 따져보고, 그 전에 풀었던 문제와 비교해서 ‘이 점이 같고 이 점은 다르니 그때 풀었던 문제의 풀이에서 이 부분을 바꿔서 풀면 되겠다’는 걸 생각해 보는 거지요. 

 

Q. 수학 개념을 배웠는데, 이해가 안 되면요?

 

저는 이런 상황을 조금 힘들어하는 편인데, 일단 그 개념을 외워요. 그리고 여러 문제를 풀면서 그 개념을 사용해요. 물론 처음에는 문제를 못 풀지만 계속 시도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개념의 정의가 직관적으로 와닿을 때가 있어요. 즉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이해하는 거지요. 그래서 수학은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저는 도형 관련 개념을 익히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특히 중학교 2학년 때 배우는 ‘닮음’을 어려워 했어요. 그때도 문제를 풀면서 닮음 성질을 이해했어요. 

 

Q. 문제가 안 풀릴 때는요? 

 

내리 5시간은 아니지만, 그날 하루 동안 5시간 정도 고민해서 푼 문제가 있어요.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손으로 문제를 적기도 하면서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떠올려요.  책상에 가만히 앉아서 계속 생각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거지요. 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면 문제를 풀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저는 돌아다니면서 공부해야 해서 도서관이나 자습실보다 집에서 공부하는 걸 선호해요.

 

친구의 도움을 받기도 해요. 사람마다 어렵고 쉬운 부분이 다르다 보니, 제게는 어려운 부분을 친구는 쉽게 느끼기도 하거든요. 친구랑 이야기하다 보면 의의로 쉽게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Q. 가장 좋은 수학 공부 방법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어려운 수학 문제를 많이 푸는 거요. 그런 점에서 수학올림피아드 준비가 제 수학 실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습관을 길러줬거든요. 

 

어려운 문제를 마주하면 못 풀 것 같아 두렵잖아요. 그런데 IMO 금메달은 만점자에게 주는 게 아니고 12분의 1 안에 든 모두에게 주기 때문에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었어요. 어떨 때는 6문제 중 1문제를 완전히 틀려도 금메달을 받을 수 있거든요. 목표를 만점을 받는데 두지 않고 어려운 문제를 계속 풀면서 수학 실력을 쌓는 것으로 뒸더니 결과도 좋았어요. 

 

또 이 대회에 나오는 문제들은 논리력을 요구해요. 어떤 문제의 풀이를 보면 논리가 맞는 것 같은데 하나하나 따져보면 논리가 부족해 점수가 깎여요. 그래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하나하나 세세하게 논리 구조를 따져야 해요. 즉 논리의 완결성을 높이는 데 수학올림피아드 문제를 푸는 것이 도움이 됐어요.

 

 

강지원 학생의 

수학 공책 작성법! 

 

수학 개념을 공책에 정리한 적은 없어요. 대신 저는 문제 풀이를 공책에 적는데, 선생님이나 친구가 푼 방법이나 참고서의 정답 풀이를 적을 때도 있어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만의 언어로 풀이를 적는 거예요. 내가 이해한 방식으로 적는 거지요.  

 

예를 들어 어떤 풀이를 봤는데, 그게 이해가 안 되면 ‘꼭 이렇게 풀어야 할까’ 하면서 다른 풀이법을 생각해 봐요. 그래도 모르겠으면 다른 사람의 풀이를 찾아보고, 이해가 안 되는 수학 내용을 찾아보는 등 최대한 내가 이해한 대로 공책에 필기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거예요.

 

이건 수학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 공책을 정리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수업하면 그걸 듣는 학생들은 그 내용을 다 다르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쉽고 어렵게 느끼는 것이 다르니까요. 그래서 수업 중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고민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적는 거예요.

 

 

Q. 수학의 어떤 부분을 가장 좋아하나요?

 

숫자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해요. 지금도 숫자들 사이에서 여러 규칙을 찾는 것을 즐기는데요. 초중생 때는 스도쿠나 노노그램, 복면산 같은 퍼즐을 즐겨 풀었어요. 그런데 퍼즐은 공략법이 있다 보니, 그것을 알게 되면 조금 흥미가 떨어져서 새로운 퍼즐을 풀었어요. 

 

수학 문제를 풀 때도 기존 공식을 활용해서 푸는 문제보다는 제가 모르는 개념을 이용해서 푸는 문제를 좋아해요. 그 문제를 풀면서 새로운 개념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Q. 수학을 잘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조언해 주세요.

 

수학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때 ‘이 문제는 천재들만 풀 수 있을 거다’, ‘나는 이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다’ 하는 이런 두려움보다는 ‘이 문제는 어렵지만, 고민하다 보면 나도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를 풀면서 더 많은 개념을 익혀서 더 어려운 문제도 풀 수 있을 것이다’ 하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수학 문제를 풀면 좋겠습니다. 

2023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편집장
  • 사진

    임익순(오픈스튜디오)
  • 디자인

    최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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