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예쁜 불빛을 내는 반딧불이. 그런데 일부 반딧불이는 주변 반딧불이와 주기를 맞춰 동시에 빛을 깜빡일 줄 안다고 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반딧불이를 직접 만나 물어볼게요.
Q. 반딧불이 씨, 자기소개 부탁해요. 그리고 반짝임의 비결도 알려주세요.
안녕하세요! 전 주변 반딧불이와 같은 시간 간격을 두고 반짝거리는, ‘동기화’가 가능한 반딧불이 포티누스 캐롤리누스예요. 제 꽁무니에는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분비돼요. 루시페린이 제가 숨을 쉴때 들이마신 산소와 만나면, 몸속에 있는 루시페라아제라는 효소를 통해 산화되면서 빛 에너지를방출하는 물질로 바뀌지요. 주로 짝을 찾을 때 빛을 내요.
9월 15일 오릿 펠레그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 바이오프런티어스 연구소 교수팀이 제 동기화된반짝임의 비밀을 수학으로 밝혔다고 주장했어요. 이 연구 결과를 논문 사전 등록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올린 거예요.
Q. 수학적으로 반짝임을 어떻게 분석했나요?
지금껏 사람들은 제 내부에 박자를 세는 ‘메트로놈’ 같은 기능이 있어서 주변 반딧불이와 동시에 반짝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혼자 있을 때는 무작위로 불빛을 냈는데, 여러 마리를 풀어놓자 서로 주기를 맞춘다는 사실을 연구팀이 관측한 거예요. 이 관측 내용을 토대로 가설을 세우고,가설을 만족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어요.
Q. 어떤 가설이었나요?
제가 반짝이면 주변의 반딧불이는 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같이 반짝거린다는 거예요. 다만 제게는 다시 빛을 내기 위해 몸속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데는 약 12초 간의 시간이 필요해요. 연구팀은 이를 ‘충전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빛을 내면 충전 시간이 끝난 다른 반딧불이는 그것을 보고 재빨리 따라 깜빡이지요. 이때 충전 중인 반딧불이는 충전 시간 이후에 좀 더 대기하다가 주변에 맞춰 빛을 내는 거지요.
연구팀은 이렇게 가정한 다음 반딧불이의 수를 변수로 두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주기로 빛을 내는지 설명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어요. 그 결과 수학 모형은 반딧불이 수가 많을수록 실제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주기와 더 비슷했답니다.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하승열 서울대학교 수학과학부 교수님은 “반딧불이 빛의 동기화 현상을 설명하는 수학 모형은 여러 개 있지만, 모형이 맞는지 직접 관측해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