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줄거리 : 기후 변화로 지구가 사막화되고 문명이 몰락한 미래.어려서 가족을 잃고 한 부족에게 의탁해 살아가던 소년 티티르는 하늘에서 떨어진 알 속에서 소녀를 발견한다.소녀는 자신이 누구인지,어디서 왔는지 기억하지 못한다.이방인을 부족에 들였다는 모함에 티티르는 소녀와 함께 고대 문자와 기호가 가득한 감옥에 갇히는데
아침이되자 티티르와 소녀는 황무지로 끌려간다. 티티르는 겁에 질려 눈물을 흘린다. 하지만 큰 소리가 나면 뛰라는 쪽지의 내용을 떠올리며 일말의 기대를 품는다. 마침내칼을 든 사형 집행인이 앞으로 나선다. 칼이 하늘 높이 올라가자 티티르는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그때 어디선가 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려온다.
“적의 공격이다!”
사람들이 외치며 무기를 찾아 헤맨다.
모두가우왕좌왕하는 순간 티티르는 눈을 뜨고 소녀의 손을 붙잡은 다음, 쪽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무작정 달린다. 곧우악스러운 손이 티티르와 소녀의 허리를 안아 말 위에 태운다. 말은 순식간에 멀어진다. 안전한 곳에 도착하자 티티르와 소녀를 구한 사람이 말에서 내려 정식으로 인사한다. 그을린 피부와 다부진 체격을 지닌 남자다.
“난근처 부족의 왕자인 제벨이다. 너희의 도움이 필요해서 구출 작전을 꾸몄지. 어때 날 도와주겠는가?”
티티르와 소녀가 의심스럽게 쳐다보자 왕자는 웃으면서 종이를 한 장 내민다.
‘믿어라!’
그러나 정말로 믿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티티르와 소녀가 머뭇거리자 왕자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
“나는 고대 유적을 발굴하고 있지. 고대어도 배워서 조금 할 수 있지만 아직 부족해. 그러던 차에 고대어를 할 줄 아는 여자아이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찾아왔다. 유적을 발굴하려면 고대어를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거든. 나를 도와준다면 너희를 우리 부족에 받아 주고 후하게 사례하겠다.”
처음 보는 사람을 믿을 수는 없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티티르가 소녀를 쳐다보자 소녀는 고개를 끄덕인다. 두사람은 왕자를 따라 최근에 발견했다는 유적으로 향한다. 왕자는 입구에서부터 막혀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입구에는이상한 격자 모양의 문양과 기호가 새겨져 있다. 티티르는 기호의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소녀는 그게 숫자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