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2년 8월 5일은 노르웨이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이 태어난 날입니다. 아벨은 5차 방정식이 근의 공식을 갖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초기 논문을 작성해 당대 최고의 수학자라 불리던 독일의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에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가우스는 ‘모든 복소수 계수의 대수 방정식은 복소수 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따라서 ‘5차 이상 방정식도 근의 공식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를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벨은 유한개의 제곱근과 사칙연산을 이용해 5차 이상의 고차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없음을 최종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이는 훗날 ‘아벨-루피니 정리’로 알려지죠. 5차 방정식이 근의 공식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방정식의 대칭성을 서술하는 ‘군론’이라는 개념이 처음으로 생겨나고 도입돼 수학은 큰 변화를 맞이합니다.
함수와 군론 분야에서도 아벨은 자신의 이름을 딴 이론을 많이 발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군론에서 어떤 군에 속하는 임의의 원소 a, b와 임의의 연산 *이 있을 때 a*b=b*a처럼 교환 법칙이 성립하는 군을 아벨 군이라 합니다. 그 외에도 아벨 방정식, 아벨 적분, 아벨 함수, 아벨 다양체 등 무수히 많죠. 하지만 아벨은 생전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1829년 4월 6일 만 26세의 젊은 나이에 결핵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런 아벨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노르웨이에서는 2003년부터 매년 1명 혹은 2명의 수학자에게 아벨상을 수여합니다. 수학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은 1936년부터 시작한 필즈상이 있지만, 4년에 한 번, 만 40세 미만의 젊은 수학자에게만 수여한다는 조건이 있죠. 따라서 나이 제한 없이 주어지는 수학 분야의 권위 있는 상을 제정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탄생한 것이 아벨상입니다. 아벨상은 필즈상과 달리 순수 수학뿐만 아니라 응용 수학 분야의 업적까지 인정되며, 평생 업적을 기반으로 상을 주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수상자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아벨상은 필즈상과 더불어 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죠.
빛나는 아이디어도 아벨처럼 사람들이 알지 못한다면 조용히 묻히기 십상입니다. 혹시 여러분 주위에도 아벨처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지녔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