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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이야기] 고객 맞춤 서비스에는 통계가 있다!


벨기에 플랑드르의 작은 마을에서 네로와 파트라슈는 우유 배달을 하며 어렵게 살고 있었어요.
“파트라슈, 배가 많이 고프구나! 새 우유를 줄게. 다 먹은 우유병은 그만 핥아.”
파트라슈가 우유병을 핥을 때마다 우유병에 얼룩이 생겼다가 지워지기를 반복했어요. 이걸 본 네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알로아, 우유를 다 마셔도 병을 버리지 않고 장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멋진 그림을 그려 우유를 팔면 어떨까? 같은 가격이라면 그림이 그려져 있는 우유를 사먹지 않을까?”
“네로, 좋은 생각이야! 다 먹은 우유병을 버리기 아까워서 꽃병이나 물병으로 쓰곤 했는데, 병이 너무 밋밋해서 아쉬웠거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우리는 많은 물건을 구매하고, 소비하면서 살고 있어요. 밥을 먹기 위해 재료를 사거나, 음식을 사 먹고 계절에 따라 옷을 사 입죠. 또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처럼 기념일을 위해 선물을 사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물건을 구입할 때 아무거나 사지 않습니다.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가장 좋은 물건을 사려고 하죠. 따라서 판매자는 만든 제품을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사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렇다면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그것은 바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상품이나 서비스로 만들면 당연히 구매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을 통해 알 수 있을까요? 앞으로 구매할 사람이 누군지 알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상품을 산 사람들에 대해서 알아보면 됩니다. 그들과 비슷한 사람들이 구매할 가능성이 아주 높으니까요. 따라서 누가, 어디서, 왜 구매했는지를 알아야 하죠.

이렇게 자신의 고객에 대한 정보를 알면 사업을 잘할 수 있는 기반이 돼요. 흔히 판매의 65%는 상품을 구매하고 만족을 얻은 기존 고객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말해요. 또 고객 중 20%가 80%의 매출을 올려 준다고 하는 ‘파레토 법칙’도 있지요.

파레토 법칙은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켜요.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주장한 이야기에서 이름을 따온 법칙이에요. 그는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그리고 이런 20대 80의 법칙이 다른 여러 현상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예를 들면 하루 종일 걸려오는 전화의 80%는 20%의 지인으로부터 걸려오고, 20%의 범죄자가 전체 범죄의 80%를 저지르는 식이죠.

실제로 어떤 기업의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그 제품에 만족하면, 여러 사람에게 그 경험을 알려 주고 추천해 새로운 고객을 이끌어 온다고 해요. 따라서 기업들은 우리 제품을 산 고객이 누구인지,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고객은 제품을 어떻게 고를까?

“당신이 소비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5%뿐이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제럴드 잘트만 교수가 한 말이에요. 그만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죠. 그래서 기업들은 경쟁사보다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서 끊임없이 소비자의 마음을 알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여기에 기업의 생존여부가 달려 있거든요.

일반적으로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 과정은 문제 인식과 정보 탐색, 대안 평가, 구매 결정, 구매로 이루어져요. 문제 인식 단계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는 것이에요. 구매를 하겠다고 결정하고 나면 정보 탐색으로 넘어가죠.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살펴보거나 인터넷을 통해 같은 제품을 산 사람의 평가를 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해요. 그 다음, 다양한 제품 중에서 어떤 제품을 살지 고민하는 대안 평가가 이루어져요.

사실 기업에서는 소비자가 자사의 제품을 구입할지 안 할지를 여기서 결정하기 때문에 대안평가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사람마다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요. 예를 들어 자동차를 살 때 어떤 사람은 디자인을 가장 우선시 여기고, 그 다음 안정성과 연비를 따져요. 그런데 다른 사람은 이것 저것 안 따지고 디자인만 고려해서 자동차를 골라요.

따라서 기업에서는 중요도를 측정하는 객관적인 지표를 고안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있어요. 크게 두 가지로 우선 보완적 방식은 중요도에 따라 평가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에요. 즉 중요한 변수에 더 큰 가중치를 주고 점수와 가중치를 곱해 구매할 제품을 결정하는거죠. 이에 비해 비보완적 방식은 가장 우선적인 요소만 고려하는 방식이에요.


보완적 방식

자동차를 살 때 디자인, 안정성, 연비 순으로 중요도를 따진다고 하면 디자인에 가장 가중치를 주고, 연비에 가장 낮은 가중치를 준다. 그리고 A 제품과 B 제품에 점수를 매겨 계산해 더 높은 점수가 나온 제품을 구매한다.
 

A 제품은 0.5×70 + 0.3×50 + 0.2×40 = 58점
B 제품은 0.5×40 + 0.3×80 + 0.2×90 = 62점
이 경우 사람들은 B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비보완적 방식

자동차를 살 때 디자인을 중요시 한다면, 디자인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제품을 무조건 구매한다.

포인트 카드로 우수 고객을 예측한다!

기업은 고객을 유치하거나 판매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요. 성별, 나이, 주소와 같은 고객의 기본정보와 상품 구매 내역 등이죠. 기업에서는 이런 정보를 고객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이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 통계가 있죠.

그런데 어떻게 이런 정보를 알 수 있을까요? 기업은 보통 포인트 카드를 통해서 정보를 얻어요. 음식점이나 백화점, 편의점에서 구매를 할 때 포인트 카드를 제시하면 포인트를 주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잖아요. 포인트 카드를 통해 고객의 개인정보는 물론 구매 내역까지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상품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데는 POS 시스템을 이용해요. 편의점이나 대형 마트에 가면 물품을 바코드를 통해 계산을 하죠? 이때 바코드를 찍는 기계를 POS 단말기라고 해요. 이 단말기는 컴퓨터와 연결돼 있어 오늘 어떤 물건이 얼마나 팔렸는지, 하루 매출이 얼마인지 등을 바로 처리할 수 있죠. 그 결과 얼마의 기간 동안 어떤 제품이 얼마나 팔렸는지 POS 시스템을 통해 알 수 있답니다.

기업들은 이렇게 모아진 고객 데이터를 이용해 통계분석을 해요. 먼저 고객을 세분화합니다. 비슷한 특징을 가진 고객끼리 묶으면 좀 더 효과적으로 고객을 특성을 알아낼 수 있거든요. 여기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이 최근 구매일(Recency), 거래 빈도(Frequency), 구입 총액(Monetary Value)을 이용해 고객을 분류하는 방법인 RFM 분석이에요. 각 변수에 가중치를 부여해 고객의 점수를 매겨 우수고객을 찾아내죠.
 
RFM 분석
고객 점수 = w₁R+w₂F+w₃M (단, w : 가중치, R : 최근 구매일, F : 거래 빈도, M : 구입 총액)

또한 앞으로 다른 경쟁사로 이탈할 것 같은 고객, 장바구니에 동시에 들어가는 상품들의 관계, 앞으로 우수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고객 등을 ‘데이터마이닝’이라고 하는 통계분석 통해 예측하기도 해요. 데이터마이닝은 대규모의 데이터 안에서 자동적으로 통계적 규칙이나 패턴을 찾아내, 의미 있는 정보를 캐내는 통계 분석법이랍니다.

설문조사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든다!

기업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알기 위해 설문조사도 해요. 설문조사를 이용하면 궁금한 내용을 고객에게 정확히 물어볼 수가 있거든요. 그 결과를 이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신제품을 개발하고, 고객 맞춤 마케팅을 계획할 수 있죠.

방법에는 전화 인터뷰, 직접 만나서 하는 인터뷰, 우편 조사, 인터넷 설문 등이 있어요. 무엇을 물어보는지에 따라 설문조사의 종류도 나눠지지요.

먼저 테스트 마케팅은 새로운 제품의 대량 생산에 앞서 고객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되는 설문조사예요. 따라서 신제품 체험단을 모집해 일정 기간 동안 제품을 사용하게 한 뒤 가격이 적당한지, 사용 후 소감이 어떤지, 제품에 대해 만족하는지,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요.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제품의 실패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앞으로 제품을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많이 활용하고 있지요.

두 번째는 관찰법이에요.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해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파악하는 거예요. 이때 중요한 건 관찰하는 사람은 소비자와 어떤 의사소통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예요. 다만 소비자의 행동을 세심하게 살펴본 뒤 기록하죠. 이런 관찰법은 가장 쉽게 의미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관찰된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대표적인 예가 텔레비전 시청률 조사랍니다.

보통 ‘FGI’라고 불리는 집단 심층 면접법도 있어요. 이건 여러 사람이 제품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게 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하는 방법이에요. 이 경우 토론을 진행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해요.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화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거든요. 이 방법은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의 원인이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고, 이것이 이미지로 뇌에 저장된다는 걸 기본으로 하는 설문조사 방법도 있어요, 바로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제럴드 잘트만 교수가 개발한 ‘은유 유도 기법(ZMET)’이에요.

진행 방법은 먼저 면접의 참여자에게 제품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그림을 가지고 오라고 하고, 그 그림에 대해 설명하라고 해요. 그 다음 말한 내용을 이야기나 동영상, 연극으로 만들라고 요구해요.

이제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한 활동을 디지털 이미지로 만듭니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는 참여자의 무의식 중에 자리잡고 있는 이상적인 제품이라고 해요. 따라서 기업은 이를 토대로 제품을 만들 수 있죠.

이 방법은 미국에서 특허를 받은 것으로, 실제로 미국의 많은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어요. 특히 미국의 생활용품 회사인 P&G는 제품의 40%를 이 방법을 이용해 발굴하고 있어요.

이처럼 소비자들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고, 고객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모든 것을 ‘고객 관계 관리(CRM)’라고 불러요. 최근 들어 통계학의 중요한 부분으로 발전하고 있답니다.

2013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김영진 부장
  • 사진

    동아일보
  • 사진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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