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현실과 다른 환상의 세계로 플레이어를 초대합니다. 플레이어는 가지각색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세계관)를 통해 게임에 몰입하게 되죠.
국내 게임회사인 데브시스터스의 모바일게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에서 플레이어는 쿠키가 돼 오븐을 탈출하는 경험을 합니다. 일본 닌텐도에서 만든 게임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에서는 플레이어가 배관공인 마리오가 돼 악당 거북이 쿠파가 데려간 공주를 구하기 위한 모험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마리오는 버섯을 먹으면 몸집이 커지고 꽃을 먹을 때마다 불꽃을 내뿜습니다. 이런 독특한 세계관은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또 영국 어스투 게임즈(ustwo games)에서 만든 모바일 게임인 ‘모뉴먼트 밸리2’에서는 벽이 바닥이 되고 바닥이 벽이 되는, 착시를 이용한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미술도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캔버스에 표현하면서 발전해 왔는데요. 흥미로운 게임 세계와 연관해 살펴볼 예술로는 초현실주의가 있습니다. 초현실주의는 현실을 초월해 무의식과 환상의 세계를 표현합니다. 앞서 언급한 ‘쿠키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모뉴먼트 밸리2’ 게임 세계도 초현실주의적 공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초현실주의 기법을 살펴보면 호기심을 자극하고 몰입감을 주는 독창적인 게임 세계를 만드는 데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초현실주의적인 미술 작품의 대표적인 표현 방식으로 ‘데페이즈망(dépaysement)’ 기법이 있습니다. 데페이즈망은 본래 ‘추방’이라는 뜻으로, 미술에서는 사물을 본래 있던 위치에서 다른 곳으로 떼어놓는 것을 말합니다. 데페이즈망 기법은 미술뿐 아니라 영화, 건축, 광고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과 세상을 표현할 때 쓰입니다.
20세기 중반까지 활동했던 벨기에 출신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는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수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르네 마그리트는 우리 주변에 있는 친근한 사물들을 낯설게 재배치함으로써 현실에 있을 법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절대 있을 수 없는 독창적인 세상을 만들었어요.
마그리트의 대표작인 피레네의 성(1959)은 일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에 영감을 줬습니다. 또 다른 작품인 골콩드(Golconde1953)는 영화 ‘매트릭스3(2003)’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습니다. 마그리트 작품은 마치 꿈속 세상을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미술학자마다 분류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여기서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다음과 같이 크게 5가지 형식으로 구분해 보겠습니다. ‘크기 변경하기’ ‘관련 없어 보이는 사물 조합하기’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거나 없애기’ ‘해부학적으로 왜곡하기’ ‘미지의 차원 열어보기’입니다. 5가지 형식은 평범한 우리의 일상을 낯선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현대 초현실주의 사진작가인 스웨덴의 에릭 요한슨은 디지털 사진 기술과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상상력 넘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데페이즈망 기법을 적용해 직접 게임 세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마그리트나 요한슨처럼 기존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거나, 직접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일상의 사물을 더 돋보이게 변화시켜도 좋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 배경 이미지 등을 새롭게 창조하면,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게임이 탄생할 것입니다.
데페이즈망 기법을 적용해 만든 창의적인 게임 이미지를 수학동아 폴리매스 사이트에 올려 주세요. 우수한 결과물을 올린 참가자에게는 선물을 드립니다. 지금 바로 참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