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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VS 일렉트로 대정전을 막아라!


 

2012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이어 2년 만에 더 강력해진 거미 인간이 돌이왔다! 거미 인간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한 피터 파커는 뉴욕 시내를 활발하게 누비게 된다. 그런데 때마침 등장한 전기 인간 일렉트로가 뉴욕에 대정전을 일으키며 시민들을 공황에 빠뜨린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의 전면 승부, 그 승자는 누굴까?

amaizing 1 최장수 슈퍼히어로, 거미 인간의 변천사!


거미 인간 스파이더맨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스파이더맨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62년, 마불 코믹스에서 출판한 〈어메이징 판타지 15호〉에서였다. 이미 미국에서는 1930년대 후반과 1940년대 초반에 슈퍼맨과 배트맨의 등장으로 한 차례 슈퍼히어로 열풍이 불었지만, 금세 침체기를 맞았고 이에 새로운 슈퍼히어로가 필요했다. 스파이더맨은 기존에 출현한 슈퍼맨과 배트맨이 아저씨라는 점과는 다르게, 10대 소년의 신선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스파이더맨에 대한 반응은 그야말로 ‘핫’했다. 뜨거운 반응 덕분에 어메이징 판타지 15호가 출간된 지 5년 후인 1967년, 스파이더맨은 미국의 ABC 채널을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됐다. 그 후 1977년에는 직접 배우가 연기하는 스파이더맨 드라마가 만들어졌고, 1978년에는 비디오 게임으로도 출시되는 등 책뿐 아니라 텔레비전과 게임 시장까지 점령했다.

그로부터 24년 뒤인 2002년, 드디어 영화 〈스파이더맨〉이 첫 선을 보였다. 방사능에 누출된 거미에 물려 초능력을 얻게 된 피터 파커가 뉴욕을 지키는 과정을 다룬 1편에 이어, 2004년에 개봉한〈스파이더맨2>;는 영웅과 평범한 사람으로서 일상을 살며 겪는 슈퍼히 어로의 고충을 담았다. 2007년 〈스파이더맨3>;으로 마무리 되는가 싶었던 이야기는 5년 뒤인 2012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새롭게 시작된다.

새롭게 돌아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는 주인공 피터 파커가 자신의 부모에 대한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이전 시리즈에서 끊임 없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진지하게 고민했던 주인공은 이제 인간미가 넘치는 슈퍼히어로의 삶을 모습을 보여 준다.

스파이더맨과 일렉트로의 화려한 대결이 기대되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피터 파커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까?

amaizing 2 완벽한 거미줄로 더욱 강하고 튼튼하게!

"거미줄이라고 쉽게 보면 오산이야. 실제로 거미줄은 줄 자체의 강도7 센 것은 물론이고, 그 구조는 매우 적은 재료를 사용함에도 튼튼하거든. 영화에서처럼 거미줄로 지하철을 지탱하고, 높은 건물에 매달릴 수 있는 게 무리수가 아니라는 얘기야. 일렉트로도 거미줄이라면 문제없어!"

거미줄이 가볍고도 튼튼한 이유는 구조 덕분!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에 매달려 공중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철을 거미줄로 지탱하기도 한다. 정말 거미줄이 이토록 강한 힘을 버틸 수 있을까?

거미줄의 인장 강도는 놀랍게도 강철보다 무려 5배나 세다. 여기서 인장 강도란 어떤 재료의 강도를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로, 양끝으로 잡아당겨 끊어지기 전까지 버티는 최대 힘의 세기를 말한다. 인장 강도는 재료의 최대 인장력을 단면적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이때 단위는 주로 '기가 파스칼'을 쓴다.

1GPa(기가 파스칼) = 1000MPa(메가 파스칼) = 1,000,000,000Pa(파스칼)
★ 1Pa(파스칼)은 1제곱미터 당 1뉴턴의 힘이 작용할 때의 압력을 뜻한다.


거미줄의 인장 강도는 약 1GPa(기가 파스칼) 정도다. 강철의 인장 강도는 보통 0.2GPa에서 2GPa 정도이므로, 거미줄의 인장 강도는최대 강철보다 5배나 센 셈이다. 실제 사람 크기 정도의 거미가 만드는 거미줄이라면, 스파이더맨이 쏘는 거미줄과 같은 괴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거미줄은 매우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안정된 구조를 이루고 있다. 거미줄에 어떤 비결이 있을까?

미국 코넬대의 수학과 교수인 로버트 코넬리는 거미줄 모양을 가볍고도 튼튼한 구조로 잘 알려져 있는'텐세그리티'와 비교해 설명했다. 텐세그리티란 건축에서 쓰이는 구조 중 하나로, 미는 역할을 하는 '인장재'와 당기는 역할을 하는 '압축재'로 이뤄져 있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이 완벽하게 평형을 이룬 구조가 바로 텐세그리티다.

코넬리 교수는 거미줄이 가볍고 안정된 구조라는 점에서 텐세그리티와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점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우선 거미줄 구조는 압축재는 없이 인장재로만 이뤄져 있고, 또 텐세그리티에는 없는 고정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고정점은 거미줄 구조의 가장자리에 있어 지지대 역할을 한다(그림❶).

그렇다면 거미줄 모양의 구조가 인장재로만 이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형태를 이룰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코넬리 교수는 그 이유를 '인장재의 힘이 하나의 점으로 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그림❶과 같은 거미줄에서 3개의 고정점에 각각 연결된 모든 인장재(거미줄)는 'ㅇ'모양의 관절과 같은 역할을 하는 '힌지(hinge)'를 따라 서로 이어져 있다. 이때 고정점과 거미줄 사이에는 서로 잡아당기는 힘이 생기고, 이 힘은 가운데 한 점으로 모여 평형을 이루게 된다. 그 결과 안정 상태보다 더 뛰어난 '초 안정(Super-stable) 상태'를 이룬다.

이러한 거미줄의 구조는 포물선의 성질로도 이해할 수 있다. 포물선은 한 정점(F)과 한 직선(l)에 이르는 거리가 같은 점을 이은 곡선을 뜻한다. 여기서 정점을 '초점'이라고 하는데, 이 초점은 거미줄 모양의 구조에서 인장재의 모든 힘을 받는 한 점과 원리가 같다.
 


amaizing 3 전기의 엄청난 힘을 보여 주겠어!

"무슨소리! 그깟 거미 따위 한 방에 밟아 버리겠어! 먼저 뉴욕의 전기를 한순간에 끊어 암흑으로 만들어 버릴 거야. 전기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경험하게 되겠지.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뉴욕의 대정전, 수학이 필요해!


일렉트로가 된 맥스 딜런은 전기 엔지니어로, 본래 스파이더맨의 열렬한 팬이었다. 그런데 치명적인 사고를 겪게 된 후,전기를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갖게 된다. 이 능력 때문에 뉴욕은 대정전이 일어나 도시 전체가 마비되고, 한순간에 암흑이 돼 버린다.

영화 속 대정전과 같은 일이 실제로도 가능할까? 보통 정전이 일어나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전기 공급이 소비하는 양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다. 갑작스런 전기 소비에도 문제가 없도록 많은 양의 전기를 저장해 두면 좋겠지만, 그건 어려운 일이다. 물론 휴대전화 배터리처럼 산업현장에서 잠깐의 정전을 대비하기 위해 임시 배터리를 충전해 놓기는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저장하는 것은 힘들다. 전기는 에너지, 즉 흐름이기 때문이다.

정전의 두 번째 이유는 전력망에 있다. 전기가 흐르는 전력망은 마치 복잡한 도로망과 비슷하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도로가 정체되듯이, 전력망에서도 전기를 대량으로 수송하던 초고압 전력망에 고장이 생기면 전기 공급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영화에서처럼 뉴욕시와 같은 대도시나 전국 규모로 정전이 일어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피해 규모도 엄청나고, 복구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순간에 도시 전체가 검게 변한다고 해서 ‘블랙아웃(Blackout)’이라고도 한다.

대정전이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나 전력거래소에서 전력의 수요를 잘못 계산하는 경우, 우연찮은 사고 등 다양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전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전기 사용량이 공급하는 양보다 많아지면, 전력망에서 전압과 주파수가 심하게 변하는 현상이 생긴다. 전압과 주파수는 마치 사람의 혈압과 심장박동수 역할을 하는데, 이 두 가지가 불안정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전력망 전체가 마비된다. 게다가 전력망은 서로 연결돼 있어 방치하면 그 범위가 더욱 확대된다.

그렇다면 대정전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로는 전기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방법이 있다. 뉴욕과 같은 대도시의 경우 시간에 따라 전기가 소비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소비되는 양의 추이를 알아내 그에 맞춰 전기를 생산하면 된다. 이와 같은 전기 수요 패턴은 많은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해 알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대정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적의 전력망을 갖추는 것이다. 전력망은 지구상 존재하는 가장 큰 비선형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매우 복잡하다. 그렇다면 전력망의 크기는 클수록 좋을까?

최근 미국 알래스카대 물리학자인 데이비드 뉴먼 교수 연구팀은 전력망의 크기가 큰 것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설명했다. 뉴먼은 마치 이것을 모래산에 빗대 설명했다. 모래산은 일정한 높이에 이를 때까지는 안정적이지만, 거기에 하나의 알갱이를 더 얹는 것만으로도 오히려 불안정해져 무너질 수 있다. 이처럼 전력망에도 최적의 크기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미국의 서부 지역의 1만 6000개의 발전기, 변전소, 변압기 등을 점(노드)으로 보고 각각에 연결된 전력망에서 가상의 정전을 일으킨 후, 최적의 전력망 크기를 찾아보았다. 그 결과 점(노드)이 500~700개인 전력망이 최적의 크기라는 것을 알아냈다.

이 밖에도 '똑똑한 전력망'이란 뜻인 '스마트 그리드'를 도입하는 방법도 있다. 스마트 그리드를 간단히 말하자면, 통신 기술을 접목해 전력 흐름에 문제가 생긴 곳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력망을 뜻한다. 스마트 그리드에서는 전력망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거대하고 복잡한 전력망에서 전력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최적의 전력망을 찾고, 전력의 흐름 패턴을 예측하는 것은 복잡한 수학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전기공학자뿐만 아니라 수학자들도 대규모 전력망 시스템에 쓰이는 최적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대정전 예방 연구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선형시스템* 선형(직선의 방정식)의 형태가 아닌 것으로, 비선형은 복잡계를 나타내는 특성 중 하나이다. 날씨와 같이 좀처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을 해석하는 데에 비선형 시스템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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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장경아(kate103@donga.com) 기자
  • 도움

    이승혜 박사과정
  • 도움

    오태규 위원장
  • 사진

    소니 픽쳐스 릴리징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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