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꼴찌! 최강 꼴통! 전체 부원 달랑 4명! 해체 위기의 해남서중 배드민턴부를 지키기 위한 ‘라켓소년단’의 무모한 도전이 시작됩니다! 근데단체 1승은 어떻게 할 수 있죠?
‘머릿속엔 온통 야구뿐이고 우상은 대투수 양현종 선수였는데, 갑자기 땅끝 해남으로 가라고요?’
서울에서 16년 동안 머물면서 중학교 야구부 에이스로 활동했던 윤해강(탕준상)은 갑자기 전남 해남으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한때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였던 아버지 윤현종(김상경)이 해남서중 배드민턴 코치를 맡았기 때문이죠. 그곳에서 언젠간 다시 서울로 돌아가 야구 선수를 하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그것도 잠시. 해강의 생각과는 다르게 일이 흘러갑니다.
바로 약 10년 전 전국을 휩쓸었던 명문 배드민턴부지만, 지금은 전국 꼴찌에 부원 수도 적어 단체전에 나가지 못하는 해남서중 배드민턴부를 만나게 된 것이죠. 단체전에 나가기 위해 딱 한 명이 더 필요했던 현종은 해강에게 합류를 권유합니다. 사실 해강은 초등학교 때만 해도 주니어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배드민턴 선수였거든요. 해체 위기를 앞둔 배드민턴부를 본 해강은 ‘단체전 1승만 하면 와이파이 놔준다’라는 겉으로는 쉬워 보이는 말에 다시 배드민턴에 도전합니다.
휴대폰으로 친구들과 연락하고, 게임을 하려면 꼭 필요한 와이파이를 걸고! 과연 해강과 해남서중 배드민턴부는 단체전 1승을 할 수 있을까요?
단체전 1승,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극중 해남서중 라켓소년단이 목표하는 전국 단위 단체전은 3단식 2복식으로 이뤄집니다. 단식은 1:1 경기, 복식은 2:2 경기로, 따라서 1:1 경기는 라켓소년단 4명 중 3명이 나가서 3번, 복식은 2명씩 2개 조로 짝지어 2번을 경기하죠. 이때 1단식-2단식-1복식-2복식-3단식 순서에서 3판을 먼저 이겨야 단체전 1승을 할 수 있습니다. 상대팀은 어떤 선수가 먼저 나올지 모르는 상황, 1승을 거두려면 단체전 순서를 어떻게 짜야 할지 고민해야 하죠.
경기마다 출전선수 명단을 정하는 것을 배드민턴에서는 ‘오더(order)’를 짠다고 합니다. 이미 단식 결정전을 통해 단식에 참여할 3명의 선수가 해강, 윤담, 용태로 정해졌다면 가능한 단식 오더의 경우의 수는 다음 표와 같습니다.
이는 1단식, 2단식, 3단식에 들어갈 빈칸을 두고 각 칸에 들어갈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곱한 결과와 같습니다. 먼저 1단식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는 3명이고, 이 중 한 명을 1단식 칸에 채워 넣으면 2단식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는 2명입니다. 그리고 둘 중 하나를 2단식에 넣으면 3단식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는 1명이죠. 각 단식에 선수를 넣는 경우는 모두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곱의 법칙을 적용해6가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복식의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먼저 4명의 라켓소년단 중 2명씩 뽑아 조를 짜고, 각각을 1복식에 넣을지, 2복식에 넣을지 고려해야 하죠. 이 과정은 경우의 수 개념 중 ‘조합’을 활용합니다.
조합은 서로 다른 n개의 원소에서 r개를 중복 없이 골라 순서에 상관없이 나열하는 방법을 뜻하며 nCr로 나타냅니다. 그리고 아래 식에 맞춰 계산합니다.
따라서 라켓소년단 4명 안에서 복식 조를 구성하는 과정은 서로 다른 4개의 원소에서 2개를 고르는 경우와 같습니다. 1복식 조를 만들면 나머지 2복식 조 역시 완성되기 때문이죠. 이를 조합으로 계산해보면
경우가 나옵니다.
3단식과 2복식을 구성하는 경우의 수는 단식의 6가지와 복식의 6가지를 곱해 총 36가지입니다. 팀의 전략을 짜는 감독은 가능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 팀의 오더를 짭니다. 단체전 5경기 중 3경기를 빨리 이기려면 잘하는 선수를 앞서 배치하고, 그렇지 않다면 잘하는 선수를 뒤로 보내는 등의 전략을 펼 수 있지요. 2019년 전국소년체육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완주중학교 배드민턴부의 전으뜸 코치는 “복식의 경우 현실적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테스트하기 어려워 주로 잘하는 선수끼리 조를 짜두고, 예측한 상대팀의 전략에 맞춰 복식 조 구성을 바꾸거나 쪼개곤 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전국 대회와는 달리, 세계대회에서는 오더를 세계랭킹 기준으로 짭니다. 팀 내에서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가 1단식, 가장 낮은 선수는 3단식을 맡습니다. 2:2 복식 경기 역시 기존의 복식 랭킹을 따라 결정하죠. 국내에서는 이 규칙을 따르지 않아도 돼서 상대의 오더를 예측하고 예측 당하는 쫄깃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전국 꼴찌인 라켓소년단이 1승을 쉽게 거둘 수도 있다는 말이 되겠죠!
과연 해강은 전국 대회에서 단체전 1승을 거둬 와이파이도 따고, 배드민턴을 그만둔 뒤 꿈에 그리던 야구 선수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해강을 비롯한 10대 소년, 소녀들의 성장기를 보며 결말을 예측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