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포유류 동물은 주위 환경을 탐색하기 위해 수염을 사용합니다. 수염은 몸의 가장 끝부분에서 촉각을 감지하며, ‘모낭’이라고 하는 피부 기관에 1~4mm 정도 박혀있죠.
미트라 하트만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팀은 외부 자극에 따라 모낭 속 수염이 휘어지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모형화해 4월 1일 국제학술지 ‘플로스 전산생물학’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이 개발한 모형은 3차원 공간에서 수염의 강성과 위치 변화, 텐서를 변수로 사용합니다. 여기서 강성이란 물체가 외부 힘으로 인한 변화에 저항하는 정도를 의미하며, 텐서는 회전 등의 정보를 담은 기하학적 변화값으로 수학의 벡터를 확장한 개념입니다.
연구팀은 수염을 긴 보(막대기)로 보고 이것이 모낭 벽과 피부조직에 총 6개의 용수철로 매달려있는 상황을 가정했습니다. 각각의 용수철은 모낭 벽과 피부조직이 부위에 따라 탄성이 다른 것을 나타내기 위해 도입한 것이죠. 그리고 수염의 텐서를 ‘오일러-베르누이 보 방정식’에 대입해 수염의 변형값을 ‘유한요소해석’이라는 방법으로 계산했습니다. 유한요소해석이란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는 공간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고 미분방정식을 연립방정식으로 바꿔서 각 부분에 대한 근사해를 찾는 수학적 방법입니다.
모형화 결과 모낭 내부에서 포유류의 수염은 S자 모양으로 변형될 가능성이 가장 높았습니다. 모낭 주위를 지나는 혈관 바로 옆의 모낭 벽이 가진 탄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모낭 주위를 지나는 혈관 쪽 모낭 벽은 변형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지만, 주변에 있는 벽은 상대적으로 변형이 쉽게 일어나면서 수염이 S자 모양으로 휘어진 것입니다. 하트만 교수는 “수학적 기법을 사용해 수염의 변형처럼 실험으로 직접 관찰할 수 없는 생물학적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얻어 흥미로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