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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교육 전문가도 깜짝 놀란 ‘궁극의 질문’을 소개합니다!

‘세상을 바꿀 문제에 도전하라!’
노벨상과 필즈상 수상자가 좋은 질문을 던져 훌륭한 연구를 한 것처럼, 청소년의 호기심과 질문을 북돋기 위해 진행한 ‘궁극의 질문 공모전’이 막을 내렸습니다. 2020년 11월 한 달 동안 흥미로운 질문들이 얼마큼 쏟아졌을까요?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접수한 질문은 모두 147개였습니다. ‘게으름은 선천적일까? 후천적일까?’처럼 웃음 짓게 만드는 질문부터 ‘어떻게 길이가 없는 점이 모여 길이가 있는 선이 되는 걸까?’와 같이 읽는 사람도 알쏭달쏭하게 만드는 질문까지 다양했습니다.


그중에서 과학과 수학을 전공하는 KAIST의 대학원생과 영재교육 전문가가 선택한 질문은 과학 12개, 수학 3개였습니다. 수학은 스스로 연구해보지 않고는 질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이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질문이 적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이렇게 간추린 질문을 다시 한 번 검토해 과학 2개, 수학 2개의 ‘궁극의 질문’을 선정했습니다. 

 

후원 || 한국과학창의재단 ※2020년 정부(과학기술진흥기금/복권기금)의 재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합니다.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 뽑은 궁극의 질문

 

 

과학1 플라스틱을 효율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없을까?

선정 이유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재활용하려는 노력의 의지가 담긴 중요한 질문입니다. 
또 고의찬 학생이 질문과 함께 올린 해결방안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을 제대로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과학2 식물도 자신들만의 언어와 신호체계가 있을까?

선정 이유 공상과학 소설이나 만화에 자주 등장하는 요소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식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할 때 
이것이 환경적인 요소인지 신호전달의 결과인지 구별하는 것은 
매우 재미있는 문제입니다.

 

 

수학1 아래의 ①, ②번 모두 무한의 개념에서 식을 유도하는데, 왜 ①은 틀리고, ②는 맞을까?
① 정삼각형 △ABC가 있을 때 AB의 중점을 점 A₁, AC의 중점을 점 A₂, BC의 중점을 점 M₁이라고 하면 AB+AC=BA₁+A₁M₁+M₁A₂+A₂C이며, 이 과정을 한없이 반복하면 AB+AC=BC가 된다.
② 반지름이 r인 원의 넓이를 구할 때 원을 n등분해 πr×r의 넓이를 갖는 직사각형과 비슷한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이때 분할하는 조각을 늘리면 한없이 이 직사각형에 가까워지므로 결국 원의 넓이는 πr²이다.

선정 이유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삼각형의 높이가 0이 돼 밑변의 길이와 합이 같아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지 수학적으로 따져봐야겠죠.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수학을 공부하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수학2 정수 집합에서 자연수를 뽑을 확률은 얼마일까?

선정 이유 확률은 전체 사건과 특정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의 수의 비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에서 전체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의 수는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 없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수학적으로 타당할까요? 이처럼 다양한 의문을 가지게 하는 질문입니다.

 

 전세계 과학자가 실제로 풀고 있는 궁극의 질문


과학 분야에서 궁극의 질문으로 선정한 두 질문은 흥미롭게도 실제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주제입니다. 먼저 플라스틱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방법은 ‘폐기물에너지’의 연구 분야 중 하나로, 현재 산업계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멘트 공장이 있습니다. 시멘트 공장에서는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 석회석을 약 2000℃의 소성로에서 녹여 철광석 등 다른 재료와 섞습니다. 이때 소성로를 뜨겁게 달궈주는 연료로 유연탄을 사용하는데, 유연탄을 폐플라스틱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라는 물질을 이용해서 만듭니다. 보통 플라스틱을 태우면 불완전연소가 일어나 공기를 오염시키는 불순물이 발생하지만, 2000℃처럼 아주 높은 온도에서 태우면 물과 이산화탄소 등이 나옵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지만, 플라스틱은 유연탄보다 열효율이 높아 적은 양으로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죠.


또 다른 질문인 식물의 언어와 신호체계 역시 많은 과학자가 연구하는 주제입니다. 예컨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연구팀은 한 식물이 방출한 화학물질이 주변에 있는 다른 식물의 면역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미생물생태학회지’ 9월 24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토마토 뿌리에 생장을 촉진하는 유익균을 뿌린 뒤 유익균을 뿌리지 않은 바로 옆의 토마토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아무 처리를 하지 않은 토마토 뿌리에 서식하는 미생물 종류가 유익균을 뿌린 토마토와 비슷하게 바뀌었고, 면역력과 발육이 좋아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토마토가 화학물질을 신호전달물질로 써서 다른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한 겁니다.

 

 

△ 궁극의 질문으로 선정한 과학 분야의 질문은 이미 과학자들이 활발히 연구하는 주제다. 시멘트 공장에서는 플라스틱을 연료로 사용해 시멘트를 만들고, 식물학자들은 식물이 화학물질로 소통하는 방식을 밝혔다.

             

비판적 사고방식이 인상적인 수학 질문


최종 선정한 수학 질문에 대해서는 폴리매스 문제를 출제하는 오병권, 서인석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님께서 의견을 주셨습니다. 두 교수님에 따르면 아쉽게도 두 질문 모두 답이 있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서 교수님은 “저도 어렸을 때 생각했던 질문이라서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두 교수님은 각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하셨습니다. 서 교수님은 ‘정수 집합에서 자연수를 뽑을 확률’의 경우 “어떤 확률분포가 주어져 있는지 먼저 생각해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 교수님은 증명 ①과 ②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구간 [0, 1]에서 구간[0, 2]로 가는 일대일대응 함수 a→2a가 있으므로 길이 1과 2가 같은 것인가?’라는 질문과 비교해보면 왜 ①의 증명이 말이 안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서 교수님은 무한의 개념에 관해 질문한 조은호 학생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격려했습니다. 


“①과 ②가 다른 이유는 함수의 수렴과 관련한 이론이나 극한에 관한 섬세한 계산을 해야만 엄밀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②의 설명 자체가 좋은 설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 시절의 저와 마찬가지로 이것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조은호 학생의 지적 비판력을 높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자세로 수학을 바라본다면 훌륭하게 수학을 연구할 수 있을 겁니다.” 

 

2021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기자
  • 도움

    KAIST 과학영재교육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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